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havioral Economics

테러 사건 후엔 신용거래 급감… 수익률 오르기도

312호 (2021년 01월 Issue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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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sed on “Terror Attacks and Individual Investor Behavior: Evidence from the 2015-2017 European Terror Attacks” by T. Hasso et al. in Journal of Behavioral and Experimental Finance (2020).

무엇을, 왜 연구했나?

테러가 금융 시장이나 경제에 가하는 충격과 비용은 실로 막대하다. 전 세계를 경악하게 한 9•11 테러는 세계무역센터의 건물 가치를 증발시켰다. 미국 정부는 테러 응징과 재난 극복을 위해 막대한 금액을 지출했다. 미국의 경제 활동은 위축됐고 세계 경제도 천문학적인 타격을 입었다. 인류 공동체가 겪은 정신적 상처까지 포함하면 테러의 폐해를 화폐가치로 환산하는 건 불가능하다. 테러는 국적, 인종, 종교,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국가 및 세계 경제와 인류 공동체의 안정을 훼손한다.

테러가 거시경제와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한 연구도 활발하고 광범위하게 진행됐다. 그러나 테러가 개인투자자의 투자 행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는 중요성만큼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 호주 본드대의 하소 교수팀은 최근 유럽 5개국에서 발생한 7번의 주요 테러에서 테러와 개인투자자의 투자 행태 및 투자수익률 간의 상호관계를 규명했다. 더불어 테러 발생국과 미발생국 개인투자자들 간 투자 행태를 비교 분석해 테러가 개인투자자의 위험회피 성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다각적으로 탐구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연구팀은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 동안 프랑스, 벨기에, 독일, 영국, 스페인에서 발생한 테러의 전후 각각 7일, 총 14일 동안 83개국을 대표하는 66만8067명의 차액결제거래(Contract for Difference, CFD)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행태(거래 빈도, 신용 거래, 공매도 빈도)와 투자수익률을 분석했다. 차액결제거래는 실제 기초 자산(주식, 외환, 원자재 및 곡물 상품 등)을 보유하지 않고 가격 변동을 이용해 차익 실현을 목표로 하는 파생상품이다. 신용거래와 공매도 활동도 폭넓게 보장돼 투자 행태를 분석하는 데 적합한 금융 상품이다. 개인투자자 중 67%는 유럽 투자자이다.

분석 결과, 테러 후 투자자들의 거래 빈도(거래 건수)는 테러 전에 비해 눈에 띄게 줄었고 빚을 내어 투자하는 성향(신용 거래)과 공매도 활동은 위축됐다. 특히 테러 발생국 개인투자자의 테러 후 7일간 거래 건수는 테러 전 7일간보다 0.46건 감소했다. 표본 전체의 일주일 평균 거래 건수가 0.961건임을 감안할 때 이는 50%p에 가까운 매우 큰 폭의 하락이다. 거래 하락은 테러 전 왕성하게 거래를 했던 투자자들이 주도했다. 테러 전에 거래가 뜸했던 투자자들은 테러 후에도 거래 빈도에 유의미한 변동이 없었다. 또한 테러 발생국 투자자들의 테러 후 평균 공매도는 테러 전에 비해 2.5%p가 줄어들었고 평균 신용거래도 테러 후 7일간에는 유의미한 감소를 보였다.

성별과 연령에 따른 차이도 발견됐다. 테러 발생국 남성들의 테러 후 거래 건수는 여성들보다 평균 0.31건이 적었다. 그러나 신용거래와 공매도는 남녀 간 차이가 없었다. 45세 이상 장년 및 노년층의 테러 전후 거래 건수 하락폭과 45세 미만 청년층의 하락폭의 차이는 1.46건이었는데 평균 감소폭이 0.46건임을 고려할 때 연령에 따른 차이가 상당함을 보여줬다. 남성과 장노년층이 여성과 청년층보다 테러가 주는 위협과 공포에 더 민감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나이와 성별이 감정적 규제(Emotional Regulation, 감정을 통제하는 능력)와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암시한다.

연구팀은 추가로 테러가 어떤 경로를 통해 개인투자자의 투자 행태에 영향을 미치는지 심층 분석했다. 연구 결과, 투자자들의 위험회피 성향과 개인적 손실 경험이 부정적 영향의 주요 원인으로 밝혀졌다. 앞서 언급한 테러 후 신용거래 감소 사례는 테러 행위가 위험회피 성향을 증가시켰다는 하나의 증거다. 또 다른 증거는 위험회피 성향을 측정하는 또 다른 변수인 CFD 신규 거래(Open New Positions)가 테러 후 급격히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이와 같은 위험회피 성향 증가 현상은 테러가 일어난 달에 손실을 경험한 개인투자자에게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그러나 위험회피 성향의 증가가 미래에 대한 부정적인 예측에서 기인한 것은 아니었다. 테러 후 투자자들의 공매도가 확연히 줄어든 것을 보면 짐작할 수 있다. 테러에 대한 개인투자자의 인식이 그리 단순하지 않다는 의미이다. 투자에 대한 관심과 주의가 부족해서 거래가 줄어든 것도 아니었다. 테러 후 투자자들의 CFD에 대한 관심과 주의는 테러 전과 비슷했다. 테러 후에도 투자자들은 CFD 정보를 제공하는 홈페이지의 방문 횟수를 줄이지 않았다.

문화 차이에서 오는 투자 행태의 차이도 관찰됐다. 테러 발생국과 문화적 이질성이 큰 미발생국에 거주하는 개인투자자들은 더욱 활발하고 대담하게 거래를 했다. 문화적 동질감이 큰 미발생국 투자자는 테러 발생국 투자자들과 비슷한 투자 행태를 보였다. 문화의 힘은 생각보다 강력해 투자 의사결정에 있어 항상 고려해야 할 변수다.

흥미로운 부수 효과도 있었다. 테러 후 위축된 거래 활동을 경험한 개인투자자들의 투자수익률이 그렇지 않은 투자자들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테러가 자기 과신을 억눌러 본의 아닌 긍정적 부수 효과가 발생한 것은 아닐까.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인종과 종교 간의 갈등이 사라지지 않는 한 누구도, 어떤 나라도 테러의 위협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온라인에서 행해지는 각종 사이버 테러까지 생각하면 테러가 일상인 시대에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테러가 투자에 미치는 영향을 인지하고 파악하는 것은 합리적 투자의 필수 요건이다. 테러의 위험에 적절히 대비하고 대응하는 것이 예측불가능한 투자 시장에서의 정석이고, 공정한 수익률(Fair Return)을 올리는 정도(正道)다. 투자자에겐 자기 과신도 금물이지만 패닉도 금물이다.


곽승욱 숙명여대 경영학부 swkwag@sookmyung.ac.kr
필자는 연세대를 졸업하고, 미국 플로리다주립대와 텍사스공과대에서 정치학 석사와 경영통계학 석사, 테네시대에서 재무관리 전공으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유타주립대 재무관리 교수로 11년간 근무한 후 현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연구 및 관심 분야는 행동재무학/경제학, 기업가치평가, 투자, 금융시장과 규제 등이다.
동아비즈니스리뷰 331호 Data Privacy in Marketing 2021년 10월 Issue 2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