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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Kinsey Quarterly

‘클라우드’ 활용했다고 디지털 전략 끝?

자크 버긴(Jacques Bughin),탕기 캐틀린(Tanguy Catlin),마틴 허트(Martin Hirt) ,폴 윌모트(Paul Willmott) | 253호 (2018년 7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기업이 디지털 전환에 실패하는 이유는 다음의 5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1. 디지털을 IT 업그레이드 정도로 축소 정의한다.
2. 퍼스트무버가 독식하는 디지털 경제를 이해하지 못한다.
3. 산업 간 경계를 없애는 에코 시스템을 무시한다.
4. B2C 신규 진입자만 경계하다 기존 기업이나 B2B에 방심한다.
5. 기존 사업 변환과 신규 사업 진출 사이에 고민하다 기회를 놓친다. 디지털 전략은 몇 가지 신규 투자 계획을 세우는 데 그쳐서는 안 되며 조직 전체가 전략적 기회를 감지하고 실험을 통해 학습하고 적응하면서 전방위적으로 애질리티를 구축해야 한다.


기업의 디지털 전략을 살펴보면 디지털이 경제의 펀더멘털이나 산업의 역동성, 경쟁의 의미를 어떻게 바꿔놓는지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기업은 5가지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스마트폰은 1969년 인간을 달에 착륙시킨 컴퓨터와 비교해서 수천 배나 빠른 속도로 정보를 처리할 수 있게 됐다. 오늘날 지구 인구 대부분을 연결해주고 있는 스마트폰이 나온 지는 불과 10년밖에 안 됐다. 1

스마트폰은 굉장히 짧은 시간 안에 우리의 삶과 다양한 방식으로 엮이고 있다. 이제 리프트(Lyft)나 웨이즈(Waze) 같은 차량 공유나 내비게이션 앱의 도움 없이 돌아다닐 수 있는 사람이 거의 없다. 새로 나온 해상 교통 앱을 활용하면 휴가 기간 동안 현지 보트 주인이 운전하는 보트를 타고 섬을 방문할 수도 있다. 휴가지에서 e메일을 확인하거나 친구와 연락할 수 있고, 집 난방기가 꺼져 있는지 점검하고, 투자 포트폴리오를 변경할 수도 있다. 또 돌아오는 여행 편에 대한 여행자보험을 구매할 수도 있다. 인터넷 검색으로 취향에 맞는 영화를 추천받거나, 여행 오기 전 깜박 잊고 사지 못한 생일 선물을 고를 수도 있다. 그리고 휴가지에서 찍은 사진들로 갤러리를 만들고 업데이트할 수 있다. 스마트폰으로 전화를 거는 것은 이제 한물간 방식이 됐다.

하지만 이처럼 디지털한 휴가를 보낸 후 복귀한 업무 현장의 디지털 인식과 활용 수준은 현저히 떨어진다. 대형 조직의 리더나 기업 CEO에게 조언하는 업무를 맡았다면 이 작은 기기에서 발생하는 변화와 혁신적인 잠재력에 대해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될 정도다. 여전히 허황된 디지털 사업 계획 몇 건 수립하는 것을 디지털 전략이라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미래 디지털 전략은 그동안 수립해온 전략과 엄청나게 달라져야 한다. 그렇지 않은 기업의 디지털 전략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

날이 갈수록 거세지는 디지털화의 파도와 디지털화를 이끄는 기술 및 행동 변화, 이런 변화가 가져올 엄청난 파괴를 과소평가하는 사람도 여전히 많다. 많은 기업이 아직도 1년 기준으로 돌아가는 전략 개발 프로세스에 갇혀 있다. 최근 우리가 조사한 기업들 중에서 자사가 속한 산업이 현재의 궤도와 속도로 디지털화된다고 가정했을 때 지금 사업 모델이 경제적으로 효과적일 것이라고 응답한 기업은 불과 8%에 그쳤다.

이처럼 거의 모든 기업이 디지털화된 미래를 걱정하면서도 디지털 전략 수립에 실패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답은 디지털이 경제적으로 엄청난 파괴력을 가질 뿐 아니라 전통적인 경제, 전략, 운영 모델과 양립할 수 없다는 사실과 관련이 있다. 이 글은 기업들이 빠지기 쉬운 다섯 가지 함정을 분석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기업인들이 상황의 시급성을 깨닫고 개선 방향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

