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주의는 양날의 칼

114호 (2012년 10월 Issue 1)

 

 

 

 

 

성과주의는양날의 칼

 

Based on “Performance pressure as a double-edged sword: Enhancing team motivation but undermining the use of team knowledge” by Gardner, H. K. (Administrative Science Quarterly, 2012 vol. 57, no. 1: 1-46)

 

왜 연구했나

성과주의는 90년대 말 이후 국내에 본격적으로 도입되기 시작해 이제 기업은 물론 정부기관, 병원, 학교 등 거의 모든 조직에서 인사 및 평가제도의 기조로 자리잡았다. 그동안 성과주의의 공과에 대한 논쟁이 없지는 않았지만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가 우세했던 것 같다. 예를 들어, 최근 국내 주요 대학들이 아시아 및 세계대학 평가순위에서 괄목할 만한 도약을 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각 대학의 성과평가 강화가 거론되고 있다. 그렇다면 성과주의와 성과압력이 앞으로도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까? 새로운 지식과 창의성이 요구되는 미래의 경영환경에서도 성과주의는 지속적인 효과를 만들어 낼 것인가? 더 이상 추종할 대상이 없어지고 이제 스스로의 역사를 써나가야 할 국내 기업들이 계속 성과압력을 강화해야 할 것인가?

 

무엇을 연구했나

하버드대의 가드너(Heidi K. Gardner) 교수는 집단상황에서 성과압력이 구성원들의 지식공유 및 사용에 미치는 메커니즘을 규명하는 연구를 발표했다. 성과압력이란 우수한 성과를 산출하기 위해서 결과에 대한 책임, 평가와 감독의 강화, 성과와 연동된 보상을 증가시키는 것을 말한다. 여기서 책임의 강조나 평가강화는 구성원의 노력과 업무몰입을 증가시켜서 팀 성과를 향상시킬 것이다. 또한 고성과를 강조하는 성과압력은 업무기획이나 지식조정과 같은 팀 전체의 노력을 유도해 역시 팀 성과를 높일 수 있다. 그러나 성과압력은 팀원들의 위험회피 성향을 증가시켜 상식적이고 손쉬운 특정 유형의 지식만을 공유 및 사용하도록 함으로써 부분 최적화된 성과에 머무르도록 유도할 수도 있다. , 이 연구는 성과압력이 성과향상과 성과저하라는 양면적 효과를 어떻게 동시에 만들어 내는지 알아보고자 했다. 이는 지금까지의 성과주의 관련 연구에서 성과압력이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면이 혼재된 결과를 산출하는 구체적인 이유를 규명하려는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어떻게 연구했나

가드너 교수는 계량적 연구와 질적인 연구를 포함한 복수의 연구방법을 동원해 성과압력과 지식공유/사용에 관한 포괄적인 설명을 시도했다. 먼저, 한 유명 회계법인의 72개 회계감사 팀과 컨설팅 팀을 대상으로 두 차례에 걸쳐 설문을 통한 자료를 수집했다. 특히 연구의 초점은 각 팀원들이 보유하고 있는 일반적 전문성(general expertise)과 영역특수적 전문성(domain-specific expertise)을 두 가지 유형의 지식으로 구분해 측정한 것이다. 일반적 전문성은 공식 교육을 통해 얻은 학위나 자격, 회계법인 근속년수에 따라 자연스럽게 획득된 지식을 말하며 영역특수적 지식이란 특정 고객사와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형성된 보다 전문적이고 복합적인 지식을 의미한다. 가드너 교수는 컨설팅 개시 후 최초 3일 동안에 팀원들의 일반적 전문성과 영역특수적 전문성의 정도를 측정한 다음, 컨설팅 종료 직전 1주일 동안 두 종류의 지식이 어느 정도 사용됐는지를 측정했다. 또한, 동일원천오류를 방지하기 위해 성과압력 정도는 컨설팅 팀을 감독하는 선임파트너로부터, 팀 성과는 고객사의 주요 담당직원을 통해 측정했다. 다음으로, 팀원들이 특정 유형의 지식을 더 사용하게 되는 메커니즘을 밝히기 위해 한 유명 전략컨설팅 회사의 6개 프로젝트 팀을 대상으로 심층 사례연구를 실시했다. 연구자가 모든 팀의 컨설팅 전 과정에 참여하면서 총 81시간 동안 45회의 업무회의를 모두 녹화하고 기록했다. 이를 통해 얻은 팀원들의 회의 중 코멘트, 태도, 제스처 등을 별도로 마련된 기준에 따라 코딩해 지식공유와 사용에 관한 데이터를 구축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계량적 연구와 참여관찰을 통한 사례연구에서 밝혀진 결과는 가드너 교수의 예측과 일치했다. 먼저 성과압력과 팀 성과의 일차적 관계는 예상대로 성과압력이 증가함에 따라 팀 성과도 증가했으며, 이는 업무기획, 사기진작 등 팀 내 조정활동을 통해 매개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런데 성과압력이 두 유형의 지식사용에 미치는 효과에 대해서는 재미있는 결과가 발견됐다. 성과압력이 높아지면 일반적 지식사용은 증가하는 반면 영역특수적 전문지식의 사용은 오히려 감소했다. , 성과압력은 한 종류의 지식사용은 희생시키면서 특정 유형의 지식만을 사용하도록 만든다는 것이 밝혀졌다.마지막으로 성과압력과 두 유형의 지식을 동시에 투입해 팀 성과에 미치는 효과를 살펴본 결과 성과압력과 영역특수적 지식은 여전히 팀 성과를 향상시켰지만 일반적 지식은 아무런 효과를 미치지 못했다. 다시 말해서, 팀 성과가 향상되는 주요 원인은 영역특수적 전문지식이지 일반지식은 아니라는 결과를 얻은 것이다. 그렇다면 성과압력은 왜 구성원들로 하여금 성과향상에 더 유용한 특수지식은 사용하지 않으면서 일반적인 지식만을 사용하도록 할까? 이 메커니즘을 규명하기 위한 심층사례연구 결과 다음 네 가지 요인이 발견됐다. , 성과압력에 직면하면 구성원들은 합의를 이루려는 동기가 증대되며, 공통의 지식에만 초점을 맞추게 되고, 업무완수에 몰입하게 되며, 팀 내 위계에 쉽게 순응하게 됨으로써 위험부담이 있는 영역특수적 지식보다는 안전하고 누구에게나 상식적인 일반지식을 사용하게 된다는 것이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이 연구의 결과는 성과주의나 성과압력이 갖고 있는 양면성을 잘 보여준다. 집단상황에서 사람들이 강한 성과압력을 느끼면 잘 해내야겠다는 동기부여가 증가해 업무에 대한 몰입이 높아지고 팀원 간 업무조정이나 지식공유, 사기진작과 같은 효율적인 팀 프로세스가 구축됨으로써 성과를 향상시킨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성과압력을 느끼면 팀원 누구나 최적의 성과를 만드는 데 필요하다고 느끼는 복합적이고 전문적인 지식을 공유하고 사용하기보다는 각 팀원이 모두 갖고 있고 공식교육이나 회사의 업무 데이터베이스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일반적인 지식을 사용하게 됨으로써 최고의 성과에 못 미치는 그저 그런 성과만을 생산하게 된다는 것이다.심지어 팀원 모두가 다른 팀원이 프로젝트 성공에 유용한 전문적 지식을 갖고 있음을 알고 있더라도 사정은 변하지 않았다. 많은 기업들이 막대한 예산을 들여서 의뢰한 컨설팅 프로젝트가 종료된 후 결국 너무나 상식적인 제안이 담긴 보고서를 손에 들고 실망하게 되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이다. 위협-경직성 이론(threat-rigidity theory)이 말해주듯이 사람들은 위험상황에서는 새로운 시도를 하기보다는 일상적이고 습관화된 과거의 루틴(routine)을 반복하게 된다. 또한, 성과압력을 하나의 위협으로 느끼게 되면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서 참신한 (그러나 불확실한) 시도보다는 누구나 합의할 수 있는 뻔한 대안을 선택하게 된다.

