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향력의 효자는 일방향 팔로어 ‘맞팔’보다 리트윗 수 훨씬 높다

153호 (2014년 5월 Issue 2)

세계적 경영 학술지에 실린 연구성과 가운데 실무에 도움을 주는 새로운 지식을 소개합니다

 

 

Management Information System

영향력의 효자는 일방향 팔로어 ‘맞팔’보다 리트윗 수 훨씬 높다

 

Based on “Content sharing in a social broadcasting environment: Evidence from Twitter,” by Zhan Shi, Huaxia Rui, and Andrew B. Whinston, (Management Information Systems Quarterly, Vol. 38, No. 1 (March 2014), pp.123-142)

 

무엇을 왜 연구했나?

SNS(Social network service) 중에서도 트위터와 같은 마이크로블로깅(micro-blogging) 서비스는 타 SNS와는 다른 특성을 보인다. 사회적으로 큰 사건이 터질 때마다 트위터는 기존 매체보다 정보를 빨리 전파하는 새로운 매체로서의 역할을 했다. 일부 부정확한 정보도 있었지만 일본 지진이나 빈라덴의 사살 소식을 제일 먼저 전한 것도 트위터였고, 최근에 발생한 세월호 사고에서도 다양한 소식을 전한 것은 트위터였다.

 

트위터에서 정보가 전파되는 방식은 리트윗(retweet)이라고 부르는 정보공유(information sharing). 한 사람이 메시지를 올리면 그 사람의 팔로어(follower)들이 이 소식을 자기 트위터 계정에 다시 올리고(리트윗), 다시 이 사람들의 팔로어들이 리트윗하는 식으로 해서 기하 급수적으로 정보를 보는 사람이 늘어난다.

 

어떤 요인이 특정 정보를 트위터상에서 빨리, 멀리 퍼지게 하는지를 살펴보는 것은 트위터상에서의 정보의 흐름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이 연구에서는 사람들이 정보를 리트윗을 하는 데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연구하고 있다. 여러 요인 중에서도 특히 사람들 간의 연결의 정도(tie strength)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주로 살펴보고 있다.

 

무엇을 발견했나?

과거의 연구에서 사람들의 연결 중에서 약한 연결(weak tie)이 정보의 전파에 더 큰 역할을 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 새로운 소식은 친한 사람들의 연결인 강한 연결(strong tie)보다는알기는 하지만 아주 친하지는 않은’, 즉 약한 연결을 가진 사람들 사이에서 더 멀리, 빨리 퍼진다는 것이다. 기존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이 자신의 지식이나 정보를 다른 사람과 공유하는 중요한 인센티브는 자신의 명성 혹은 평판(reputation)에 관한 것이다. , 자신이 제공한 정보나 지식을 다른 사람들이 활용하면서 자신의 평판이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되는 경우에 지식이나 정보를 공유한다는 것이다.

 

이들 연구를 종합해 보면 약한 연결을 가진 사람들이 트위터로 소식이나 정보를 공유할 가능성이 강한 연결을 가진 사람들보다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강한 연결을 가진 사람들은 가족이나 친한 친구와 같이 비슷한 지역이나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기 때문에 접하는 정보도 비슷할 가능성이 많다. 이미 알고 있는 정보를 트위터로 다시 공유할 필요가 별로 없다는 얘기다. 둘째로, 강한 연결을 가진 사람들은 이미 서로를 잘 알고 있으므로 새로운 소식이나 정보를 공유한다고 해서 자신의 평판이 크게 좋아질 가능성이 별로 없기 때문에 트위터로 정보를 공유할 인센티브가 적다.

 

이 논문에서는 실제 트위터에 올라온 트윗을 약 5개월에 걸쳐서 수집해서 분석했다. 하루에 한 번씩 트위터상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주제를 17∼18개씩 고르고 이들 주제에 관계된 트윗을 한 사람들을 골라낸 후에 이들 사이의 팔로잉-팔로어 관계를 확인해 데이터베이스에 저장했다. 그리고 나서 각 주제에 대해서 이들 사용자가 5일간 리트윗한 정보를 수집해 분석했다. 여기에서 서로 팔로(맞팔)하는 경우를 강한 연결로 보고, 한쪽에서만 팔로하는 경우를 약한 연결로 봤다.

