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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havioral Economics

성별-연령 다양성이 투자 효율성의 비결

곽승욱 | 404호 (2024년 11월 Issue 1)
Based on “Executive Gender, Age, and Corporate Financial Decisions and Performance: The Role of Overconfidence” (2023) by M. Agha and S. Pramathevan in Journal of Behavioral and Experimental Finance, 38: 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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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왜 연구했나?


성별과 나이는 경영진의 의사결정 스타일과 리더십 특성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어 기업 성과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여성 경영자는 남성보다 더 협력적이고 소통에 능숙하며 공감 능력이 뛰어나 기업 내 팀워크를 촉진하는 데 더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나이 든 경영진은 풍부한 경험과 지식을 가지고 있지만 변화에 대한 저항이 강하고 혁신에 대한 열의가 낮아 급변하는 글로벌 사업 환경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여겨진다. 기존 연구는 이러한 일반적인 인식이 기업의 재무적 의사결정과 경영 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는 데 집중해 왔다. 이제는 성별과 나이가 어떻게 상호작용하며 경영진의 행동 특성 및 경영 지표와 어떤 관계를 형성하는지에 대한 심층적인 이해가 필요한 시점이다.

사우디아라비아의 킹파드석유광물대(King Fahd University of Petroleum and Minerals) 연구진은 최고경영진, 특히 최고경영자(CEO)와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성별과 나이가 기업의 주요 재무의사결정과 경영 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행동경제학적 관점에서 분석해 기존 연구의 한계를 극복했다. 더 나아가 성별과 나이에 따른 자기 과신과 위험회피 성향이 독립적인 현상이 아니라 상호 보완적인 관계임을 밝혀내며 경영진 특성과 기업 성과 사이의 복잡한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를 한층 더 높였다.


무엇을 발견했나?

연구에 사용된 자료는 1992년부터 2018년까지의 2564개 비금융 기업을 포함하며 주된 초점은 CEO와 CFO의 나이, 성별, 주요 경영 지표(자금조달, 투자 규모, 자본수익률, 주식수익률 변동성), 대표적 행동 특성(자기 과신, 위험회피 성향)에 맞춰졌다. 자료 분석 결과, 성별과 나이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여성 경영진과 남성 경영진을 비교했을 때 여성 경영진이 이끄는 기업1 은 외부 자금조달과 투자 규모가 남성 경영진이 이끄는 기업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 여성 경영진의 외부 자금조달은 총자산의 0.2%로 남성 경영진의 2.6%에 비해 2.4%p 낮았으며 투자 규모2 는 여성 경영진이 총자산의 12.2%, 남성 경영진이 14.7%로 2.5%p 차이를 보였다. 그러나 자본수익률3 은 여성 경영진이 17.0%로 남성 경영진의 14.4%에 비해 2.6%p 높아 보수적인 투자 정책(낮은 외부 자금조달과 투자 규모)을 시행하면서도 높은 투자 효율성을 나타냈다.

젊은 경영진과 나이 든 경영진을 비교하면 젊은 경영진은 외부 자금조달과 투자 규모에서 나이 든 경영진을 크게 앞섰다. 젊은 경영진의 외부 자금조달은 총자산의 3.5%, 나이 든 경영진은 1.5%로 2.0%p 차이가 났고, 투자 규모는 젊은 경영진이 총자산의 16.6%, 나이 든 경영진이 12.5%로 약 4.1%p 더 컸다. 그러나 자본수익률은 젊은 경영진이 14.0%, 나이 든 경영진은 15.5%로 1.5%p 낮아 공격적인 투자 전략이 높은 투자 효율성으로 이어지지 않음을 보여줬다.

회귀분석 결과는 성별과 나이의 상호작용 효과를 추가로 드러냈다. 나이 든 여성 경영진의 외부 자금조달과 투자 규모는 각각 젊은 여성 경영진의 82%, 84%에 불과했지만 자본수익률은 1.27%p 더 높았다. 젊은 남성 경영진과 나이 든 남성 경영진의 비교에서도 유사한 패턴이 관찰됐다. 나이 든 남성 경영진의 외부 자금조달과 투자 규모는 각각 젊은 남성 경영진의 52%, 87% 수준이었지만 자본수익률은 0.75%p 앞섰다. 네 그룹을 동시에 비교한 결과, 외부 자금조달과 투자 규모는 젊은 남성 경영진, 나이 든 남성 경영진, 나이 든 여성 경영진, 젊은 여성 경영진 순으로 높았고 투자 수익률은 이와 반대 순서였다.

주식수익률 변동성4 에서도 경영진의 나이와 성별에 따른 차이가 여실히 나타났다. 나이 든 여성 경영진의 주식수익률 변동성은 0.12로 가장 낮았다. 젊은 여성 경영진과 나이 든 남성 경영진이 각각 0.17과 0.19로 그 뒤를 이었다. 젊은 남성 경영진의 주식수익률 변동성은 0.21로 가장 높았다. 여성 경영진이 남성 경영진보다 훨씬 더 안정적인 경영을 하며 여기에 나이가 더해지면 경영 안정성이 더욱 개선된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자기 과신5 또한 나이 든 여성 경영진, 젊은 여성 경영진, 나이 든 남성 경영진, 젊은 남성 경영진 순으로 높아졌다.

결론적으로 성별과 나이에 따른 투자 전략과 자기 과신은 분명한 차이를 보이며 이는 투자 성과에도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여성과 경험 많은 경영진은 외부 자금조달을 삼가고 불필요한 투자를 억제하는 보수적인 투자 전략을 구사함에도 불구하고 남성과 젊은 경영진보다 현저히 낮은 주식수익률 변동성과 높은 투자 수익률을 올렸다. 이러한 투자 효율성은 나이 든 여성 경영진, 젊은 여성 경영진, 나이 든 남성 경영진, 젊은 남성 경영진 순이어서 투자에서 성별 다양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보여준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성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이나 편견을 바꾸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성인지감수성을 기업 문화와 거버넌스에 반영하려는 노력도 감지된다. 불평등하고 불균형적인 사고와 문화에 젖어 지내 온 세월이 긴 만큼, 이를 변화시키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이러한 시대적 변혁기에 성별 다양성이 주는 뚜렷하고 긍정적인 효과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기업의 의사결정은 경제적 요인뿐만 아니라 사회적, 문화적 요인에도 영향을 받는다. 특히 다양성은 기업 생산성, 경쟁 우위, 혁신, 시장점유율, 지속가능성을 향상하고 발전시키는 핵심 요소다. 사회적, 문화적 장벽으로 인해 여성 경영진과 여성 지도자의 비율이 현저히 낮은 것은 다양성 사회로의 발전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이다. 성별과 나이를 포함해 다양성이 시스템화되면 훨씬 더 나은 기업 환경, 재무 구조, 경영 성과를 달성할 수 있다. 경제 발전과 복지국가는 이러한 변화의 자연스러운 부산물이다. 가족, 기업, 국가, 나아가 인류는 모든 구성원이 조화롭게 공존해야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룰 수 있다.
  • 곽승욱

    곽승욱swkwag@sookmyung.ac.kr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

    필자는 연세대를 졸업하고 미국 플로리다주립대와 텍사스공과대에서 정치학 석사와 경영통계학 석사, 테네시대에서 재무관리 전공으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유타주립대 재무관리 교수로 11년간 근무한 후 현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연구 및 관심 분야는 행동경제학, 기업 가치평가, 투자, 금융시장 및 규제, AI 재무 분석 등이고 역·저서에는 『재무관리의 이해』와 『생각과 행동, 그리고 투자』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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