결론적으로, 이 연구는 성과주의가 양날을 가진 칼이라는 것을 보여줬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가 처한 상황에서 어느 쪽 날이 더 중요한가를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기업들이 게임의 규칙이 주어진 상황에서 효율성과 생산성 경쟁을 해야 한다면 구성원의 노력과 몰입수준을 극대화할 수 있는 날을 사용하면 될 것이다. 그러나 이미 일부 국내 기업들이 직면하고 있는 것처럼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게임을 해야 한다면 창의적인 지식생산과 최고의 성과를 방해하는 칼을 써서는 안 될 것이다. 최근 평가순위가 급상승했다는 국내 대학들이 논문의 양적인 면에서는 엄청난 성장을 했지만 세계 학계가 주목할 만한 우수한 논문이 많지 않은 것은 교수들의 능력부족만은 아닐 것이다. 세계 최고의 학술지에 도전한다는 것은 길게는 수년 이상 그저 그런 논문을 포기해야만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최근 성과주의의 본산이라 할 수 있는 북미에서 시장원리에 기초한 성과주의를 포기하고 장기고용과 연공중시, 보상격차의 축소, 집단단위 평가와 자율관리 등을 중심으로 하는 공동체(community)형 인사시스템으로 우수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우연한 일이 아닐 것이다. 무엇이든 지나쳐서 좋은 것은 없기 때문이다. 현재 성과주의 실행과 강화에 골몰해 있는 우리 기업들에는 아직 먼 이야기일 수 있겠지만 성과주의가 아니라면 대안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야말로 앞으로 우리가 궁극적으로 답해야 할 문제가 될 것이다. 지금 성과기준을 몇 % 올릴까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경영자들도 언젠가 이 고차방정식을 어떻게 풀 것인가를 계속 고민해야 한다. 이것이 사람들을 경영하는 행위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정명호 이화여대 경영대학 교수 myhoc@ewha.ac.kr

필자는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다. 삼성경제연구소,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 방문교수 등을 거쳐 현재 이화여대 경영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된 연구분야는 사회적 자본과 사회적 네트워크, 인력다양성 관리, 창의성과 집단성과 등이다.

 

 

 

 

손실회피 성향이 발현되지 않는 상황도 있다

 

Economic Decision Biases and Fundamental Motivations: How Mating and Self-Protection Alter Loss Aversion” by Yexin Jessica Li, Douglas T. Kenrick, Vladas Griskevicius, & Steven L. Neuberg” (2012)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102(3), 550-561.

 

왜 연구했나

사람들의 의사결정은 비합리적인 경우가 대단히 많다. 심지어 무분별해 보이기까지 한다. 가용한 정보를 잘 이용해 의사결정하는 합리적 인간의 모형과는 동떨어진 모습이다. 이는 사람들이 의사결정을 할 때 단순하면서 비이성적으로 보이는 편견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대표 사례가 손실 회피 경향이다. 사람들은 얻는 것보다 잃는 것에 훨씬 민감하다. 합리적인 의사결정자라면 1만 원을 얻는 것과 1만 원을 잃는 것 사이에 아무런 차이가 없어야 한다. 현실은 그 반대다. 1만 원의 손실에 더욱 큰 비중을 둔다. 손실회피 경향은 보유효과(endowment effect)를 통해 잘 나타난다. 사람들은 본인이 보유한 자산에 대해서 더 많은 가치를 부여한다. 매몰비용(sunken cost)의 오류 역시 손실회피 성향의 결과다. 이미 써버려 회수가 불가능함에도 불구하고 그 비용에 연연해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비록 손실 회피 성향이 비이성적으로 보이지만 살아가는 데 효용은 크다. 기회를 놓치는 것보다는 갖고 있는 것을 잃지 않는 것이 대체로 안전하기 때문이다. 특히 자원이 풍부하지 않았던 전통사회에서는 더욱 그렇다. 쌀 한 가마니 더 얻으려다 갖고 있던 쌀 한 말을 잃게 되면 굶주림에 시달려야 한다. 심지어 죽음에 이를 수도 있다. 이런 이유로 손실 회피 편향은 비합리적으로 보여도 실용성은 대단히 높다. 손실회피 편향은 인간이 환경에 적응하면서 발달시킨 적응적 인지작용이라고 할 수 있다. 기존에는 손실회피 성향 같은 의사결정 편향을 대부분의 상황에 적용되는 보편적인 현상이라고 파악했지만 새로운 진화의 관점에서는 손실회피 성향이 삶에 도움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고 본다. 그렇다면 어떤 상황에서 손실회피 성향이 나타나지 않을까?

