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havioral Economics

주식시장에서 생존하려면 감정을 경계하라

322호 (2021년 06월 Issue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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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sed on “Emotions in the Stock Market.”(2020) by John Griffith et al. in Journal of Behavioral Finance, pp. 42-56.

무엇을, 왜 연구했나?

신경과학의 발전에 힘입어 감정과 인지적 사고는 항상 뒤엉켜서 상호작용을 하고, 감정이 개인적 차원, 사회적 차원의 경제적 의사결정과 행위의 중요한 결정 요인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따라서 경제 행위의 집합소인 주식시장을 이해하려면 감정이 경제 행위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주가 모멘텀(Momentum)과 역전 현상(Reversal)은 주식시장에서 잘 알려진 두 가지 이례적 현상이다. 이 둘은 심리적 편향에 기인한 과소반응(Underreaction)과 과잉반응(Overreaction)의 결과다. 주가 관련 정보에 대한 초기 과소반응은 이후 조정 과정을 거치며 단기 모멘텀 현상으로 나타난다. 긍정적 주가 정보에 과소반응을 한 경우는 지속적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부정적 정보에 과소반응을 보인 경우는 연속된 주가 하락을 일으킨다.

모멘텀과 대조적으로 매우 고무적이고 긍정적인 주가 정보에 과잉반응을 한 경우, 과대평가된 주가가 본질적 가치를 찾아가는 과정을 거치며 주가 상승이 하락으로 바뀌는 역전 현상을 볼 수 있다. 반대로 부정적인 주가 정보에 과잉반응을 보이면 주가 하락 추세가 상승으로 바뀌는 역전 현상이 일어난다.

모멘텀이든, 역전 현상이든 주가가 균형 가격을 찾아가는 과정에 나타나는 체계적인 주가 흐름이다. 각종 온•오프라인 매체에서 제공하는 금융 정보의 양은 쓰나미처럼 밀려들어 정보 부재와 별반 다를 바 없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투자자 감정과 투자수익률 및 변동성과의 상관관계를 보다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면 주식시장의 이례적인 현상을 이해하고 예측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미 올드도미니언대의 그리피스 교수팀은 네 가지 대표적인 투자자 감정(두려움, 침울, 기쁨, 스트레스)을 인공지능(AI) 기술로 계량화해 이들이 주식수익률과 변동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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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발견했나?

기존 연구에서 가장 많이 다뤄진 감정 중 하나가 두려움이다. 금융 위기를 겪을 때마다 시장에 만연한 두려움은 거대한 공포로 발전해 시장을 쑥대밭으로 전락시키고 위기로부터의 탈출을 어렵게 한다. 침울한 감정은 시장의 하락기와 침체기에 많이 관찰되는데 이 시기에 꽤 오래 지속되는 감정이다. 반대로 기쁨이 지배하는 시장은 활황을 경험한다. 시장이 활황일 때 재무분석가는 모멘텀이 강한 성장주를 선호한다. 역으로 침체기에는 성장주 추천을 꺼린다. 화창한 날씨에 주식시장의 수익률이 개선되는 현상도 기쁨의 개입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 다른 부정적 감정인 스트레스가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력도 다른 감정에 못지않다. 스트레스에 기인한 정신 질환과 주식수익률은 보통 부정적 상관관계를 가진다. 또한 시장 전체의 스트레스 수준이 증가하면 다우존스지수에 포함된 주식 간 상관관계도 덩달아 상승해 분산 투자의 효과를 격감시킨다. 다른 금융 회사나 투자자의 의사결정을 무조건 따르는 군집 행동도 주식시장의 스트레스가 높아질수록 강해진다. 따라서 주식시장에 부정적 감정(두려움, 침울, 스트레스)이 충만하면 수익률은 마이너스, 긍정적 감정(기쁨)이 주를 이루면 수익률은 플러스가 된다는 게 일반적인 예측이다.

연구팀은 머신러닝 기술과 문맥 분석을 융합해 기업과 기관, 인터넷 뉴스 미디어, 사회관계망 등 복수의 채널을 통해 수집한 일일 평균 200만 개 이상의 뉴스 기사에서 투자자의 네 가지 감정이 드러나는 요인을 추출했다.

추출한 네 가지 감정이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을 시계열 분석으로 탐구한 결과, 예측대로 두려움, 침울, 스트레스는 수익률을 낮추는 효과, 기쁨은 수익률을 높이는 효과가 여실히 드러났다. 특히 두려움의 수익률 감소 효과는 기쁨의 수익률 증대 효과보다 약 1.7배, 침울과 스트레스의 수익률 감소 효과보다 4배 이상 컸다. 주식수익률의 변화가 네 가지 감정에 미치는 영향도 뚜렷했다. 즉, 주식수익률이 증가하면 두려움, 침울, 스트레스는 감소했지만 기쁨은 커졌다. 감정과 주식수익률 간의 관계는 일방적인 인과관계가 아니라 상호보완적 관계라는 의미다.

더불어 주식시장에 네 가지 감정이 개입하면 수익률의 변동폭이 커지는 현상도 관찰됐다. 특히 예기치 않은 부정적 뉴스로 말미암은 수익률 변동성의 증가는 뜻밖의 긍정적 뉴스로 인해 요동치는 변동성의 3배에 달했다. 주식수익률의 변동성에도 비대칭적인 부정 편향(Negativity Bias)이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

어떤 교훈을 주나?

감정은 투자 자산과 위험을 평가하는 데 부지불식간에 관여한다. 두려움에 사로잡히면 위험을 실제보다 더욱 비관적으로 평가해 불필요한 위험회피적 선택을 초래한다. 반대로 탐욕에 휩싸이면 위험을 과소평가해 지나친 위험추구형 행동도 서슴지 않는다. “두려움에 사고 탐욕에 팔라”라는 투자 격언이 허언이 아닌 이유다. 주식시장에서 생존하고 번창하려면 감정을 경계해야 한다.


곽승욱 숙명여대 경영학부 swkwag@sookmyung.ac.kr
필자는 연세대를 졸업하고, 미국 플로리다주립대와 텍사스공과대에서 정치학 석사와 경영통계학 석사, 테네시대에서 재무관리 전공으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유타주립대 재무관리 교수로 11년간 근무한 후 현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연구 및 관심 분야는 행동재무학/경제학, 기업가치평가, 투자, 금융시장과 규제 등이다.
동아비즈니스리뷰 322호 The Art of Compensation 2021년 06월 Issue 1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