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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은퇴비용 부담할 수 없다면?
2013년 현재 한국인의 평균 기대수명은 여성 84세, 남성은 77.3세.1 이 기대수명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그런데 오래 살고 싶다는 인간의 본능적 욕망이 장밋빛 행복으로 전환되려면 적지 않은 비용이 필요하다. 현재 직장인 대부분은 50대 중반 전후를 현실적인 은퇴시기로 생각할 때 ‘은퇴비용’은 심리적인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 대략 20∼30년치를 감당해야 하는 금액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30∼50대가 생애주기상 자녀에게 상당한 투자를 해야 하는 연령대라는 것을 고려하면 미리 저축하는 것에도 한계가 있다. 향후 한국 경제 구조의 특성상 내수시장이 정체돼 있어 안정적인 일자리도 크게 늘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부동산은 이미 투자대상으로 적합하지 않으며 은행의 금리는 물가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많은 사람들이 노후 준비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 (은퇴자금의 중요성에 대해 92.5% 동의) 하지만 노후를 준비하는 것은 더 어려워지고 있다. 노후를 위한 재정적 준비를 하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이 2010년 39.9%에서 2013년 48.5%로 증가세다. 사람들은 닥쳐올 노년시기의 경제적 불안감을 무엇에 의지할 수 있을까? 혹시 나를 보호해줄 공동체가 있다면 불안감을 낮출 수 있지 않을까? 조사결과2 에 따르면 한국 사회의 공동체에 대한 신뢰도는 24.8%로 낮은 수준이었다. 그렇다면 국가와 공공기관이 직접적인 도움을 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을까.
국가와 공공기관에 대한 신뢰감 낮아
조사결과에 따르면 개인이 어려운 상황에 빠져 있을 때 국가나 공공기관이 도와줄 것이라는 믿음에 동의하는 사람들은 7.0%에 불과했다. 응답자 대다수는 동의하지 않았다. 자신이 어렵고 힘든 상황에 빠져 있을 때 국가와 공공기관이 반드시 도와줄 것이다에는 63.9%가 동의하지 않았다. 국가의 공공성에 대한 신뢰도가 매우 낮은 것이다. 국민연금3 에 대해서도 믿을 수 있다는 질문에 대해 24.0%만이 동의했다. 37.2%는 동의하지 않았다. 납부한 만큼의 연금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29.1%에 불과했다. 국민연금을 수령하기 전 국민연금기금이 고갈될까 불안하다고 생각하는 응답자가 72.0%에 달했다. 국민연금이 투명하게 관리되지 않고 있다는 응답도 60.4%에 달했다. 미래에 대한 경제적 불안감은 커지는데 도움을 기대할 만한 사회적 공동체와 국가와 공공기관 등에 대한 신뢰는 매우 낮은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이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누가 신뢰감을 줘야 할까
어떤 대상을 신뢰하려면 교감을 느끼고 소통해야 한다. 그런데 수혜의 대상이 내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라면 어떻게 될까. 복지와 관련해서 부담자와 수혜자를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많은 사람들은 복지혜택을 누릴 세대는 70대 이상으로 보고 있었지만 복지비용의 실질적 부담자는 20∼40대로 보고 있었다. 반면 30∼40대는 ‘국민연금 수령에 대한 신뢰도’가 17.3∼21.3% 수준으로 낮았다. 50대 이상은 44.7%로 상대적으로 높았다. 젊은 세대는 자신이 납부하는 연금과 미래가 자신의 것이 아닐 수도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런 의심은 직접적으로 경제적 불확실성에 따라 생긴 것이다. 국가의 힘을 빌려서라도 안정적인 미래를 전망할 수 있다면 이런 의심을 줄일 수 있다. 엠브레인트렌드모니터에 따르면 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 경험하는 가장 큰 스트레스4 는 집안의 경제적인 문제였다.(43.4%) 다음으로 생활비(36.5%)와 부모와의 관계(24.9%), 직장생활(24.8%), 건강(23.3%) 등의 순이었다. 경제적 불확실성에 대한 불안감이 공공성에 대한 불신을 가속시키는 주요한 요인으로 보인다. 한국이 고령사회로 빠르게 이동하는 상황에서 복지혜택의 수혜자가 주로 노령층인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당연한 이성적 판단이 특정 세대 간 ‘감정적 반응’으로 전환되지 않으려면 국가가 적극적으로 자신이 국민들의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라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그래야 갈등에 따른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윤덕환 엠브레인트렌드모니터 콘텐츠사업부장 dhyoon@trendmonitor.co.kr
필자는 고려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심리학과에서 문화 및 사회심리학으로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마크로밀엠브레인(구 엠브레인)에서 다수의 마케팅리서치 프로젝트를 수행했고 현재 엠브레인트렌드모니터에서 콘텐츠사업을 총괄하고 있으며 인천대 소비자ㆍ아동학과 겸임교수로 있다. 저서로는 <소비자는 무엇을 원하는가> 소비자트렌드읽기> <장기불황시대 소비자를 읽는 98개의 코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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