 

무엇을 연구했나

사람의 마음은 생존과 재생산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형성됐다. 따라서 의사결정에는 하나의 보편적 원리가 작용하지 않는다. 특정 문제를 해결하는 데 유리하도록 작용하는 특정한 의사결정 체계가 있다. 예를 들어 위험을 회피해야 하는 상황과 이성에게 매력적으로 보여야 하는 상황은 각각 다른 특정한 의사결정 체계가 작동한다. 또한 남자와 여자는 상황에 따라 동일한 의사결정 체계가 작동하기도 하고 전혀 다른 체계가 작동하기도 한다. 위험을 회피해야 할 때는 동일한 의사결정 체계가 작동하지만 이성에게 매력적으로 보여야 할 때는 전혀 다른 체계가 작동한다. 위험을 회피해야 할 때는 남성성과 여성성의 차이가 없다. 반면, 이성에게 매력적으로 보여야 할 때는 남성과 여성은 전혀 다른 의사결정 체계를 활용한다. 짝을 찾는 과정에서 남성과 여성의 차이를 설명해주는 이론적 틀이 부모투자(Parental investment)와 성 선택(Sexual selection)이다. 부모투자란 부모가 후속세대의 양육을 위해 자원을 투자하는 현상이다. 남자와 여자 모두 후속세대를 위해 자원을 아낌없이 투자하지만 남자보다는 여자가 후속세대의 투자에 대한 부담이 훨씬 크다. 임신과 양육을 보다 직접적으로 책임져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여성은 남성에 비해 배우자의 선택에 보다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 자원이 풍부해야 하고 한 여인에게만 충실할 상대를 선택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남성은 본인의 능력을 과시해야 하고 다른 경쟁자보다 돋보여야 한다. 따라서 남성에게 배우자를 찾고자 하는 동기가 작동했을 때는 손실을 회피하려고 하기보다는 감내하려는 경향이 더 강하게 나타난다. 예를 들어, 남성은 배우자를 찾고자 하는 동기가 작동했을 때 상품을 구매하거나 튀는 행동을 한다.

 

어떻게 연구했나

미국 애리조나주립대와 미네소타대의 공동연구진은 3차례의 연구를 통해 동기에 따라 손실회피 편향이 언제 나타나고 사라지는지 검증했다. 연구1에서는 배우자를 찾는 동기가 손실회피 편향을 사라지게 하는지 여부를 검증했다. 실험 참가자 170(여성 73)을 두 집단으로 구분했다. 한 집단은 열정적인 사랑을 나누는 장면을 상상하도록 했다. 대조집단은 집안에서 잃어버린 물품을 찾아 기뻐하는 장면을 상상하도록 했다. 손실회피 편향은 투자의향을 묻는 질문으로 측정했다. 본인을 정확히 중간수준(50%)이라고 가정하고 50%에서 하위 40%, 혹은 하위 20%로 탈락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10만 원 중 얼마를 쓸 것인지 물어 손실회피 편향을 측정했다. 반면, 50%에서 상위 60% 혹은 상위 80%로 상승하기 위해 얼마를 투자할 것인지 질문해 이익추구 편향을 측정했다. 연구2는 유사한 방법으로 연구1을 재연했다. 연구3은 배우자를 찾는 동기와 자신을 위험에서 보호하려는 동기가 손실회피 편향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탐구했다. 참가자들이 집에 홀로 남아 있을 때 집 바깥에서 무서운 소리가 나면서 누군가 집안에 침입하는 상황을 상상하도록 해 자기 보호 동기가 작동하도록 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 연구1:남성은 배우자를 찾는 동기가 작동했을 때 대조집단에 비해 손실회피 편향이 나타나지 않고 이익추구 편향이 나타났다. 반면, 여성의 경우 대조집단과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오히려 손실회피 편향이 높게 나타났다.

● 연구2:연구1과 같은 결과가 관측됐다.

● 연구3:배우자를 찾는 동기가 작동했을 때 남성에게 손실회피 편향이 나타나지 않고 이익추구 편향이 나타났다. 반면, 자기보호 동기가 작동했을 때는 남자와 여자 모두 손실회피 편향이 관측됐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손실회피 편향은 꽤 일반적인 현상이지만 사람들이 늘 손실회피 편향을 보이지는 않는다. 상황에 따라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다. 손실회피 편향이 생존과 재생산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유용하지 않은 상황에서는 나타나지 않는다. 대표적 예가 배우자를 찾는 동기가 작동했을 때다. 남성의 경우 배우자를 찾기 위해서는 역량을 과시해야 하기 때문에 손실회피 편향이 나타나지 않는다. 하지만 여성의 경우 배우자를 찾을 때 실수할 경우 치러야 할 대가가 크기 때문에 오히려 배우자를 찾는 동기가 작동하면 손실회피 편향이 강화될 수 있다. 같은 원리로 지위 성취의 동기가 작동했을 때도 손실회피 동기가 희석될 수 있다. 지위를 성취하기 위해서는 위험을 감내해야 하기 때문이다. 동기에 따라 손실회피 편향이 나타나기도 하고 사라지기도 하는 현상은 개인과 조직의 의사결정에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예를 들어 매력적인 이성을 상상하거나 높은 지위에 오르는 상황을 상정함으로써 매몰비용의 오류를 보다 수월하게 극복할 수 있다. 매몰비용은 손실회피 편향의 사례이기 때문이다. 이를 상품광고에도 적용할 수 있다. 고급 의류나 화장품 등 사회적 지위를 과시하거나 이성에게 매력적으로 보이는 데 도움을 주는 상품을 광고할 때 손실회피를 자극할 경우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 특히 남성을 대상으로 한 상품일 때 그렇다.

