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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소스, 구원인가 자살인가?

스콧 윌슨(Scott Wilson),아짓 캠빌(Ajit Kambil) | 16호 (2008년 9월 Issue 1)
스콧 윌슨, 아짓 캠빌
 
마티나 더웩은 갑자기 몸이 아픈 것처럼 느껴졌다. 그녀가 무척이나 아끼는 오빠 에번은 전화 몇 마디만으로도 그녀를 그렇게 만들 수 있었다. 에번은 악의는 없지만 그녀 회사의 안정적인 성장 계획도 흐트러뜨릴 수 있는 능력이 있었다.
 
자주 그랬던 것처럼 그는 마티나와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오는 중이었다. 점심식사 후 이들은 전자게임 트레이드 쇼에 갈 예정이었다. 에번은 비록 마티나의 회사에서 일하는 건 아니지만 그녀의 회사에 대해 솔직하게 조언할 수 있는 가장 가까운 사람이었다.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전자음악 게임 ‘앰프업(Amp Up)’ 제조 회사 KMS의 사무실에서 마티나는 에번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가 고속도로에서 전화했으니 KMS에 곧 도착할 것이었다.
 
마티나의 사무실에서 보이는 풍경은 평화로웠다. 먼 산등성이에 있는 친숙한 방갈로, 시원스럽게 뻗은 야자수들. 2004년 그녀는 이런 풍경을 바라보며 중대한 결정을 내렸다. 그 결정으로 인해 회사는 현재의 위치에 이르렀고, 동시에 현재의 딜레마에 봉착했다. 대량 판매 시장(mass market)에 뛰어든 KMS는 이를 통해 성장할 수 있었지만, 동시에 통제 불가능한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 풍조의 위협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딜레마에 빠졌다.
 
4년 전 KMS 전신인 ‘캘리 음악 소프트웨어’의 프로그래머들이 몇 가지 학습 기구들을 선보였다. 실제 전자기타처럼 생긴 학습 기구는 기타줄 대신 갖가지 버튼과 터치패드, 다이얼로 이뤄진 것이 특징이었다. 그 안에 내장된 소프트웨어는 아마추어의 서투른 연주로도 훌륭한 음악을 만들어냈다. 컴퓨터와 인터넷만 연결하면 되므로 세계 곳곳에서 사용자들이 몰려들었다. 프로그래머들은 이미 몇 편의 작곡과 가라오케 비디오 게임의 밑그림을 그려 놓은 상태였다.
 
그러나 제품 프레젠테이션 직후 긴 침묵이 이어졌다. 그리고 모든 사람이 회사의 선택에 대해 고민했다. 회사가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직접 새로운 사업을 추진할 것인가, 이것을 다른 대기업에 팔 것인가. 마티나는 그때도 먼 산등성이를 응시하며 말했다. “합시다. 우리가 직접 합시다.” 때때로 그때의 박수소리가 여전히 그녀의 귓가에 울리곤 했다.
 
앰프업은 커다란 성공을 거뒀다. 인기 밴드 Z3가 앰프업이라는 악기를 들고 무대에 나타남으로써 본격적인 판매도 시작되었다. 회사는 음악 소프트웨어 회사로 인식이 고정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이름도 KMS로 바꾸었다. 그리고 이른 시간 내에 매스 마케팅에 대해 배우기 시작했다. 심지어는 이전의 핵심 사업이던 음악 소프트웨어 사업을 별개의 회사로 분리하자는 논의도 있었다. 상당히 급격한 움직임이었다. 그리고 이제 에번은 그보다 더 급격한 변화를 제안하고 있었다.
 
오빠가 내 하루를 망쳤어. 알지?” 그녀는 에번의 차에 오르면서 말했다. 에번은 40대지만 여전히 잘 생기고 탄탄한 몸매를 유지했다.
 
사적인 감정은 없었어.” 에번이 대답했다.
 
길가 간이 식당에서 그녀는 에번이 퍼모나에서 열리는 이틀간의 트레이드 쇼에 같이 가자고 한 것에 대해 감사했다. 그 트레이드 쇼에서 KMS는 제품을 전시하고 다음 업그레이드에 대해 간단히 홍보를 할 예정이었다. 에번은 네트워킹 회사를 창업하여 상당한 돈을 모았고, 현재는 다른 회사에 대한 투자와 지원에 주력하고 있었다. 마티나는 항상 에번이 그녀의 사업을 자기 사업처럼 신경 써 주는 것이 고마웠다.
 
마티나는 에번의 제안에 대해 이야기를 꺼냈다. 에번이 전화로 아무렇지도 않게 앰프업의 소프트웨어를 공개하자고 제안한 것이다. 그녀는 받아들일 수 없었다. 이제껏 지적재산권을 빈틈없이 보호해 온 회사의 성공적인 전략에 어떤 문제가 있다는 것인가. 왜 앰프업의 소프트웨어를 공개해야 하는가. 왜 오픈 소스 커뮤니티를 그녀가 힘들게 일군 회사로 끌어들여 회사가 힘들게 찾아낸 보석을 갖고 놀도록 허락해야 한단 말인가.
 
넌 지금 CEO가 아니라 여왕님처럼 말하고 있어.” 에번이 말했다. “내가 너에게 말로 하는 것보다는 보여 주는 게 나을 것 같다.” 결국 트레이드 쇼의 행사장에 도착하고 나서야 마티나는 에번의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에번은 KMS의 대규모 전시장을 지나서 그녀를 복도 끝으로 이끌었다. “소개해 줄 사람들이 있어.”
 
에번은 그녀를 컴퓨터광처럼 보이는 젊은이들에게 소개했다. 그들은 마티나를 직접 만났다는 사실에 압도된 것처럼 보였다. 그 젊은이들 중 몇몇은 앰프업과 비슷한 악기를 들고 있었다. 그들이 ‘오픈 코드(Open Chord)’라는 새로운 회사의 설립자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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