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counting

코로나 이후 경영진의 고통 분담 어디까지

350호 (2022년 08월 Issue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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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sed on “Sharing the pain: how did boards adjust CEO pay in response to covid-19?” (2020) by A. Batish, A. Gordon, D. Larcker, B. Tayan, E. Watts, and C. Yu in Rock Center for Corporate Governance at Stanford University Closer Look Series: Topics, Issues and Controversies in Corporate Governance, No. CGRP-86.

무엇을, 왜 연구했나?

‘삼성전자 임원 연봉 평균 52억 원…’1

지금으로부터 20여 년 전인 2003년 신문 기사의 헤드라인이다. 예나 지금이나 경영자의 보상 금액은 오랜 기간 세간의 이목을 끌고 있는 숫자이다. 기사가 보도될 때마다 경영자 보상의 적정 규모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진다. 경영자 보상은 기업의 목표 달성을 유도하는 동시에 보상이 성과와 연동될 수 있도록 적절한 금액을 지급하는 것이 중요하다. 즉, 기업의 이해관계자들은 경영자 보상의 (1) 규모 (2) 계약 구조 (3) 성과와의 민감도에 관심을 기울인다.

그런데 기업 내부의 요인이 아닌 경제 불황과 같은 예상치 못한 외부 요인이 기업에 닥쳤을 때 경영자 보상은 어떻게 조정돼야 할까? 2008년 금융위기 같은 경제 불황과 달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기 불황은 기업 경영진의 잘못된 전략적 의사결정으로 야기된 것이 아니다. 이와 같은 외부 요인으로 인한 경기 불황에 경영자 보상을 결정하는 이사회는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까?

미국 스탠퍼드대 등 공동 연구팀은 코로나19가 미국 상장 기업의 경영자 보상에 미친 영향을 분석했다. 팬데믹 같은 외부 요인으로 인한 기업의 수익성 악화는 경영자 자신의 잘못이 아니다. 따라서 이사회는 유능한 경영진의 이탈을 방지하고 이들에게 부여되는 인센티브를 유지하기 위해 팬데믹 이전과 같은 수준의 보상을 유지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 반면에 기업이 직원은 해고하면서 경영진의 보상을 유지하는 것은 사회적 관점에서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이사회와 경영진은 기본급 삭감을 수락하거나 상여금을 포기해 ‘고통 분담’의 의사를 표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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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발견했나?

연구팀은 2020년 1월1일부터 6월30일까지 러셀(Russell) 3000 지수에 편입된 미국 상장 기업의 경영자 보상 공시를 분석했다. 그 결과 표본의 17%에 해당하는 502개 기업이 CEO의 기본급, 상여금 혹은 장기 인센티브 제도를 조정하거나 이사들의 보수를 하향 조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가장 먼저 경영자 보상에 대한 조정을 보고한 유나이티드 에어라인(United Airlines)은 2020년 3월10일 아래와 같은 내용의 공시 서류를 제출했다.

‘지금부터 기업의 CEO인 오스카 무노즈(Oscar Munoz)와 회장인 스콧 커비(Scott Kirby)는 최소한 2020년 6월 30일까지 기본급 전부를 받지 않기로 했다.’

표본 기업에서 대부분의 보상 조정은 CEO의 기본급(449개사)과 이사 보수(316개사)에서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CEO의 상여금과 장기 인센티브 제도에 대한 조정은 각각 92개사와 33개사에 그쳤다. 또한 이사 보수를 변경한 대부분 기업은 CEO 보상을 함께 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CEO의 기본급을 조정한 기업은 다음의 세 가지 방법 중 1가지 이상을 택했다. 먼저 대다수 기업(424개사)은 기본급 금액을 낮췄다. 또 다른 17개 기업은 기본급 지급을 연기했고 21개 기업은 기본급을 주식으로 교환하도록 요구했다. 기본급 금액을 삭감한 기업들의 코로나19 이전 기본급의 중간값은 90만 달러2 였으나 코로나19 이후에는 기본급의 중간값이 48만 달러로 감소했다. 일부 기업은 기본급을 삭감하는 동시에 해당 금액을 주식으로 지불하는 등 한 가지 이상의 조치를 동시에 취했다. 예를 들어, 원자재 기업인 프리포트맥모란(Freeport-McMoRan)은 CEO의 기본급을 25% 삭감하는 한편 삭감된 금액의 90%를 주식으로 지급하고 나머지 10%만 현금으로 지급했다.

