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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 창출 방법론

고객의 고충에서 출발하고 저항 못할 치명적 매력 갖춰라

| 123호 (2013년 2월 Issue 2)

 

 

들어가며

“이번 불황이 언제쯤 끝날지 예측하는 건 무의미한 일입니다. 나아질 기미가 보이기는커녕 더욱 더 심각한 침체를 야기할 시한폭탄들이 전() 세계 곳곳에 널려 있으니까요. 2008년 이후 지난 4년간 우리에게 닥쳐온 것들은 어쩌면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지도 모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만성적 상시 불황의 시대란 표현을 쓰고 싶습니다.”

 

글로벌 경영 컨설팅 회사 올리버와이만의 시니어 파트너이자 세계적인 경영 사상가로 손꼽히는 에이드리언 슬라이워츠키의 경고다. 그의 지적대로 오늘날 전 세계 주요 기업들은 한마디로시계 제로(zero visibility)’ 상황에 직면해 있다.

 

2∼3년 단위로 경기 호황 및 침체가 반복되던 과거에는불황 땐 생존 중심, 호황 땐 성장 중심의 경영 전략을 구사할 수 있었다. 국내 주요 대기업들도 경기 침체기에는생존을 지상 목표로 수익성 위주의 경영을 통해 기초 체력을 충실히 다졌다. 호황기가 도래하면 M&A를 포함한 대규모 투자를 통해 적극적으로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전략을 애용해왔다. 그러나 에이드리언 슬라이워츠키가 규정한 바와 같이 기업들에 불황은 더 이상우발 변수가 아닌상수(常數)’. 따라서호황기가 도래하기만을 기다리며 버티는 전략은 기업의 본원적 대안이 될 수 없다. 바야흐로 경기 침체 상황에서도 수익과 성장의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새로운 관점의 전략이 요구되는 시기에 접어든 것이다.

 

그렇다면 수익과 성장을 동시에 가져다줄 새로운 전략의 핵심 요체는 무엇일까? 에이드리언 슬라이워츠키는수요 창출(Demand Creation)’이라는 키워드를 제시한다. “이미 세상에 존재하고 있던 수요를 확인하고 이에 대응하는(find a need and fill it) 시대는 지났다. 이제는 고객들이 미처 인식하지 못하고 있던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여 제공할 수 있는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수요 창출의 전문가(Demand Creator)에게는 불황이 오히려 성장을 위한 절호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대다수 소비자들은 불황에 대응하기 위해 기본적으로꼭 필요한 곳에만, 가장 비용 효율적 방식으로소비하고자 하는 강한 니즈를 갖고 있다. 따라서 품질 혹은 가격 매력도가 높지 않은그저 그런제품, 혹은딱히 대안이 없어서 마지못해 구매해 왔던 제품등은 자연히 소비자로부터 외면받을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생겨난 공간을 효과적으로 파고들어 고객의 선택을 이끌어 내는 접근이 바로수요 창출이다. 에이드리언 슬라이워츠키는 최근 발간한 저서 <디맨드(Demand)>를 통해 성공적 수요 창출의 6가지 비결을 제시한 바 있다. 과연 이 6가지 비결이 무엇인지에 구체적 사례들을 통해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자.

 

 

 1.수요 창출의 시작은 언제나

고객의 고충(hassle)으로부터

성공적 수요 창출의 첫 번째 비결은고객의 고충(hassle)으로부터 시작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고충이란 기존의 상품 및 서비스로부터 고객이 체험한 각종 시간··에너지 낭비 및 실망 등을 의미한다. 첫 번째 비결 치고는 다소 진부하게 들릴지도 모르겠다. 이미 오래 전부터 대다수 기업들이 목청 높여고객 중심 제품혹은고객 지향형 서비스등의 구호를 외쳐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구호는 어디까지나 구호일 뿐 실제로 고객들의 고충을 심도 깊게 이해하고 이를 해결하는 데 성공한 기업은 그다지 많지 않다.인터넷 기반의 혁신적 사업 모델을 바탕으로 DVD 대여 사업의 본질을 송두리째 뒤바꿔 놓은 넷플릭스(Netflix)의 사례를 살펴보자. 넷플릭스는 한때 미국 전역에 걸친 광범위한 DVD 대여점 체인을 보유하고 있던 거대 기업블록버스터(Blockbuster)’구시대의 퇴물로 전락시킨 기업이다. 흥미롭게도넷플릭스의 아이디어는 창업자 리드 해스팅스(Reed Hastings)가 블록버스터의 서비스를 이용하다 직접 겪은 대단히 불만스런 상황에서 시작됐다. 도대체 무엇이 그를 짜증나게 만들었던 것일까? 다름 아닌연체료였다. 깜빡 잊고 6주 동안 반환하지 못한아폴로 13비디오 테이프에 붙은 연체료는 무려 40달러. 원본 테이프를 사고도 남을 만큼의 큰 금액이었다. 여기에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아내의 불 같은 잔소리까지.

