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회원가입|고객센터
Top
검색버튼 메뉴버튼

Strategy

중국의 일대일로, 코로나19로 갈림길에 서다

류주한 | 308호 (2020년 11월 Issue 1)
014


Based on “China’s Belt and Road Initiative and the COVID-19 crisis” by Peter J. Buckley in Journal of International Business Policy, 2020, 3. pp.311-314.

무엇을, 왜 연구했나?

중국 시진핑 주석이 지난 2013년부터 야심 차게 준비했던 일대일로(一帶一路, One belt, One road) 사업은 중국 정부 수립 이후 최대 규모의 국제 사업이다. 일대일로 사업은 중국과 주변 국가를 포함해 내륙 3개, 해상 2개를 철도, 항공, 도로, 항만, 전력망, 통신망 등 기간시설로 연결, 상호연계와 소통을 강화하고 경제, 무역 합작을 확대하려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협력국 정상들은 그동안 일대일로 사업 추진에 협력 의지를 재차 확인해 왔으며 2017년 현재 약 80여 개국이 회원국으로 참여하고 있다. 일대일로 프로젝트가 성공할 경우 인구 44억 명(세계 인구의 63%)과 GDP 규모 21조 달러(세계 GDP의 약 21%)를 차지하는 거대한 경제 시장이 탄생하게 되며 중국은 패권국으로서 한층 더 다가설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이 거대 프로젝트에 곱지 않은 시각이 쏟아지는 한편 정치적 갈등도 끊이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이 사업이 협력국의 장기적인 경제 발전과 사회 개발이라는 이해관계를 고려하지 않고 외채 부담만을 가중한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아 참여국과의 분쟁 소지도 매우 높다.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몬테네그로 등이 이미 이 같은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우여곡절 속에 일대일로 프로젝트는 최근 코로나19라는 암초를 만나며 기로에 섰다. 세상 모든 길을 중국과 통하게 하려는 이 프로젝트의 미래는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최근 국제경영학계의 분석과 예측이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018


무엇을 발견했나?

코로나19는 인류의 삶을 순식간에 바꿔 놓았으며 일대일로(一帶一路) 사업도 예외가 아니다. 국제경영학계는 대체로 코로나19가 일대일로 사업에 미칠 단기적, 중기적, 장기적 영향을 다음과 같이 예측했다. 먼저, 팬데믹이 가져온 글로벌 수요 감소와 물리적 이동의 제한은 인프라 투자의 필요성을 크게 약화해 단기적으로 일대일로 사업의 동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소통과 교류의 디지털화, 비대면화로 도로, 철도, 항만의 필요성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중기적으로 코로나19는 중국의 중장기적인 목표인 정보•복지의 실크로드 구축에 차질을 가져오게 됐다. 중국 정부는 주변국들에 일대일로 사업 참여를 통해 중장기적으로 생산성이 향상되고 부수적으로 공동의 법규, 교육, 복지, 의료 등의 혜택을 공유하며 중국과 함께 공동 번영할 수 있다고 역설해 왔다. 그러나 안 그래도 불분명하고 모호하게 체결된 일대일로 사업의 계약관계는 예상치 못하게 팬데믹 상황을 맞게 됐다. 따라서 약속한 대로 사업이 이행될 수 있을지, 그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그뿐만 아니라 일대일로 사업 대부분이 참여국이 아닌 중국 파견 노동자에 의한 건설 사업이라 참여국의 생산성 향상과는 거리가 멀다. 중국이 제공한 차관은 참여국의 생산성 향상이 실현되지 않을 경우 상환도 어려워 외채 부담 가중과 함께 중국의 간섭이 더욱 노골화될 우려를 낳고 있다. 아쉽게도 중국 정부는 이를 지혜롭게 대처해 낼 글로벌 리더십이 부재하다. 장기적으로 코로나19로 인해 주요국의 리쇼어링이 가속화되면서 중국의 글로벌 물류 허브와 제조 거점으로서 위상이 예전만 못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커져가고 있다. 중국이 제조 거점으로서 위상이 약해질 때 그동안 묵인됐던 중국의 환경 문제, 노동자 인권 문제가 본격화될 개연성이 높다.

020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는가?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은 과잉 생산설비와 투자, 높은 실업률을 세계 시장으로 분산해 국내의 구조적인 문제를 해소하려는 전략적 계산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는 참여국의 경제 상황, 주변국의 개혁, 구조조정, 투명성이 선행돼야 할 뿐 아니라 사업 주체로서 중국의 위상과 리더십이 확립돼야 한다는 전제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이를 간과한 채 리더의 신념에만 기초해 과감히 내린 정치적 결단은 코로나19라는 블랙스완을 만나 내재된 한계점을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글로벌화의 추세 또한 물리적 기반에서 디지털 기반으로 전환점을 맞게 되면서 일대일로 사업의 미래는 더욱 불투명해진 상황에 놓여 있다. 국제경영학계가 내놓은 분석대로 일대일로 사업이 사회적, 국제관계적 저항에 직면하게 될지, 아니면 새로운 돌파구를 찾게 될지 지켜볼 일이다.


류주한 한양대 국제학부 교수 jhryoo@hanyang.ac.kr
필자는 미국 뉴욕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런던대에서 석사(국제경영학), 런던정경대에서 박사(경영전략) 학위를 각각 취득했다. United M&A, 삼성전자, 외교통상부에서 해외 M&A 및 투자유치, 해외 직접투자 실무 및 IR, 정책홍보 등의 업무를 수행한 바 있으며 국내외 학술저널 등에 기술벤처, 해외 진출 전략, 전략적 제휴, PMI 관련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
  • 류주한 류주한 | 한양대 국제학부 교수

    필자는 미국 뉴욕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런던대에서 석사(국제경영학), 런던정경대에서 박사(경영전략) 학위를 취득했다. United M&A, 삼성전자, 외교통상부에서 해외 M&A 및 투자 유치, 해외 직접투자 실무 및 IR, 정책 홍보 등의 업무를 수행했으며 국내외 학술 저널 등에 기술 벤처, 해외 진출 전략, 전략적 제휴, 비시장 전략, PMI, 그린 공급망 관련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
    jhryoo@hanyang.ac.kr
    이 필자의 다른 기사 보기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