인간은 가용한 모든 정보를 종합적으로 취합해 최적의 의사결정을 내리지 않는다. 단순하면서도 비이성적인 편견에 의존한다. 언뜻 무모해 보이지만 생존과 재생산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유용하다. 신속하고도 안전하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손실회피 편향이 대표적이다. 손실회피 편향은 작동하는 동기에 따라 강화되기도 하고 사라지기도 한다. 어떤 경우에는 반대 편향인 이익추구 편향이 나타나기도 한다. 의사결정의 편향이 나타나는 상황을 이해하고 활용하면 보다 바람직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

 

 

 

안도현 성균관대 인터랙션사이언스연구소 선임연구원

필자는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Colorado State University에서 커뮤니케이션 전공 석사, University of Alabama에서 커뮤니케이션 전공 박사 학위를 받았다. 박사 논문 주제는 슬픔과 즐거움의 심리다. 주 연구 분야는 미디어 사용이 인지역량, 정신건강 및 설득에 미치는 영향이다. 성균관대 인터랙션사이언스학과에서 선임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불확실한 경제상황, 재무적 유연성은 필수다

 

Based on “The real effects of financial constraints: Evidence from a financial crisis” by Murillo Campello, John R. Graham, Campbell R. Harvey (Journal of Financial Economics 97 (2010) p.470-487)

 

연구배경 및 방법

유동성과 같은 재무적 유연성이 회사의 각종 재무 및 지출 정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했다. 특히 금융위기 상황에 주목했다. 기존에 수행된 연구들은 회사가 처한 재무적 제약을 측정할 때 회사 규모, 배당금 지급 방식, 신용평가 등 회사의 회계장부상 정보를 이용했다. 그에 반해 이 연구는 CFO들에게 그들의 회사가 재무적 제약에 처해 있는지, 그리고 향후 계획은 어떤지 직접 물어봤다. 설문 대상은 1050명의 CFO들이며 지역은 미국, 유럽, 아시아 등 39개 국이다.

 

결과는 무엇인가

2008년도 경제위기 상황에서 유동성 등 재무적 제약이 심한 회사일수록 다음과 같은 행동을 보인다.

- 회사 지출 정책

기술 투자, 자본 지출, 마케팅, 배당금에 대한 지출을 크게 줄였다. 임직원의 숫자도 대폭 줄였다. 이는 유동성 등 재무적 제약이 기업의 경쟁력을 크게 훼손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고용 불안 등과도 연계될 수 있음을 보인다.

<그림1>은 미국 회사들의 지출 계획 변화를 보여준다. 설문은 2008년도 4분기에 진행됐는데 지난 1년간 계획된 지출 변화가 %로 나와 있다. 위 그림에서 보듯 재무적 제약에 처해 있는 회사들과 그렇지 않은 회사들 간에는 향후 지출에 대한 계획이 상당히 다른 것이 확인된다. 2008년 리먼 사태 이후 재무적 제약에 처해 있는 회사들은 그렇지 않은 회사들보다 기술, 자본, 마케팅, 임직원 숫자, 현금 보유, 배당 등 모든 영역에서 축소할 계획을 갖고 있음을 볼 수 있다.

 

 

- 유동성 관리

재무적 제약에 처해 있는 회사일수록 현금을 더욱 빠른 속도로 사용하고 은행과의 신용한도 계약을 통해 현금을 적극 조달하려고 한다. 이는 은행이 향후 신용한도 계약을 축소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현금을 미리 확보해두려는 전략적 행동으로 볼 수 있다.

- 투자의사결정

유동성 제약에 처해 있는 회사일수록 매력적인 투자기회를 취소하거나 연기, 중단하려고 한다. 또한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자산을 처분(음의 투자)하려고 한다. 이는 유동성 제약과 결합된 금융위기가 실물자산 시장에 어떤 경로로 충격을 줄 수 있는지를 시사한다. 아울러 기업의 유동성이 경제 성장 동력을 어떻게 파괴할 수 있는지도 명백하게 보여준다.

 

시사점은 무엇인가

일단 투자자들의 의사결정에 도움을 준다. 첫째, 금융위기 상황에서 기업들이 어떻게 행동할지 예측하거나 배울 수 있다. 둘째, 금융위기 때 단기 또는 장기적으로 어떤 기업에 투자해야 할지 시사점을 준다.

또한 정책 개발자들에게도 유용한 결과를 보여준다. 기업이 유동성에 제약을 받는 상황이 고용시장, 실물자산시장, 기업 경쟁력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파악할 수 있다. 이러한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금융위기 때 정책 당국은 적절한 대책으로 신용 경색을 막아야 한다. 기업에 유동성을 공급해서 실물 경제에 대한 충격을 줄이고 기업 경쟁력이 훼손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위기일수록 과감하게 투자하라는 조언은 일리가 있다. 하지만 적절한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는 자본시장이나 정책이 없다면 무의미하다.

한편 재무적 유연성은 전략적으로 중요한 역량이라는 것도 알 수 있다. 특히 금융위기처럼 불확실성이 큰 상황일수록 재무적 유연성은 기업의 경쟁우위를 결정하고 그 지속가능성에도 영향을 미친다. 기업들은 경제위기 등 미래의 불확실성이 클수록 적극적으로 재무적 유연성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강형구 한양대 경영대학 파이낸스 경영학과 교수

필자는 현재 한양대 경영대학 파이낸스 경영학과의 학과장이며 재무금융 대학원의 주임교수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버지니아주립대에서 경제학 박사 과정을 수료했으며 듀크대 푸쿠아 경영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공군장교 근무 후 리먼브러더스 아시아본부 퀀트전략팀, 삼성자산운용, 국제통화기금, 액센츄어 등에서 재무와 금융에 대한 교육 및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이화여대에서 교수로 근무했다. 현재 하버드대 Edmond J. Safra Center for Ethics의 리서치 펠로이기도 하다. 주 연구 분야는 비기술적 혁신, 자원배분과 전략에 대한 프로세스, 행동재무 등이다.

