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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depth Communication 217

조임현,조기수,이준일,양윤직,김경훈 | 217호 (2017년 1월 Issue 2)
편집자주

DBR은 독자 여러분들의 의견과 반응을 체계적으로 수렴해 콘텐츠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분야의 비즈니스 현장에서 왕성하게 활동 중인 열독자를 중심으로 ‘독자패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Indepth Communication’은 독자패널들로부터 DBR 최근 호 리뷰를 들어본 후 추가로 궁금한 점에 대해 해당 필자의 피드백을 받아 게재하는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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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민 DBR 제12기 독자패널(HP 코리아)

DBR 213호에 실린 ‘콘텐츠·SNS·검색… 단순 광고는 NO! 레드불·스타벅스를 배워라’를 읽고 질문드린다. 소위 빅데이터 시대를 맞이하면서 특히 모바일을 사용하는 사용자들을 점점 더 많이 분석하고 특정해낼 수 있게 됐다. 그래서 개개인이 처한 상황에 대응하는 콘텍스트 광고를 해야 한다는 것에 십분 공감한다. 개개인별 상황과 취향에 맞게 적합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면 그보다 좋은 광고가 없을 것이다. 다만 광고도 비용이 들어가는 판촉 행위이기에(특히나 기사에 거론된 레드불 케이스처럼 큰 비용이 들어간다면) 하나의 광고를 통해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미쳐야 비용 대비 효율성이 있다고 생각이 된다. 특히 요즘처럼 광고에 메시지뿐만 아니라 콘텐츠도 담겨 있어야 한다면 더욱 그렇다. 그렇다면 여기서 상호 충돌하는 가치가 발생하지 않을까? 광고를 더욱더 개별화하려는 콘텍스트에 대한 욕구와 광고를 위해 쓸 수 있는 한정된 예산과 자원 사이에서 말이다. 이상적으로 모든 사람 개개인의 상황에 맞춰 광고를 짜면 좋지만 그럴 수 없기에 광고의 보편성과 특수성에서 기업은 적절한 선을 그어야 할 것 같다. 이 부분에 대해 부연 설명을 부탁드리고 싶다.


안나현 DBR 제12기 독자패널(ZOYI)

DBR 213호에 실린 ‘콘텐츠·SNS·검색… 단순 광고는 NO! 레드불·스타벅스를 배워라’에서 예시한 스타벅스 케이스는 마치 도덕책에 나오는 케이스 같다. 망해가던 회사가 고객의 소리에 집중하고 단점을 개선해 부활한 스토리이기에 더욱 그렇게 느껴진다. 고객의 이야기를 듣고 그걸 반영하는 것이 어려울 것 같지는 않은데 왜 많은 회사들이 이 심플한 방식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는 걸까? 고객의 소리를 듣는 창구가 없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 왜 실패하는 것일까. 이와 관련해 추가 설명을 부탁 드린다.


