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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상사와 연장자 부하직원, 서로 감정조절 방법 배워야 外

문광수 ,주재우,류주한,곽승욱 | 241호 (2018년 1월 Issue 2)
Psychology

어린 상사와 연장자 부하직원, 서로 감정조절 방법 배워야

Based on “Younger supervisors, older subordinates: An organizational-level study of age differences, emotions, and performance” by Kunze, F., Menges, J. I. Journal of Organizational Behavior, 2017, 38(4), pp. 461-486.

무엇을, 왜 연구했나?

나이와 조직 위계질서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 나이가 많은 사람(연장자)은 가족이나 부족 같은 사회 단위가 생존하는 데 필수적인 경험과 지식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리더 자리를 차지하는 게 자연스러웠다. 하지만 과거와 달리 오늘날 조직은 오랜 경험에서 얻은 연륜보다는 다양한 사회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융통성, 혁신, 창의성을 갖춘 인재를 원한다. 또 능력이 출중하고 혁신적인 리더십을 갖춘 젊은 직원들이 늘어나면서 조직 문화도 수평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승진 시스템도 나이가 많다고 반드시 우대하지 않으며 성과 평가를 중시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

최근에는 적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스펙과 경력을 기반으로 다른 동료보다 일찍 입사하는 직원들이 늘고 있다. 더군다나 한국은 남성이 2년간 의무 복무를 해야 하기 때문에 여성보다 상대적으로 사회 진출이 늦은 편이다. 이 때문에 여성 상사가 남성 직원보다 나이가 어린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이처럼 여러 가지 이유로 부하직원이 상사보다 나이가 많은 상황으로 조직 구조가 변화하는 현상을 학계에서는 AISR(Age-Inverse Supervisory Relationships, 나이가 역전된 감독 관계)로 규정해 분석하고 있다.

직장 내 AISR 환경은 구성원 간 의사소통에 혼란을 야기해 회사 성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많은 직원이 입사하기 전까지 가정이나 학교에서 나이를 기반으로 한 수직적 관계를 경험하기 때문이다. 연장자가 지시하고 연소자가 따르는 관계에 익숙해진 이들에게 기업의 AISR 환경은 낯설 수밖에 없다. AISR은 특히 피감독 대상이 된 연장자에게 충격을 줄 수 있는데 이들의 부정적인 반응은 회사 성과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번 연구는 이처럼 조직의 지위와 나이 구조 변화가 조직의 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연구팀은 독일 61개의 회사 직원 총 7802명을 대상으로 설문 자료를 수집했다. 기업 성과는 경영진을 통해 기능적 성과와 객관적 성과를 측정했다. 기능적 성과는 직원들의 생산성과 일 처리 절차의 효율성을, 객관적 성과는 재무성과, 기업 성장, 자본 회수율 등 산업군 내 유사 기업과 비교해 평가했다.

연구 결과 AISR은 간접적으로 회사 성과에 영향을 미쳤고, 여기에 부하직원의 정서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근로자들은 AISR의 정도가 큰 경우 분노, 좌절, 혐오와 같은 부정적인 정서를 더 많이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AISR의 정도가 작은 경우에는 부정적인 정서를 덜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직원들이 갖게 되는 부정적인 정서는 회사 성과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나이 많은 부하직원이 AISR에 따른 부정적인 정서를 표출하지 않고 억제할 경우에는 회사 성과에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이번 연구는 연소한 근로자가 빨리 승진하면서 연장자인 부하직원을 관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감정과 회사 성과의 관련성에 초점을 맞췄다. 연구자들은 AISR이 직원들의 부정적인 감정을 유발해 회사 성과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동양문화권이 서양 문화권보다 나이에 따른 위계질서가 강하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동양 기업에서 이런 연구를 한다면 결과가 더 극명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AISR의 부정적 영향이 증명됐다고 해서 회사가 나이에 기초한 전통적인 지위 구조를 유지하는 게 능사는 아니다. 정말 유능한 인재라면 나이를 고려하지 않고 승진해 높은 직급에 올라가는 게 회사에 유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AISR 정도가 강한 회사에서 연장자인 부하직원들이 부정적인 감정을 표출하지 않으면 회사 성과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점을 보여준다. 그렇다고 해서 회사가 연장자인 부하직원들의 부정적인 감정을 억압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런 방법은 비윤리적일 뿐 아니라 단기적인 미봉책에 그칠 수 있다.