 

 

 

 

격변하는 세상‘즉흥적 역량키워야

 

Based on “The ‘Third Hand’: IT-enabled competitive advantage in turbulence through improvisational capabilities” by Paul Pavlou & Omar El Sawy, (Information Systems Research, Vol 21. No 3., 2010)

 

 

 

왜 연구했나

격변하는 경영환경에 기업이 재빠르게 적응하는 것은 기업의 성공뿐만 아니라 생존을 위해서 매우 중요하다. 기업이 환경에 맞춰서 스스로를 바꾸는 능력을 과거에는 민첩성(agility) 혹은 동태적 역량(dynamic capability)이라는 이름으로 연구해 왔다. 그런데 요즘은 환경 변화의 속도가 너무 빠르고 급작스러워서 일반적인 대처능력의 범위를 벗어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러한 경우에서는 동태적 역량보다 더 빠르고 더 근본적인 대처 능력을 필요로 하는데이러한 능력은 어떤 것이며 이런 능력은 기업의 경쟁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하는 의문을 가질 수 있다. 이 논문에서는 이와 같은 질문에 대한 답을 제시해 준다. 급격한 환경변화에 대한 대처 능력을 즉흥적 역량(improvisational capability)이라 부르며 이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와 함께 이 역량이 기업의 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있다.

 

무엇을 연구했나

기업을 둘러싼 환경의 변화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있다. 경영환경의 변화는 물결(wave) 형태로 진행되는 것도 있고 폭풍우(storm) 형태로 진행되는 것도 있다. 물결은 반복적이고 진행 속도가 상대적으로 늦어서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한 변화다. 인터넷이 시장과 경영에 큰 변화를 가져왔고, 곧 이어서 스마트폰이 또 다른 큰 변화를 가져오는 것 등이 여기에 속한다. 이에 비해 폭풍우 형태는 급작스럽고 진행 속도가 매우 빠른 형태의 변화를 말한다. 아시아 외환위기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이 대표적인 예다.

동태적 역량(dynamic capability)은 환경변화에 맞춰 기업의 조직과 인력 등의 자원을 재배치해 제품과 서비스를 변경하는 것을 말한다. 동태적 역량은 환경변화의 속도가 비교적 느리고 예측 가능한 경우에 기업의 경쟁력과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증명이 됐다. 그러나 급격한 환경의 변화에서는 이것으로 충분하지 않을 수 있으며, 특히 동태적 역량은 변화에 대한 사전적 계획이 동반되는 경우가 보통이기 때문에 변화의 속도가 극도로 빠른 폭풍우 형태의 환경 변화하에서는 계획할 시간이 없어서 무용지물이 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빠르게 변하는 환경변화에서는 사전적 계획이 필요 없고 전혀 새로운 사건에 대처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능력은급격히 발생하는 예상치 못한 변화에 즉시 대응해 자원의 재배치를 하는 능력이며 이를 즉흥적 역량(improvisational capability)이라고 부를 수 있다.

즉흥적 역량은 특히 급격하고 새로운 사건으로 인해 과거의 경험이나 지침이 소용이 없고 빠른 대응이 필요한 경우에 요구되는 역량이다. 여기에서 한 가지 주목해야 할 것은 즉흥적 역량은 우연적이거나 일회성 능력이 아니라 반복적이고 경험이나 훈련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능력이라는 것이다. 즉흥적 역량이 대응해야 하는 특정 사건은 새롭고 일회적이지만 이에 대처하는 즉흥적 역량은 반복적으로 발휘될 수 있고 즉흥적 역량을 보유한 기업은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더 우월한 대응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들은 기업의 평상시의 관리능력을 말하는 운영 역량(operational capability)과 변화에 대응하는 동태적 역량을 기업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두 개의 손으로 보고 즉흥적 역량을3의 손(third hand)’이라고 부른다.

이 논문에서는 기업의 즉흥적 역량과 이에 관련된 변수들을 분석하고 있다. 우선 급변하는 환경에서 기업이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IT의 활용이 중요하기 때문에 기업의 IT 활용 능력을 측정하고 이것이 기업의 동태적 역량과 즉흥적 역량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연구했다. 그리고 이 두 가지 대응 능력이 기업의 운영 능력과 더 나아가서 경쟁 우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있다. 또한 이들 변수 간의 관계가 급격한 환경변화하에서와 보통의 환경변화하에서 어떻게 다른지를 연구했다. 이를 위해서 미국회사의 신제품 개발(new product development·NPD) 분야에서 일하는 경영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통해 자료를 수집해서 분석을 하고 있다. 두 차례에 걸쳐서 총 180명의 신제품 개발 담당자들이 응답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우선 이 논문에서는 동태적 역량과 즉흥적 역량에 대한 구분과 비교를 하고 있다. 중요한 점을 간추려 보면 < 1>과 같다.

즉흥적 역량은 각 기업이 노력과 훈련을 통해서 개선시킬 수 있다. 우선 1) 즉흥적 역량이 있는 다른 기업의 활동을 관찰해 학습하고 2) 자신의 즉흥적 역량을 기르기 위한 절차를 만들고 3) 반복적인 훈련과 실행을 통해 즉흥적 역량을 향상시킬 수 있다. 예를 들어, 소방관들은 화재 진압을 반복함에 따라 화재진압 능력이 향상된다. 각 화재는 다르고 화재진압의 일률적인 규칙을 만들 수는 없지만 화재진압을 실행하면서 대응하는 능력이 길러진다. 기업에서도 즉흥적 의사결정과 대응을 시도하면서 이런 능력이 길러지는 것이 보통이다. 어떤 기업(www.thegroop.com)은 이를 위해 즉흥적 역량을 기르기 위한 공식적인 절차를 정의하고 실행하기도 한다.

