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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포터 하버드대 교수 인천대 강연

데이터의 생명은 인간과의 융합, 증강현실 기술이 새 시장 이끌 것

장재웅 | 234호 (2017년 10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4차 디지털 혁명의 핵심은 데이터를 어떻게 인간과 융합하느냐다. 그리고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핵심 기술이 증강현실(AR) 기술이다. 최근까지 진행되고 있는 3차 디지털 혁명은 제품들을 서로 연결했다. 그러나 이렇게 연결된 여러 제품들이 쏟아내는 디지털 정보를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고민은 여전히 남아 있다. 현존하는 스마트폰으로는 한계가 있다. 스마트폰 화면은 2D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AR기술의 발달과 함께 디지털 정보를 현실 세계에 적용하는 방법이 생기면서 4차 디지털 혁명이 가속화되고 있다.
 

“최근 일어나고 있는 4차 디지털 혁명의 핵심은 데이터와 인간의 융합이다. 이런 융합을 가속화하는 증강현실(AR) 기술과 같은 휴먼 인터페이스 기술이 시장을 선도할 것이다.”

경영전략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마이클 포터 미국 하버드대 교수가 지난 9월18일 동아일보와 채널A, 산업정책연구원(IPS)이 공동 주최한 ‘제4회 CSV 포터상’ 시상식에 참석하기 위해 인천대를 방문했다. 포터 교수는 시상식에 앞서 열린 기조 강연에서 ‘스마트·커넥티드 제품(Smart, connected product·센서, 무선 네트워크 기능이 포함된 제품)’이 늘어나면서 과거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막대한 데이터가 쏟아지고 있다”며 “데이터가 세상을 바꿀 것”이라고 강조했다. 4차 디지털 혁명 시대에 기업의 새로운 전략 방향을 제시한 포터 교수의 강연 내용을 정리했다.


편집자주

이 기사의 제작에는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인턴연구원 김경민(연세대 경영학과 4학년) 씨와 정하영(서울시립대 도시사회학과·경영학과 4학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스마트·커넥티드 제품은 어떻게 기업을 변화시키는가

오늘날 우리는 더 강하고 명백한 혁신의 길 위에 서 있다. 많은 분들이 들어는 봤지만 그 중요성을 제대로 깨닫지 못하고 있었던 기술이 바로 ‘AR(증강현실)’이다. 사물인터넷(IoT·Internet of things), 스마트·커넥티드 제품에 대한 중요성은 이미 잘 알려져 있는 듯하다. IoT 이후 다가올 ‘넥스트 게임 체인저(Next Game Changer)’가 바로 AR이다. AR은 인간이 어떻게 디지털 기술과 연결되는지와 관련이 있다.

정보기술(IT)이 경쟁의 양상을 어떻게 바꿨는지 살펴보기로 하겠다. 과거에는 모든 사물이 전자·기계(mechanical & electrical) 제품들이다. 정보 처리는 과거 종이를 통해서 이뤄졌다. 사실 종이만을 사용한 것이 아주 오래된 일은 아니다. 불과 60∼70년 전이기 때문이다. 당시 정보 처리 과정은 손으로 이뤄졌다. 이후 컴퓨터가 등장하고, 효율적인 데이터 처리 과정이 생겨났으며, 디지털 혁신이 빠르게 이뤄지면서 기업 운영 방식이 바뀌었다. 다양한 분야에서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났지만 특히 비즈니스 분야에 대해 얘기하겠다. 기업이 경제 성장을 이끄는 동력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어떤 분야에 종사하든 IT는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IT의 발전은 크게 3번에 걸쳐 경제와 기업 경영에 변화를 야기했다. 첫 번째 변화는 IT를 활용한 기업 내 정보 처리 과정과 방법의 자동화다. 수작업 대신 컴퓨터를 사용해 주문을 처리하는 것이 보편화됐다. 컴퓨터로 공급 사슬을 관리해 효율을 추구하기 시작했다. 이는 모든 활동에 영향을 미쳤다. IT는 가치사슬의 모든 활동에 영향을 미쳤다. 이게 1차 디지털 혁명이었다. 당시에 사람들은 이 혁명이 일자리를 없앨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오히려 생산성을 높이고 새로운 직업들이 생겼다. IT의 발전으로 주요 산업이 크게 성장했기 때문이다.

