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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T Sloan Management Review

'비즈니스 모델 혁신?. 기존 조직과 고객의 거부감을 고려하라

데릭 반 베버(Derek van Bever),토머스 바트만(Thomas Bartman) | 217호 (2017년 1월 Issue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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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cle at a Glance


질문

경영진이 비즈니스 모델 혁신에서 성공 확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연구를 통해 얻은 해답
- 비즈니스 모델은 시간이 지날수록 바꾸기 더 어렵다는 점을 이해하라.
- 새롭게 혁신하려는 비즈니스 모델이 기존 비즈니스의 우선순위에 얼마나 부합하는지 분석하라.


편집자주
이 글은 2016년 가을 호에 실린 ‘The Hard Truth About Business Model Innovation’을 번역한 것입니다.


최근에 시도된 비즈니스 모델 혁신사례들을 전체적으로 조사해보면 성공 여부는 거의 ‘랜덤’에 가깝다고 보여진다. 이를테면, 사람들은 혁신에 일가견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구글(Google Inc.)이 다임러(Daimler AG) 같은 전통적이고 오래된 자동차 제조사보다 비즈니스 모델 혁신에 있어 더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여긴다. 하지만 늘 그런 것은 아니다. 구글이 2011년에 출시한 구글플러스(Google+)는 소셜 네트워크 채널로서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반면에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다임러는 전 세계 카셰어링(car-sharing) 시장에서 선두 브랜드 중 하나가 된 카투고(car2go)라는 신규 벤처사업을 성공적으로 펼쳐 나가고 있다. 이런 뜻밖의 상황은 단지 변칙적 결과일까? 아니면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였을까?

비즈니스 모델 혁신에서 실패한 회사들은 꽤 많고 그 수는 점점 더 증가하고 있다. 공격적인 목적이든, 방어적인 목적이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신규 사업을 추진하는 중견 기업 경영진이 점점 늘어나기 때문이다. 대형 금융회사들을 상대로 전략컨설팅 활동을 벌이는 한 벤처투자가는 업계 변화에 대해 투자자들이 느끼는 불안감을 이렇게 표현했다. “저희 투자자들은 핀테크(fintech) 스타트업들을 눈여겨보는데 이들의 비즈니스 모델을 해체한 다음에 가치사슬(value chain)을 이루는 측면들을 모두 공격합니다.” 이는 금융회사들만의 얘기가 아니다. 컨설팅회사인 PwC가 2015년에 조사한 결과를 보면 전 세계 CEO들의 54%는 시장에 진입하는 신규 경쟁자들에 대한 우려감을 표했으며 비슷한 비중의 CEO들이 전통적으로 관여하지 않았던 분야에서 사업을 시작했거나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1 또한 보스턴컨설팅그룹(Boston Consulting Group)이 2014년에 1500명의 고위경영진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보면 94%의 응답자들이 어느 정도의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시도해 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2

필자들은 이 시점에 관련 논쟁에 뛰어들기로 결심했다. 단지 운과 추측에 맡기기에는 비즈니스 모델 혁신이 너무 중요하기 때문이다. 비즈니스 모델 혁신이 올바로 실행된다면 기업은 변화가 덮쳐왔을 때에도 이에 탄력적으로 대응함으로써 기존 비즈니스 영역을 초월해 끝없이 성장할 수 있다. 더군다나 사업 실패로 이어질 수 있는 다른 경영 문제들도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통해 극복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예를 들어 만약 당신이 1970년대에 미국에서 자동차를 구입했다면 그 차는 ‘불량품’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실제로 어떤 차들은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끊임없이 문제를 일으키고는 했다. 그 결과 사람들은 제조 과정에 내재된 문제 때문에 운이 나쁘면 그런 불량품이 걸려들 수밖에 없다고 수긍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하지만 경영 전문가인 W. 에드워즈 데밍(W. Edwards Deming)은 불량품이 무작위로 제조될 수 없다는 점을 증명했고, 1980년대에는 자신의 통찰력을 현장에 적용함으로써 주요 자동차 회사들의 불량품 생산을 역사 속 추억으로 만들었다. 현재 진행되는 비즈니스 모델 혁신 과정에서도 엄청난 수의 불량품이 생겨나고 있지만 이는 개선될 수 있다고 믿는다.

