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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letter

‘괴짜 도시’를 꿈꾸며

김현진 | 281호 (2019년 9월 Issue 2)
‘Support local, doing it proudly(자랑스럽게 로컬을 지지하기).’

최근 ‘힙스터의 성지’로 꼽히는 미국 포틀랜드의 랜드마크 중 하나,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메이드 히어 PDX(Madehere PDX)’의 경영 모토입니다. 포틀랜드국제공항을 뜻하는 PDX를 상호로 쓴 이 매장에선 포틀랜드의 아티스트와 스타트업, 소상공인들이 만든 의식주 브랜드들이 각자의 스토리를 뽐내며 소비자들을 맞습니다. 이 실험적 공간의 창업자인 존 코너 대표는 로컬의 사람과 제품, 브랜드를 자랑스럽게 상업화했습니다. ‘포틀랜드다움’은 이 멀티숍의 차별화 전략이자, 곧 철학입니다.

코너 대표와 같은 이들이 바로 ‘로컬 크리에이터’입니다. 지역을 상징하는 자원과 정서에 개인의 창의성을 접목해 지역 경제 활성화를 이끄는 창업가들입니다. 포틀랜드가 특히 최근 국내에서 각광받는 이유는 이 도시가 밀레니얼세대가 지향하는 라이프스타일과 이들이 향유하는 ‘로컬 이코노미’에 롤모델이 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소박하고 느린 삶을 지향하는 ‘킨포크 스타일’이 도시를 지배하고 오가닉 푸드, 아웃도어용품, 독립 커피 브랜드가 거리 간판을 가득 채우는 이 도시의 슬로건이 신선합니다. ‘Keep Portland Weird(포틀랜드를 괴짜로 유지하자).’

이러한 로컬 감성이 각광받는 것은 소비 주체로 떠오른 밀레니얼세대의 부상과도 맞물려 있습니다. 저성장 시대를 맞아 탈물질 성향을 띠게 된 이들 세대가 과시성보다는 차별성, 연대성, 심미성을 느끼게 하는 공간과 오브제에 열광한다는 것입니다. 이들은 획일화된 유행보다 개성 있는 디자인과 차별화된 스토리에 의미를 부여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힙한 정체성을 규정해줄 이런 경험들에 애정을 듬뿍 부여해 ‘감성적’이라 쓰고 ‘갬성적’이라 읽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약 10여 년 전부터 로컬 크리에이터들의 활약이 골목 상권을 중심으로 두드러지게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SNS 좀 한다는 2030세대의 인스타그램 피드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연남동, 성수동, 부암동, 서촌의 카페와 편집숍들은 로컬 크리에이터들이 설계한 기획의 산물입니다. 이들 공간은 그 지역의 명소가 되고, 지역 상권을 살리면서 개성 있는 도시 풍경을 완성해나갑니다.

로컬 크리에이터의 역할이 중요한 것은 그 단위가 골목이든, 도시든 간에 지역을 기반으로 한 상권이 창의적 인재와 스타트업을 끌어들이고 결국 지역 전체를 풍요롭게 하는 선순환 구조를 이루기 때문입니다. DBR 편집진은 최근 각광받는 이 시대 로컬 크리에이터 중에서도 다양한 시행착오를 통해 쌓은 견고한 비즈니스 철학으로 큰 인사이트를 남길 만한 사례를 엄선했습니다. 이들의 스토리를 통해 로컬 상권에 진입하려는 청년 창업가뿐 아니라 새로운 소비자와 상권 정보에 귀와 눈을 활짝 열고 있는 독자 여러분 모두 무릎을 칠 만한 지혜를 느끼시길 기대합니다.

한편 이번 호부터 인공지능(AI), 블록체인(Blockchain), 클라우드(Cloud), 빅데이터 분석(Data Analysis)과 관련된 이론과 사례를 엄선해 싣는 A·B·C·D 섹션을 선보입니다. 취재 및 교육 현장에서 귀담아들은 독자 여러분들의 니즈를 반영해 설계한 코너인 만큼 디지털 혁신과 관련된 최신 정보를 충실히 전달할 예정입니다.

또 애독자시라면 이미 알아채셨을텐데요,DBR이 새로운 표지로 단장했습니다. 독자 여러분 가운데 5000명을 샘플링해 진행한 문자 메시지 설문 조사 결과, 가장 인기가 높았던 디자인이 DBR의 얼굴이 됐습니다. ‘안팎’을 모두 업그레이드한 만큼 좀 더 친절하고 충실한, 여러분의 비즈니스 길잡이가 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겠습니다.




김현진 편집장
br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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