두 번째 변화는 인터넷으로 인해 발생했다. 인터넷은 정보를 주고받고 공유하는 데 아주 효율적이었다. 공통의 인프라와 프로토콜을 가지고 정보를 전송하고, 다른 이들과 의사소통하고 상호작용하는 것이 2차 디지털 혁명의 핵심이다. 인터넷은 오랜 시간 동안 성장했고 80년대 쯤부터는 대중화됐다. 또한 인터넷은 공급사슬(Supply Chain)의 효율화를 더욱 촉진했다. 인터넷은 모든 과정에서의 정보 공유를 가능케 했다. 주문 데이터, 배송 데이터, 재고 데이터, 생산 데이터 등을 최적화해 공급사슬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돈도 거의 들지 않았다. 우리는 이것을 ‘공급사슬 조정과 통합(Value Chain Coordination & Integration)’이라고 부른다. 이것은 기업 내뿐만 아니라 공급자, 유통채널, 소비자들과 일을 더 잘할 수 있게 도움을 줬다. 저비용 연결성(Low-cost connectivity)이 인터넷의 힘이었다. 인터넷을 사용하면 전 세계적으로 프로세스 체인(Process chain)을 통제할 수 있다.

마지막 3차 디지털 혁명은 성격이 다르다. 이 혁명의 핵심은 스마트·커넥티드 제품이다. 1차와 2차는 공정을 자동화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3차부터는 제품 자체가 변화한다. 기술이 물건 자체에 들어가 있는 것이다. 이번 강연을 위해 미국에서 테니스 라켓을 하나 들고왔다. 이 라켓은 그저 그런 테니스 라켓이 아니다. 스마트·커넥티드 제품이다. 이 라켓의 손잡이에는 마이크로 프로세서가 내장돼 있고 공이 닿는 그물 부분에도 센서가 내장돼 있어 공의 각도, 속도 등을 스스로 측정한다. 이 라켓을 만든 회사는 이 라켓 안에 블루투스 시스템을 탑재해 스마트폰에 연결했다. 제품을 블루투스 기술을 통해 인터넷에 연결한 것이다. 이를 통해 이 라켓의 센서들이 제공하는 분석 정보는 클라우드에 차곡차곡 저장된다. 이 라켓을 구매한 사람이 테니스를 칠 때 누적되는 모든 데이터를 분석해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제공하고 이 정보를 클라우드를 통해 저장하는 것이다. 여기에 기업 입장에서는 단순히 테니스를 칠 때의 정보뿐만 아니라 이 고객의 구매 이력이나 특징 등도 관리할 수 있게 된다. 이 라켓을 구매한 사람의 나이는 몇 살이고 소득 수준은 어느 정도이고 하는 식이다. 이를 활용해 제품 성능을 향상할 수도 있고 다양한 사업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또 만약 라켓에 이상이 생기면 바로 알고 수리를 해주거나 수리를 하라고 알람을 보낼 수 있기도 하다.

지금까지의 일반 테니스 라켓은 수행하지 못했던 정보 수집 기능을 이 스마트·커넥티드 제품은 해낼 수 있다. 이제 우리는 내가 들고 있는 테니스 라켓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게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한다. 이런 데이터가 모아지고 기업의 의사결정과 업무 프로세스를 바꾸게 된다. 기업 입장에서는 새로운 고민거리가 생기는데 바로 어떤 정보를 모으고 저장할지다. 데이터를 저장하는 데는 큰돈이 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이 분석해야 한다. 어떤 분석 자료가 유용한지, 자료를 얼마나 자주 수집해야 하는지, 그게 충분한지, 얼마나 많은 정보가 필요한지 결정하는 것이 통찰력을 갖추는 일이다.

의미 있는 데이터들은 ‘데이터 레이크(Data Lake)’에 저장된다. 예전에는 행과 열로 구성된 데이터베이스가 있었다. 데이터 간의 관계를 찾아 정리해 분석하기 쉽게 만든 것이다. 이제는 스마트·커넥티드 제품들과 새로운 데이터들을 위한 차별화된 데이터베이스가 필요하다. 수집된 데이터가 무엇을 의미하는지가 명확하지 않고, 그래서 데이터 간의 관계를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한번도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른 데이터베이스가 필요하다. 데이터는 원본(original structure) 그대로 입수되고 자료가 정리돼 있지도 않다. 따라서 데이터 분석을 통해서만 그 의미를 파악할 수 있다. 종종 그 의미를 이해하지 못할 때도 있을 것이다. 그때는 더 복잡한 수학적 분석을 활용해 우리에게 통찰력을 줄 수 있는 원본 데이터 간의 관계를 알아내려고 애써야 한다. 이렇게 다양한 분석을 하는 것은 아주 크고 중요한 분야지만 할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다. 이는 경영계에서 새로운 중요 분야가 될 것이다.

