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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함에서 위대함을 찾는 관찰의 힘

김남국 | 145호 (2014년 1월 Issue 2)

 

‘바나나는 원래 하얗다.’

바나나 우유 후발주자였던 한 국내 업체는 이처럼 단순하고 명쾌한 마케팅 메시지로 큰 성공을 거뒀습니다. 바나나 우유는 노란색이어야 한다는 상식을 뒤엎은 역발상에 다른 제품과 달리 색소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까지 영민하게 알린 베스트 프랙티스 중 하나입니다. 이런 혁신은 일상에서 흔히 보는 사소한 현상을 남다른 시각에서 바라본 관찰력 덕분에 가능했습니다.

 

실제 창조와 혁신은 천재적 인물들의 기막힌 통찰에서 비롯된 게 아니라 흔한 우리의 일상을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는 관찰에서 비롯된다는 게 정설입니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는 얘기입니다. 저서 <생각의 탄생>에서 로버트 루트번스타인과 미셀 루트번스타인은 위대한 창조가들의 특징으로 평범함을 심오함으로 만드는 능력을 꼽았습니다. 평범한 일에서 새로운 모티브를 찾아내는 탁월한 관찰력이 핵심이라는 얘기입니다. 세계적인 산업 디자이너 재스퍼 모리슨도 모든 사물이 영감을 준다고 말했습니다. 별것 아닌 듯한 사물을 바라보고 이와 관련한 문제점을 아주 골똘히 생각해보면 창조적 아이디어가 샘솟는다는 설명입니다.

 

비즈니스에서 예리한 관찰력은 필수적입니다. 괴짜 경영자로 알려진 영국 버진그룹 리처드 브랜슨 회장의 첫 창업 아이템은 학생들을 상대로 잡지를 파는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학생들을 유심히 관찰해 보니 잡지를 사는 데는 돈을 별로 쓰지 않지만 음반을 사는 데는 아낌없이 돈을 쓰고 있었습니다. 또 당시에는 음반 할인매장도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음반을 대량으로 구매해놓고 잡지에 음반을 할인 판매한다는 사실을 알려 사업의 초석을 다졌습니다.

 

껌을 팔아 거대한 부를 일군 윌리엄 리글리는 원래 아버지의 비누판매 회사 외판원으로 일했습니다. 그런데 비누에 경품으로 끼워준 베이킹파우더를 고객들이 좋아하자 비누판매를 그만두고 베이킹파우더를 팔았습니다. 그러다 베이킹파우더에 끼워준 껌을 소비자들이 좋아하자 껌 회사를 차려 대박을 터뜨렸습니다. 애플이아이폰을 만든 것도 소비자들이 점점 휴대전화로 많은 일을 하는 것을 관찰한 덕분이었고 삼성전자가갤럭시 노트시리즈를 만든 것도 휴대전화와 수첩을 별도로 들고 다니는 소비자들의 행동에 대한 관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우리가 고민하고 있는 수많은 비즈니스 문제들의 해답은 우리가 경험하는 평범한 일상에 대한 관찰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조직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리더십을 잘 발휘하기 위해서도 관찰은 필수적입니다. 3000명의 제자를 거느렸던 것으로 알려진 공자 리더십의 핵심에도 제자들에 대한 관찰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공자는 같은 질문에 제자마다 다른 답변을 했던 것으로 유명합니다. 성격이 급한 제자에게는 차분하게 대응하라고 조언하고, 느긋한 제자에게는 과감한 실천을 주문했습니다. 제자들의 행동에 대한 맞춤형 처방이 공자 리더십의 핵심 가운데 하나입니다.

 

이번 호 스페셜 리포트는 이처럼 중요한 관찰을 비즈니스 현장에서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론을 제시하기 위해 제작했습니다. 어제와 같은 일을 반복하는 한 발전은 불가능합니다. 일상에서 접하는 사소한 일을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보는 관찰력을 가진다면 누구라도 혁신가가 될 수 있습니다. 창의적 사고의 대가인 에드워드 드 보노의 말대로 창의성은 테니스처럼 얼마든지 배울 수 있습니다. 이번 스페셜 리포트가 관찰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김남국 편집장·국제경영학 박사 march@donga.com

  • 김남국 김남국 | - (현)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장
    -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편집장
    - 한국경제신문 사회부 정치부 IT부 국제부 증권부 기자
    - 한경가치혁신연구소 선임연구원
    mar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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