기업이 골치 아픈 경영 문제에 직면했을 때 경영진과 학자들은 이를 뭔가 잘못됐다는 신호로 감지한다. 하지만 왜 그런 문제가 생겼으며 어떤 상황을 통해 극복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만족스런 이론이 없었다. 이 때문에 기업들은 사업을 재구축하는 과정에서 너무 많은 시간과 노력을 낭비해왔다. 또한 이런 혼란은 좋은 의도일지라도 궁극적으로 잘못된 조언들을 낳았다. 예를 들면 기존과 다름없는 사업을 위해 혁신을 감행하라는 것부터 어떤 유형의 리더가 비즈니스 모델 변신을 제대로 해낼 수 있는지, 또 성공적인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위해서는 어떤 사업 역량이 필요한지 등이다.

비즈니스 모델 혁신에 대한 냉혹한 진실은 이렇다. 결국 혁신의 승패는 혁신을 주도한 리더의 자질에 의해서가 아니라 혁신을 시도한 방식에 의해 좌우된다는 점이다. 비즈니스 모델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예상 가능한 단계들을 밟아 발달하므로 경영진은 각 단계별 우선순위를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 그런 다음에 자신들이 계획하는 비즈니스 모델 혁신이 기존 비즈니스 모델의 우선 순위에 얼마나 부합하는지 평가해야 한다. 이런 분석은 매우 중요하다. 분석 결과를 기초로 어디서 새로운 사업을 주도하고, 그 성과를 어떻게 측정하며, 관련 자원과 프로세스는 어떤 식으로 지원하거나, 또 지원을 끊을 것인지 등 수많은 결정을 내리기 때문이다.

이런 사실은 오랜 기간에 걸쳐 자연스럽게 밝혀졌지만, 특히 필자들은 지난 2년간 하버드경영대학원에서 집중 연구를 수행하면서 핵심 개념을 압축할 수 있었다. 연구의 일부로 총 26개의 기업 사례를 분석했는데 그중에는 성공한 비즈니스 모델과 실패한 모델이 모두 포함돼 있었다. 이와 함께 비즈니스 모델 혁신에서의 성공을 유지하거나 새로운 혁신을 계획하는 과정에서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는 9개 업종별 선도 기업들을 선정했다. (‘연구 내용’ 참조.) 필자들은 이 9개 기업들이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그 내용을 광범위하게 정리했고, 그들의 성공 및 실패담에 대한 자료를 작성했으며, 임원들을 정기적으로 학교에 초청해 그들의 통찰력과 좌절감을 서로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보다 한걸음 물러서서 필자들은 기업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다양한 관찰 연구를 수행했으며 이 밖에도 아직 진행 중인 특수 연구도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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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내용

이 기사의 대표 필자는 지난 20여 년 동안 왜 좋은 기업도 실패하는지를 연구했다. 이 글은 해당 연구에서 얻은 지식을 기초로 작성했으며 내용을 보완하기 위해 관리자들과 경영진이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하는 과정에서 어떤 장애물들을 경험하는지 밝히는 별도의 광범위한 조사를 수행했다. 필자들은 지난 2년간 심층 연구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아이디어 단계와 개발을 거쳐 성공 및 실패에 이른, 역사적 기록상의 26개의 비즈니스 모델 혁신 사례를 평가했다. 26개의 중 10개는 실패 사례였고 16개는 성공 사례였다. 그리고 성공 및 실패와 관련된 패턴을 파악하기 위해 각 사례들을 20개의 차원을 기준으로 각각 코딩했다.