자료 분석결과 동태적 역량과 즉흥적 역량은 분명하게 서로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둘 사이의 낮은 상관관계는 동태적 역량이 있는 회사가 반드시 즉흥적 역량이 있지는 않음을 보여준다.

앞에서 말했듯이 즉흥적 역량에는 IT의 활용이 중요한데 활용하는 IT의 종류는 아래와 같이 세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Project and Resource Management Systems(PRMS): 자원 배분과 업무관리에 관련된 툴

-Organizational Memory Systems(OMS): 지식을 문서화해서 저장하고 추출하는 기능과 지식의 획득, 이전, 변환, 적용에 관련된 툴

-Cooperative Work Systems (CWS): 업무 파트너와의 정보교환, 의견조정에 관련된 기능으로 실시간 커뮤니케이션, 팀 협업 지원 툴

전체적인 분석결과는 기업의 즉흥적 역량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해당 기업의 PRMS CWS의 활용능력이고 OMS의 영향력은 유의미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또한 환경의 변화가 심할수록 이들 두 가지 시스템의 활용 정도가 즉흥적 역량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분석결과는 기업의 성과는 전반적으로 해당 기업의 운영능력에 영향을 받고 운영능력은 그 기업의 동태적 역량과 즉흥적 역량에 동시에 영향을 받고 있음을 보여준다. 여기서 이 연구의 핵심적인 발견은 환경 변화의 정도에 따라 즉흥적 역량과 동태적 역량의 중요성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변화의 정도가 중간인 경우에는 동태적 역량의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더 크지만 변화의 정도가 높아질수록 즉흥적 역량의 중요성이 뚜렷하게 커지고 동태적 역량의 중요성은 작아짐을 발견했다. , 상대적으로 안정적이고 물결 형태의 변화가 주를 이루는 환경에서는 동태적 역량이 중요하지만 변화가 심해서 폭풍우 형태의 변화가 많은 환경에서는 동태적 열량은 별 쓸모가 없고 대신에 즉흥적 역량이 중요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이 연구는 동태적 역량과 즉흥적 역량을 구분하고 이들이 서로 다른 역할을 함을 보여주었다. 또한, 환경 변화의 특성에 따라 이 두 가지 능력의 중요성이 달라짐을 보여주었다. 또한 IT가 이 두 가지 능력 배양에 도움을 줄 수 있고 IT 중에서도 자원배분/업무관리에 관련된 시스템과 커뮤니케이션/정보교환/의견조정에 관련된 시스템이 이 두 가지 능력 배양에 중요함을 보여주었다.

많은 경영자들이 변화하는 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고 말하지만 실제로 자신의 회사에 필요한 것이 어떤 종류의 대응 능력인지 좀 더 구체적으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자신의 회사가 처한 환경을 분석해보고 필요한 것이 동태적 역량인지, 아니면 즉흥적 역량인지를 판단해 봐야 할 것이다.변화가 빠르지만 비교적 예측 가능한 환경에서는 동태적 역량이 더 중요하지만 변화가 매우 빠르고 예측하지 못한 사건들이 많은 환경에서는 즉흥적 역량이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만일 자신의 회사에서 즉흥적 역량이 중요하다고 판단이 되면 이를 배양하기 위한 노력과 훈련을 통해서 이 능력을 개선시킬 수도 있음을 이 연구가 보여주고 있다.

 

 

 

 

임 일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 il.im@yonsei.ac.kr

필자는 서울대에서 경영학 학사와 석사를 받은 후 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에서 정보시스템 분야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New Jersey Institute of Technology 교수를 거쳐 2005년부터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로 있다. 주요 관심 분야는 정보기술의 사용과 영향, 개인화, 추천시스템 등이다.

 

 

 

레퍼런스 프로그램, 참여고객을 친구로 만든다

 

Based on “The Strategic Impact of References in Business Markets” by David Godes (2012, Marketing Science 31 (2) pp. 257-276)

 

왜 연구했나?

산업재 시장은 소비재 시장과는 달리 혁신적인 신제품이 출현하거나 신기술이 소개됐을 때 제품을 시험적으로 구매하기 어렵다. 또 공급자가 환불정책(money-back guarantee) 등을 통해 고객들의 위험을 제거해 주기도 어렵다. 따라서 많은 산업재 고객들은 제품 구매 의사결정에 있어 먼저 해당 제품을 사용해본 다른 고객들의 추천이나 구전을 참고함으로써 위험을 낮추고 있으며 최근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사회적 네트워크는 이러한 행태를 더욱 뚜렷하게 만들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산업재 제품을 공급하는 기업들은 조기 구매고객들의 구전을 어떻게 관리하는가가 신제품의 성공적인 시장 침투에 대단히 중요한 것이다. , 신제품 출시에 있어 레퍼런스 관리 (reference management)가 요구되는 것이고 실제로 IBM, 오라클, 히타치 등 많은 산업재 기업들이 레퍼런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산업재 마케팅에서 레퍼런스 프로그램이 가지는 전략적 의미를 분석함으로써 바람직한 레퍼런스 프로그램을 설계할 수 있는 이론적 기초를 제공하려 했다.

 

무엇을 연구했나?

매릴랜드대의 데이비드 고즈 교수는 산업재 시장에서 공급자들이언제그리고이러한 레퍼런스 프로그램을 시행해야 하는지에 대해 분석했다. 과연 레퍼런스 프로그램을 실행하는 것이 수익극대화 목적을 가진 공급자 입장에서 선택해야 할 전략적 대안인지, 그리고 어떤 메커니즘이 그러한 전략적 대안의 선택을 합리화할 수 있는지 탐구했다. 또한, 이러한 프로그램이 레퍼런스 고객으로 선정된 조기 구매고객과 이들로부터 나오는 구전을 참고해 구매하는 후속 구매고객에게 어떠한 의미를 가지는지에 대해서도 분석했다. 특히, 어떠한 동인에 의해 조기 구매고객들이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하고서라도 레퍼런스 고객으로 참여하려 하고 진실된 구전을 생성하는가에 대한 설명을 제공하고자 했다. 분석에 있어 저자는 산업재 시장에서 고객들 간에 경쟁이 존재할 수도 있다는 사실과 고객별로 차별화된 가격을 제시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것을 중요한 조건으로 고려했다.

