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의 경영
다양한 업종의 회사를 옮겨 다니면서 새로운 시도를 제안할 때 필자가 가장 많이 듣는 말 중 하나가 “우리도 이미 다 해봤다. 그런데 그다지 효과가 없더라”다. 하지만 이는 정확한 얘기라고 보기 어렵다. 대개는 이것이 아니면 끝이라는 각오로 열과 성을 다해 제대로 하지 않았거나 추진하고자 하는 것의 진정한 의미를 잘못 이해하고 엉뚱하게 애쓴 결과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어떤 업종이든, 어떤 사업장이든 상관없이 오퍼레이션의 기본은 5S(정리(せいり·SEIRI), 정돈(せいとん·SEITON), 청소(せいそう·SEISOU), 청결(せいけつ·SEIKETSU), 습관화(しゅうかん·SHITSUKE)를 뜻하는 일본어 단어의 발음 첫 글자 다섯 가지 ‘S’에서 따온 말)로부터 시작된다고 강조한다. 그런데 이 조언을 들은 많은 회사 임원들은 실제로 실천해보니 큰 효과가 없었다고 하소연한다. 모든 사업장을 5S로 도배하다시피 하고, 심지어 사내 문서의 머리글이나 바닥글까지도 5S를 새겨두고 추진했는데도 도무지 성과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들이 효과를 보지 못한 이유는 5S의 진정한 의미를 제대로 알고 추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흔히들 정리와 정돈의 개념을 혼용해서 이해한다. 정리·정돈한다고 표현하면서 실제로는 청소를 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5S를 제대로 이해하면 정리와 정돈, 청소는 서로 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다.
첫째, 정리는 버릴 것인지, 계속해서 쓸 것인지 판단력을 요하는 기능으로, 정리를 하고 나면 반드시 쓰레기가 나온다는 개념이다. 둘째, 정돈은 나중에 필요한 것을 보관하고 찾기 쉽도록 제품의 위치와 수량까지 표시해둔다는 뜻이다. 셋째, 청소는 익히 알고 있는 대로 더러운 것을 쓸고 닦아 없애는 행위를 말한다. 넷째, 청결은 두발 상태나 손톱 밑, 유니폼의 청결 상태도 의미하겠지만 무엇보다도 정리와 정돈과 청소가 지속적으로 유지되는 상태다.
마지막 요소인 습관화는 선뜻 정의 내리기가 어려운 부분이 있다. ‘몸가짐, 마음가짐’ 정도로 해석돼 무슨 뜻인지 어렴풋이 이해는 가지만 이 요소가 실제로 어떠한 행동으로 이어지는지는 알기 어렵기 때문이다. 다음 사례를 보면 그 의미를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대부분의 호텔 경영자는 자신이 운영하는 호텔의 서비스 품질을 가늠하고 확인하기 위해 끊임없이 시식과 시숙(맛과 서비스의 품질을 확인하려고 시험 삼아 먹어보거나 잠을 자보는 것)을 한다. 그러나 같은 취지로 끊임없이 환자식을 먹어보거나 병실에서 자보는 병원 경영자는 흔치 않다. 필자가 병원 환자식은 왜 이렇게 맛이 없냐고 물어보면 저염식이니까 당연히 맛이 없다는 대답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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