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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vernance

여성 이사가 제품 리콜 처리 훨씬 빨라

강세원 | 361호 (2023년 01월 Issue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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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sed on “The Influence of Female Directors on Product Recall Decisions.” (2021) by Kaitlin D. Wowak, George P. Ball, Corinne Post, and David J. Ketchen Jr. in Manufacturing & Service Operations Management, 23(4): 895-913.

무엇을, 왜 연구했나?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 정부를 비롯해 유럽위원회(European Commission) 등 선진국 정부는 상장 기업의 이사회에 여성 이사를 특정 비율 이상 반드시 포함시킬 것을 제도화하고 있다. 이러한 이사회 구성의 변화는 기업의 의사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기업 이사회에 여성 이사가 추가되는 데 따른 영향을 분석한 기존 연구들은 주로 재무적 성과로 초점을 맞췄다. 그런데 여성 이사의 이사회 참여는 제품의 품질 관리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의료 제품의 리콜 문제는 소비자의 안전과 생명에 직결되는 중요한 이슈다. 이에 따라 본 연구는 의료 산업에서 여성 이사가 제품 리콜의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다. 구체적으로 이사회에 여성 이사가 추가됐을 때 경미한 결함이 있는 제품에 대한 리콜을 수행하는지, 그리고 심각한 결함이 있는 제품의 경우 리콜까지 걸리는 시간이 단축되는지를 분석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미국 노터데임대 교수 등으로 이뤄진 연구진은 2002년부터 2013년까지 의료 제품을 제조하는 92개 상장 기업에서 발생한 4271건의 리콜 내역을 회귀 모형을 이용해 분석했다. 미국 FDA(Food and Drug Administration)에 따르면 리콜은 그 심각성에 따라 1등급(Class 1), 2등급(Class 2), 3등급(Class 3) 등 세 가지 등급으로 분류된다. 1등급은 소비자의 생명을 위협할 심각한 우려가 있는 수준으로 기업의 의지와 관계없이 반드시 리콜이 이뤄져야 한다. 2등급은 건강상에 일시적이거나 가역적인 악영향을 끼치는 수준이다. 3등급은 주로 제품의 레이블이나 포장에 사소한 실수가 있는 경우로 소비자에게 직접적인 해를 끼치지는 않기에 기업의 재량에 따라 리콜 여부가 결정된다. 본 연구는 기업 이사회에 여성 이사가 추가됐을 때 기업이 재정적인 부담을 무릅쓰고 1등급 리콜을 더 신속하게 처리하는지, 3등급 리콜을 시행하는 경우가 더 늘어나는지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 기업 이사회에 여성이 늘어나는 것은 리콜 의사결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이사회에 여성이 추가될수록 소비자에게 심각한 해를 입히는 1등급 리콜이 더 신속하게 처리되는 경향이 나타났다. 이는 여성 이사가 남성 이사보다 소비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에 대한 대응성이 높은 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 또한 여성 이사가 추가된 기업은 위험도가 경미한 3등급 리콜을 더 많이 시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현상은 여성 이사가 남성 이사보다 규칙을 더 준수하려는 경향을 가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한편 추가 분석 결과, 이사회에 적어도 2명 이상, 즉, 복수의 여성 이사가 있을 경우에만 1등급 리콜이 더욱 신속하게 이뤄졌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최근 여성 이사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이사회 성별 다양성에 대한 제도화가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본 연구는 그 효과에 대한 적절한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기업은 이사회에 여성을 참여시킴으로써 사회적으로 보다 유익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 물론, 이사회가 기업 내 모든 의사결정을 담당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사회 내 여성 이사는 고객 안전의 우선순위를 강조하는 분위기를 형성함으로써 기업 내 관리자들의 리콜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결과적으로 기업은 보다 적극적으로 리콜을 실천함으로써 소비자의 건강과 안전에 더 민감하게 대응할 수 있다.

다른 한편, 1등급 리콜의 경우 이사회에 여성이 2명 이상이어야 리콜 처리 기간이 단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여성 이사 혼자서는 이사회를 설득할 만큼 충분한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현실을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리콜 기간의 단축은 사회적으로 유익함에도 불구하고 기업에 재정적 위험 부담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사회 성별 다양성의 효과를 발휘하려면 여성 이사의 비율을 적정 수준으로 구성할 필요가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여성 이사가 기업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토론을 촉진하고 특히 사회적 의미를 의사결정에 적극적으로 반영하도록 유도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동안 기업은 다양한 운영 관련 의사결정을 내리면서 정량적인 손익 분석에 치우쳐 지속가능 경영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 여성 이사의 존재가 기업의 다양한 운영 의사결정 프로세스에서 사회적 영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강세원 서강대 경영대학 LSOM전공 조교수 sekang@sogang.ac.kr
필자는 서울대에서 전기공학부 학사와 경영 석사 학위를 받은 후 미국 미네소타대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네덜란드 틸뷔르흐대에서 강의했으며 2021년부터 서강대에 부임했다. 주요 연구 분야는 서비스경영, 품질관리, 안전관리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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