함정 1. 불분명한 정의
일부 리더는 디지털을 IT 담당 부서가 하는 업무를 업그레이드한 용어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 디지털 마케팅이나 매출에 초점을 맞추는 사람도 있다. 디지털의 의미를 큰 틀에서 접근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우리는 디지털을 어디서나 사람과 기기, 물리적 물체들을 거의 즉각적으로 자유롭게 연결해주는 완벽한 능력이라고 본다. 2025년까지 약 200억 개에 달하는 기기가 서로 연결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세계 인구의 약 3배에 해당된다. 그런 기기들이 지난 2년간 지금까지 생산된 데이터의 90%를 대량 생산해냈다. 이 데이터에서 유용한 정보를 추출하는 과정에서 애널리틱스의 힘이 부쩍 커졌고, 프로세스는 물론 의사결정에 이르기까지 극적으로 자동화 수준이 높아지는 결과로 이어졌다. 여기서 완전히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탄생했다.2 보험업에서 차량의 정보통신 환경인 텔레매틱스(telematics)가 창조한 기회들을 생각해보라. 정보통신 기술과 연결된 커넥티드 카(connected cars)는 고객의 운전 습관과 관련된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한다. 그 데이터 덕분에 보험사는 운전자 리스크의 가격을 자동으로 더 정확하게 책정할 수 있게 됐으며, 주행거리만큼 보험료를 내는 상품을 다이렉트로 제공할 기회를 확보하고, 기존 대리점들을 우회할 수 있게 됐다.

디지털에 대한 명확한 정의를 내리지 못한 기업들은 디지털 전략을 비즈니스와 연결하는 데도 애를 먹는다. 그런 기업들은 디지털 도입과 변화라는, 빠르게 소용돌이치는 물결 속에서 표류한다. 지난 10년간 스마트폰이 보여준 변화는 우리를 계속 따라다닐 것이다. 그런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산업은 없다.

함정 2: 디지털 경제학에 대한 오해
경제학의 핵심 원칙을 습득한 사람들은 커리어 초반에 그 원칙을 적용해보고 어떤 영향이 나타나는지를 경험하게 된다. 하지만 그런 경험을 토대로 성립된 직관은 디지털 경쟁 시대의 새로운 현실과 빈번하게 충돌한다. 다음의 3가지 사실을 검토해보자.

1. 디지털이 경제적 지대를 파괴하고 있다.
미시경제학에서 우리가 처음 배운 개념 중 하나가 경제적 지대다. 경제적 지대는 기업이 자본비용을 초과해 얻는 수익이다. 디지털은 기업보다 고객을 위해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하면서 기업이 초과 이익을 확보하려고 수립한 훌륭한 계획들을 좌절시킨다. 디지털 능력을 경제적 이익으로 전환하려는 기업과 산업 입장에서는 엄청나게 두려운 일이다. 디지털은 고객에게 그들이 필요한 것만 구매할 자유를 제공하면서 수익성이 좋은 제품이나 서비스에 개별 가격을 매긴다. 또 디지털은 무제한의 선택권과 가격 투명성을 제공해 유통 중개업체들을 쓸모없게 만든다. 여러분이 사는 곳에서 가장 가까운 대형매장들이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지 생각해보라. 디지털 제품은 거의 무료로 즉각적이고 완벽한 재생산이 가능한 만큼 한계비용을 0으로 만들면서 가격에 압력을 가하는 한편 초대형 플레이어들에게 가치를 이전한다.

기존 기업들은 이런 디지털 경쟁 속에서 시장점유율을 지키기 위해 가격을 낮추거나 혁신에 대한 투자를 두 배로 늘리면서 매출 성장분의 40%와 이자와 법인세 차감 전 영업이익(EBIT) 성장분의 20%를 까먹었다. ‘현재 순간(in the moment)’에 기반한 매트릭스는 신기루에 불과할 수도 있다. 통상적인 경쟁자들과 비교하면서 성과를 추적하거나 관리하는 기업은 뒤처지지 않고 따라가는 것 같아도 실상 전반적인 경제 성과는 악화되고 있다.

이런 역동성이 나타나고 있는 산업의 사례는 셀 수 없이 많다. 여행 업계에서는 과거에 항공사나 다른 서비스 제공업체들이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여행사에 돈을 지불하기도 했다. 하지만 인터넷이 등장하면서 모든 것이 변했다. 언제, 어디서나 손가락만 움직이면 여행사에서 받은 서비스와 똑같은 서비스를 무료로 받을 수 있다. 전문가보다 ‘대중’이 추천하는 여행 목적지와 호텔 정보도 넘칠 정도로 많다. 기업용 하드웨어 분야에서는 데이터센터 건물에 서버와 저장장치, 애플리케이션 서비스, 데이터베이스를 두고 관리하는 게 관행이었다. 하지만 이제 아마존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가 제공하는 클라우드 서비스 덕분에 기업들은 이런 데 투자를 포기하게 됐다. 기업 구매자 중에는 특히 소기업들이 혜택을 누리게 됐는데 클라우드에서 거대 기업들이 만든 규모의 경제로 인해 저장장치와 컴퓨팅 파워를 구매하는 총비용이 데이터센터 하나를 운영할 때 드는 비용보다 줄었기 때문이다. 물론 일부 하드웨어 제조업체들은 손해를 봤다.

