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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ategic Management

조직 개편은 내용보다 ‘과정 통한 학습’ 중요

강신형 | 350호 (2022년 08월 Issue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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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sed on “Seeds of change: How current structure shapes the type and timing or reorganizations”(2020) by Marlo Raveendran in Strategic Management Journal, 41(1).

무엇을, 왜 연구했나?

대기업에서는 전사 차원의 조직 개편이 종종 일어난다. LG전자의 경우 2002년부터 2012년 사이 약 9번의 전사 차원 조직 개편이 있었고 노키아는 같은 기간 동안 8번이나 개편을 경험했다. 그러나 전통적으로 조직 개편에 대한 연구는 조직 개편을 촉발하는 외부 영향 요인을 중심으로 이뤄졌고 조직 내부 요인은 상대적으로 간과됐다.

조직 개편은 조직 내 의사결정 권한의 위치 변화를 가져온다. 기존 연구에 따르면 조직 개편은 의사결정 권한이 상층부에 집중된 집권화 구조와 의사결정 권한이 하층부에 위임한 분권화 구조 사이를 계속 오가는 모습을 갖는다. 어느 구조든 각각의 장단점이 있기 때문이다. 즉, 집권화된 조직은 분권화된 방향으로 조직을 개편하고 반대로 분권화된 조직은 집권화된 구조로 개편한다. 이후 계속되는 조직 개편에서 조직은 집권화와 분권화 사이를 오감으로써 한쪽에 정착하기보다 지나치게 집권화되지도 않고 분권화되지도 않은 중간 상태를 유지해 간다는 것이다.

그러나 조직 개편은 의사결정 권한의 위치뿐만 아니라 구성원을 조직화하는 방법도 변화시킨다. 조직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유사한 전문성을 지닌 구성원들을 동일 부서에 배치시킬 수도 있고(동질적인 구성) 전문성 분야가 다른 구성원들끼리 부서화할 수도 있다(이질적인 구성). 예를 들어, 기업은 개별 사업으로 별도의 R&D, 마케팅, 생산 조직을 운영할 수도 있고(사업부제 구조) 전사 차원에서 모든 사업을 총괄하는 통합 R&D, 통합 마케팅, 통합 생산 조직을 운영할 수도 있다(기능별 구조). 기능별 구조의 경우 구성원 간의 과업 조정을 통해 업무 중복을 최소화하는 등 부서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으나 다른 기능 부서와의 협업이 힘들어 사업별 시장 대응력이 떨어진다. 반대로 사업부제 구조의 경우 동일 사업 내에서의 기능 간 협업이 수월해 시장 대응력은 높일 수 있으나 회사 전체적으로 더 많은 인력을 채용해야 하는 등의 자원 중복 문제가 발생해 경제적 효율성이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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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관점에서 본 논문은 조직 개편의 방향과 속도가 현재의 조직 구조에 따라 달라지는지 연구했다. 구체적으로는 조직 개편을 통해 동질적인 구성을 강조하는 조직은 이질적 구성을, 이질적 구성을 강조하는 조직은 동질적 구성을 강조하는 형태로 바뀌는지 살펴봤다. 또한 현재의 조직구조가 동질적인 구성인지, 이질적인 구성인지에 따라 조직 개편의 시점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도 연구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실증을 위해 본 연구는 34개의 휴대폰 제조사가 1983년부터 2008년 사이에 실시한 조직 개편 내용을 조사했다. 휴대폰 제조사 목록은 가트너의 조사 자료를 참고했다. 각 기업의 조직 구조와 조직 개편 내용은 해당 기간 동안 각 기업에 대한 언론 기사를 수집해 연구자들이 수작업으로 분석했다.