이사에 대한 보수도 CEO 보상과 더불어 조정되는 경우가 많았다. 대부분의 기업(300개사)이 이사 보수를 삭감했으며 보수 지급을 유예하거나 주식 교환 조치를 취한 기업은 각각 10개사와 15개사였다. 예를 들어 CEO의 기본급을 0달러로 삭감한 메리어트인터내셔널(Marriott International)은 이사의 보수 또한 0달러로 삭감했다. 그루폰(Groupon)은 이사에 대한 보수 지급을 연말로 연기했으며 현금 대신 주식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CEO 상여금과 장기 인센티브제도의 경우 조정 사항의 약 60%가 CEO의 보상을 줄였다. 나머지 40%는 재무 목표를 완화해 인센티브 충족을 현실화하거나 주가 회복을 통해 가치가 증가할 가능성이 있는 주식으로 현금 보상을 대체하는 등 CEO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의미의 조정을 실시한 것으로 판단됐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CEO와 이사 보상의 하향 조정은 어떤 기업들에서 보다 뚜렷하게 나타났을까? 산업별로 분석한 결과, 소매업에서는 표본의 45%에 해당하는 기업들이 CEO 및 이사 보상을 조정했고 제조업(36%)과 운송업(28%)의 다수 기업도 보상을 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식품 및 담배업(2%)과 유틸리티업3 (4%)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보상 조정이 거의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 CEO 및 이사 보상을 조정한 기업들은 주식 가격에 보다 큰 타격을 입은 기업들로 밝혀졌다. 보상 조정을 한 기업들은 2020년 상반기 동안 평균적으로 23.6%의 주가 하락을 경험한 반면 보상을 조정하지 않은 기업들의 주가는 같은 기간 동안 10.2% 하락했다.

그뿐만 아니라 이처럼 보상을 조정한 기업들은 정리 해고 또는 직원 급여 삭감을 단행했을 가능성이 훨씬 더 큰 것으로 확인됐다. 보상을 조정한 기업들의 경우 82%가 해고, 무급 휴가, 급여 삭감 등을 통해 인건비를 절감하려는 시도를 했다. 반면 보상을 조정하지 않은 기업들의 경우 10%만이 해고 또는 급여 삭감을 발표했다.4

본 연구 결과는 주가가 하락하거나 정리 해고 등을 경험한 기업들일수록 CEO 및 이사의 보상을 조정했음을 보여준다. 이런 결과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일수록 CEO 및 이사에 대한 보상을 조정해 고통 분담의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경영자 보상은 경영자와 주주의 이해관계를 일치시키는 한편 경영자가 통제할 수 없는 외부 요인이 아닌 경영자 자신의 경영 활동 결과에 따라 결정돼야 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런데 본 연구 결과는 경영자 보상 결정에 기업 외부의 사회적 관점이 반영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렇다고 경영자가 너무 억울해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이와 반대로 경영자가 잘못된 의사결정을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경기 호황 및 예상치 못한 외부 요인, 즉 행운에 따른 보상(pay-for-luck)이 발생하는 경우도 빈번하기 때문이다.


김진욱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 jinkim@konkuk.ac.kr
필자는 건국대와 오하이오주립대에서 경영학과 회계학을 전공하고, 코넬대에서 통계학 석사, 오리건대에서 경영학 박사를 취득했다. 럿거스(Rutgers)대 경영대 교수와 금융감독원 회계제도실 자문교수를 역임했으며 2013년부터 건국대 경영대학에서 회계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한국세무회계학회 부회장, 금융감독원 재무공시 선진화 TF 위원, 국가회계자문위원, 기획재정부 공기업 경영평가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주된 연구 분야는 자본시장, 회계 감사 및 조세 회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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