 

어떻게 연구했나?

본 연구는 실증자료를 분석해 결과를 도출한 것이 아니라 연구 주제를 분석할 수 있는 수리적 모형을 구성하고 이를 게임이론에 입각해 분석함으로써 이론적 결론을 이끌어냈다. 분석 모형에 사용된 중요한 가정들은 다음과 같다.

● 시장:혁신적인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산업재 시장에서 독점시장, 혹은 한 기업이 기술적으로 우세한 복점시장.

● 신제품:신제품의 성공가능성에 대해서는 불확실성이 존재. , 공급자도 소비자도 신제품의 성공가능성에 대해서는 사전적으로 완벽히 알 수 없음.

● 소비자:소비자 간 경쟁에 노출되어 있으며 만약 경쟁자보다 신제품을 빨리 구매해 이를 성공적으로 소비재 시장에 적용할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더 큰 수익을 올릴 수 있음.

● 공급자:신제품을 모든 소비자에게 동시에 제공할 수도 있고 일부에게만 먼저 제공한 후 레퍼런스 프로그램1 을 통해 순차적으로 판매할 수도 있음. 이때 가격은 고객별로 다르게 설정할 수 있음.

저자는 이상의 가정들을 바탕으로 구성된 모형들의 경제학적 분석을 통해 레퍼런스 프로그램이 공급자와 소비자에게 어떤 전략적 의미를 가지는지에 대한 이론적 결론을 이끌어냈다.

 

 

 

 

 

무엇을 발견했나?

본 연구에서 저자는 게임이론을 활용한 분석을 통해 다음과 같은 이론적 함의들을 도출했다.

● 레퍼런스 고객이 일정 기간 동안 신제품의 실질적인 독점적 사용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는 한 공급자는 레퍼런스 프로그램을 실행하는 전략을 통해 더 높은 수익을 실현할 수 있음. 이는 신제품의 기술적 수준과 무관함.

● 레퍼런스 프로그램은 구전을 통해 잠재 고객의 위험을 제거해 줌으로써 구매의향과 지불의향을 높여줄 뿐만 아니라 레퍼런스 고객의 지불의향도 높여줌. 이는 크게 두 가지 메커니즘에 의해 달성되는데 첫째, 레퍼런스 프로그램은 공급자가 레퍼런스 고객에게 일정 기간 독점적 사용을 허락한다는 시그널과 같은 역할을 함. 둘째, 만약 정보의 불균형으로 인해 소비자가 공급자에 비해 신제품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 더욱 불확실하게 판단하고 있는 경우 레퍼런스 프로그램은 해당 신제품의 품질이 높다는 시그널로 작동함.

● 레퍼런스 고객이 신제품의 품질에 대해 공급자에게 피드백을 제공할 경우에는 고객들의 위험회피 정도에 대한 조건에 관계없이 레퍼런스 프로그램을 실행하는 것이 공급자에게 우월한 전략적 대안임.

● 소비자들 간의 경쟁이 치열할수록 레퍼런스 프로그램 실행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공급자의 이익은 높아지지만 한 레퍼런스 고객을 오래 유지하는 것은 어려움.

 

연구 결과의 교훈은?

산업재 시장에서 기술혁신을 기반으로 경쟁하는 경우 소비자들이 가지고 있는 불확실성 해소에 다른 소비자들의 구전이 미치는 영향은 지대하다. 흔히 우리는 구전을 새로운 기술이나 제품의 확산을 빠르게 도와주는 메커니즘으로 이해하고 있다. 하지만 이 연구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구전 프로그램 실행에 대한 공급자의 약속이 확산의 속도를 어느 정도 느리게 하겠다는 시그널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레퍼런스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고객들에게 일정 기간 동안 독점적 사용을 허락하는 대신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할 의향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공급자의 약속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따라서 많은 산업재 공급자들이 시행하고 있는 레퍼런스 프로그램은 그 전략적 의의가 있다고 할 것이며 소비재 시장에서도 소비자 간의 경쟁이 존재하는 경우에는 비슷한 현상이 발견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남보다 먼저 구매하는 것이 사회적 가치를 가질 수 있는 패션 산업이나 엔터테인먼트 산업 등에서친구 추천등과 같은 마케팅 정책은 후속 구매자뿐만 아니라 얼리어답터의 구매 의향을 높이는 역할 또한 수행할 수 있다. 신제품의 독점 사용권 부여에 대한 법적, 산업구조적 제약이 많은 상황에서 레퍼런스 프로그램을 통해 초기고객과 후속고객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다는 이론적 근거를 제공한 연구라고 할 것이다.

 

 

 

유시진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 shijinyoo@korea.ac.kr

필자는 서울대 경영학과에서 학사 및 석사 학위를, 미국 UCLA대에서 마케팅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싱가포르 Singapore Management University에서 조교수를 지냈다.

 

 

기술경험 축적은 타기업교류에도 힘이 된다

 

Technological development at the boundaries of the firm: A knowledge-based examination in drug development”, by Jeffrey T. Macher and Christopher Boerner, Strategic Management Journal, 2012, 33, pp.1016-1036.

 

왜 연구했나?

