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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사의 위기는 생각하고 예상한 곳에서 일어나지 않는다

박재희 | 145호 (2014년 1월 Issue 2)

 

세상의 위기는 전혀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주로 발생한다. 말은 예상되는 어려운 상황에 대해서는 사람들이 예측하고 준비를 철저히 하지만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은 무방비 상태에서 맞이하기 때문에 피해가 더욱 심각하다는 것이다. 예상된 태풍이나 기상재해는 위기를 막기 위해 준비와 대비를 한다. 미리 준비만 한다면 피해를 가능한 줄일 있다. 그러나 전혀 예상치 못한 재해는 아무런 준비 없이 맞이하기에 피해가 천문학적으로 수밖에 없다. 한때 한국 경제의 근간을 흔들었던 IMF 관리체제는 예측되거나 예상된 것이 아니었기에 피해가 더욱 막심했다. 그러나 전부터 계속해서 제기된 경제 위기에 대한 경고는 학습된 경험을 통해 끊임없이 대비하고 있기에 충격이 완화돼 새로운 방법을 찾아 피해를 줄여나가고 있다.

 

조선 후기 학자였던 서계(西溪) 박세당(朴世堂) 선생은 사람의 위기는 예상치 못한 곳에서 더욱 크게 발생한다고 강조하면서불려지환(不慮之患)’ 개념을 제시하고 있다. ‘생각() 못한() 곳에서 재앙() 발생한다 뜻이다. ‘인간의 위기는(人之患), 생각하고 예상한 곳에서 일어나지 않는다(不作於其所慮), 항상 생각지 못한 곳에서 일어나는 것이다(常作於其所不慮者也).’ 박세당 선생의 <남화경주해산보(南華經註解刪補)> 나오는 글귀다. 평소에 건강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은 자신의 건강을 체크하고 조심한다. 조금이라도 몸에 이상 징후가 보이면 병원을 찾거나 자신의 습관을 조절한다. 그러나 평소에 건강에 자신 있다고 큰소리치 아무런 대비도 하던 사람은 크게 건강을 망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위기를 고민하고 생각하는 것은 이미 위기를 벗어날 대안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일어나지 않을 일에 대해 일부러 고민할 필요가 없다고 하지만 미래에 일어날 있는 위기에 대해 항상 고민하 대비하는 것은 생존의 기본 원칙이다.

 

<논어(論語)>에는 미리 다가올 위기에 대해 깊은 고민과 성찰을 하지 않으면 반드시 가까운 시일에 재앙을 당한다는 구절이 있다. ‘사람이 미래 다가올 위기에 대해 고민하고 대비하지 않으면(人無遠慮), 반드시 가까운 시간에 근심이 생길 것이다(必有近憂).’ 깊은 성찰과 미래를 대비하는 심모(深謀) 원려(遠慮) 없으면 반드시 위기를 맞이하게 것이란 경고다. 기업이 지금 잘된다고 해서 지속적 생존이 가능하지 않다. 미래의 새로운 먹거리를 고민하지 않으 가까운 시일에 사업 기반이 흔들리게 된다. 국가 역시 미래의 생존전략을 제대로 세워놓지 않으면 가까운 시일에 치명적인 국난(國難) 당할 있다.

 

우리가 평소에 걱정하던 일은 의외로 위기로 번지지 않고 전혀 생각지도 못한 것에서 위기가 생겨난다는 것은, 결국 위기를 미리 막고 대비하려면 우리가 생각지 못한 곳부터 차근차근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괜찮겠지!’라고 생각하며 무심코 지나쳤던 곳에서 진정 위기가 터진다는불려지환(不慮之患)’, 생각지도 못한 곳에 위기가 기다리고 있다는 서계 박세당 선생의 글을 통해 혹시라도 우리가 방심하거나 놓치고 있는 곳은 없는지 돌아봐야 한다.

 

박재희 민족문화콘텐츠연구원장 taoy2k@empal.com

필자는 조부에게 한학을 배우고 성균관대에서 동양철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중국 사회과학원에서 수학했다. 고전의 재해석을 통한 새로운 미래사회 가치를 연구하고 있으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를 지내고 현재 포스코 전략대학 석좌교수, 민족문화콘텐츠연구원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 박재희 박재희 | - (현) 포스코 전략대학 석좌교수
    - 중국사회과학원 철학연구소 교환교수
    - 성균관대 유학대학원 교수
    -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교수
    taoy2k@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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