양윤직 오리콤 IMC미디어본부장

먼저 김성민 님의 질문부터 답변하겠다. TV와 신문이 중심이었던 시절에는 미디어의 희소성 때문에 광고가 절대적이었고 효과도 컸다. 광고는 광고비와 크리에이티브가 전부였다. 광고량이 얼마인지, 어떤 모델과 어떤 메시지를 쓰느냐에 따라서만 효과의 크고 작음이 결정됐다.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범위인 커버리지가 매우 높았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리고 4대 매체 이외에는 광고정보를 획득할 수단이 없었다. 미디어, 플랫폼, 디바이스 등이 다양해지고 세분화되면서 소비자들은 과거보다 훨씬 더 많은 브랜드나 서비스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검색을 통해 원하는 정보는 거의 모두 쉽게 찾을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이런 환경의 변화로 광고는 회피의 대상이 돼 가고 있다. 디지털시대가 보편화되면서 일방적인 광고 메시지보다는 콘텐츠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더욱 중요한 것은 동시에 수많은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미디어의 능력이 감소하면서 비용 대비 효율성이 크게 하락했다는 점이다. 시장의 제품은 세분화되고 있고 모든 사람이 동일한 제품을 사용하는 시대가 아니다. 마케팅은 세분화가 점점 요구되고 있고 단순한 소비자보다 핵심 타깃인 고객들에게 타기팅하는 능력이 중요해졌다. 디지털미디어는 바로 이 타기팅을 가능하게 해준다. 인구통계학적인 분류뿐 아니라 제품의 구매 여부, 경험 여부, 구매능력 등 거의 모든 소비자데이터가 구매 연결성이 높은 소비자들에게만 정확하게 광고 메시지 전달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준다. 이것이 콘텍스트 환경이다. 그러나 여전히 일방적인 광고 메시지의 회피는 줄어들지 않았기 때문에 제품과 브랜드, 서비스를 자연스럽게 전달할 콘텐츠가 필요해진 것이다. 광고와 콘텐츠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는 이유다. 디지털미디어 환경에서 광고 효과는 실시간으로 나타나고 있다. 광고제작물마저도 숫자로 검증되는 시대다. 다양한 광고 소재를 디지털미디어를 통해 전달했을 때, 어떤 광고제작물이 더 많은 반응을 보이는지 모니터링할 수 있고 성과로 나타난다. 하나의 광고소재를 반복적으로 노출하면 미디어 비용이 크게 들지만 디지털미디어는 다양한 소재를 필요로 한다. 그래서 콘텐츠 비용이 TV광고보다 훨씬 많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점점 진화해가고 있는 퍼포먼스 측정 툴이나 솔루션에 의해서 효율성 관리가 가능해졌다. 어떤 메시지나 콘텐츠가 더 소비자의 반응이 높은지 숫자에 의해 검증되기 때문에 결국엔 반응률이 높은 콘텐츠의 유형을 파악하게 되면서 효율성은 높아진다. 콘텍스트 역시 비용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다. 광고의 특수성과 보편성은 광고의 성격, 소비자의 관여 정도, 타깃으로 하는 소비자의 범위 등에 따라 다르다. 인지도 상승을 목적으로 하거나 기업PR처럼 하나의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전달할 목적이나 전달할 대상의 폭이 넓은 경우는 여전히 TV광고가 효과적이다. TV보다 동시에 더 많은 소비자들에게 전달할 방법은 현재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판매를 목적으로 하든지, 특정 계층의 소비재인 경우는 구매가능성이 높은 핵심 타깃들에게만 광고가 노출되는 것이 비용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이기 때문에 디지털미디어가 훨씬 효과적이다.

안나현 패널님의 질문에 답해 보겠다. ‘고객의 소리를 듣는 것’은 사실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다. 소셜미디어가 등장하기 전에는 일방적인 전달에만 관심을 가져왔기 때문이다. 정작 중요한 고객의 메시지도 소수의 의견 정도로 취급하는 경우가 많다. 컴퓨터 회사 델(Dell)은 불만이 누적된 소비자들의 의견을 무시했다. 그러다가 제프 자비스라는 블로거의 비판적인 목소리가 퍼지면서 매출이 30%나 줄어드는 위기를 맞이하기도 했다. 이런 사례는 국내에서도 매우 많다. 남양유업 불매운동, 대한항공 회항사태 등 제품과 상관없는 영역에서까지 소비자들은 기업을 상대로 꾸준하게 문제를 제기한다. 위기관리 차원에서 거의 대부분의 기업들이 소비자들과 소통하기 위해서 SNS 계정을 열어두었지만 기업의 SNS 활동은 여전히 일방적인 기업이나 제품의 정보를 전달하거나 이벤트 등의 공지나 활동을 위한 공간으로만 활용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응답하는 도구로 인식하기보다 긍정적인 반응만을 유도하기 위한 도구로 쓰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일방적인 전달목적으로만 활용한다면 TV와 같은 다른 도구들이 더 효과적이다. 소셜미디어를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철학과 전략이 없다 보니 단기간에 팬이나 팔로어를 이벤트를 통해 모으고 ‘좋아요’ 등의 반응 숫자에만 관심을 갖는다. 그것이 소셜담당자들이 보고서를 작성하는 데 무리가 없기 때문이다. 당장 눈에 보이는 결과를 중시하는 업무문화에서 긴 호흡이 필요한 고객과 소통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정작 중요한 것은 소비자들의 숫자화된 반응이 아니라 그들이 이야기하는 내용이다. 그중에는 쓴소리도 있고 더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위한 아이디어들도 있다. 그것을 제품이나 서비스의 개발단계에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