연구 중에 관찰된 관계 배후의 ‘인과성’을 파악하기 위해 필자들은 정보기술, 소비재, 여행 및 레저, 패션, 출판, 금융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9개의 선두 기업들을 선정했다. 이 회사들은 모두 일정 수준의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시도하고 있었다. 필자들은 이 회사들이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감행하는 과정을 관찰했고 9개 회사에서 총 60명 이상의 C레벨 경영진과 인터뷰를 실시했다. 인터뷰 외에도 필자들은 각 회사의 임원들을 하버드경영대학원에 초청해 두 번의 워크숍을 열었다. 워크숍에서는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수행하면서 관리자들이 느끼는 도전과 기회, 현실을 함께 논의했다.

관리자들은 다른 회사가 과거에 경험한 성공 및 실패 사례에서 많은 교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결국 모든 것은 비즈니스 모델의 형성과 발전을 지배하는 규칙들을 얼마나 잘 이해하느냐에 달려 있다. 즉 새로운 모델은 어떻게 창조되고, 시간이 흐르면서 어떤 식으로 진화하며, 발달 단계별로 모델에 어떤 변화를 미칠 수 있고, 또 이런 활동들이 조직의 부활과 성장에 어떤 의미를 주는지 등을 말한다.





비즈니스 모델이 진화하는 여정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둘러싼 혼란은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용어 자체에서 시작된다. 필자들은 하버드경영대학원 수업에서 학생들에게 4가지 박스의 비즈니스 모델(a four-box business model)이라는 방법론을 가르친다. 이 모델은 필자들이 이노사이트 LLC.(Innosight LLC.)라는 컨설팅 회사 연구원들과 함께 개발한 모델로 다음과 같은 4가지 요소로 구성된다. 1) 고객들을 위한 가치제안(value proposition, 필자들은 이를 ‘근본적 해결 과제(JTBD·job to be done)’라고 부른다) 2) 사람, 현금, 기술 같은 조직의 자원 3) 투입 자원을 완제품이나 서비스로 전환시키는 프로세스3  4) 매력적인 실적을 내기 위해 필요한 이윤과 자산 속도(asset velocity, 자산을 통해 매출과 수익을 창출하는 속도로 자산회전율과 비슷한 의미-역주), 규모를 결정하는 이익 공식4 을 말한다. (그림 1) 전체적으로 봤을 때, 가치 제안과 이익 공식을 통해서는 사업의 우선순위를, 그리고 자원과 프로세스를 통해서는 회사의 역량을 파악할 수 있다. 즉 그 회사가 어떤 사업을, 어떻게, 왜 하는지를 알 수 있는 것이다.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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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틀로 비즈니스 모델을 살펴보면 두 가지 측면에서 유용하다. 첫째, 회사의 역량을 이해할 수 있는 공통 용어와 방법론을 제공한다. 둘째, 구성 요소 간의 상호 의존도를 부각하고 회사의 역량이 미흡한 영역을 보여준다. 모델의 각 구성 요소는 나머지 요소들과 조화를 이뤄야 하며 상호 의존도는 비즈니스 모델의 개별 요소들이 어떤 식으로 결합돼야 하는지를 설명한다. 일례로 롤스로이스자동차(Rolls-Royce Motor Cars Ltd.)는 왜 대량 생산된 싸구려 차를 팔지 않는지, 또 월마트(Wal-Mart Stores Inc.)는 왜 화려한 매장에서 저가상품을 판매하면 안 되는지를 알 수 있다.