이번 연구는 나이 구조보다는 근로자들의 감정에 초점을 맞춘 해결 방법을 모색할 필요성이 있다는 통찰을 준다. 예컨대 AISR과 관련해 긍정적인 정서가 조직 내에 공유된다면 회사 성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기업은 개인들에게 감정 조절 교육을 실시할 수 있다. 상사나 부하직원 모두 AISR로 인해 생긴 부정적 감정을 자기 조절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대인 관계 차원에서 AISR에 특화된 의사소통 교육도 필요하다. 한국은 특히 나이 어린 상사와 나이 많은 부하직원이 같이 일하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서로 잘못된 방식으로 행동하고 소통할 가능성이 높다. 이들이 일상적인 의사소통 과정에서 서로에게 부정적인 감정을 유발하지 않도록 교육할 필요가 있다.

근본적인 방법은 부하-상사 관계에 나이가 중요하지 않다는 문화를 조직적으로 형성하는 것이다. 즉 수직적 조직 문화가 아닌 수평적 조직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 이런 문화는 장기적 비전을 갖고 일관성 있게 추진돼야 되며 하향식뿐 아니라 상향식으로 직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야 성공할 수 있다.

한국 사회에서는 일반적으로 자기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을 부하직원으로 두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일단 의사소통이 불편하기 때문에 일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조직에도 해를 끼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하지만 이런 우려가 나이 차별을 암묵적으로 승인하고, 당연시하게 만드는 부작용도 낳고 있다. 가령 신입을 뽑더라도 동등한 성적이면 나이가 어린 지원자를 뽑는 식으로 말이다. 나이에 대한 고정관념과 편견에서 벗어나야 그로 인해 발생하는 차별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문광수 중앙대 심리학과 조교수 ksmoon@cau.ac.kr
필자는 중앙대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에서 산업 및 조직심리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인사컨설팅기업 SHR와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선임연구원으로 일했다. 주요 연구 및 관심 분야는 산업 및 조직심리학으로 조직행동관리, 안전심리, 동기심리, 인간공학 관련 논문을 저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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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광수

    문광수 ksmoon@cau.ac.kr

    -(현)중앙대 심리학과 교수
    -(전)인사컨설팅기업 SHR
    -(전)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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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재우

    주재우designmarketinglab@gmail.com

    국민대 경영학과 교수

    필자는 공감에 기반한 디자인싱킹(Design Thinking)과 직관을 위배하는 행동경제학(Behavioral Economics)을 활용해 고객 경험(Customer eXperience)을 설계한다. 현재 국민대 경영대학과 테크노디자인대학원에서 교수로 재직하며 마케팅과 경험 디자인을 가르치고 있다. 서울대에서 인문학 학사와 경영학 석사를 받았고 토론토대에서 마케팅 박사학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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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류주한

    류주한jhryoo@hanyang.ac.kr

    한양대 국제학부 교수

    필자는 미국 뉴욕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런던대에서 석사(국제경영학), 런던정경대에서 박사(경영전략) 학위를 취득했다. United M&A, 삼성전자, 외교통상부에서 해외 M&A 및 투자 유치, 해외 직접투자 실무 및 IR, 정책 홍보 등의 업무를 수행했으며 국내외 학술 저널 등에 기술 벤처, 해외 진출 전략, 전략적 제휴, 비시장 전략, PMI, 그린 공급망 관련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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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곽승욱

    곽승욱swkwag@sookmyung.ac.kr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

    필자는 연세대를 졸업하고 미국 플로리다주립대와 텍사스공과대에서 정치학 석사와 경영통계학 석사, 테네시대에서 재무관리 전공으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유타주립대 재무관리 교수로 11년간 근무한 후 현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연구 및 관심 분야는 행동경제학, 기업 가치평가, 투자, 금융시장 및 규제, AI 재무 분석 등이고 역·저서에는 『재무관리의 이해』와 『생각과 행동, 그리고 투자』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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