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nagement by Map
편집자주
DBR은 지리정보시스템(GIS)을 활용해 경영 효율성을 높이거나 혁신에 성공한 사례를 소개하는 ‘Management by Map’ 코너를 연재합니다. 지도 위의 거리든, 매장 내의 진열대든, 선수들이 뛰는 그라운드든 공간을 시각화하면 보이지 않던 새로운 정보가 보입니다. 지도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새로운 지혜와 통찰을 얻으시길 바랍니다.
뉴욕 - 성적은 44위, 인기는 1위
뉴욕은 아예 40위권 밖이다. 상위 10개 도시 중에 유럽이 8개를 차지했다. 미국 도시는 호놀룰루(28), 샌프란시스코(29), 보스턴(35), 시카고(42), 워싱턴(43) 바로 다음 시애틀과 뉴욕이 공동 44위에 올랐다. 세계 도시 460개의 ‘삶의 질’을 평가해서 발표하는 ‘2012 머서 서베이(MERCER SURVEY)’ 결과다. 아시아 도시 중에는 싱가포르(25)가 가장 높다. 도쿄·고베(44), 요코하마(49), 오사카(57), 홍콩(70) 다음으로 서울은 75위다. 서울은 별도의 ‘인프라’ 평가에서는 50위를 차지했다.
도시를 평가하는 머서의 항목은 크게 10가지다. 정치사회적 환경(정치안정, 범죄, 치안), 경제환경(환율정책, 금융서비스), 사회문화적 환경(개인자유에 관한 한계와 감시수준), 보건의료환경(의료망 구축·서비스 수준, 감염질병 위험도, 하수도, 쓰레기 처리 수준, 대기오염 등), 교육환경(국제학교 선택 다양성 및 정책 수준), 공공서비스·교통(전기, 수도, 대중교통, 교통혼잡 등), 여가환경(레스토랑, 공연장, 극장, 스포츠, 레저 등), 생활환경(식료품, 생필품, 자동차의 선택 다양성), 주거환경(임대주택, 주거시설, 가구, 유지관리 서비스 등), 자연환경(기후, 자연재해 기록) 등이다.
범죄와 치안이 제일 먼저 검토된다. 도시가 불안하면 어떤 현상이 빚어지는가? 2000년 뉴욕을 방문한 관광객들이 사용한 금액은 170억 달러였다. 2001년 9·11 사태가 발생하고 2002년 관광객이 쓰고 간 돈은 140억 달러로 30억 달러(약 3조2000억 원)가 줄었다. 뉴욕은 도시의 매력을 되찾아 2011년과 비교할 때 외국인은 550만 명, 미국인 1010만 명, 합계 1560만 명의 관광객이 늘어 총 5090만 명이 와서 345억 달러의 비용을 쓰고 갔다. 2002년과 비교하면 204억 달러(약 21조4400억 원)가 늘었다. 인구 1000만이 살고 있는 서울시 1년 예산과 맞먹는 규모의 증가다. 9·11 사태 직후에 시장에 당선된 블룸버그 시장의 감회는 새로웠을 것이다.
‘머서 서베이’의 평가와 달리 뉴욕은 전 세계에서 관광객으로 가장 많은 수입을 올리는 도시다. 마이클 블룸버그 시장은 “뉴욕 시는 독창적인 문화와 음식, 예술, 공원과 쇼핑 등을 통해 세계 모든 나라의 사람들이 오고 싶어 하는 도시”라면서 “2015년까지 5500만 명 관광객에 700억 달러의 수입을 올리도록 밀고 나가겠다”고 말한 바 있다. 1990년대 뉴욕은 세계에서 가장 위험하고 불안한 도시라는 악명을 떨치고 있었다. 관광객의 발길이 줄어들었다. 그런데 지난 20년 사이에 어떤 일들이 있었기에 뉴욕은 희망에 찬 미래를 언급하게 됐을까?
빅데이터의 패턴을 추적하다
1990년대 뉴욕은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도시 중 하나였다. 1990년 뉴욕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은 2245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2012년 뉴욕 시의 살인사건은 414건으로 줄었다. 1990년에 비해 82%가 감소했다.1 범죄가 저절로 줄어든 것은 아니다. 뉴욕경찰청(NYPD)의 지속적인 노력의 결과다. 지구상에서 가장 먼저 GIS를 도입해 범죄지도(crime mapping)를 분석했던 뉴욕은 더욱 혁신적인 노력을 쏟고 있다.
2005년 뉴욕은 실시간범죄센터(Real Time Crime Center)를 만들었다. 1100만 달러 규모의 투자를 통해 범죄를 분석하고 신속하고 효율적인 범죄대응력을 갖고자 했다. 뉴욕경찰청에는 3만6000명의 경찰이 근무하고 있다. 그중 4000명이 조사업무를 수행하고 있었는데 ‘실시간범죄센터’는 일년 365일 하루 24시간 내내 범죄조사업무를 실시간으로 지원하려는 목적으로 신설됐다. 범죄소탕을 위한 빅데이터 분석본부를 새로 만든 것이다. ‘실시간범죄센터’에는 15대의 고성능 컴퓨터가 배치되고 43명의 형사들과 외부에서 26명의 분석전문가가 영입됐다. 1995년부터 발생한 뉴욕 범죄데이터, 체포, 신고에 관해 총 1억2000만 건의 데이터를 모았다. 여기에 3100만 건의 연방 범죄정보와 350억 건의 공공데이터를 GIS(지리정보시스템)에 통합했다.2
범죄센터가 만들어져 제각각 흩어져 있던 관련 데이터가 신속하게 검색되고 활용되기 시작했다. 범죄센터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는 데이터의 양이 아니라 데이터 사이의 패턴을 찾아내는 것이었다. 조사와 분석역량을 범죄센터 내부에 구축하는 것이 가장 절실한 과제로 떠올랐다. 패턴분석의 시작은 모든 범죄 관련 데이터를 통합지도 위에 좌표화하는 것부터다. 특정 범죄의 발생장소와 용의자에 관한 정보를 한 장의 지도 위에 올려놓고 동시에 유사한 범죄의 기록을 반영한다.
신고전화가 오는 순간부터 연계분석(link-analysis)이 시작된다. 형사들이 현장에 출동하는 동안 신고전화에서 말하는 주소, 사건유형, 피의자의 특징에 대해 범죄센터에서는 유사한 범죄 데이터를 추출하고 사고현장 인근에서 최근에 벌어진 범죄에 대한 데이터를 지도 위에 올려놓고 1차 연계성을 찾아낸다. 만약 사건이 토요일 새벽에 일어났다면 최근 동일한 요일, 동일한 시간대에 사건위치 반경 5㎞ 이내에 비슷한 사건이 있었는지 찾아보는 식이다. 이런 분석들이 현장에 도착한 형사들의 스마트폰과 노트북에 그래프, 차트, 숫자, 지도 정보로 제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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