 

그가 겪은 경험 그 자체가 특별한 것은 아니었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이와 유사한 경험을 하지만 대개는 그저 자신의 부주의를 책망하거나 불평 가득한 혼잣말 몇 마디를 늘어놓곤 돌아서서 잊어 버리기 마련이다. 리드 해스팅스는 달랐다. 그는고객을 짜증나게 만드는 연체료를 받지 않고 비디오 대여점을 운영할 수는 없을까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다. ‘만일 고객들에게 제때 쉽고 간편하게 반납할 수 있는 수단을 제시할 수만 있다면 연체가 많이 줄어들지 않을까? 나아가 월 정액 기반의 멤버십 제도를 운영하면서 이전 DVD가 반납된 후에만 새 DVD를 대여할 수 있도록 하면 되지 않을까?’ 리드 해스팅스는 자신의 머릿속에서 폭포수처럼 터져 나온 아이디어들을 하나하나 적어 내려갔고 이 메모 속 내용들은 결국 그를 통해 현실로 이뤄졌다. 금세기 미국에서 가장 급속한 성장을 이뤄낸 기업 중 하나인 넷플릭스는 이렇게 탄생했다. 누구나 무릎을 치며 좋아할 만한 기발한 아이디어임에도 불구하고, 심지어 오랜 시간 동안 DVD 렌털 사업을 해왔던 블록버스터조차 이 같은 사업 기회를 생각해내지 못한 이유가 과연 무엇일까? 바로 고객의 일상 속에 마치 당연한 듯 자리 잡고 있는 수많은고충을 고객의 입장에서 깊이 있게 파고들어 해결하려는 의지와 노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가 등장하는 오늘날에도고객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실제로 그들이 소비하는 것사이에는 커다란 간극이 존재함을 명심해야 한다. 그러한 간극을 발견하는 것이야말로 성공적 수요 창출의 첫걸음이다.

 

2.치명적 매력을 지닌 제품 만들기 (Magnetic)

성공적인 수요 창출의 두 번째 비결은치명적(magnetic)’ 매력을 지닌 제품을 만드는 것이다. 고객들이 가진 고충(hassle)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데 성공했다면 단지 그러한 고충을 적정한 수준에서 해결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도저히 사지 않고는 못 배길 정도로 엄청나게 매혹적인 제품을 개발해야 한다. 이러한 치명적 매력을 지닌 제품들을 관찰해 보면 몇 가지 공통적 특징들이 발견된다.

 

첫째, 제품 자체가 일상의 자연스런 일부가 된다는 점이다. 미국 최대 커피 체인인 스타벅스가 대표적이다. 사람들은단순히 커피 한 잔을 사서 마시기 위해스타벅스에 들르는 것이 아니다. 출근하는 직장인들은 스타벅스 커피와 함께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고 생각한다. 또 다른 이들에게 스타벅스는사교’, ‘휴식’, 혹은문화 생활과 동의어다. 구글 역시 마찬가지다. 영어권 국가에서구글은 이미검색이란 단어를 대체한 지 오래다. 그들에게 구글은 특정 업체가 제공하는 서비스 수준을 넘어인터넷 활동의 일부로 인식되고 있다.

 

둘째, 모든 것을 비교하는 척도 혹은 기준점이 된다는 점이다. 전 세계 어느 휴대폰 업체에서 어떤 신제품이 출시되든 대다수 휴대폰 사용자들은 동일한 질문을 던진다. “그래서 아이폰(i-phone)보다 좋아?” 하이브리드 전기자동차 보유자 혹은 구매 희망자들도 흔들림 없는 비교의 기준을 갖고 있다. 바로 도요타가 만든 전기자동차의 대명사프리우스(Prius)’.

 

셋째, 제품 사용자 간의 유대감을 바탕으로 광범위한 커뮤니티가 형성된다는 점이다. 앞서 설명한 아이폰을 포함한 애플 제품의 사용자들은 자부심 및 우월감을 갖고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커뮤니티 중 하나를 구성하고 있다. 남성적 매력을 극대화한 오토바이의 대명사할리데이비슨(Harley Davidson)’의 오너들 역시 남다른 소속감으로 굳게 뭉쳐진그들만의 리그를 형성하고 있다. 이러한 커뮤니티들은 강력한 구전 효과를 전파하는 효과적 마케팅 채널이기도 하다.

 

에이드리언 슬라이워츠키는치명적매력의 공식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그림 1)

 

M = F × E (M= Magnetic, F=Functionality, E=Emotional appeal) , 탁월한 기능성(F)과 강력한 감성적 어필(E)이 조화를 이룰 때 치명적 매력이 생성된다는 것이다. 이 중에서도 특히 중요한 것이 ‘E’, 즉 감성적 어필이다. 그는단지 기능성(F)만으로는 good, 혹은 잘해야 better 수준을 넘어서기 힘들다. Best가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고객과 긴밀한 감성적 교감을 나눌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최근 국내 기업들이 감성적 요소를 부각시키기 위해 앞다투어 디자인 경쟁력을 강조하고 있는데 단지 디자인 측면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다. 브랜드 아이덴티티, 다양한 접점에서 이뤄지는 고객 경험(user experience), 커뮤니케이션 등을 망라하는 포괄적 접근이 이뤄져야 한다.

 

‘치명적’ 매력을 지닌 제품이 가져다주는 효과는 실로 엄청나다. 올리버와이만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치명적매력으로 무장한 제품들은 경쟁 제품 대비 약 10배 이상의 판매 성과를 달성했다. 고객 만족도 및 충성도 또한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다. 나아가 낮은 광고비, 소규모 영업 인력, 높은 가격 프리미엄, 후속 제품의 성공 가능성 제고 등의 효과를 누릴 수 있게 해준다. ‘수요 창출경쟁의 승자는최초 진입자 (first mover)’가 아니라 ‘치명적 매력의 제품 개발자임을 명심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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