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으로 본 아름다움

아름다움은 진화의 선택 인간은 그 유용함에 매혹된다

132호 (2013년 7월 Issue 1)

 

인간은 무엇을 가꾸고 있는 것일까. 가꾼다는 것은 따뜻하고 예쁜 말이다. 어떤 사물이나 생명을 고이고이 품고 소중히 대하면서 항상 본래 모습과 같거나 본래 모습보다 더 훌륭하고 아름답게 간직하려는 노력을 일컫는 표현이다. 가꾼다는 말은아름다움이라는 말과소중함이라는 말이 함께 어울려 다닌다. 문화유산을아름답게 가꾸고’, 민주주의를소중하게 가꾸고’, 공해로 피곤한 숲과 공원의 나무들을푸르고 울창하게 가꾸는노력을 부단히 하고 있다. 최근 인간이 무엇보다 열심히 가꾸는 것은 외모다. 얼굴뿐 아니라 신체 구석구석을 성형외과술과 피부미용술의 도움으로 자르고 버리고 채우고 다듬고 붙인다. 이런 행동은 정말 아름답게 가꾸는 일일까. 인간은 왜 유독 다른 동물들과는 다른 도구들을 쓰며 아름다움을 갈구하고 집착하는 것일까. 아름다움은 무엇이며 인간은 왜 그것을 좇고 갈망하는 것일까.

 

아름다움은 어원적으로유용하다는 의미

어원적으로아름다움은 한국어알음답다에서 유래했다. ‘알고 있을 만 한, ‘알고 있을 가치와 소용이 있다라는 뜻이다. 한문으로 미()는 커다란() 양머리()를 뜻하는 상형문자다. 영어의 Beauty에서 ‘Beau’ ‘Util(유용함)’을 뜻하는 말과 어원이 같다. 이 단어들에는 공통적인 부분이 있다. 바로어디에 쓰임이 있고 유용하다는 의미다. 알고 있으면 유용하고 좋은 것이다. 아름다운 풍경은 시각적으로 보기 좋아서 아름답고 좋은 것이 아니라 시각적으로 쾌감을 주고 자신과 세계를 다시 돌아보게 하는 힘을 준다. 그래서 당연히 알고 있을 가치와 꼭 필요한 아름다운 것이 된다.

 

한자어 미()라는 단어가 뜻하는 커다란 양머리는 제사의식과 관련이 있다. 신비와 경외의 대상이었던 자연과 신에게 머리를 조아리고 안녕과 평화를 기원하기 위해 당시 목축과 농경에 종사하던 인간은 가장 좋은 것인 큰 양의 머리를 바쳤다. 가장 좋은 것을 아낌없이 바쳐야 자연과 신의 노여움을 가라앉히고 평온한 삶을 유지할 수 있었다. 당시 가장 귀한 재산이었던 양의 머리를 재물로 바치는 일은 매우 쓸모가 있고 효용성이 있는 아름다운 일이었다. 그래서 영어 Beauty의 어원인 ‘Beau’의 의미가유용하고 효과적이라는 단어와 어원을 함께하고 있다는 사실도 자연스럽다. ‘아름다움은 동서양의 문명이 만나는 지점에서 공통적으로 체험되고 인식됐다. 아름다움은 쓸모가 있고 효과적이기 때문에 마음에 담고 머리로 기억할 만한 가치와 소용이 있어서 아름다운 존재인 것이다.

 

오늘날 인간은 아름답다는 말을 할 때 시각적인 조화와 조형미, 색상 등을 떠올리거나 가슴을 적시는 감동과 정념의 이미지를 생각한다. 그러나 아름다움은 유용하고 이로운 존재를 의미하기도 한다. 이는 조형미와 색상, 형태의 조화 등이 아름다움과 관계가 없다는 것이 아니라 어떤 것이 인간에게 유용하다고 여겨지는 것이었다면 그것은 인간에게 아름다운 존재로 진화해왔다는 것이다. 아름다움은 왜 인간의 눈을 멀게 하는가. 바로 아름다움이 인간에게 치명적으로 유용하고 쓸모가 있기 때문에 인간은 누구나 아름다움을 자기 것으로 만들어 사용하고 싶은 것이다.

