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이후 한국과 대만의 신발전쟁에서 대만이 압도적 우위를 보이고 있다. 그 계기는 해외직접투자 전략의 차이였다. 대만은 1992년까지 신발업체 설비의 80%를 중국으로 이전했다. 상대적으로 기술수준이 낮고 가격이 싼 아동화와 캐주얼화에 생산을 집중하면서 중국 둥관에 신발생산 클러스터를 구축하고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갔다. 물론 한국도 비슷한 시기에 중국 칭다오로 생산기지를 옮기기 시작했다. 하지만 한국은 산업 클러스터의 중요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다. 게다가 정부 또한 생산기지 공동화와 기술유출 등의 이유로 해외투자를 규제했다. 당연히 한국 업체들은 대만 업체들보다 클러스터에서의 협업과 정보가 훨씬 뒤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입지보다 전략적 요인에서 해외투자의 성패가 갈린 것이다.
Vol.45 p.78 [한국 vs. 대만, 신발전쟁 30년] ·권창오 신발산업진흥센터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