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경 코치의 경영 어록 탐구

42호 (2009년 10월 Issue 1)

야나이 다다시 매장은 고객을 위해 있고, 점원과 함께 번영하며, 점주(店主)와 함께 망한다”
 
‘값이 싸지만 품질은 좋은’ 캐주얼 의류로 일본에서 돌풍을 일으킨 유니클로(정식 회사명은 패스트리테일링)의 야나이 다다시(柳井正) 창업자가 강연에서 남긴 말이다. 위기는 매출이나 자금, 인사 등 조직 하부에서 생기는 게 아니라 잘못된 리더십에서 생긴다는 뜻이다. 서양 격언에도 ‘생선은 머리부터 썩는다(The fish always stinks from the head downwards)’는 말이 있다.
 
직원의 잘못으로 기업이 망하는 일은 별로 없다. 기껏해야 기업의 명성이나 금전적인 면에 ‘생채기’가 생길 뿐이다. 직원은 회사 업무의 수천∼수만 분의 1만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반면 잘못된 리더십은 기업 전반을 심각하게 망가뜨린다. 건강한 손발과 오장육부에 병든 머리가 달려 있다고 생각해보라. 리더의 잘못은 그 파급력이 엄청나게 크다. 직원이 1만큼의 잘못을 한다면 그것은 1로 끝나지만, 사장의 잘못은 ‘1×직원의 수’가 된다.
 
실제로 건실했던 회사가 리더의 잘못된 경영으로 망가지는 사례를 많이 본다. 잘못된 리더십은 기업을 바람직하지 못한 방향으로 이끌 뿐만 아니라 직원들의 열정과 업무 의욕도 꺾어놓는다.
 
그래서 리더는 언제나 열심히 지식을 습득하고 자신을 갈고닦아야 한다. 적어도 조직에 나쁜 영향은 주지 않도록 말이다. 이나모리 가즈오(稻盛和夫) 교세라 명예회장은 개인적 수양을 위해 매일 저녁 철학과 종교 관련 서적을 읽었다고 한다.
 
로저 엔리코가장 나쁜 것은 아무 결정도 하지 않는 것이다”
 
펩시가 코카콜라와 정면 승부를 벌인 적이 있었다. 일명 ‘펩시 챌린지’라는 캠페인을 통해서였다. 펩시는 이벤트에 참석한 사람들의 눈을 가리고 펩시와 코카콜라를 시음하게 했다. 놀랍게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펩시가 더 맛있다고 응답했다. 만년 2위였던 펩시는 이 사실을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그러나 ‘눈을 뜬’ 소비자들은 펩시 대신 코카콜라를 선택했다. 코카콜라의 브랜드 파워는 그만큼 강력했다.
 
펩시는 결국 코카콜라와의 무리한 정면 승부로 위기에 처했다. 이때 ‘구원자’로 선택된 인물이 바로 로저 엔리코 최고경영자(CEO,2002년 퇴임)였다. 그는 회사를 구하기 위해 탄산음료 시장에서의 무리한 경쟁과 사업 확장을 버리고 사업 다각화를 시도했다. 웰빙 붐을 예측해 건강음료 사업으로 진출했고, 콜라를 판매할 수 있는 유통망을 넓히기 위해 맥도널드, 버거킹 등 패스트푸드 부문으로 판로를 확대했다. 그의 전략은 대성공을 거뒀다. 펩시는 현재 네슬레에 이어 세계 2위의 글로벌 식음료기업 자리에 올라 있다.
 
엔리코는 탄산음료 시장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생소한 분야로 다각화를 하면서 수없이 많은 선택의 상황에 부딪혔다. ‘좀더 기다려야 하지 않을까’ ‘내 결정이 너무 성급한 것은 아닐까’란 생각이 계속 그의 뇌리를 스쳐갔다.
 
하지만 그는 멈추지 않고 사업 전략과 조직 구성, 기업 문화를 끊임없이 혁신해 나갔다.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 때 가장 좋은 것은 올바른 결정이고, 다음으로 좋은 것은 잘못된 결정이며, 가장 나쁜 것은 아무 결정도 하지 않는 것이다”가 그의 모토였다.
 
경영자들은 실수 없는 ‘최고의 결정’을 내리려다가 결정적 순간을 놓치는 경우가 꽤 있다. 경영 환경 변화는 결코 경영자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완벽하게 정보 분석을 끝냈을 때는 이미 다른 사람이 결정권을 가져가버렸을 가능성이 아주 높다.
 
 
필자는 국제 비즈니스코치와 마스터코치 자격을 갖고 있으며, 2002년 국내 최초로 임원 코칭을 시작했다. 이후 지금까지 600명이 넘는 최고경영자(CEO)와 임원들을 코칭했다. 현재 딜로이트컨설팅에서 리더십코칭센터장으로 일하고 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329호 Fly to the Metaverse 2021년 09월 Issue 2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