 

진화생물학에서 아름다움은 종의 재생산

수사자에게 우두머리는 모든 암컷을 짝짓기 대상으로 가진다는 것을 뜻한다. 더 나아가서 자신만이 암컷들과 짝짓기를 할 수 있는 특권이 있다는 의미다. 짝짓기는 무리를 짓는 개체에게 단순한 일이 아니다. 힘든 생존 환경에서 무리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항상 건강하고 강인한 무리의 자손들이 태어나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건강한 유전자가 전해진 생명체를 잉태해야 한다. 강인한 수컷의 정자와 건강한 암컷의 난자가 결합되는 짝짓기를 해야 하는데 문제는 어떤 수사자가 용맹스럽고 강인한가를 판단하는 검증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사자들은 수사자의 서열을 통해 검증시스템을 작동시킨다. 가장 강한 수사자가 우두머리가 된다. 수사자들은 죽음과도 맞바꿔야 하는 혹독한 경쟁을 통과해야 하고 최후의 수사자가 됐을 때만이 자신의 유전자를 암컷에게 전달할 수 있다. 매우 혹독한 과정이다. 수컷들과의 싸움에서 치명적인 부상으로 죽음을 맞이할 수도 있다. 살아남더라도 서열 마지막에 위치해서 사냥한 먹이를 먹을 수 있는 확률이 적어 굶어 죽을 수 있다. 이동 중 도태돼 죽을 수도 있다.

 

아름다움의 생물학적 목적은 바로 종의 재생산에 기여하는 것이다. 생명체에게 가장 근원적인 본능과 욕망이 작동하는 곳에 아름다움의 메커니즘이 함께 작동하고 있다. 다만 인간은 도구와 지능을 사용하는 것처럼 종의 재생산을 담당하는 생식 행위에도 다른 동물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진화했다. 동물은 일정한 기간에만 짝짓기를 하지만 인간은 그렇지 않다. 짝짓기를 하는 고등동물의 체위와 행동이 일정한 데 반해 인간은 성교의 쾌감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이를 증진시키는 방식으로 진화했다. 또 과학이 발달하면서 종의 재생산과 관련된 생식행위 역시 그 자체의 기능과는 관계없는 섹스의 즐거움과 쾌락을 향유하는 행위가 됐다. 이런 점들은 인간만의 매우 독특한 문화다. 하지만 인간의 행동과 아름다움에 관한 관계를 이해하는 데에는 여전히 진화생물학적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인간은 좀 더 특이하게 쾌락을 좇도록 진화했다. 이런 본능은 외모에 대한 강렬한 호기심과 소유욕을 갖도록 만들었다. 남성은 자손 번식의 욕구와 쾌락을 일체시키는 방향으로 진화됐다. 여성들의 좁은 허리와 엉덩이를 강조해주는 커다란 가슴선과 풍만한 유방 등을 매력적으로 보기 시작했다. 이는 번식의 최적 효율을 높이는 방식이 인간이 길러온 미감각과 일치하게 된 결과다. 하버드대의 인류학 교수인 피터 엘리슨 박사는 여성의 잘록한 허리 및 풍만한 엉덩이와 출산 능력 간에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가슴이 크고 허리가 가느다란 여성은 전체 생리주기 동안 평균 26% 더 많은 에스트로겐이 분비됐다. 임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기간에는 이 호르몬이 37%나 더 분비됐다. 여성은 매력을 발산해야 하는 방향으로 진화했다. 남성들을 유혹하기 위해 여성은 배란기가 정점인 날 가장 매력적인 모습으로 바뀐다. 뉴캐슬 유나이티드킹덤대의 크레이그 로버트 박사는 19세에서 33세 사이의 여성 50명을 선택해 배란기의 정점인 날과 이후 2주가 지난날에 각각 사진을 찍어 250명의 남녀로 하여금 더 매력적으로 보이는 사진을 선택하도록 했다. 배란기에 찍은 사진이 훨씬 더 자주 선택됐다.