DBR minibox1: 보험업
소비자잉여를 더 잘 파악하기 디지털 전략을 짜면서 소비자의 잠재력에 정확히 초점을 맞추지 않으면 기습 공격을 당할 수 있다. 보험에서 디지털 경쟁자들은 대리점을 배제할 준비를 하는 동시에 더 낮은 가격으로 수준 높은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경쟁을 심화시키고 있다. 한 메이저 보험회사는 자체적으로 디지털 보험상품을 만들어 마케팅하고 판매하는 방법으로 반격하고 있다. 이런 조치를 취하면 전통적으로 자사 상품을 유통해온 대리점들을 고립시키는 데 따른 리스크가 뒤따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 보험사는 스마트한 디지털 접근 방식이 현재 대리점이 제공하는 것보다 더 유리한 가격과 더 우수한 고객 경험을 제공한다고 믿고 있으며, 이 전장을 다른 누군가에게 양보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

이 사례가 주는 교훈은 가장 큰 승자는 고객이며 남은 가치를 차지하는 기업은 기존 가치 풀(pool)이 존재하던 분야가 아닌 완전히 다른 분야 출신인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따라서 임원들은 경쟁하는 방법과 고객을 위해 가치를 창출하는 법, 수익 풀이 줄어드는 세계에서 일부 수익이라도 확보하는 법을 신속하게 배워야 한다.

2. 디지털이 승자독식 경제를 이끈다
이익 풀이 소비자에게 옮겨간다는 사실만큼이나 정신이 번쩍 들게 만드는 사실은 규모와 네트워크 효과로 시장을 주도할 때 경제적 가치가 최고 수준까지 높아진다는 사실이다. 경제적 가치는 더 이상 통상적으로 많은 수의 참여자들 사이에 배분되지 않는다. 아마존의 시장 가치가 왜 다른 소매기업의 시장가치보다 훨씬 더 큰지, 혹은 아이폰이 어떻게 정기적으로 스마트폰 산업 수익의 90% 이상을 가져가고 있는지 생각해보라. 시장의 리더가 되는 게 아니라 비슷한 기업과 비교했을 때 조금 더 높은 지분을 유지하겠다는 전략적 목표를 세운 기업의 미래는 암울할 것이다.

맥킨지의 다양한 연구 결과는 이런 역동성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보여준다. 경제적 이익 배분에 대한 연구는 정상과 밑바닥에 각각 자리한 거대한 승자기업들과 패자기업들의 파워 커브(power curve)의 존재를 강조하며 그 커브가 지난 10여 년간 점점 가팔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McKinsey.com의 “Strategy to beat the odds” 참고.)

한편 디지털 매출 성장에 관한 연구는 1분위(상위 20%)에 속한 기업들의 디지털 매출이 성장하는 반면 3분위부터 5분위에 속하는 기업들의 디지털 매출은 급격히 마이너스가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자와 법인세, 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EBITDA)의 성장을 살펴보면 디지털 경쟁이 미치는 부정적 효과는 1분위에 속하는 기업보다 3분위부터 5분위에 속하는 기업들에 2배나 더 크게 나타났다.

주로 하이테크와 미디어 분야에 포진한 소수의 승자들은 실제로 과거보다 디지털 시대에 더 좋은 성과를 보인다. 이들은 규모와 네트워크의 우위에서 얻어낸 엄청난 양의 고객 데이터를 수집한다. 이 정보가 어렴풋이 등장하기 시작한 위협들을 파악하고 디지털 경쟁 압력하에서 가치사슬을 방어하는 최선의 파트너를 찾도록 도와주는 선순환을 발생시킨다. 이런 환경에서 기업들이 자주 빠지는 공통된 함정이 있다. 바로 자기들의 시장 지분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이며 수익성 있는 틈새시장에서 계속 방어할 수 있다고 가정하는 것이다. 그래서 지분이 커지고 있는 디지털 모델을 겨냥하는 것보다 전통적인 경쟁기업보다 덩치를 키우는 방법으로 리더의 자리를 유지하는 일이 가능할 것이라고 가정한다.

DBR minibox2: 존 디어(John Deere)
디지털 위협에서 벗어나기 농기구 제조업체 존 디어는 센서와 데이터 애널리틱스, 인공지능이 과거에 가능했던 범위 이상으로 농업 생산성을 향상시키면서 새로운 디지털 진입자들이 가치를 빼앗을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트랙터나 수확 장비 같은 농업 ‘하드웨어’들이 범용화되는 것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존 디어는 토양 샘플을 수집하고 날씨 패턴을 분석하는 데이터 중심 서비스 사업을 창조해 농부들이 곡물 생산량을 최적화하도록 돕는 방식으로 디지털 분야에서 앞서가려고 노력한다. 트랙터에 있는 센서와 관련 기기들은 예측 관리에 필요한 데이터를 제공한다. 자동화된 스프링클러 시스템은 날씨 데이터와 동기화된다. 개방형 하드웨어 플랫폼은 외부 업체들이 새로운 서비스 앱을 구축할 수 있게 해준다. 존 디어의 이사회 의장이자 CEO인 사뮤엘 R. 앨런(Samuel R. Allen)은 주주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정밀 농업은 농부들이 들판에 있는 거의 모든 식물의 상태를 모니터하고 관리하고 측정할 수 있는 단계까지 진화할 수 있습니다.”
아직 초기 단계긴 하지만 존 디어가 선택한 방향은 이 회사를 전통적인 제품 및 서비스와 차별화된, 데이터가 주도하는 신개념 농업을 이끄는 자리로 끌어올릴 것이다.


