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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기후금융 시대의 기업 전략

기후 재난 물리적 리스크 대응 어떻게

정신동 | 336호 (2022년 01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폭염, 홍수, 산불 등 극단적인 기상 이변이 늘어나면서 기후변화 자체로 인해 기업이 물적 손해를 입을 수 있는 물리적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제사회는 최근 극단 기상의 원인이 인간 활동임을 명시하고, 그로 인한 리스크를 체계적으로 평가 분석해 관리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최근 ECB의 스트레스테스트 결과에 따르면 유럽 내 자연재해에 취약한 기업의 부도율이 평균 기업과 은행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기업과 금융회사도 기후 재난과 물리적 리스크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음을 인식하고 국제사회에서 이뤄지고 있는 물리적 리스크의 측정 방법 및 공시 기준 개발 동향을 이해해 이를 사업 전략 및 리스크 관리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



캐나다 서부의 폭염(6월 말), 서유럽과 중국 정저우의 홍수(7월 중순), 미서부•호주•남유럽의 산불(7∼8월) 등 올해 여름 발생한 일련의 극단적 기상 현상은 기후변화를 넘어 기후 위기가 임박하고 있다는 경종을 울렸다. 지구적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극단 기상은 지구 기후 시스템이 모종의 ‘변곡점(tipping points)’을 지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 1 과 더불어 기후변화 자체로 인한 물적 손해, 즉 물리적 리스크 2 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지구 기후 시스템의 근본적 변화로 기후 재난의 빈도와 강도가 증가하면 기업 및 금융회사가 심대한 물적 손해를 입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대비하기 위해 국제사회에서는 물리적 리스크를 측정하고 경제적 영향을 분석하는 시도들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기후변화와 극단 기상의 미래 전망에 관한 국제사회의 연구 동향을 소개하고 국내에 주는 시사점이 무엇인지 제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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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IPCC 보고서가 제시한 기후변화의 미래상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 3 는 2021년 8월 초 ‘기후 변화의 물리과학적 근거’를 담은 보고서 4 를 공개했다. 2022년 9월에 예정된 제6차 종합보고서(6th Assessment Report) 발표에 앞서 제1실무그룹이 작성한 보고서(이하 WG1 보고서)로, 본문이 3000페이지가 넘고 인용된 과학 논문이 1만4000편이 넘는 방대한 분량이다. ‘정책 입안자들을 위한 요약본’도 42페이지에 이른다.

WG1 보고서가 제시한 미래 기후변화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산업화 이전(1850∼1900년) 대비 지구표면온도(GMST, Global Mean Surface Temperature) 상승폭을 1.09℃로 측정했다. 이는 2013년에 발표된 제5차 보고서의 상승폭(0.9℃)보다 +0.19℃ 높은 수치다. 지구 온도 측정 기법이 개선된 것에 일부 원인이 있지만 측정 대상 기간(2011∼2020년)이 5차 보고서(2003∼2012년)에 비해 업데이트된 영향이 크다.

둘째, 보고서는 인간 활동의 영향(human influence)이 ‘명백히(unequivocal)’ 지구온난화의 주된 원인이라고 결론지었다. 제5차 보고서에서 사용된 ‘극히 가능성 높음(extremely likely)’에 비해 한층 강화된 표현이다. 2007년 제4차 보고서는 지구온난화가 ‘명백히’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한 후 인간 영향 여부에 대해서는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었다. 그 이후 과학적 증거들에 대한 연구가 뒷받침되면서 마침내 인간 활동의 영향이 온난화의 주된 원인이라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셋째, 보고서는 공통사회경제경로5 와 2100년도 복사강제력(Radiative Forcing)6 값에 따라 미래 탄소배출량에 대한 5개의 대표 시나리오를 설정하고 지구 온도 상승폭을 추정했다. 보고서는 이들 5개 시나리오하에서 지구온난화가 1.5℃에 도달하는 시기를 2021∼2040년 중으로 추정해 2018년에 공개된 ‘1.5℃ 보고서’보다 10년 이상 앞당겼다. 또 그 가능성 정도에 대해 ‘1.5℃ 보고서’에서는 ‘높음(likely)’이란 용어를 사용했는데 이번에는 ‘매우 높음(very likely)’으로 평가했다. 7 심지어 탄소배출량이 가장 적은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하에서도 2021∼2040년 중 1.5℃ 도달 가능성을 ‘약간 있음(more likely than not)’으로 평가했다. 이 시나리오에서 온난화는 1.6℃까지 추가로 늘었다가 2100년경 1.4℃ 수준으로 하락할 것으로 추정했다. 탄소배출량이 가장 많은 시나리오의 경우 2050년 탄소배출량을 현 수준의 2배인 연간 800억 t으로, 2100년경 온난화를 4.4℃ 수준으로 추정했다.

넷째, 보고서는 처음으로 온난화가 극단 기상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상세한 분석(본문 제11장)을 포함했다. 보고서는 인간 활동 영향이 산업화(1850년) 이후 증가한 폭염, 폭우, 가뭄 등 극단 기상의 강도와 빈도를 증가시켰다는 것이 ‘확실한 사실(established fact)’이라고 못 박았으며, 특히 최근에 발생한 폭염 등 일부 극단 기상은 인간 활동 영향이 없었다면 발생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극히 높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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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신동jeungshi@naver.com

    KB저축은행 상근감사위원

    필자는 서울대 경제학과에서 학사와 석사를, 미국 미시간주립대에서 은행 이론으로 경제학 박사를 받았다. 금융감독원에서 27년을 재직하며 보험감독국·기획조정국·금융상황분석실에서 팀장으로 근무했으며 워싱턴사무소장, 거시건전성감독국장을 지냈다. 저서로 『바젤3와 글로벌 금융 규제의 개혁(2011년)』 『도드프랭크 금융규제개혁과 그 이후(2018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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