 

분석결과 팔로어 수가 많은 사람의 메시지는 당연히 더 많이 리트윗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지만 팔로어와의 관계(연결의 정도)도 리트윗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구체적인 숫자로 살펴보면 팔로어 수가 190(조사 대상 사용자의 평균)일 때 어떤 메시지가 리트윗되는 평균 횟수는 서로 팔로하는 강한 연결의 경우가 6.0이고 한쪽만 팔로하는 약한 연결의 경우는 9.1로 나타났다.

 

연구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이 연구의 결과는 몇 가지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이 연구 결과를 활용하면 트위터 같은 소셜미디어에서 어떤 사람의 영향력을 측정해 볼 수 있다. 기본적으로는 팔로어의 수가 많으면 영향력이 크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 더해서 팔로어와의 관계의 종류(연결의 강도)도 그 사람의 영향력을 결정하는 요인임을 보여주고 있는데 일반적으로는 일방향 팔로어가 많은 사람이 더 영향력이 있는 사람임을 알 수 있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트위터를 통한 마케팅을 진행할 때 영향력이 큰 사람을 선정하는 기준으로서 이 연구 결과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연구는 팔로어 수가 많은 사람이 반드시 영향력이 있는 사람은 아니며, 같은 팔로어 수라면 일방향 팔로어가 많은 사람이 더 영향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

 

임 일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 il.im@yonsei.ac.kr

필자는 서울대에서 경영학 학사와 석사를 받은 후 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에서 정보시스템 분야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New Jersey Institute of Technology 교수를 거쳐 2005년부터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로 있다. 주요 관심 분야는 정보기술의 사용과 영향, 개인화, 추천시스템 등이다.

 

Psychology

스타 CEO의 고액 연봉 꼭 실적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Based on “The Ombudsman: Are Top Executives Paid Enough? An Evidence-Based Review” by Philippe Jacquart & J. Scott Armstrong. Interfaces, 2013, 43(6), 580-589.

 

무엇을 왜 연구했나?

최고경영진의 연봉은 어느 정도가 충분할까? 중요한 의사결정을 수행한다는 점에서 최고경영진의 보수가 충분히 많아야 한다는 점에 이견은 없다. 실제로 최고경영자(CEO)의 연봉은 매우 높다. 2008 <포천> 500대 기업 CEO의 연봉은 근로자 평균 임금의 185배에 달했다. 문제는 평균 임금의 185배나 높은 CEO의 연봉이 그만큼의 가치가 있는지 여부다. CEO에게 고액 연봉을 지급하는 이유는 크게 2가지다. 첫째, 고액을 지급해야 유능한 경영진을 영입할 수 있다. 둘째, 고액을 지급하면 강한 동기부여가 이뤄져 우수한 실적으로 연결된다. 최고경영진이 고액의 연봉을 받아도 기업가치를 그 이상으로 끌어올리면 합당하다. 그렇지 않다면 부당하다고 할 수 있다.

 

무엇을 발견했나?

프랑스 에밀용대와 미국 펜실베이니아대의 공동연구진은 최고경영진의 연봉이 기업의 가치를 제고하는 데 끼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과거 관련 연구들을 조사했다. 논문 33개를 분석한 결과, 최고경영진의 거액 연봉은 우수한 경영진의 영입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기업가치를 제고하는 것으로도 이어지지 않았다. 거액 연봉이 우수한 경영진 영입으로 이어지지 않는 이유는 채용과정이 대부분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기 때문이었다. 경영진의 지적인 능력이 업무성과에서 가장 중요한 지표임에도 불구하고 CEO 채용 과정에서는 능력과 관련이 없는 요소인 키, 체격, , 목소리, 외모 등이 크게 작용했다. 고액 연봉은 기업성과로 연결되지 않았다. 언론에서올해의 경영자로 지목된 스타 CEO의 연봉은 평균 44%나 늘었다. 반면 실력은 스타 CEO와 비슷하지만 유명하지 않은 CEO의 연봉은 크게 오르지 않았다. 3년간 연봉 증가폭도 스타 CEO와 스타 CEO가 아닌 CEO 사이에 상당한 격차가 발생했다. 하지만 스타 CEO 기업의 3년 뒤 주가는 스타 CEO가 아닌 경영진이 운영하는 기업의 주가보다 15∼26%나 뒤처졌다.최고경영진의 고액 연봉이 기업에 해가 되기도 했다. 고액 연봉은 최고경영자에게 단기적으로 실적을 내야 한다는 압박을 준다. 최고경영자는 단기성과에 대한 압박을 받고 단견에 치우친 결정을 내리기도 한다. 최고경영진의 역할극을 이용한 실험연구에서 수익에 무게를 두는 집단은 해당 기업의 제품이 소비자에게 부작용을 일으키고 사망 가능성마저 있을 것으로 보임에도 불구하고 해당 제품을 계속 판매했다.

