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depth Communication

192호 (2016년 1월 Issue 1)

 

편집자주

DBR은 독자 여러분들의 의견과 반응을 체계적으로 수렴해 콘텐츠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분야의 비즈니스 현장에서 왕성하게 활동 중인 열독자를 중심으로독자패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Indepth Communication’은 독자패널들로부터 DBR 최근 호 리뷰를 들어본 후 추가로 궁금한 점에 대해 해당 필자의 피드백을 받아 게재하는 코너입니다.

 

송인성 DBR 10기 독자패널(칼자이스코리아)

DBR 190호에 게재된 스페셜 리포트 ‘‘좋은 제품아닌좋은 경험제공하는 회사가 성공한다를 읽고 질문한다. 첫째, CX(Customer Experience)가 앞으로 모든 기업에 있어 존폐를 가르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 같은데 제품이나 경영전략을 테스트할 시간이 없거나 전사적인 관점에서 CX를 고려할 수 없는 중소기업의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 둘째, CX는 현재 B2C 기업에 특히 중요해보이지만 앞으로는 B2B 기업에도 무시 못할 요소가 될 듯한데 한국의 B2B 기업들은 어떻게 CX 관점을 도입할 수 있을까?

 

마지막 질문은 CX 모범사례로 제시한 애플과 관련된 것이다. 많은 이들이 애플의 조직문화가 특별하고, 인지하기 어려운 수준의 차별성을 갖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그만큼 또 많은 기업들이애플이니까 가능한 것이라고 치부하고 좌절하거나 별다른 노력을 안 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작지만 혁신을 보여줄 수 있는 사례나 기업 등이 있는가?

 

정성재 LG전자 LSR/UX연구소 선임연구원

아주 어렵지만 정말로 중요한 질문들이다. 좋은 질문에 감사드린다. 먼저 첫 번째 질문부터 답변하겠다. 중소기업은 낮은 수준의 프로토타입이라도 빠르고 간단하게 만들어서, Fast Prototyping을 통해 제품이나 서비스를 셋업하고 사용하는 걸 반복해보라고 말하고 싶다. 이를 진행하면서 관련 CX를 조율하는 게 중요하다. ‘프로토타이핑-실제 사용 시뮬레이션-문제점 파악-CX 개선 튜닝-재프로토타이핑이라는 사이클을 3∼4회 정도 거치면 고객의 입장에서 제품과 서비스를 구성할 수 있는 힘이 길러진다. 물론 중소기업에서 높은 수준, 즉 기술적 수준과 완성도가 높은 프로토타이핑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낮은 수준에서라도 빠르게 진행하는 건 가능하기에 그렇게라도 해야 한다. 이때 필요한 게 바로 MVP(Minimum Viable Product), 최소동작제품의 개념이다. 주요 기능만을 탑재한 제품을 의미한다. MVP는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최소한의 노력으로 고객에 대해 최대한의 검증된 학습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제품이고, 둘째는 처음 시장에 내놨을 때 고객이 지불의사를 갖는 최소한의 특징을 가진 제품이다. 전자는 제조사에서 프로토타입을 만들어서 고객으로부터 나올 수 있는 문제점을 파악하고자 할 때 사용할 수 있다. 후자는 마케팅이나 상품기획에서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수용도 조사를 하고자할 때 사용하면 된다. Lean UX, Agile UX도 지금까지 설명한 것과 비슷한 맥락의 개념들이다.

 

이제 두 번째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넘어가겠다. B2B 기업에게 CX, 그리고 진정성이란 어떤 의미일지 물어보셨다. 필자는 기업의 진정성은 B2C B2B 기업 모두에게 마찬가지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기업(B)에서 제품 또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고객(C)이 평가하는 것과 기업(B)에서 다시 기업(B)으로 이를 제공하고 평가하는 것만 다를 뿐이다. 렌터카 회사를 생각해보자. 폴크스바겐이 렌터카 회사인 허츠에 디젤 승용차 수천 대를 팔았다고 가정해보자. 최근 이슈가 된 폴크스바겐의 배출가스량 조작 문제로 인해 렌터카 고객들이 허츠에서 폴크스바겐 차량은 빌리지 않는 상황이 올 수 있다. B2B 비즈니스에서 서비스나 제품을 받은 기업은 그것을 제공한 기업에 대해 고객이기도 하고, 또한 자신이 다시 B2C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상황일 수도 있다. 이렇게 연결돼 있는 경우가 많기에 B2B 기업도 B2C 기업만큼이나 CX, 진정성 있는 경험디자인 설계에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다. 아니, 그래야만 한다. 이제 마지막 질문에 대해 답해보겠다. 다들 애플을 부러워하면서도 실제 자신들은못한다고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한국 기업들이 고객에 대해 상상은 할 줄 아는데, 원칙대로 사용행태를 관찰하는 경우는 별로 없다. 미국 기업들, 애플과 같은 회사들은 정말 소비자의 사용행태를 교과서에 써 있는 대로 관찰하고, 연구하고, 분석한다. 우리는 그러한정석의 힘을 무시한 채창조라는 단어만 강조한다. 무엇이 선행돼야 하는지 잘 모르는 거다. 효율성과 인과관계적 프로그래밍이나 회로도에만 익숙한 경영학, 공학 출신자들로만 팀을 꾸려도 애플과 같은 조직 문화는 생기기 어렵다. 철학, 심리학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의 인재들로 팀을 꾸려 함께 상상하고 정석대로 관찰하면, 그렇게 모자란 디테일 1%를 채우는 순간 애플과 같은 성공사례를 쓸 수도 있을 것이다.

동아비즈니스리뷰 329호 Fly to the Metaverse 2021년 09월 Issue 2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