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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들은 왜 유튜브에 열광할까

최동욱 | 241호 (2018년 1월 Issue 2)
“우리나라 10대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앱은 무엇일까?” 나는 ‘카카오톡’이 압도적일 것이고 다음으로 ‘네이버’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와이즈앱’의 2017년 11월 안드로이드 사용자 분석에 따르면 그 답은 ‘유튜브’였다. 이들의 유튜브 앱 사용 시간은 카카오톡과 네이버, 페이스북 사용시간을 합한 것보다도 많았다. 10대들의 궁금증을 ‘∼하는 법’이란 동영상으로 가장 충실하게 답을 제공한 덕분이라고 한다. 스마트폰 보급과 동영상 콘텐츠를 편리하게 올리고 나누는 유튜브의 기술 및 서비스가 10대들의 잠재 욕구를 현실로 해결해준 결과다. 결국 전통적인 포털이 충족시키지 못한 10대들의 요구를 유튜브가 이해하고 그 답을 줌으로써 이런 놀라운 변화를 이끌어낸 것이다.

이러한 소비자 선호와 행태의 변화로 인해 마케팅 개념과 접근방식도 진화를 거듭해왔다. 마케팅의 아버지로 불리는 필립 코틀러 박사는 마케팅이 제품 중심(마켓 1.0)에서 고객 중심(마켓 2.0)으로, 그다음 인간 중심(마켓 3.0)으로 전환돼 왔고, 앞으로는 전통적 마케팅과 디지털 마케팅이 통합될 것이라 역설했다. 다양한 정보 검색과 오프라인 체험을 통해 구매한 상품과 서비스에 만족한 고객은 자발적으로 자신의 경험을 소셜네트워크에 올리고 마치 홍보대사 같은 역할을 한다. 이들은 기업이 준비한 가치와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머물지 않고 자신의 판단 과정과 가치 체험을 공유하고, 브랜드에 대한 지지 여부를 담아 지인들에게 전파하고 설득하기까지 한다.

고객 행동이 능동적, 적극적으로 변함에 따라 고객이 공감할 수 있는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대가 됐다. 상품과 서비스가 주는 본질적 가치뿐만 아니라 브랜드가 지향하고 실천하는 사회적 가치에도 ‘내가 동참하고 싶은지’ 확인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성공 가도를 달려온 기업일수록 이러한 고객의 변화를 수용하고 변신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그간의 성공공식에 대한 확신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객과 시장의 변화를 겸허히 받아들이는 ‘열린 마음’ 없이는 새로운 도약을 이뤄내기 어렵다.

벤처기업의 경우 ‘열린 마음’은 더더욱 중요하다. 나를 내려놓고 철저히 고객의 요구를 파악해 가치 창출의 근원을 끊임없이 찾아가는 ‘집착’ 없이는 창업 아이디어 자체가 경쟁력을 갖기 어렵다. 이 아이디어의 실현을 위한 최적의 파트너를 찾고 상생의 협력을 이끌어냄으로써 고객을 위해 최적의 가치를 창출하는 ‘열린 협력’의 구조를 만들어내는 것도 또 하나의 도전이다.

사회적 가치의 실현과 참여를 중요시하는 고객을 동참시키는 ‘열린 나눔’의 약속과 실천도 사업의 조기 정착과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내는 중요한 요소다. 미국에서 소비자들의 열광적인 호응을 이끌어낸 ‘와비파커’의 안경 나눔, ‘봄바스’의 양말 나눔 등의 사례를 국내 창업기업도 많이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

사업의 목적이 단순히 돈을 벌어 주주가치를 극대화하는 것에 머물러서는 변화한 고객의 지지를 받을 수 없다. 이 세상에 없어서는 안 될 가치를 창출하고 상생의 철학으로 그 결실을 나누는 영속기업을 만들어내는 것이 사업의 목적이 돼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열린 사고’ ‘열린 협력’ ‘열린 나눔’을 실천하는 ‘열린 경영’의 성공 사례가 새해에 풍성히 탄생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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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동욱 열린경영연구소 대표
필자는 서울대 경영대를 졸업하고 미국 카네기멜런대에서 MBA를 취득했다. 글로벌 컨설팅펌 맥킨지에서 컨설턴트로 일했고, 두산 이사, LG텔레콤(현 LGU+) 상무, 랜덤하우스코리아 사장, 매일유업 사장, 경기콘텐츠진흥원 원장을 지냈다. 현재는 열린경영연구소 대표로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의 경영자들,그리고 예비 창업자들이 ‘열린 경영’의 관점에서 혁신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 최동욱 최동욱 | 글로벌 컨설팅펌 맥킨지 컨설턴트
    두산 이사
    LG텔레콤(현 LGU+) 상무
    랜덤하우스코리아 사장
    매일유업 사장
    경기콘텐츠진흥원 원장
    현) 열린경영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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