주요 산업에서 벌어지는 도태 현상이 물론 새로운 것은 아니다. 디지털 시대 훨씬 이전에도 자동차와 PC 제조업, 타이어, 텔레비전, 페니실린 같은 분야에서 산업 파괴가 발생했다. 제조업체의 숫자는 대체로 정점을 찍고 70~97%까지 떨어졌다.3 오늘날 문제는 디지털 때문에 그런 파괴가 훨씬 더 빨리, 더 자주 발생한다는 사실이다.

3. 디지털은 퍼스트무버와 매우 빠른 모방 기업 일부에 보상을 제공한다.
과거 산업의 불확실성과 변동성을 경험한 기업들은 일단 지켜보면서 다른 기업이 실험 비용을 투자하게 하고, 어느 정도 상황이 정리된 다음 움직이는 것이 완벽하고 합리적인 전략적 대응이라고 여겼다. 이런 접근방식은 기업이 경쟁자들을 ‘물리칠 수 있는’ 능력에 승부를 거는 것을 의미했다. 하지만 서로를 치열하게 밀치며 대치하는 디지털 분야에서는 퍼스트무버와 ‘매우’ 빨리 모방하는 기업이 경쟁자보다 더 큰 이익을 얻는다. 연구 결과 가장 빨리 움직인 기업들이 3년간 12%가 넘는 매출 성장을 달성했는데, 이는 디지털 경쟁에 대응해 안전한 방식을 선택해 평균적으로 대응한 기업의 매출 성장과 비교해 거의 두 배에 달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퍼스트무버와 가장 빠른 모방 기업들은 학습 우위를 개발한다. 그들은 집요하게 테스트하고, 학습하고, 초기 프로토타입을 출시하고 실시간으로 결과를 수정한다. 개발에 걸리는 시간을 몇 개월에서 며칠로 단축한 분야도 있다. 또 그들은 플랫폼의 규모를 키우고 느리게 움직이는 기업의 역량을 훨씬 앞지르는 속도로 작동되는, 인공지능에 의한 정보 네트워크를 만들어낸다. 심지어 모방 기업들이 ‘미투(me too)’ 버전 1.0 모델을 출시하기도 전에 3.0이나 4.0 버전을 추진하고 있는 경우도 종종 있다. 초기 진입자들은 그들의 비즈니스 모델 전반에 걸쳐서 그중에서도 특히 R&D, 마케팅, 판매, 내부 운영과 같은 정보 집약적 기능부서에 정보를 탑재한다. 게다가 그들은 얼리어댑터들이 제공하는 구전 효과의 혜택을 누린다. 요약하자면 퍼스트무버는 아이스하키 경기장에서 퍽이 향하는 곳으로 스케이트를 탈 수 있기 때문에 혜택을 보는 셈이다.

테슬라가 전기차 분야에서 퍼스트무버의 가치를 확보한 방법은 기다리면서 지켜보는 접근 방식의 좌절 효과가 얼마나 클 수 있는지 교훈을 준다. 기존 자동차 제조사들은 4년 전 테슬라를 약 40억 달러에 살 수도 있었다. 하지만 아무도 그렇게 하지 않았고 테슬라는 속도를 내 앞으로 나아갔다. 그 후 기업들은 전기자동차 핵심 분야에서 앞서가는 테슬라와 경쟁하기 위해 허둥대며 자사 전기차 개발에 막대한 돈을 퍼부었다. 지난 2년간만 해도 경쟁기업들이 센서 기술과 R&D에 지출한 금액은 200억 달러가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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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정 3: 생태계 무시
새로운 경제 규칙을 이해한다고 해서 자사가 속한 산업의 맥락에 한정해 디지털 전략을 개발할 경우 심각한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 경쟁기업의 움직임을 면밀히 추적하고, 거기서 얻은 지식을 활용해 전반적인 방향을 조율하거나 가치사슬을 최적화하는 전통적인 접근방식이 점점 더 위험해지고 있다.