신기술 개발은 산업의 종류를 막론하고 기업의 성패와 생존이 달린 문제다. 빠른 신기술 개발과 이를 통한 시장선점은 선발기업으로서의 이점(first-mover advantage)을 부여하고, 요소자원을 선취하며, 소비자에게 전환비용(switching costs)을 발생시켜 확고한 경쟁우위를 유지하는 데 무엇보다 중요한 전략이 아닐 수 없다. 제약 산업의 경우 불과 6개월 차를 두고 출시된 유사한 의약품에서도 이 같은 시장선점의 효과가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됐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경쟁사들보다 먼저 개발하고 시장에 자사의 신기술이나 제품을 먼저 출시할 수 있을까? 또 오로지 내부 역량에 의존한 개발과 타사와의 협력을 통한 개발 중 어느 방법이 효율적일까? Macher Boerner는 신기술 개발의 구조적인 성격과 이와 관련된 자신들의 경험수준을 정확히 파악해 이에 적합한 기술개발의 수행방식을 결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무엇을 연구했나?

Macher Boerner는 지식기반관점 (Knowledge-Based View·KBV)을 이들 주장의 이론적 근거로서 삼았다. KBV는 기업을 지식의 집합체로 간주한다. 기업의 전략적 선택이나 성과는 기업이 지식을 어떻게 더 활성화하고, 지식창출활동을 습관화하며, 기업전체의 문제해결 능력을 증가시키는가에 따라 결정된다고 보고 있다. 이러한 이론적 관점에 따르면 기술개발의 주목적은 기업 내부에 존재하지 않는 가치 있는 지식창출에 있다. 또 지식창출에 요구되는 문제의 구조, 기술개발 경험, 기술개발의 속도에 따라 적절한 수행방식을 선택할 경우에 최상의 기술개발성과를 이끌어 낼 수 있다고 전제한다.

KBV에서는 대체로 지식창출의 적절한 방식으로 내부적 개발(자체개발)의 장점에 많은 무게를 두고 있다. 지식창출에는 아무래도 설명하기 힘든 암묵적 지식의 빈번한 교환, 특수하고 전문적인 업무의 일상화 혹은 내재화, 그리고 이를 습득한 지식주체 간의 원활한 상호작용이 중요한데 타 기업과 이를 수행하는 것보다 내부적 또는 기업 독자적으로 수행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Macher Boerner KBV의 지식창출에만 초점을 둔 수행방식 결정은 기업수준의 기술개발 경험과 기업 간 지식이전을 통한 지식창출의 장점을 간과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어떻게 연구했나?

Macher Boerner에 따르면 기술개발은 문제해결의 과정이다. 그 문제해결구조가 비교적 명확한 구조를 띠고 있느냐, 혹은 복잡하게 얽혀 있는 구조를 띠고 있느냐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바탕으로 수행방식을 결정해야 한다. 동시에 기업의 관련 기술 개발경험의 유무 역시 주요한 변수로 작용하므로 이 두 가지 요소의 상호작용을 고려해야 한다.

이 같은 주장을 바탕으로 Macher Boerner는 문제해결의 기본구조가 기업이 보유한 지식 집합체(Knowledge Set)와 매우 복잡하게 엮여 있는 까다로운 구조(Ill-Structure)인 경우에는 외부보다는 내부적으로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더 용이하다는 가설을 세웠다. 이를 풀기 위한 정보도 충분치 않을뿐더러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높은 수준의 통제와 의견충돌을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은 구체적으로 설명하거나 표현하기 어려운 암묵적 지식과 경험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이러한 활동은 기업 단독(내부적)으로 수행하는 것이 더 원활하다.

한편 관련 과거 기술개발 경험이 풍부한 기업들의 경우 두 저자들은 판단을 유보하고 있다. 관련 기술개발 경험이 있으므로 내부적 방식도 문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하는 데 좋을 수 있지만 외부화 방식(전략적 제휴, 아웃소싱 등) 역시 과거 유사경험을 바탕으로 타 기업과의 지식, 경험 공유, 습득이 가능하므로 우열을 가리기가 쉽지 않다.

Macher Boerner는 이 같은 가설을 바탕으로 미국의 제약개발 프로젝트 정보를 제공하는 다수의 DB를 활용해 1981년부터 1995년까지 미국에 등록된 제약개발 프로젝트를 연구대상으로 32개 회사의 82개 의약품을 분석대상으로 삼았다. 종속변수를 내부적 개발, 외부적 개발로 이분화해 로짓분석을 적용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분석결과 과거 유사한 기술개발경험은 기술개발의 추진방식이나 성과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까다로운 구조의 문제해결구조를 띤 프로젝트는 내부화 방식을 통해 추진하는 것이 효과도 좋고 출시기간 역시 단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과거의 유사한 기술개발 경험은 추진방식을 선택하는 데 있어서 폭넓은 전략적 가능성을 제공하고 있다.

 

어떤 교훈을 주나?

Macher Boerner의 연구는 어찌 보면 당연한, 그러나 간과하기 쉬운 이치를 우리에게 다시금 각인시키고 있다. 어떠한 첨단기업도 경쟁업체보다 먼저 신기술을 시장에 성공적으로 출시하지 못하면 살아남기 어렵다. 그러나 이를 어떻게 실천할 것인가가 모든 기업의 고민거리일 것이다. 논문에서 제시했듯이 무엇보다 일상적으로 관련 기술에 관한 다양한 경험 축적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축적된 기술과 경험은 독자개발은 물론이고 타 기업과의 지식교환, 상호 학습연구, 기회 발견 및 시장모니터링을 통한 기회포착 등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더 많이 폭넓게 연구하고 기술 개발경험을 쌓는 것이 결국 시장에서 승리하는 가장 기본적인 요건임을 본 논문은 보여주고 있다.

 

 

 

류주한 한양대 국제학부 교수 jhryoo@hanyang.ac.kr

필자는 미국 뉴욕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런던대에서 석사(국제경영학), 런던정경대에서 박사(경영전략) 학위를 각각 취득했다. United M&A, 삼성전자, 외교통상부에서 해외 M&A 및 투자유치, 해외직접투자실무 및 IR, 정책홍보 등의 업무를 수행한 바 있으며 국내외 학술저널 등에 기술벤처, 해외진출전략, 전략적 제휴, PMI 관련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326호 The Rise of Resale 2021년 08월 Issue 1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