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L&C의 합리화 작업은 가장 기본부터 시작됐다. 기존에는 ‘Sales = Cost + Profit’이라는 등식으로 영업했다. 즉, 매출이 증가하면 이익이 증가한다는 생각이었다. 매출이 증가하면서 매출 채권이나 재고 자산, 지급 어음 등 운전 자본(working capital)이 늘어나는 건 불가피하다는 전제가 깔려 있었다. 그러나 수익성 확보가 중요한 과제였기 때문에 이러한 비즈니스 마인드를 바꾸는 게 시급했다. 즉, 이익 창출에 우선을 두고, 기존의 등식을 ‘Profit = Sales – Cost’로 바꿨다. 매출이 아닌 목표이익을 먼저 정해 놓고,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이른바 ‘유효 매출’을 늘리는 동시에 비용을 줄이기로 했다. 예전에는 판매가 우선이었기 때문에 가격이나 판매량부터 먼저 생각했지만, 이제는 그 기준을 이익으로 바꿨다. 이처럼 성장 아니면 죽음을 선택하는 합리화 과정에서는 비즈니스 마인드를 바꾸는 것이 무엇보다도 선행되어야 한다.
Vol.70 p.80 [“매출도 시설도 포화… 이젠 팔수록 손해?” 과감히 버렸다, 화려하게 부활했다] 김유영 DBR 기자, 안태식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