 

아름다운 외모는 일상생활에서도 엄청난 힘을 갖고 있다. 학교에서 교사와 학생, 직장에서 상급자와 직원, 가정에서 부모와 자식 간에도 외모가 매우 중요하다는 연구 결과는 많다. 부모조차 잘난 아이에게 끌리는 것이다. 매력적인 아이는 덜 매력적인 아이보다 더 많은 호감을 받고 더 영리하게 여겨진다. 미국 미네소타대의 사회학자 카렌 디온이 수행한 연구에 따르면 혼나야 할 때 매력적인 아이는장래가 촉망되는 아이라며 가혹한 처벌을 모면할 때가 많았다. 교육 현장에서는 살이 찌거나 마른 아이들은 교사에게 편견이나 집단 따돌림의 대상이 된다.

 

외모는 법에도 영향을 미쳤다. 잘생긴 피고는 유죄판결을 받을 가능성이 덜하다. 유죄 판결을 받을 때조차도 다른 피고인들보다 상대적으로 덜 가혹한 처벌을 받는다는 연구 결과가 1960년대 초 칼벤과 자이젤의 실험에 이어 계속 나오고 있다. 이스트캐롤라이나대 칼 부에누시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성적 학대와 성 추행에 관한 판결에서 성적 학대를 받았다고 고소한 고소인이 피고소인보다 매력적인 경우 배심원들은 피고소인의 유죄를 더욱 확신했다. 2001년 영국 포츠머스대 알더 브리지와 한나 퍼민의 실험은 같은 강간범 재판에서 잘생긴 강간범은 유사한 범죄를 저지른 못생긴 강간범보다 더 가벼운 형량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나타냈다. 그러나 매력적인 외모를 활용해 사기범죄를 성공시키려 한 경우 더욱 지능적이고 약삭빠른 행위로 비춰져서 배심원들의 관대심이 희박해졌다.

 

 

 

 

예술과 아름다움의 진화

아름다움이알고 있을 만한 가치와 효용이 있다는 뜻이라는 것을 고려할 때 아름다움과 관련해서 인간의 예외적인 행동이 하나 있다. 바로 예술이다. 예술은 효용성이나 현실적으로 쓸모가 있다는 개념이 적용되기에는 부적절하다. 예술은 인간의 정신활동의 산물이나 영혼의 고유한 표현 등의 관점에서 바라보게 된다. 좀 더 큰 차원에서 예술이 인간의 정신과 인식에 미치는 영향과 메커니즘을 살펴보면 아름다움의 어원학적, 진화생물학적 관계가 일관되게 적용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인류 초기(기원전 3만 년) 예술적 흔적 중 하나인 라스코 동굴 벽화는 인류가 이미 문화 태동기에서부터 예술과 형식에 대한 열망이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유산이다. 동굴 내부 전체를 가득 메운 벽화는 아름답고 화려하며 장중하다.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인류학자인 레지스 드브레는신석기인들은 수렵과 채집으로 힘들고 피곤하며 그림을 그리는 데 필요한 도구가 여의치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거대한 규모의 그림을 남긴 이유는 무엇일까라는 의문을 가졌다. 여기에 대한 인류사회학적 답은다산과 풍요를 기원했다. 즉 주술적 차원의 생존욕구가 벽화를 그리게 만든 것이다. 드브레는 다시 한번 묻는다. ‘다산과 풍요에 왜 하필 이미지인가? 신과 자연 앞에 노래를 부르거나, 춤을 추거나, 제물을 바칠 수도 있는데 왜 이미지로 표현한 것일까.’ 드브레는 이미지(image)를 이미 이마고(imago) , 환영과 마술적 힘을 가진 형상이라는 어원적 흐름에 주목했다. 또 이미지는 어원적으로 마술(magie)이라는 뜻도 포함하고 있다. 내일 사냥에서 우리 가족을 배불리 먹일 수 있는 버팔로와 들소가 나타나기를 바라는 기원과 가장의 안전한 귀가를 바라는 가족들의 마음이 이미지를 만든 것이다. 결국 아름다움은 현실적 효율성은 아니라도 앞으로 다가올 미래와 시간을 위한 전망적 투자를 통한 효율성의 획득이자 정신적 유대감을 형성해 가족의 연대를 강하게 구축하고 생존력을 높이는 데 기여한알음다운 실존적 행위였다. 이러한 이미지의 주술적 힘은 문화와 사회가 발달하면서 권력과 통치 이데올로기를 만드는 과정에 개입한다. 통치자의 거대한 거주지와 화려한 옷과 치장은 통치자에게 신성한 힘이 있으므로 복종하라는 논리를 생산하는 것이었다. 통치자가 죽은 뒤에도 권력승계가 영원히 이어져야 한다. 인류는 거대한 무덤과 아름다운 건축물로 아름다운 이미지의 정치를 개발한다. 그리스와 메소포타미아의 신전, 이집트의 피라미드, 진시황의 무덤은 그야말로 거대한 권력의 이미지다.