 

연구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최고경영진의 고액연봉은 기업의 가치 제고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이 논문은 보여준다. 고액의 보상 시스템은 최고경영진이 단기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부도덕한 결정을 내리도록 유도할 수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단기적 관점에서 의사결정이 이뤄지면 일시적으로 기업의 성과가 향상되지만 장기적으로는 기업의 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 성과와 금전적인 보상을 연동하는 보수 체계 역시 재고해봐야 한다. 금전적인 보상은 단순하고 반복적인 업무에 효과적이다. 반면, 복잡하거나 어려운 과제, 창의성이 필요한 업무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할 때가 많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안도현제주대 언론홍보학과 교수 dohyun@SocialBrain.kr

필자는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Colorado State University에서 커뮤니케이션 전공 석사, University of Alabama에서 커뮤니케이션 전공 박사 학위를 받았다. 박사 논문 주제는 슬픔과 즐거움의 심리다. 주 연구 분야는 미디어 사용이 인지역량, 정신건강 및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이다. SSCI급 학술지에 여러 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Finance&Accounting

오늘의 비관적 투자심리 내일의 주가에 그대로 반영된다

 

Based on “Giving Content to Investor Sentiment: The Role of Media in the Stock Market” by Paul C. Tetlock (2007, Journal of Finance 62, pp. 1139-1168)

 

무엇을 왜 연구했나?

2013년 노벨경제학상을 공동 수상한 미국 시카고대의 Fama 교수는 효율적 시장가설의 신봉자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주식의 가격은 미래에 발생하는 현금흐름 및 이와 관련된 위험에 의해서만 결정된다. 시장에서 관찰되는 가격은 가격 결정과 관련된 정보들이 정확하게 반영된 결과다. 따라서 효율적 시장가설의 관점에서 볼 때 공개된 정보를 이용해 주가 수익률을 예측하는 기술적 분석(technical analysis)과 같은 행위들은 무의미하다고 할 수 있다.

 

투자자들은 때로 미래의 현금흐름이나 위험에 대해 근거 없는 믿음을 갖기도 하는데 재무금융학계에서는 이를 투자심리(investor sentiment)라고 정의한다. 투자심리가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은 많은 사람들에 의해 제기돼 왔는데 그 기원은 20세기 초 경제학자 케인스가 정의한 야성적 충동(animal spirit)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런 질문의 이면에는 가격결정 과정의 효율성이 단기(短期)와 장기(長期)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가정이 내재돼 있다. 즉 장기적으로는 가격 결정이 효율적으로 이뤄지는 시장일지라도 단기적으로는 투자심리가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미다.

 

 

무엇을 발견했나?

이번 연구는 <월스트리트저널>의 경제칼럼에 반영된 투자심리와 미국 주식시장 움직임의 관계를 일별 데이터를 사용해 분석했다. 우선 매일 작성되는 경제칼럼에 포함된 단어들을 심리 상태를 대변하는 여러 기준으로 분류한 뒤 각 심리상태에 속하는 단어들의 빈도를 계산했다. 그 후 단어들의 빈도에 대한 주성분분석(principal component analysis)을 통해 경제칼럼에 드러나는 시장에 대한 비관적 투자심리를 계량화했다.