연구 결과, 전체 조직에서 동질적인 혹은 이질적인 구성의 부서 비중이 높을수록 기업은 반대 성향을 가진 구성의 부서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조직 개편을 단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느 조직 구조든 각각 장점과 단점이 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장점보다는 단점이 부각된다.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 조직은 반대 성향의 조직 구조로 개편해야 하므로 조직 개편은 항상 동질적인 구성과 이질적인 구성 사이를 오가는 형태로 진행된다. 예를 들어, 각각의 기능 부서가 모든 사업을 총괄하는 형태로 구성된 기업일수록 기능 부서별로 배치된 인원을 사업별로 분산시키는 형태의 조직 개편을 실시하고, 사업별로 인력이 분산된 기업일수록 전사 차원에서 기능별로 인력을 재배치시키는 형태의 조직 개편을 실시한다.

또한 조직 개편으로 동질적인 구성의 부서 비중을 높인 기업일수록 다음 조직 개편을 좀 더 빠르게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이질적인 구성의 부서 비중을 높인 기업은 다음 조직 개편을 좀 더 느리게 진행했다. 조직 개편을 실시한 다음 조직이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구성원이 새로운 조직 구조하에서 과업을 수행하는 데 익숙해져야 한다. 부서 구성이 동질적인 경우 (동일한 전문성을 가진 구성원들을 집단화) 공통의 지식 기반을 공유하므로 상호 간의 협력과 업무 조정이 수월해 새로운 조직 구조에 빠르게 적응한다. 반면 부서 구성이 이질적인 경우(서로 다른 기능 분야의 구성원들을 집단화) 공유하는 지식 기반이 제한적이므로 개편된 조직이 자리 잡는 데 더 많은 시간이 걸린다. 그러므로 조직 개편으로 동질적인 구성의 부서 비중을 높인 기업은 이질적인 경우보다 조직 개편의 목적을 더 빨리 달성한다. 그러나 개편된 조직 구조의 문제점 역시 빨리 부각되므로 새로운 조직 개편의 필요성을 더 빨리 인지한다. 반면 조직 개편으로 이질적인 구성의 부서 비중이 높아진 경우 조직 개편 목적 달성까지 시간이 더 걸리므로 새로운 조직 개편의 필요성을 인지하는 데 좀 더 많은 시간이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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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이 세상에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는 절대적인 해결책은 없다. 어떤 결정이든 장점과 단점이 있다. 조직 구조 설계에서도 마찬가지다. 종업원의 기능을 중심으로 조직화하는 경우 회사의 전체적인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그러나 다른 부서와의 의사소통 장벽 역시 높아져 시장 대응력이 떨어진다. 제품이나 고객을 중심으로 조직화하는 경우 각 기능 간의 의사소통을 촉진하고 시장 대응력을 높일 수는 있지만 자원 중복 등으로 효율성이 떨어진다. 일부는 이 둘의 중간 형태인 매트릭스 조직 구조를 제안하기도 하지만 이 역시 운영상에 많은 어려움이 있어 실제로는 제한적인 형태로만 도입된다. 어떤 형태의 조직 개편이든 완벽한 것은 없다. 조직 개편 초기에는 과거 조직 구조의 문제가 해결됨으로써 성과를 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문제점이 부각되고 조직은 이내 다시 예전의 조직 구조로 회귀하는 등 서로 다른 성격의 조직 구조 사이를 오가는 형태로 조직 개편이 반복된다. 반복되는 조직 개편을 통해 조직은 조직 내 어느 부분을 동질적인 구성으로 하고 이질적인 구성으로 하는지 학습하며 결국 두 가지 형태의 구성이 공존하는 자신만의 독창적인 하이브리드 조직 구조를 정립해 나간다. 중요한 것은 조직 개편의 내용보다는 과정을 통한 학습이다.


강신형 충남대 경영학부 조교수 sh.kang@cnu.ac.kr
필자는 KAIST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에서 경영공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LG전자 본사 전략기획팀에서 신사업 기획, M&A, J/V 등의 업무를 수행한 바 있으며 LG전자 스마트폰 사업부에서도 근무했다. 주요 연구 및 관심 분야는 경영 혁신으로 개방형 혁신, 기업벤처캐피털(CVC) 등과 관련된 논문을 발표했다. 현재 충남대 경영학부 조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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