DBR minibox3: BMW와 콴타스(Quantas)
원하는 만큼 속도내기 긴 라이프사이클이 제품 규범인 산업에서 BMW는 연례적으로 운영되던 사이클을 일 년 내내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사이클로 바꿨다. 이로써 BMW는 전통적인 기간 사이클을 유지하는 다른 경쟁자들보다 디지털과 다른 기술 개선을 더 빠르게 학습하고 적용할 수 있었다. “우리는 디자인, 핸들링, 일상적 유용성 등 제품의 모든 측면에서 과거보다 고객이 원하는 니즈를 좀 더 긴밀하게 반영해 모델화할 것입니다.” BMW의 개발 총괄 이사회 멤버 클라우스 프렐리히(Klaus Frohlich)의 얘기다.

빠른 움직임은 때로 스스로와의 경쟁을 불가피하게 만든다. 여행과 관광 분야에서 디지털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비용 압력이 증가하고 경쟁 구도가 더 빨리 등장할 것을 예측한 콴타스 항공은 독립 저가 항공인 제트스타(Jetstar)를 출범했다. 다른 서비스나 운영 분야를 디지털화하는 것은 물론 예약 과정에서 디지털 기술을 집중적으로 사용하고, 앱 기반의 로열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체크인과 수화물 서비스를 자동화하는 작업을 거쳐 제트스타 브랜드가 형성됐다. 또 낮은 운임과 더 나은 고객 경험으로 브랜드를 차별화하는 데 성공했다.

콴타스는 대응 시간을 더욱 단축하고 산업을 따라가기보다 파괴하기 위해 자사의 대표 브랜드를 잠식하는 문제에도 개방적 입장을 취했다. 오늘날 제트스타의 이자와 법인세 차감 전 영업이익(EBIT)은 콴타스 브랜드의 EBIT를 앞지르고 있다.

1. 산업은 곧 에코시스템이 될 것이다.
플랫폼은 디지털 플레이어들이 산업과 분야의 경계를 쉽게 넘나들게 함으로써 조준선이 분명한 전통 모델을 파괴하고 있다.
일례로 아마존이 홀푸드(Whole Foods)를 인수하는 바람에 미국 식료품점들은 지금 거리 곳곳의 홀푸드 체인은 물론 아마존 플랫폼의 움직임까지 고려해 전략을 수립할 필요성이 커졌다. 또 애플페이 및 다른 플랫폼 겸용 은행들은 금융기관과 경쟁하는 그룹에 진입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텐센트와 알리바바가 그들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다. 이제 그들은 보험과 헬스케어, 부동산 그 외 다른 산업에서 전통적 기업과 디지털 기업(그리고 그들의 공급업체들)을 연결하는 플랫폼 기업이 됐다. 이들이 연결한 산업에 분포하는 수백만 명의 고객들을 결집시킬 수 있다는 점이 큰 혜택이다.

2. 생태계는 어떻게 섞이기 어려워 보이는 속성들을 결합하나
가장 많은 재고를 확보하고, 가장 뛰어난 고객 경험을 제공하며, 가장 신속하게 배송하고, 비용을 가장 낮게 유지하는 경쟁기업을 상상할 수 있는가? MBA의 전략 수업을 떠올린다면 아마 ‘그런 기업은 없다’고 대답할 것이다. 교과서에 따르면 기업은 가격은 더 비싸지만 서비스 품질과 재고 수준이 더 높은 제품과 가격은 저렴하지만 서비스 품질과 재고 수준이 더 낮은 제품 중에서 선택해야 한다. 하지만 디지털 플랫폼과 에코 시스템 경제는 이런 수요 공급의 근간을 뒤집어 놓는다. 최고의 기업은 종종 거의 무제한의 고객 베이스에 도달할 수 있는 규모를 갖추고 있으며 정교한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인공지능이나 다른 도구들을 활용하고 마찰이 없는 공급 라인을 제공받는 혜택을 누린다. 불가능할 것 같은 비즈니스 모델이 현실이 됐다. 페이스북은 콘텐츠를 직접 만들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주요한 미디어 플레이어가 됐다. 우버와 에어비앤비는 차량이나 호텔을 소유하고 있지 않으면서도 전 세계에 이동 수단과 숙소를 판매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앞으로도 계속 가속화될 것이다. 한 연구에 따르면 디지털 에코 시스템이 차지하는 매출은 2025년까지 60조 달러 이상 혹은 글로벌 기업 매출의 30% 이상이 될 수도 있다. 산업의 경계가 불분명한 에코 시스템의 세계에서는 훨씬 더 폭넓은 준거 틀이 요구된다. CEO는 미래 경쟁자나 파트너를 평가할 때 훨씬 더 큰 렌즈를 장착해야 한다. 실제로 에코 시스템 환경에서는 오늘의 경쟁자가 파트너가 되거나 친구처럼 행동하지만 사실상 적인 ‘프레너미(frenemy)’ 로 밝혀질 수도 있다. 이를 파악하지 못하면 기회를 놓칠 수도 있고 위협을 소홀히 취급할 수도 있다.