 

놀랍게도 이 연구는 오늘의 비관적 투자심리와 내일의 다우존스지수 사이에 음(negative)의 관계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즉 오늘 형성된 시장에 대한 비관적 투자심리는 내일 주식시장의 하락을 예측한다는 것이다. 다만 비관적 투자심리의 시장 예측력은 일주일 안에 모두 사라지기 때문에 가격결정 과정의 비효율성은 단기에 국한된 현상임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해 이 연구는 가격결정에 상관없는 정보가 단기적으로 주식시장을 예측할 수 있음을 보여줬고, 이는 효율적 시장가설과 상치되는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더불어 이 연구는 지나치게 약하거나 강한 비관적 투자심리가 거래량 증가를 예측한다는 것도 밝혔다. 이런 결과는 비이성적 투자자의 거래행태에 대한 기존 이론들을 실증적으로 뒷받침한다. 기존의 투자심리이론(sentiment theory)에 따르면 시장에는 이성적 투자자(rational investor)와 비이성적 투자자(noise investor)가 공존하며 오직 비이성적 투자자만이 투자심리에 영향을 받아 주식을 매매한다. 따라서 비관적 투자심리에 따른 불확실성의 증가는 비이성적 투자자가 생각하는 적정가격의 불확실성 증가를 의미하며 그 결과 비이성적 투자자는 이성적 투자자와의 거래를 더욱 활발히 한다. 이런 가설은 이 연구 결과와 정확히 일치한다.

 

연구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투자심리가 가진 시장예측력은 가격결정이 적어도 단기에는 비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음을 의미하며 따라서 투자심리를 활용한 매매전략이 가능할 수 있다는 시사점을 준다. 예컨대 특정 경제칼럼에 반영된 투자심리를 프로그램을 사용해 자동으로 계량한 후 시장이 비관적으로 생각하면 시장지수를 매도, 낙관적으로 생각하면 매수하는 전략을 구상할 수 있다. 이 연구는 이런 전략을 미국 다우존스지수에 가상으로 적용했을 때 연간 약 7% 수익을 얻을 수 있음을 보여줬다. 물론 실제 매매에서는 거래비용, 가격충격비용(price impact cost) 등을 고려해야 하므로 실현가능 수익률이 이보다 낮을 것이다. 하지만 한국형 헤지펀드를 운용하는 이들에게 이 연구 결과는 알파를 창출할 수 있는 추가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엄찬영 한양대 파이낸스경영학과 교수 cyeom73@hanyang.ac.kr

필자는 한양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University of Oregon에서 재무금융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2011년부터 한양대 경영대학에 재직 중이며 주된 연구 분야는 자산가격결정의 실증적 연구, 주식발행, 시장미시구조다.

 

Behavioral Economics

해결하기 벅찬 과제 행동경제학에 있다

 

Based on “Geek Squad: How Behavioral Scientists Could Make Obama’s Second Term a Success” by R. Thaler (2013, Foreign Policy, No. 198, pp.18-20)

 

무엇을 왜 연구했나?

네이트 실버는 ESPN의블로그의 편집장이자 ABC 뉴스의 평론가로 잘 알려져 있는 미국의 통계학자 겸 작가다. 2008년과 2012년 미국의 대통령 선거 결과를 거의 완벽하게 예측한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2012년 대통령 선거에서는 모든 주에서 승자를 정확하게 맞췄다. 우연이라고 하기엔 놀라운 결과다. 2012년 선거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매우 비관적 상황에 처해 있었다. 경제는 높은 실업률, 정부는 최악의 재정적자에 허덕이고 있었고, 경쟁자인 미트 롬니는 성공한 비즈니스맨의 이미지를 가지고 미국 경제를 되살릴 최적의 후보라는 공격적인 캠페인을 벌이고 있었다. 이러한 불리한 상황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어떻게 압승을 거둘 수 있었을까? 그 배후에는 행동과학의 방법론에 기초해 고안된 캠페인 메시지를 SNS를 통해 광범위하게 선전한 열정적이고 수준 높은 자원봉사자들이 있었다. 재정 적자부터 기후변화에 이르기까지 주요 글로벌 문제를 푸는 실마리가 바로 여기에 있다. 계량적 통찰력과 행동과학적(행동경제학 포함) 접근법에 능통한괴짜(Geek)’들을 활용하는 것이다.

 

무엇을 발견했나?

