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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기여 없는 유형자산, 손상차손 어떻게 처리할까?

246호 (2018년 4월 Issue 1)

많은 회사가 매년 1월부터 3월 사이 지난 1년의 경영성과를 확정한다. 외부 감사인의 회계 감사를 통해 경영성과를 확인받아야 하는 회사도 있다. 지난 1년 동안 경영성과가 좋지 않았던 회사의 경우, 회계 감사에서 발생하는 회계 수정 사항들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회계 수정 사항을 통해 회사의 이익이 손실1 로 바뀌는 경우도 발생하며, 기존의 손실이 더 커지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민수는 화장품을 제조 및 유통하는 중견기업의 회계부서에서 일하고 있다. 올해 사드(THAAD) 논란 등의 여파로 각 매장에서 매출이 충분히 발생하지 않아 이만저만 속상한 것이 아니다. 설상가상으로 회계 감사를 한 외부 감사인은 지속적으로 손실이 발생하는 화장품 매장에 대해 더 이상 자산가치를 인정할 수 없기 때문에 “유형자산에 대한 추가 비용을 인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민수는 조금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유형자산을 감가상각비2 라는 명목으로 매년 비용화하고 있는데 추가로 비용을 인식해야 한다니 이중으로 비용을 잡는 것만 같다.

왜 회사가 감가상각비를 이미 비용으로 인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외부 감사인은 유형자산에 대해 추가로 비용을 잡으려고 하는 것일까? 외부 감사인의 주장은 옳은가?

기업 회계에서 기계장치를 구입하거나 매장 인테리어를 설치하는 경우에 전액을 즉시 비용3 으로 처리하지 않고 유형자산으로 인식하는 이유는 이런 투자가 향후 일정 기간 매출4 기여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재무회계에서는 ‘수익비용대응의 원칙’에 따라 지출한 비용이 향후 일정 기간 매출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매출이 발생하는 기간 동안 합리적이고 체계적인 방법에 의하여 비용을 배분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즉, 구입한 기계장치를 통해 5년 동안 제품을 생산해 판매할 수 있다면 해당 기간 동안 매출 발생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감가상각을 통해 5년 동안 비용화하는 것이다. 또한, 매장 인테리어의 경우에도 제품 홍보와 판매 촉진 등의 역할을 통해 매출 발생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므로 그 매장 인테리어가 유지되는 기간 동안 비용화할 수 있다.

그러나 상황이 바뀌어 기계장치 또는 매장 인테리어가 더 이상 매출에 기여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이 되는 데도 다년간에 걸쳐 감가상각비로 인식하는 것이 합리적일까? 다시 말해, 어떤 기계장치를 통해 생산되는 제품이 더 이상 판매되지 않을 것으로 충분히 예상된다고 해도 이 기계장치를 자산으로 인식하고 향후 5년 동안 나누어서 비용화하는 것이 맞을까?

어떤 기계장치를 1억 원에 취득했지만 사놓고 보니 그 기계장치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기대수익이 6000만 원에 불과하다면 장부가액을 1억 원으로 표시하는 건 조금 무리가 있다. 재무회계에서는 자산의 효익이 감소하면 이와 관련된 자산의 장부금액이 과대 계상됐는지를 검토하고 유형자산의 손상 여부를 검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유형자산의 경제적 효익이 급격히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미래의 비용을 조정하지 않는다면 유형자산의 취득 시 수익·비용을 대응시키기 위해 자산으로 인식했다는 취지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따라서 유형자산을 통해 회수 가능한 금액이 장부가액보다 적은 경우에 그 차액만큼을 당기의 영업외비용인 손상차손으로 인식한다. 또한 회수 가능 가액은 (1) 현재 처분을 통해 회수할 수 있는 금액5 과 (2) 유형자산을 그대로 사용할 경우 미래에 창출할 수 있는 현금흐름6 , 이 둘 중에서 큰 금액으로 인식하도록 돼 있다.

만약 기계장치의 현재 장부가액이 8000만 원(취득원가 1억 원, 내용연수 5년 및 감가상각누계액 2000만 원)이라고 하자. 또 현재 기계장치를 지금 처분할 경우 회수할 수 있는 금액이 5000만 원이고, 계속 사용함으로써 미래에 회수할 수 있는 금액이 6000만 원이라고 하자. 이런 경우 이 기계장치(유형자산)의 손상차손은 장부가액인 8000만 원에서 미래 사용 가치인 6000만 원을 차감한 2000만 원이다. 이는 당기 영업외비용으로 인식된다. 또한, 유형자산의 순장부가액은 8000만 원이 아닌 6000만 원으로 기록7 된다.

이런 유형자산의 감액 현상은 종종 화제가 된다. 2000년대 후반 필자는 어느 디스플레이 회사에 감사를 나갔다. 당시 이 업계의 많은 기업이 PDP 라인에 설비 투자를 감행했다. PDP 기술이 LCD 기술보다 대형화와 가격경쟁력 측면에서 장점이 많고 시장 전망이 밝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이후 LCD 기술이 급격히 발전하며 PDP 디스플레이 시장이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디스플레이 메이커들은 이미 투자가 들어간 PDP 생산라인에 대해 회계적으로 대규모 손상을 인식했다. 이는 당시 사회적 이슈가 됐다. 급작스런 손실 반영으로 주요 기업의 당기순손실이 갑자기 증가했기 때문이다.

다만, 손상차손을 인식할 때 ‘사용가치’는 전적으로 미래에 대한 매출 등의 추정을 기반으로 산출되기 때문에 항상 논쟁의 소지가 많다. 그래서 회계감사 시 유형자산에 대한 손상차손의 인식은 회사 입장에서나, 외부 감사인 입장에서나 어려운 주제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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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실무 Tip

유형자산의 손상차손은 미래현금흐름을 추정할 수 있는 개별 자산별로 인식하는 것이 원칙이다. 예를 들어 기계장치별 또는 매장별로 인식하는 것이다. 다만, 관리회계 입장에서는 이러한 손상차손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유형자산의 손상차손은 영업외비용으로 인식되며, 유형자산의 손상차손을 인식한 이후에는 매년 해당 유형자산에 대한 감가상각비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본문의 사례를 보자. 기계장비를 1억 원에 취득하고 5년에 걸쳐 감가상각하니 1년 차의 감가상각비는 2000만 원으로 인식됐지만 2000만 원의 손상차손이 발생한 2년 차부터는 감가상각비를 1500만 원으로 인식하게 된다(6000만 원 / 4년). 만약 이 기업이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부문별 성과를 측정한다면 어떻게 될까? 유형자산의 손상차손이 발생한 이후에 해당 부문의 감가상각비가 연 500만 원만큼 줄어들었으므로 오히려 영업이익이 더 좋게 평가될 수도 있다. 이런 경우 다른 부문과의 형평성에서 이슈가 발생할 수도 있다.

김범석 회계사 ah-men@hanmail.net

필자는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MBA 과정을 이수했다. 삼일회계법인 및 PwC컨설팅에서 13여 년간 외부 감사, 재무전략, 연결경영관리 및 리스크 매니지먼트 등 CEO 어젠다 위주의 프로젝트성 업무를 맡았다. 연결 결산, 자금 관리 및 회계실무 등에 대한 다수의 강의를 진행했고, 현재 글로벌 패션회사의 그룹 어카운팅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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