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ased on “Getting a deal: A study on innovation and acquisition value” (2026) by Joshua B. Sears in Technovation, Volume 152.
최근 수조 원대 규모의 거대 기술 기업 인수합병(M&A)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단순히 높은 가격을 지불하는 것이 성공적인 혁신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윌밍턴대(UNCW) 연구진은 기업 인수 가격 대비 혁신 성과를 측정하는 ‘혁신 투자 수익률(Innovation ROI)’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제시하며 이같이 밝혔다.
연구진은 1995~2005년 발생한 219건의 소규모 기술 기업 인수를 분석했다. 기존 연구들이 인수 후 특허 수가 늘었는지 혹은 주가 가치가 올랐는지만을 따졌다면 이번 연구는 인수 비용 대비 얼마나 효율적으로 혁신을 만들어냈는지에 주목했다. 특히 연구진은 인수 후 혁신의 형태를 두 가지로 구분했다. 인수 기업과 피인수 기업이 협력해 만드는 ‘통합적 혁신(Integrative Innovations)’과 피인수 기업이 독자적으로 수행하는 ‘독립적 혁신(Independent Innovations)’이다.
분석 결과, 두 기업이 함께 협력해야 하는 ‘통합적 혁신’의 경우 기술적 중복성이 높고 기업 간의 위상이 비슷할수록 투자수익률(ROI)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피인수 기업의 위상이 인수 기업보다 더 높을 경우에는 오히려 협업 효율이 떨어져 ROI가 감소했다. 이는 ‘사회 정체성 이론(Social Identity Theory)’에 근거한 것으로 위상 차이가 클수록 구성원들이 자신의 역할이나 입지가 약해졌다고 느끼면서 협업 기반 혁신이 저해됐다.
흥미로운 점은 ‘인수 가격(Acquisition Value)’이 구성원들의 심리에 미치는 영향이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기술적 중복성이 높거나 위상 차이가 큰 상황에서 인수 가격이 높을수록 오히려 통합적 혁신 성과가 떨어지는 경향을 보였다. 높은 인수 가격이 피인수 기업의 위상을 지나치게 부각해 기존 인수 기업 구성원들이 자신의 정체성이나 입지가 위협받는다고 느끼게 만든 탓이었다.반대로 피인수 기업이 자율성을 유지하며 수행하는 ‘독립적 혁신’의 경우 기술적 유사성이나 위상 차이, 높은 인수 가격이 성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독립적 혁신은 구성원 간의 긴밀한 정체성 통합이 필요 없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경영진이 단순히 혁신 산출물만 볼 것이 아니라 비용 대비 효과인 ROI를 고려해야 한다”며 “협력을 통한 시너지를 원한다면 기술과 위상이 비슷한 기업을 찾아야 하고 단순히 피인수 기업의 기술력만 필요하다면 독립성을 보장하는 방식이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또한 높은 인수 가격이 항상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조직 통합 과정에서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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