또 다른 개념인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에 대해 설명하겠다. 디지털 트윈은 일종의 3D 디지털 모델이다. 현실 세계의 물리적 사물을 다양한 센서를 통해 수집되는 정보들을 활용해 동적 소프트웨어 모델로 구성하는 방식이다. 이것이 왜 필요할까. 제품에 필요한 예측, 시뮬레이션 등을 테스트해보기 위해서다. 이는 해당 제품을 제작하는 기업에는 아주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다. 실제 제품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에 대한 아주 소중한 정보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아주 중요한 차별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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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커넥티드 제품이 가능케 하는 일들

스마트·커넥티드 제품은 우리가 이제까지 할 수 없었던 4가지 일을 가능케 한다. 감시(Monitor), 통제(Control), 최적화(Optimize), 자동화(Automate)다.

첫째, 우리는 제품의 상태를 감시(Monitor)할 수 있는 훨씬 뛰어난 능력을 갖추게 됐다. 우리가 제품에 대해 알고 싶은 것이 있으면 센서를 장착해 모니터할 수 있다. 예전에는 할 수 없었던 일이다. 제품이 망가져 차고에 8개월간 방치돼 있어도 알 길이 없었다. 그러나 GPS를 활용하면서 제품이 어디 있는지 알 수 있고, 하루에 몇 시간 사용되는지, 상태가 어떤지, 여전히 작동하는지, 기계가 작동하는 주변 환경은 어떤지도 알 수 있게 됐다. 이런 모든 정보는 중요하고 독특하며, 우리가 한번도 가진 적이 없던 것이다. 그리고 이는 디지털 혁명을 가속화하는 데 일조했다. 제품이 가진 비밀스럽고도 중요한 데이터를 제공해 그 외의 다른 정보들을 심지어 더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통제(Control)다. 통제는 기계적인 통제가 아니라 소프트웨어 자체에 탑재돼 있다. 이는 원격 통제를 가능하게 한다. 예전에는 제품을 컨트롤하려면 지정된 자리에 사람이 대기해 있어야 했다. 스위치를 켜든가, 버튼을 누르든가 했어야 했다. 그러나 이제는 서로 연결된 제품을 바탕으로 이 모든 조작을 원격으로 진행할 수 있다. 제품도 훨씬 더 맞춤화(customize)됐고 가격은 반대로 저렴해졌다. 예전엔 제품을 맞춤화하기 위해 제품을 물리적·기계적으로 바꿔야 했다. 하지만 이제는 똑같은 제품을 소프트웨어를 통해 다르게 작동하게 할 수 있다. 우리가 원하는 방식으로 제품이 작동되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어떤 표준화된 기능을 제공할 필요는 없다.

세 번째는 최적화(Optimize)다. 여러 가지 정보원으로부터 수집된 데이터가 많기 때문에 생산성을 높이고 더 많이 사용할 수 있도록 제품을 최적화할 수 있다. 센서가 달린 풍차를 생각해보자. 이 기술은 풍속과 풍향을 측정해 상황에 따라 지속적으로 풍차를 조정한다. 그러면 더 효율적으로 최대한의 전기를 창출할 수 있는 방식으로 풍차를 운영할 수 있다. 이것이 세 번째 독특한 능력이다.

이 단계들은 서로 이어진다. 당신이 ‘감시’할 수 있다면 ‘통제’할 수 있고, 이 둘이 합쳐지면 ‘최적화’할 수 있다. 그 후에는 제품을 자동화(Automate)해 자율성을 부여할 수 있다. 자율 주행 자동차를 생각해볼 수 있다. 만약 우리가 자동차를 충분히 감시할 수 있고, 충분한 센서와 통제 기능을 장착할 수 있다면 자동차가 스스로 멈춰 누군가를 치지 않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운전자는 특히 아이가 차 앞에 갑자기 뛰어드는 등 예상치 못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필요하다. 그러나 충분한 기술력만 있으면 자동차 스스로도 해결할 수 있다. 이런 알고리즘을 통해서 상황을 해결해 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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