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trepreneurship

시니어 창업 붐… 작게 시작하고 가족 지지 얻어야

285호 (2019년 11월 Issue 2)



Entrepreneurship
시니어 창업 붐… 작게 시작하고 가족 지지 얻어야

Based on “How does the age of serial entrepreneurs influence their re-venture speed after a business failure?” by Lin, S., & Wang, S. Small Business Economics, (2019) 52(3), 651-666.


무엇을, 왜 연구했나?

흔히들 나이가 어려야 창업 실패 시 빨리 재도전할 수 있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빌 게이츠는 17살 때, 교통정보를 수집하는 ‘Traf-O-Data’라는 회사를 만들어 실패했지만 2년 후, 19살의 나이에 마이크로소프트를 창업해 31세 때 억만장자가 된다. 1983년생인 드루 휴스턴은 21살에 학교를 휴학하고 온라인 강의를 제공하는 회사를 창업했다가 3년 만에 사업을 접었지만 이듬해인 24살 때 재창업에 도전, 드롭박스를 창업해 40세 미만의 미국인 중 18번째 부호가 됐다. 하지만 나이가 많은 게 재도전에 유리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예를 들어, 추스젠(褚時健, Chu Shijian)의 노령 재창업 사례다. 추스젠은 중국의 창업자로 한때 ‘담배 왕’으로 불리며 최고의 수익을 거뒀으나 부패 혐의로 구속됐다. 그 후, 74세의 나이에 출소해 바로 재창업에 뛰어들었고, ‘Chu’s Orange’를 성장시켜 큰 성공을 거뒀다. 오히려 나이가 많아 풍부한 경험을 살렸고, 빠르게 재창업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이에 중국 중앙재경대의 린(S, Lin) 교수와 베이징대의 왕 (S, Wang) 교수는 나이와 재도전 속도의 관계를 과학적으로 입증하기로 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연구자들은 중국 보하이 경제 구역(Bohai Economic Rim, BER)에 입점한 5789명의 창업자를 대상으로 2015년 7월부터 2016년 2월까지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그중 창업 실패 후 재도전 경험이 있는 268명의 창업자를 연구의 표본으로 삼았다. 먼저, 재창업에 도전했을 당시의 나이를 물어보고, 창업에 실패한 연도와 재창업이 이뤄진 연도의 시간 차를 살펴봤다. 그 결과, 재도전을 할 당시 창업자의 나이가 많을수록 재창업이 이뤄지는 시간이 길어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재도전은 나이가 많을수록 느리고 불리하다는 뜻이다.

하지만 추스젠의 사례에 영감을 얻은 연구진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어떤 상황에서 나이의 불리함이 해소될 수 있는지 살펴봤다. 실증 분석을 통해 연구진은 크게 두 가지 경우를 찾아냈는데, 첫 번째는 이전에 실패한 기업의 규모가 작다고 판단될 때, 두 번째는 가족으로부터 자금 지원을 많이 받았다고 믿는 경우에는 비록 나이가 많은 상태에서 실패를 하고 재도전에 임하더라도 젊은 사람 못지않게 빠르게 재창업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추스젠의 경우에도 74세에 재창업에 도전했지만 이전 사업의 실패가 본인으로서는 감당할 만한 수준이었다고 판단했다. 또 가족으로부터 금전적, 심리적으로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다고 믿었기에 빠르게 재창업을 할 수 있었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실패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창업을 주저하게 된다는 의견이 일반적으로 40%를 차지한다. 따라서 이왕 창업을 할 것이라면 한 살이라도 젊을 때 하라고 한다. 그래야 실패하더라도 빠르게 다시 도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바꿔 말하면, 실패했을 때 나이가 여전히 젊다면, 재도전의 속도가 그만큼 빨라질 수 있지만 나이가 많다면 여러 가지 상황과 심리적 두려움 등으로 인해 쉽사리 재도전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본 연구는 일단 우리가 알고 있는 사회 통념(the conventional wisdom)을 과학적 통계 분석을 통해 증명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게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에 본 연구의 의미가 있다. 작은 규모의 실패(Low Failure Loss)와 가족으로부터의 풍부한 지원(High Family Support)이 나이의 악영향을 상쇄시켜준다는 결과에 주목해야 한다. 최근 건강한 노년층 증가로 인해 노년 창업이 전 세계적으로 늘고 있는 추세다. 미국의 경우 55∼64세 그룹의 창업 증가율이 전 연령에서 가장 높았고, 일본은 60대 이상이 전체 신규 창업의 32%를 차지했다. 한국도 시니어 창업 증가율이 청년 창업 증가율보다 1.7배 높다. 100세 시대가 성큼 다가온 만큼 시니어 창업의 부상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본 연구에서 보듯 나이가 많을 경우 청년 창업에 비해 실패 후 재도전의 속도가 비록 느릴 수는 있지만 실패의 규모를 작게 하고 가족의 지지를 많이 받는다면 재창업의 빠르기는 나이와는 상관없다는 결과를 새기길 바란다.


필자소개 배태준 한양대 창업융합학과 조교수 tjbae@hanyang.ac.kr
필자는 한양대 경영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를, 미국 루이빌대에서 박사(창업학) 학위를 각각 취득했다. 벤처산업연구원 초기 연구원으로 활동했고, 동부제철에서 내수영업 및 전략 기획 분야에서 실무 경험을 쌓았다. 박사 학위 취득 후 미국 뉴욕 호프스트라대 경영대학교에서 조교수를 지냈다. 세계 한인무역협회 뉴욕지부에서 차세대 무역스쿨 강사 및 멘토로 활동했다. 주된 연구 분야는 창업 의지, 창업 교육, 사회적 기업, 교원 창업 및 창업 실패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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