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받는 기업과 CSV

146호 (2014년 2월 Issue 1)

 

탐스슈즈(TOMS shoes)라는 기업은 소비자가 신발을 한 켤레 살 때마다 제3세계의 어린이들에게 한 켤레씩 기부한다. 2006년 생긴 이 미국 회사는내일을 위한 신발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창립 목적을 아예 맨발로 다니는 어린아이들을 돕는 것으로 정했다. 탐스슈즈를 이용하는 고객은 봉사활동을 실천하고 기업은 수익 실현과 동시에 사회 공헌을 실현, 이해관계자(stakeholders) 모두가 윈윈하며 사회적 책임의 선순환 생태계가 완성된다. 탐스슈즈의 이러한 비즈니스 모델은 CSV(공유가치 창출·Creating Shared Value) 사례로 자주 거론되기도 하지만 동시에 진정한 CSV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세계적인 식품 기업 네슬레의 네스카페는 커피 원두 수입을 위해 기존 공정무역 방식의 구매에서 더 나아가 커피 농가에 수확량이 많고 병충해에 강한 커피 묘목을 보급했다. 농가의 생산력 향상에까지 기여하는 CSV 전략의 유형이다.

 

이처럼 최근 CSV CSR(사회공헌 활동·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에 이어 새롭게 조명받으며 논쟁과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산업정책연구원은 지난달 CSV 선도 기업을 발굴하는포터상을 제정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CSV는 기부 행위 중심의 CSR과 달리 기업이 사회적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는 동시에 기업의 본연 목적인 이익도 실현, 종업원, 협력업체, 지역사회, 국가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공동의 이익과 가치를 추구하는 것이다. 기업의 경영에 사회적 책임을 전략적으로 부합시킨 셈이다. 이처럼 CSV가 대두되고 있는 것은 기업이 사회에서 갖는 역할이 그만큼 증대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과거에는 사회적 문제 해결이 정부의 고유 영역으로 인식돼 왔으나 앞으로는 기업도 적극 나서 새로운 경영 환경 차원에서 대응하고 궁극적으로 사회적 책임의 선순환 생태계를 형성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로써 위대한 기업을 넘어 사랑받는 기업으로 지속 성장할 수 있다.

 

유한킴벌리, 한국맥도날드, 오뚜기 등 기업들도 기존 CSR을 넘어선 CSV 활동에 적극 나설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업들의 이러한 일련의 움직임은 한편으로 극한 경쟁의 신자유주의가 불러온 자본주의 문제점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문제의식, 즉 자본주의 4.0과도 무관하지 않다.

 

지금까지 서술한 내용에 동의하지 않는 기업인은 아마 한 명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어떤 CSV를 할 것이냐의 문제에 대한 해답은 아직 많이 찾지 못한 것 같다. CSV는 단순한 사회공헌활동을 넘어서는 기업의 전략이다. 따라서 기업이 CSV 활동을 전개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업이 추구하는 핵심 가치를 CSV의 관점에 따라 재구성하고 전략을 짜야 한다.

 

CJ그룹은 소비자 접점이 활발한 문화기업이라는 특성에 주목했다. 각 계열사들이 식품, 엔터테인먼트 등 사업군별로 업 특성에 맞는 CSV 전략을 만들고 있다.

 

CSV경영실 신설을 통해 기존 CSR 활동에 더해 기업이 사회적 문제해결에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CJ푸드빌도 신규 브랜드에 공생 공영 및 사회적 책임을 접목한 시도를 하고 있다. 계절밥상이라는 신규 브랜드를 론칭하면서 CSV 개념을 구현하고자 한다. 제철 재료를 사용하면서 관련 농가로부터 식자재를 직접 구매하고 매장 내에서 농민이 생산한 것을 직접 홍보하고 판매하는 계절장터라는 소규모 마켓을 운영해 상생을 실현하고 있다. 이를 전략적으로 잘 추진한다면 단순히 어려운 농가에 얼마를 지원하는 CSR을 넘어안전하고 좋은 먹거리를 합당한 가격에 팔 수 있는 기회가 올 것이다.

 

국민으로부터 사랑받는 기업이 될 수 있느냐 여부는 향후 기업 생존의 키워드인 CSV를 얼마나 자신의 핵심전략으로 만들어 제대로 실천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더욱이 글로벌 사업을 활발히 전개할수록 현지 커뮤니티와의 공존공생을 꾀하는 CSV를 통한 사회적 책임 실천은 더없이 중요하다. 사회공헌도 혁신이 필요한 시점이고 그 주역은 기업이 돼야 한다.

 

 

 

 

 

 

 

 

정문목 CJ푸드빌 대표이사

 

정문목 대표이사는 서강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조지워싱턴대에서 회계학으로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CJ푸드빌에서 경영지원실장(CFO), 경영전략실장, 운영총괄 등을 거쳐 현재 CJ푸드빌 대표이사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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