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Column

빅데이터와의 융합으로 세상을 바꿀 핀테크

267호 (2019년 2월 Issue 2)

우리나라에서도 핀테크가 하나의 신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모습이다. 핀테크란 용어가 처음 등장한 4년 전만 해도 일시적인 ‘태풍속의 찻잔’이겠거니 했는데 이제는 금융시장에 꽤 많은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어떤 변화가 일어났을까.

첫째, 간편 결제와 간편 송금 이용건수가 분기마다 거의 배로 급증했다. 간편 결제는 아직 카드 결제 금액의 3% 이내지만 이런 증가 속도라면 3∼4년 내 카드 결제 시장에 상당한 영향력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둘째, 2017년 출범한 K뱅크와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은행은 국민들의 핀테크 체감도를 극적으로 높여준 대표 사례다. 특히 카카오뱅크는 100일 만에 비대면 계좌 430만 개, 1년 만인 지난해 7월에는 633만 개를 돌파했다. 무엇보다 시중은행들의 디지털화(digitalization)에 직접적인 영향을 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소위 그동안 별반 변화 없던 금융시장에 메기효과를 발휘했단 얘기다.

셋째, 질적, 구조적인 변화도 일어나고 있다. 예컨대, 모바일, 디지털상에선 회사가 다른 핀테크 서비스를 고른다 해도 탐색비용이 더 들 게 없기 때문에 소비자에게 가장 높은 편익을 주는 서비스를 분야별로 고를 수 있다. 간편 결제는 A사, 송금은 B사, 대출은 C사 등 달리할 수 있단 얘기다. 소위 시장에서 얘기하는 ‘언번들링(unbundling)’ 현상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분야별로 많은 고객 저변과 로열티(loyalty)를 확보한 업체들이 ‘디지털 플랫폼화’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카카오가 카카오뱅크 돌풍을 바탕으로 바로투자증권을 인수해 증권업에 진출했다든지, 카카오페이가 2800만 고객을 활용해 P2P 대출 투자창을 오픈한 것이 그 예다.

이뿐만이 아니다. 네이버는 네이버페이를 통한 결제, 송금 서비스를 선보인 데 이어 해외에서 노무라증권과 제휴해 라인증권을 설립했다. 토스로 유명한 비바리퍼블리카도 송금, 결제에 이어 보험업과 증권업 진출을 선언하면서 개별 핀테크 업체가 종합 디지털 플랫폼 업체로 진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핀테크 업체들 사이의 옥석 가리기 과정으로 볼 수 있는 현상이기도 하다. 어쨌든, 향후 은행, 증권, 보험 등의 디지털화를 더욱 촉진함과 동시에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핀테크 산업의 또 다른 변화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인 ‘ABCD(인공지능, 블록체인,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와의 융합, 시너지다. 핀테크와 ABCD 기술은 모두 디지털·모바일상에서 구현된다. 쉽게 융합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21세기의 석유라 불리는 빅데이터와의 융합이 가장 빠를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개인정보 보안 이슈에 묶여 기술개발과 활용이 제한적이었지만 최근 국회에서의 신용정보법 개정 논의가 급물살을 타면서 마이데이터 등 관련 업체들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향후 관전 포인트다.






필자소개 정유신 서강대 기술경영대학원장 겸 핀테크지원센터장
필자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서강대(금융경제학)와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경영학), 건국대(부동산학), 인민대 재정금융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고, 경기대에서 경제학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SC제일은행 부행장, 한국스탠다드차타드증권 대표이사, 한국벤처투자 대표이사 사장, 금융위원회 금융발전심의위원 등을 거쳐 서강대 기술경영대학원장과 핀테크지원센터장을 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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