물론 모든 사업을 마찰이 거의 없는 디지털 형태로 운영하기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플랫폼은 실물 시장까지 빠르게 재설계하고 있으며 전통적인 기업의 대응방식도 새롭게 규정하고 있다. 주위를 둘러보라. 새로운 디지털 구조가 산업 장벽을 무너뜨리고 있으며, 다기능 제품과 서비스가 진입할 수 있는 통로를 열고, 과거에는 분리됐던 시장과 가치 풀을 통합하고 있다. 디지털 활동의 중심에 고객을 배치함으로써 방대한 규모를 확보한 에코 시스템 리더들은 십여 년 전에는 상상하기도 어려웠던 가치를 포착했다. 시장 가치가 가장 큰 12개 기업 중에서 알리바바, 알파벳(구글), 아마존, 애플,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텐센트 등 7개가 에코 시스템 기업이다. 하지만 연구에 따르면 기존 기업 중 공격적인 플랫폼 전략을 도입한 기업은 3%가 채 되지 않는다.

인튜이트(Intuit)
인수를 통한 에코 시스템 구축

인튜이트는 핀테크 스타트업이 디지털 제품으로 그들 고객을 공략할 가능성이 있음을 파악하고 시장에 대해 에코 시스템적 관점을 취하기 시작했다. 기존 전략 리뷰를 통해 인튜이트가 금융 역량과 규모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경영진은 재무건전성을 따져서 자금을 관리하게 도와주는 소프트웨어 앱을 기꺼이 사용하는, 디지털 적응력이 높은 고객들에게 접근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새로운 디지털 자산을 인수해 기존의 소기업 대상 제품 및 세금 관련 제품을 넘어서는 확장을 시도하기로 했다.

인튜이트는 소비자 대상 서비스인 민트와 소기업 대상 서비스인 퀵북, 양쪽 모두를 대상으로 하는 터보텍스 등 3가지 서비스를 한 번에 로그인할 수 있도록 통합했다. 또 은행 상품과 소비자 계좌를 결합할 수 있게 해 고객의 온라인 결제를 용이하게 만들었다.

함정 4: ‘유력한 용의자(Usual Suspect)’를 과도하게 의식
대부분의 기업은 ‘디지털 네이티브’들이 제기하는 위협을 걱정한다. 이들 기업의 움직임이 가장 큰 관심을 받는다. 그들의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가진 파괴적인 본질은 분명히 어느 정도의 긴장을 불러일으킬 만하다. 하지만 이들 유력한 용의자에 대한 과도한 관심 또한 위험한데 기존 기업들 역시 디지털화를 시행할 뿐만 아니라 경쟁적인 역동성을 대대적으로 개편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많은 디지털 리더가 가진 소비자 지향성은 B2B 시장에서 증가하는 디지털의 중요성을 간과하기 쉽게 만든다.

1. 디지털화한 기존 기업은 매우 위험한 존재다
기존 기업들이 스스로 자기 시장을 잠식하면서 현재 상황을 파괴할 수 있는 능력은 상당히 크다. 많은 산업, 특히 금융이나 보험처럼 규제 산업에서 기존 기업들이 변신을 시작하게 되면 상황은 바로 반전될 것이다. 기존 기업들은 착수단계부터 대부분의 시장에서 가장 큰 몫을 통제하게 되며 대규모 고객 베이스를 통해 구축한 브랜드 인지도를 갖고 있다. 공격적이고 혁신적인 전략으로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다. 기존 기업이 다양한 범위의 가치사슬을 파괴하는 동안 디지털화는 점진적인 사건부터 무모한 돌진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진행된다. 반면 디지털 네이티브 기업은 대개 하나의 세부시장을 겨냥한다.

우리 연구에서도 그런 사실이 확인됐다. 대담하게 움직이는 기존 기업들은 평균적으로 디지털화된 시장 지분의 20%를 좌우한다. 동정을 살피는 디지털 네이티브 기업이 5%밖에 확보하지 못하는 점과 비교된다. 다른 척도를 적용했을 때도 우리는 속도를 낸 기존 기업이 전통적인 기업 매출에 가져올 위험이 디지털 공격자들만큼 크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리고 어떤 산업을 티핑 포인트4 까지 밀어붙이는 것은 대개 기존 기업의 움직임이다. 이때 느리게 움직이는 기업은 생존이 위태해질 정도의 경쟁에 노출된다.

DBR minibox4: 텔레포니카 (Telefonica)i
기존 입지 활용하기 텔레포니카는 전략을 재점검하면서 모바일 고객들에게 더 낮은 비용의 요금 서비스와 더 유연한 모델을 제공하는 디지털 기업의 공격에 노출돼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텔레포니카는 독립적인 ‘브라운필드’ii 스타트업인 기프가프(giffgaff)를 출범했다. 기프가프의 특징은 온라인에서만 고객 지원을 제공하는 최초의 모델로 커뮤니티 기반의 디지털 포럼을 활용해 소비자 질문을 해결한다는 점이다. 텔레포니카가 이미 입지가 있는 기업이라는 점이 중요한 우위를 제공했다. 텔레포니카의 핵심 자산 중 하나인 O2 디지털 네트워크가 기프가프의 혁신적 비즈니스 모델을 지원할 수 있는 자원과 기술 역량을 제공했다.

