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비브라운

102호 (2012년 4월 Issue 1)



바비 브라운눈앞의 문이 닫혀 있다면 뒷문이라도 찾아라

바비 브라운은 능동적인 이미지와 자기 정체성이 뚜렷하게 전해지는 여성 경영자다.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일하던 그녀는 기존 색조 화장품들이 마음에 들지 않자 자신의 이름을 딴 회사를 만들어 직접 화장품 제조에 나섰다. 그녀가 만든 화장품은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표현력을 인정받아 전 세계적으로 사랑을 받았고 그녀는 곧 유명 인사가 됐다. 그녀가 삶을 대하는 태도를 대변하는 말이뒷문이다. 반드시 들어가야 할 곳의 문이 닫혀 있는 상황이라면 뒷문이라도 찾아서 반드시 들어가라는 뜻이다. 문이 열리길 기다리고 있다간 기회를 놓치기 때문이다.

 

많은 리더들이 찾는 인재상도 이런 태도를 지닌 사람이다. 눈앞에 장애물이 나타나면 되돌아와서 상황보고를 하는 것이 아니라 장애물을 어떻게 처리하고 과제 해결을 했는지 결과보고를 해 주는 사람과 일하고 싶어 한다. 능동적인 인재들은 어떤 상황에서도 해결 중심의 사고를 한다. 이들은모든 문제는 답을 내포하고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숨겨진 답을 찾는 데 초점을 맞춘다. 때때로 문제를 열심히 탐구하다 보면 오히려 답이 없는 것 같은 암담함과 마주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때 반드시 답이 있을 것이라고 믿고 찾으면 어딘가 열려 있는 뒷문을 발견하게 된다. 2000년대 중반 세계 각국에서 출범한 브랜드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일 때 바비 브라운은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는 영역에서 신제품을 개발해 공전의 히트를 쳤다.

 

경영자로서 크게 성공한 그녀는 인생의 중요한 순간에 또 한번 새로운 뒷문 찾기에 성공했다. 사업이 번창하면서 그녀를 원하는 곳이 많아졌는데 가정을 중시하는 그녀에게는 회사의 성장이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그녀는 무리하게 책임을 떠안는 대신에 회사를 매각해 돌파구를 마련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자신의 소신대로 가정을 잘 지킬 수 있는 선택을 한 것이다. 애정을 갖고 있던 제품 개발은 직접 맡고 판매·마케팅에서는 손을 떼면서 제품의 브랜드와 개인의 브랜드 가치를 잘 유지해 나가는 것도 잊지 않았다.

 

스콧 맥닐리파워포인트 꾸미는 데 시간을 낭비하지 마라

20년 넘게 선마이크로시스템을 경영했던 스콧 맥닐리는 자존심이 강하고 자기주장을 분명히 하는 사람이다. 쾌활하고 친절하게 대인관계를 잘할 수 있는 사람이지만 뜻을 같이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거침없이 독설을 퍼붓는 직설적인 면도 있다. 재임 중에 그는 파워포인트 사용 금지령을 내렸다. 화려하고 보기 좋은 프레젠테이션을 싫어한 것이 아니라 그런 보고서를 만드는 데 소요되는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차라리 그 시간을 더욱 알차고 창의적인 내용을 준비하는 데 투자하라는 주문이었다. 평소 마이크로소프트를 경쟁자로 의식한 배경도 있었겠지만 분명 일리가 있는 주문이라고 생각한다.

 

혹자는 국내 경쟁 관계에 있는 두 기업의 기본적인 경쟁력 차이를 보고 형식의 차이에서 찾기도 한다. 한 기업은 형식보다는 정보 전달, 내용에 중심을 두고 서술 방식으로 간단히 보고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반면, 또 다른 기업은 제대로 형식을 갖춘 화려한 파워포인트 보고서를 선호한다. 앞의 기업은 내용 중심이다 보니 보고서 작성에 시간 투자가 적은 데 비해 다른 기업은 눈에 띄게 멋있게 꾸미느라 상당한 시간을 투자한다. 워낙 일이 많고 바쁘다 보니 보고서 작성할 시간이 없어서 불가피한 경우 외엔 보고를 임의로 생략하는 경우도 있다니 그 고충이 짐작이 된다.

 

형식은 내용을 담는 그릇이라고 볼 수 있으니 이왕이면 멋있게 눈길을 끄는 보고서가 프레젠테이션의 효과를 증대시킬 수 있다. 그러나 내용이 아닌 형식을 꾸미느라 필요 이상의 시간을 소모해야 된다면 재고의 여지가 있어 보인다. 심지어 화려한 파워포인트 실력이 실제 업무 실력을 과대 포장하는 면이 있다는 비판은 귀담아 들어야 할 의견인 것 같다.

 

어떤 조직에서든 제때 필요한 보고를 해주는 부하 직원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구두 혹은 간략한 메모로 핵심 정보만 제공하도록 허용받는다면 상하 간 커뮤니케이션은 보다 빈번하고 원활해 질 것이다. 조직 내 정보 흐름이나 소통에 문제가 발견됐다면 혹시 보고 형식이 걸림돌은 아닌지 검토해볼 만하다.

 

 

 

조선경 딜로이트컨설팅 리더십코칭센터장 sunkcho@deloitte.com

필자는 국제 비즈니스코치와 마스터코치 자격을 갖고 있으며, 2002년 국내 최초로 임원 코칭을 시작했다. 이후 지금까지 600명이 넘는 최고경영자(CEO)와 임원들을 코칭했다. 현재 딜로이트컨설팅에서 리더십코칭센터장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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