 

이미지는 문화가 발달하면서 예술적 차원에서 독특하고 고유한 힘을 만들었다. 인간은 르네상스 시대에서 신이 아닌 인간이 바라보는 세계와 자연, 우주의 네트워크를 이미지로 그리려고 했다. 적어도 유럽인은 인간의 시선과 관념으로 바라보고 해석할 수 있는 3차원의 인물과 공간을 2차원의 공간에 재현하는 일, 즉 이미지로 세계를 재현하는 데 주력하게 됐다. 이미지가 지닌 주술적 힘보다는 원근법에 따른 인간의 시각을 반영하는 이미지로 인물과 세계를 이야기로 재현하고 들려주는 것이다. 화면의 구도는 관찰자의 눈에서 세계를 해석했고 3차원 공간(현실이미지) 2차원 공간(화면이미지)으로 전환해 더 이상 자연이 경외의 대상이 아니라 통제와 생산, 조작이 가능한 대상이 됐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기학적 깊이와 안정감, 라파엘로의 섬세한 묘사와 우아한 터치는 아름다운 세계를 재현했다. 결국 아름다운 이미지들은 곧 세계를 올바르게 재현하고 그것을 정보와 지식의 체계로 만들어주는 효율적인 행위가 됐다. 아름다운 회화 및 조각은 예술(Art)이라는 개념을 만들었는데 인위적으로 뭔가를 생산한다는 어원학적 의미와 함께 장인과 같은 의지와 역량으로 완성도가 높은 생산물을 만들어 내는 것을 뜻했다. 완성도가 높은 아름다운 이미지일수록 그것을 소유한다는 것은 그만큼의 인문적 지식과 정보를 확보한다는 것과 같았다. 그 아름다움은 값비싼 비용을 치러서라도 소유해야 할 것이 됐다. 근대 신흥 부르주아 계층의 미술품 구입과 수집은 곧 가문의 품격과 문화적 자산의 운용 능력, 사회적 네트워크를 조직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효율적인 지표였다. 미술품의 소장은 곧 부의 과시뿐 아니라 문화적 권위를 세우는 하나의 사회적 행위가 된 것이다. 미술품의 수집이 당장의 경제적 효과를 주지는 않지만 장기적 관점에서는 소장가의 문화적, 지적 권위를 높이며 경제적 활동에 효과적으로 쓰였다. 르네상스 이후 유럽에서 예술품의 생산, 유통, 소비 구조가 정착되면서 예술은 효용성이 있는 분야로 자리를 잡았다.

 

예술은 르네상스시대 이후부터 19세기 초반까지 장인적인 완성도가 높았지만 자유로운 인간의 의식을 표현하는 데는 여전히 부족했다. 형식이 정형화돼 있었고 무의식까지 확대되는 인간 의식과 예술적 탐구를 표현하는 데는 전통적인 방식의 예술제작은 한계를 드러냈다. 예술의 효용성에 대한 문제는누구에게 필요한가어떤 의미에서 필요한가의 물음에 맞닥뜨려진다. 인상주의 화가는 전통적인 이미지에서 아름다움의 개념을 확장하려고 했다. 인간이 사물을 볼 때 순간적인 인상에서 삶의 의미를 드러내고 미적인 의식을 높일 수 있다고 봤다. 사물이 눈을 통해 인간 내면으로 들어가서 강렬한 자국을 남기는 이미지의 순간을 아름답게 보여주는 것이 인간에게 쓸모 있는 예술의 형태라는 것이다. 정형화된 아름다움의 논리를 해체하면서 예술적 효용성에 대한 물음에 답변할 수 있었다.