다른 사회과학자들에 비해 경제학자들은 오랫동안 정부 정책에 우월한 영향력을 행사해 오고 있다. 문제는 경제학적 접근법이 경제행위의 주체인 인간을 이해하기에는 너무 단순하다는 것이다. 어떤 현상을 누그러뜨리고 싶으면 가격을 올리고 반대로 활성화시키고 싶으면 가격을 내리는 식처럼…. 가격은 중요한 정책도구지만 많은 요인들의 한 측면만을 반영할 뿐이다. 가격은 우리가 문서를 작성할 때 얼마나 게으르고 참을성이 없는지, 또는 우리가 왜 세금을 회피하거나 절약하려고 애를 쓰는지 등을 분석하고 해결하는 데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많은 국가에서 공적, 사적 연금의 적립부족(Underfunding)으로 퇴직을 대비한 연금저축을 장려하는 실정이다. 과거엔 연금저축의 성공이 세금 감면에 달렸다고 믿었다. 여전히 연금저축을 통한 절세는 매력적인 유인책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하버드대 법학과 교수이며 전 백악관 고문인 선스타인과 시카고대 행동경제학과 교수인 저자가 주장한선택 설계(Choice Architecture)’가 필요한 이유다. 연금 가입을선택적 거부(Opt out)’ 형식으로 설계해 거부하지 않으면 자동 가입하게 하거나 근로자들의 보수가 증가될 때마다 자동으로 연금 기여를 늘리는 방식은 연금 가입률과 저축률을 현저히 증가시켰다.하버드대의 경제학자 체티는 최근 연구에서 이러한 자동 가입과 자동 기여가 연금의 세금보조 혜택보다 연금저축률을 더 효과적으로 증가시킴을 밝혀냈다.

 

영국에서는 세율의 변화 없이 세수를 효율적으로 늘리는 방법이 캐머런 수상이 임명한 행동과학자 팀에 의해서 고안됐다. 세금을 고지하는 편지에 단순히여러분의 이웃은 세금을 정시에 납부하고 있습니다라는 문구를 넣음으로써 세금 미납자의 수를 15% 감소시켰고 결과적으로 5000만 달러 이상의 추가 세입을 확보했다.미국의 경우 800만 명에 이르는 불법 이민자들에게 노동허가를 내어주거나 복잡한 지급급여세(Payroll Taxes) 양식과 절차를 온라인상에 단순화, 자동화하면 재정불균형 해소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복지 문제와 재정 적자로 고민하는 우리 정부도 고려해야 할 정책들이 아닐까?

 

우리는 지구온난화 문제가 개개인이 해결하기엔 너무 벅찬 과제임은 알지만 우리의 가정에 있는 온도조절기를 잘 활용하는 것이 지구온난화 문제를 해결하는 첫 단추가 될 수 있다는 것은 모른다. 설계가 어렵게 된 탓에 90% 이상의 가정에서 온도조절기를 적절히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통계도 있다. 막대한 양의 에너지가 우리도 모르는 사이 낭비되는 것이다.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능숙한 고등학생 자녀들(주변에서 흔히 ‘Geek’이라고 부르는)을 활용하면 어떨까? 규제를 통해 조작이 용이한 온도조절기 생산을 유도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지구온난화 문제는 생각했던 것보다 어려운 문제가 아닐 수 있다.

 

연구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위에서 언급한 행동경제학적 해결책들은 어느 국가에서나 당장 채택해서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윈윈 전략이다. 지금은누군가에게 무엇을 하게 하려면 그 절차를 쉽게 만들거나 더 좋은 것은 자동화시키는 것이라는 심리학의 가장 유용한 가르침을 되새겨야 할 때다. 더불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그들이 있어서 세상이 돌아간다고 믿는 일련의 정치인들이 아니라 혁신적 사고에 익숙한 Geek들과 행동과학의 성과에 대한 열린 마음이다.

 

곽승욱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 swkwag@sookmyung.ac.kr

필자는 연세대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플로리다주립대와 텍사스공과대에서 정치학 석사와 경영통계학 석사, 테네시대(The University of Tennessee, Knoxville)에서 재무관리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유타주립대 재무관리 교수로 11년간 재직했다. 주요 연구 및 관심 분야는 행동재무학/경제학, 기업가치평가, 투자, 금융시장과 규제 등이다.

 

 

동아비즈니스리뷰 347호 New Look at Gen X 2022년 06월 Issue 2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