2. B2B 기회
B2B 디지털화가 가지는 중요성과 경쟁에 미치는 시사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B2B의 변화는 현재 진행 중인 B2C 분야와 가치사슬에 미치는 디지털 변화보다 즉각적으로 명백하게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B2B 기업도 똑같이 파괴적일 수 있다. 우리가 연구한 여러 산업에서 지난 3년간 핵심 서비스와 조직 운영을 디지털화한 기업들 중에 B2C 기업들보다 B2B 기업들이 더 많았다. 디지털화하는 B2B 기업은 비용을 낮추고 서비스 범위와 품질을 개선하는 중이다. 진보한 애널리틱스와 결합된 사물인터넷 덕분에 최첨단 제조업체들은 자본재 관리 수요를 예측하고 그들 수명을 늘릴 뿐 아니라 산업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새로운 활주로를 열 수 있게 됐다. 일부 산업에서는 로보틱 프로세스 자동화(RPA)가 소리소문없이 백오피스 운영의 50~80%를 디지털화했다. 인공지능과 증강현실은 제조업 산출량과 품질을 높이기 시작했다. 또 블록체인의 디지털 거래 인증은 복잡하고 종이가 많이 드는 프로세스를 혁신할 것을 기약한다. 이들의 성공 사례는 스마트 그리드와 금융 트레이딩에서 이미 등장하고 있다. 이런 변화와 연관된 기회들이 기존 기업에 영감을 불러일으킬까? 아니면 위협적일까? 둘 다이다.

함정 5: 디지털의 이원성 놓치기
디지털 위협에 직면했을 때 가장 흔한 대응은 이렇다. “우리가 파괴될 거라면 완전히 새로운 무언가를 창조해야 해.” 이런 생각은 전략을 수립할 때 자극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 기업에 파괴의 속도는 고르지 않다. 또 그들은 기존 사업에서 그냥 빠져나올 수가 없다. 현재 사업을 디지털화하면서 ‘동시에’ 새로운 모델을 혁신해야 한다.

다음 페이지에 제시한 기본적인 2x2 매트릭스를 생각해보라. 이 매트릭스는 디지털 파괴의 강도와 속도를 보여준다. 기존 기업의 경우 이 매트릭스의 어디에 속하는지가 이원적 대응을 조정하는 방법을 결정한다. 대규모 신속한 파괴에 직면한 기존 기업들은 살아남기 위해 전방위적으로 대담하게 움직여야 한다. 소매산업과 미디어 산업은 4분면에 속해 있다. 파괴의 속도와 규모 면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고 있는 기업들도 있다. 이런 밀물과 썰물에 대응하려면 위협에 대응할 수 있도록 시야를 넓히고 애자일한 조치를 취하는 역량을 개발해야 한다. 핵심 사업의 개혁은 기존 제품과 서비스 비용을 훨씬 낮추고 소비자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 예컨대 디지털화 덕분에 모기지 승인에 걸리는 시간이 몇 주에서 며칠로 줄어들 수 있다. 결국 인력, 브랜드, 기존 고객, 공격자 규모에서 기존 기업의 전략적 우위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음을 기억하라.

갈림길에 선 기업은 너무 느리게 움직일 때 발생하는 경쟁 비용 때문에 공격적인 디지털 어젠다를 수립하는 일에 높은 우선순위를 부여하게 된다. 하지만 선임 리더는 문화적으로 상반된 많은 의견 속에서 그들 전략을 ‘실행할’ 능력을 가장 걱정한다. 따라서 그들은 어디에 에너지를 쏟아야 할 것인지, 즉 게임을 바꿔 놓을 승부수를 던질 것인지, 아니면 그 장소를 새롭게 만들어야 할 것인지를 두고 고심한다. 하지만 전략과 실행을 더 이상 개별적으로 혹은 구분해서 다룰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디지털이 가하는 압박은 동시에 추진하고 반복적으로 적응할 수 있어야 성공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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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적인 측면에서도 중대한 시사점이 있다. 인력 부문에서 연구자들은 디지털 경쟁이 심화되면서 현재 풀타임 직원이 수행하는 과제의 절반은 결국 쓸모가 없어질 거라고 예측한다.5 빠르게 대규모로 변화를 추진하려면 애널리틱스, 디자인, 테크놀로지 분야에서 새로운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 아울러 디지털 제품 책임자들과 애자일 실행 가이드를 다양하게 조합함으로써 새로운 역할을 발휘해야 한다. 그래도 다음의 질문이 제기된다. 코어 오퍼레이션을 디지털화하려는 노력을 다른 더 창의적인 디지털 혁신 영역과 분리해야 하는지 여부다. 양쪽의 균형을 유지하려면 세부조건은 기업마다 다르겠지만 다음의 두 가지 대원칙이 적용된다.

