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프리미엄, 대주주 독식은 안 된다

197호 (2016년 3월 lssue 2)

기업을 합병할 때 피인수기업의 주주에게 경영권 프리미엄을 지불하는 사례가 많다. 미국의 합병 사례를 보면 합병뉴스가 시장에 알려지면 경영권 프리미엄만큼 피인수기업의 주가가 상승하고 대주주나 소액주주를 가리지 않고 피인수기업의 모든 주주들에게 투자이익이 돌아간다.

                        

2008년 맥주회사인 인베브(Inbev)와 앤호이저부시(AnheuserBusch) 간 합병의 경우 인베브사가 앤호이저부시사에 20% 이상의 프리미엄을 주고 합병을 추진하겠다고 선언을 하자마자 앤호이저부시사의 주가가 급상승했다. 2015년의 메가딜(mega deal)인 세계 최대 제약사인 화이자(Pfizer)와 보톡스 제조업체 앨러간(Allegan)의 경우도 피인수회사인 앨러간의 주가가 합병추진 뉴스와 함께 상승했다. 상승폭은 역시 프리미엄에 해당하는 30% 정도였다.

 

그런데 국내 상장기업 간 합병에서는 미국처럼 모든 주주가 경영권 프리미엄을 나눠 가지는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 지분 전체를 한번에 사서 합병하는 미국과는 달리 한국에서는 흔히 다음과 같은 두 단계 절차를 통해 합병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먼저 1단계에서는 인수기업(A)이 피인수기업(T) 대주주(L) 지분을 장외에서 경영권 프리미엄을 지불한 뒤 매입해 대주주 지위를 확보한다. 2단계에서는 A T의 이사회 결의와 주총 승인을 거쳐 A-T간 합병이 이뤄진다. 이때 주식교환 비율은 현 법률상 최근 주가에 기초해 정해지기 때문에 경영권 프리미엄은 추가로 지불되지 않는다. 최근 사례로 합병이 완결되지는 않았지만 미래에셋증권-대우증권 딜을 들 수 있다. 미래에셋증권(A) 43% 지분에 대해 산업은행(L)에 지불한 경영권 프리미엄은 시가 대비 50% 이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두 단계 절차를 거쳐 합병이 이뤄질 경우 경영권 프리미엄은 피인수기업의 대주주인 산업은행에만 지급된다.

 

대주주에게만 경영권 프리미엄이 지급되는 것에 대해 투자자들은 공정성 문제를 제기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경영권 프리미엄은 열심히 일한 대주주가 향유해야 할 당연한 권리로, 소수주주들이 배제되는 것이 당연하다는 시각도 적지 않은 듯하다. 과연 경영권 프리미엄은 대주주의 배타적인 권리일까?

 

화이자-앨러간 딜의 프리미엄인 30%에 대해 해당 회사 경영자들과 재무분석가들이 제시한 근거는 합병 후 영업 시너지와 본사를 해외로 이전하는 데 따른 세금 감소다. 프리미엄이 생긴 과정에서 대주주가 더 기여했다고 보는 부분은 특별히 없다. 따라서 대주주-소수주주 차별 없이 자신의 지분율에 따라 경영권 프리미엄을 나눠 가지는 것이 옳다.

 

경영권 프리미엄이 대주주가 누려야 할 특권이라고 보는 건 후진적인 시각이다. 하버드대 및 시카고대의 공동 연구에 따르면 소액주주 권리가 잘 보장되지 않는 후진국일수록 지분거래 시 대주주가 얻는 프리미엄이 높은 경향이 있다. 이는 대주주의 프리미엄이 소수주주의 이익 훼손으로 이어짐을 뜻한다. 한국 상장사 간 합병에서 피인수기업 대주주에게만 경영권 프리미엄이 지급되는 구조는 관련 제도 보완을 통해 시정돼야 한다. 우선 일정 비율 이상 지분거래 시 모든 주주에게 매수 제안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일본의 경우 3분의 1 이상의 지분 거래에 대해서는 이를 법적으로 강제하고 있다. 주식교환 비율을 두 회사의 최근 주가에 근거해 결정하도록 한 현 규정 또한 문제가 있다. 이보다는 공정한 밸류에이션을 통해 계산된 경영권 프리미엄이 합병 시 모든 주주에게 지불되도록 개선돼야 한다.

 

 

 

서정원 성균관대 경영학부 교수·EMBA 학과장

 

 

서울대 경영대를 졸업하고 미국 미시간대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싱가포르국립대 경영대학 방문 교수, 큐슈대 방문교수, 사우스캐롤라이나대 경영대 방문 교수 등을 역임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351호 Diversity in Talent Management 2022년 08월 Issue 2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