조기수 DBR 제12기 독자패널(LG전자)

DBR 213호에 실린 ‘광고비의 절반은 낭비라는데… 그래도 성공공식 있다’를 읽고 질문드린다. TV, 모바일에서의 광고뿐만 아니라 디지털 사이니지를 통한 공공장소에서의 광고 역시 주목받고 있다. 정부 규제가 상당 부분 완화돼 사물인터넷(IoT) 관점에서 다양한 시나리오가 나올 것으로 판단된다. 실제 사용자들이 ‘WOW’ 할 수 있는 킬러앱과 모바일/디지털 사이니지가 연계된 서비스/광고의 성공공식은 무엇일지 문의드린다.


김경훈 구글 상무

디지털 모니터나 전광판 혹은 새로운 방법을 통해 지나다니는 사람들에게 광고를 보여주는 디지털 사이니지는 기존의 사이니지 광고의 장점과 디지털의 장점이 결합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기존 사이니지 광고의 장점은 사람들이 많이 오고 가는 장소에 고정돼 광고를 노출시킬 수 있다는 것과 그 장소에 가면 확실히 광고가 보인다는 시인성(visibility)이다. 여기에 광고를 제작하는 비용을 절감하고 광고를 빠르게 교체할 수 있는 디지털의 장점이 더해졌다. 이제는 하루 종일 같은 광고를 노출하는 대신 시간대별로 혹은 날씨에 따라서 다른 광고를 디지털 사이니지를 통해 보여줄 수도 있다.

IoT가 발전하고 화상/안면 인식 기술을 비롯한 기계학습이 발전하게 되면 디지털 사이니지는 광고 앞을 지나가는 사람들과 주변 환경을 스스로 인지해서 그 순간에 가장 효과적인 광고를 보여주는 방식으로 진화할 것이다. 사람들의 움직임을 인식해서 게임 등을 할 수 있게 하는 인터렉티브한 광고도 더 발전할 것으로 예상한다.

동시에 디지털 사이니지도 사이니지 광고로서 가지고 있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바로 공공장소에서 다수의 소비자에게 노출이 되기 때문에 개인화가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개인화가 되지 않으니 ‘나를 위한, 나에게 도움이 되는’ 광고를 보여주기가 어렵고 이는 광고의 효과를 높이는 데에 장애가 된다. 한때는 지하철을 가득 채웠던 광고들이 점점 사라지는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 보면 이해가 될 것이다. 소비자의 시선을 개인화된 정보들이 넘쳐나는 스마트폰에 모두 빼앗기면서 지하철 내의 광고는 크게 줄어들었다. 길거리에는 아직 앞을 보고 걷는 사람들이 있으니 사이니지 광고가 살아남아 있지만 사이니지 광고의 내용이나 단가를 살펴보면 사이니지가 예전처럼 매력적인 광고 지면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디지털 사이니지도 이런 큰 흐름을 되돌리기는 역부족이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한다. 개인화가 되지 않으면서 발생하는 또 다른 치명적인 단점은 광고의 효과를 측정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광고를 본 사람이 광고를 보지 않은 사람 대비 유의미한 행동과 인식의 변화를 보이는지 추적하기가 어렵다. 디지털 광고에서 측정 기능은 나날이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효과가 측정되지 않는 광고는 점점 경쟁력을 잃어갈 것이다.

디지털 사이니지가 증강현실과 결합하면 개인화된 광고를 보여 줄 수 있지 않을까라고 질문할 수 있다. 가능한 시나리오다. 특정 디지털 사이니지를 카메라로 비추면 거기에 개인화된 광고와 정보가 나오게 할 수 있다. 하지만 과연 디지털 사이니지가 굳이 필요할까? 디지털 사이니지와 증강현실 프로그램 중에 누가 더 큰 수익을 가져갈까? 이런 질문에 대해 생각하다 보면 소비자가 ‘WOW’ 할 수 있는 킬러앱과 모바일/디지털 사이니지가 연계된 서비스의 해답은 디지털 사이니지보다는 증강현실에서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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