 

자본주의와 민주적 사회시스템이 정착되면서 예술의 진화는 가속도를 얻었다. 아름다운 자연과 정물을 그린 인상적 화풍이 유행할 때 네덜란드의 화가인 빈센트 반 고흐는 노동의 현장에서 뜨겁게 타오르는 태양과 고독한 인간이 견뎌야 하는 깊은 밤의 풍경, 자본주의적 폐해 속에서 소외되는 인간의 모습들을 새로운 화법으로 그려냈다. 고흐는 인간의 진솔한 내면과 사회의 모순과 부조리를 성찰할 수 있어야 예술이 인간에게 진정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러한 예술과 아름다움의 효용성에 대한 물음은 더 자주 제기되며 오늘에 이른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자본주의는 확대되고 대중매체 소비사회를 거쳐 급격한 가치관의 혼란과 등장을 겪으면서 예술은 인간이 실천하는 새로운 정신적 모험과 대면하고 있다. 피카소가 해체된 인간의 모습을 그렸고 마그리트가 무의식과 현실, 가상의 경계를 고민했다. 칸딘스키는 원초적 추상적 기호와 원형적 도상과 씨름했다. 잭슨폴록은 인간의 광기와 강렬한 욕망을 들여다보려 했다. 앤디 워홀은 차갑고 건조하게 대중매체 소비사회의 리포트를 작성했다. 오를랑은 자신의 신체와 얼굴을 성형수술의 장소로 사용하는 기괴성을 보여주며 현대 외모지상주의 사회를 고민했다. 예술은 치열하게 인간과 세계에게 자신의 효용성을 실험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예술과 아름다움은 끊임없이 진화할 수 있는 것이다.

 

진정한 아름다움을 추구해서 창의적인 경영해야

아름다움의 개념을 기업경영에 접목시킨다면 그 행위는 아름다움의 건강하고 합리적인 쓸모와 효용성을 고민하는 일에서 출발해야 한다. 왜냐하면 창조적 행위라는 것은 결국 참신하고 가치지향적인 상상력의 훈련을 통해 비로소 드러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또 그 상상력(imagination)은 바로 이미지(image)를 사유하고 고민하는 지점에서 나온다. 마치 예술이 현대사회에서 치열하게 자신의 효용성을 증명하려고 애를 쓰는 것처럼 경영에서도 그런 고민과 노력이 쏟아질 때 창의적인 것이 생산될 수 있다. 또 아름다움은 인간에게 새로운 목표를 설정하고 창의력을 키우는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아름다움의 추구는 당장 현실적인 효용성은 아니라도 미래에 대한 장기적인 투자를 위한 인간의 행위다. 더불어서 공동체의 정신적 유대감을 형성하고 연대를 강하게 구축해서 결과적으로 생존력을 높이는 아름다운 행위인 것이다. 인간은 생물들과 아름다움이라는 존재를 함께 만들어 왔다. 그래서 한 생명체에게만 쓸모 있는 것이 아니라 모두에게 필요한 아름다움이라는 가치를 만들었다. 아름다움의 개념은 여기에서도 적용될 수 있다. 기업의 이익 창출과 건강한 사회적 가치는 함께 서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지만 경영이 단순히기업이나 사업을 관리해 이윤을 추구하는 활동이라는 의미를 넘어서사람들을 엮어 기초를 닦고 계획을 세워 보람 있는 창조적 일을 꾸려나가는 일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행동이라고 본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경영은 곧 많은 사람들에게 이로운 행위가 건강하게 두루 퍼져나가는 것이다. 이러한 경영이 실현될 때 우리는 새로운 가치가 창출되고 의미가 생산되는 경험을 공유할 수 있다.

 

 

 

김진택 포항공대 창의IT융합공학과 교수 jintaek@postech.ac.kr

필자는 인하대에서 철학을 공부하고 프랑스 브장송대에서 예술철학으로 석사, 신매체기술인문학으로 D.E.A. 학위를 받았다. 파리1대학(팡테옹 소르본)에서 이미지·매체미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논문으로디지털 원격소통과 신체성의 미학적 실천등이 있고 저서로는 <문학의 탈경계와 상호예술성(공저)> 등이 있다. 몸을 중심으로 영화와 이미지, 디지털융합 콘텐츠와 트랜스휴머니즘 등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348호 The New Chapter, Web 3.0 2022년 07월 Issue 1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