 대담한 열정. 우리가 앞서 묘사한 퍼스트무버와 승자 독식이 가져올 역동성은 사업 분야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때로는 비즈니스 모델을 크게 바꿀 것을 요구한다. 가장 최근에 시행한 연구에 따르면 우리가 ‘디지털 재창조자(digital reinventors)’라고 명명한 가장 용감한 기업들은 한계를 넘어서 성공적으로 사업을 펼친다. 그들은 기술에 강도 높게 투자하고, 디지털과 관련된 사업 인수를 하게 될 가능성이 높으며, 비즈니스 모델 혁신에도 훨씬 더 공격적으로 투자한다. 이런 고무된 대담성은 성과를 차별화하는 중요한 요소다.

 뛰어난 적응성. 대담하게 움직일 기회는 종종 환경 변화로 인해 발생하며 기꺼이 피봇6 할 각오를 요구한다. 이때 좌우명은 자주 빠르게 실패하고 더 빠르게 혁신하기, 즉 달리 말하면 실패에서 배우기다. 이렇게 해야 우리는 시장의 방향을 민감하게 느끼고, 빠르게 대응하며, 더 통합된 방식으로 실행에 접근할 수 있다. 적응력이 뛰어난 기업은 파일럿을 활용해 처음 아이디어에 살을 붙인다. 최소기능제품(MVP)이 지나치게 다듬어진, 이론적인 비즈니스 사례를 이긴다. 하지만 많은 기업이 조직 운영의 사일로에 뿌리내린 마인드셋을 벗어나는 데 어려움을 느낀다. 그러다 보면 리스크를 감수하거나 대담하게 행동하기가 어렵다. 또 시장이 경쟁이 파괴되는 지점에 얼마나 가까이 와 있으며, 그런 파괴가 핵심 사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판단하는 중요한 맥락을 놓칠 수 있다.

디지털 파괴가 가속화되면서 임원들이 우리에게 긴박한 감정을 표현할 때가 종종 있다. 하지만 그런 긴박함이 앞서 언급한 다섯 가지 함정에서 묘사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구체적인 수준에까지 이른 경우는 드물다. “우리는 최고가 되기 위한 전략을 개발해야 합니다. 그리고 기존 사업에서 의미 있는 개선을 유도하는 한편 고객에게 커다란 가치를 창출하고, 에코 시스템에서 우리 역할을 재정의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가치 명제를 제공해 그곳에 신속하게 도달해야 합니다.” 리더들은 이렇게 말하면서 디지털 경쟁의 새로운 진실에 정면으로 대응하기보다 ‘사업을 클라우드로 옮기기’나 ‘사물인터넷 활용하기’ 같은 계획을 묘사하는 데 그칠 가능성이 훨씬 더 크다.
리더가 첫 번째 단계로 해야 할 일은 도전 과제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일이다. 그다음 단계는 여기에 대응하기 위한 디지털 전략을 개발하는 일이다. 이것은 별도의 글에서 다뤄야 할 주제이긴 하지만 오늘날 많은 디지털 전략이 고전하고 있는 이유에 대한 우리 설명을 통해 디지털 시대에도 전략의 핵심 기둥(어디서 어떻게 경쟁할 것인지)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게 됐기를 바란다. 이는 어디까지나 시작점에 불과한 만큼 앞서 설명한 어려운 현실에 대응하는데 필요한 전략을 짤 때 도움이 될 만한 네 가지 요소를 제시하고자 한다.

먼저 ‘누가’할 것인지 생각해야 한다. 디지털의 범위가 넓다는 사실은 전략 부문 리더뿐 아니라 경영진 팀 전체가 전략 훈련에 참여할 필요가 있음을 의미한다. 변화의 속도를 고려할 때 우리는 새롭고 심각하게 ‘언제’ 방향을 설정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시간의 틀이라는 부문에 있어서 전략 점검을 1년에서 분기로 압축할 필요가 있으며 실시간으로 이를 수정하고 중요한 계기가 될 만한 사건에 대응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 요구된다. 경쟁과 고객, 이해당사자 환경이 점점 복잡해져만 가는 만큼 ‘무엇’에는 롤플레잉과 시나리오 계획 실습, 전쟁 게임 등이 포함되도록 전략을 업데이트할 필요가 있다. 포터의 5가지 동인과 같은 전통적인 프레임워크는 더 이상 충분하지 않다. 결국 전략적 애질리티의 중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 지금, ‘소프트한 사안’이 전략의 ‘어떻게’를 결정할 것임을 의미한다. 전략적 애질리티는 그 조직이 실시간으로 전략적 기회를 감지하고, 실험하고, 학습하고 적응하면서 피봇할 준비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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