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명을 아는 사람은 곧 넘어질 위태로운 담장 아래에 있지 않는다. 자신의 도(道)를 다하고 죽는 것이 바로 올바른 명(命)이다. 죄인이 되어서 죽는 것은 올바른 명이 아니다. “- 맹자의 <진심(盡心)·상(上)>
언제 넘어질지 모르는 위태로운 담장 밑에 있다가 불행히도 담장이 무너져 돌 더미에 깔릴 수가 있다. 이것은 과연 하늘의 명령이라 할 수 있을까? 맹자는 아니라고 강하게 말한다. 자신의 마음을 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자신의 마음을 다하여 담장이 위태롭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그런 담장 밑에 가지 않았을 것이다. 결국 담장의 돌 더미에 깔리게 된 이유는 천명이라기보다 자신의 부주의에 있다. 우리는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최선을 다해 수행해야 한다. 그럴 때만 우리는 자신이 할 수 할 수 없는 것, 다시 말해 겸허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한계 상황에 이를 수 있고, ‘이것이 나의 천명이다’라고 말할 수 있다.
Vol.49 p.57 [죽음을 앞두고도 당당할 수 있는 이유]·강신주 서울대 철학사상연구소 객원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