비즈니스 모델에서 구성요소들의 상호 의존관계를 이해하는 일은 중요하다. 상호 의존도는 시간이 흐르면서 더 높고 단단해져 리더들이 숙지해야 할 또 다른 기본 사실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비즈니스 모델은 본질적으로 변하지 않도록 기획되므로 시간이 지나면서 변화에 대한 유연성은 낮아지고 저항도는 높아진다. 그런 점에서 세계 최고 기업의 리더들에게는 더욱 특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회사의 비즈니스 모델이 맡겨진 임무를 잘 수행하면 할수록 모델의 상호 의존도는 더 높아지고 변화에 대응하는 능력은 낮아지기 때문이다. 상호 의존도는 관리자들에 의해 의도적으로 강화되는 것이 아니라 반복적인 활동들에 따라 자연스럽게 강화된다. 사업부의 존속기간이 길어질수록 비슷한 문제들에 더 자주 직면하겠지만 문제를 해결하는 조직의 접근법은 점점 더 융통성이 없어질 것이다. 보통 이렇게 판에 박힌 접근법을 비즈니스 ‘문화’라고 부른다.6

사실 이런 패턴은 매우 일관적으로 나타나며 중요하기 때문에 필자들은 시간이 경과하면서 나타나는 비즈니스 모델의 발전 양상이 진행 정도와 경로가 예측 가능한 여정과 비슷하다고 여기게 됐다. 물론 비즈니스 모델이 이 여정을 따르는 데 걸리는 시간은 업종과 환경에 따라 다를 것이다. (그림 2) 도표에서 볼 수 있듯이 보통 중견 기업의 경우에는 비즈니스 모델이 사업부별로 만들어지고7 일방통행으로 여정이 전개된다. 새로운 사업부와 비즈니스 모델이 생성되면서 사업이 시작되면 그 사업을 유지하고 성장시키는 방향으로 진화한 다음 궁극적으로는 사업부의 효율을 쥐어 짜는 방향으로 발전한다. 여정의 각 단계는 특정 유형의 혁신을 지원하고 비즈니스 모델에 일련의 상호 의존도를 구축하며 모델에 적합한 성과측정 지표들을 만들게 된다. 모든 비즈니스 모델은 예외 없이 이런 경로를 밟는다. 물론 그 모델이 전체 과정을 거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행운과 성공을 거둔다면 말이다. 사업이 성공적이지 못한 경우에는 여정을 완성하기 전에 넘어지고 사업체는 흡수되거나 셔터 문을 내릴 것이다. 그럼 지금부터 비즈니스 모델이 이 세 단계별로 어떻게 진화하는지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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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창조(Creation):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는 비즈니스의 목적이 고객을 창출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8 그가 말한 목적으로 여정의 첫 번째 단계의 특징을 설명할 수 있다. 사업부는 이 단계에서 초기 제품이나 서비스를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 있는 가치제안을 탐색하게 된다. 상대적으로 적은 자원(아이디어로 무장된 창업 팀과 그들의 포부, 일부 자금, 그리고 때로는 기술도 포함한)은 오로지 강력한 가치제안을 개발해 중요하나 아직 충족되지 않는 고객의 니즈(needs)나 ‘근본 과제(jobs)’를 해결하는 데 집중된다.9 팀원 전부가 가치제안을 찾는 데 총력을 다할수록 효과가 크다. 여정의 첫 단계에 해당되는 이 시점에 팀원들을 사로잡는 정보, 즉 팀원들이 가장 관심을 기울이는 정보들이 모여 통찰력이 되고, 이를 통해 잠재 고객들이 갖고 있는 미충족 과제들이 도출된다.

사업의 규모가 커질수록 고객의 근본 과제에 계속 집중하기는 매우 어려우므로 필자들은 이 단계에서 고객의 니즈를 찾는 일이 굉장히 중요하게 다뤄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싶다. 고객이 무엇을 개선하려 애쓰는지 알아야 한다. 또 고객의 니즈를 완전히 이해하고, 고객들이 제품을 구매하고 사용하는 과정에서 충족되지 않던 과제를 완벽하게 해결하는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인내심과 함께 상향식 탐구가 필요하다. 이 단계를 특징짓는 언어는 해답이 아닌 질문들이다. 가치제안과 가용 자원은 이때부터 이미 결합되기 시작하지만 모델의 나머지 부분들은 아직 미완성 상태다. 신규 조직은 프로세스를 만드는 반복적 임무들을 접하기 시작하나 이들의 이익 공식 또한 아직 초기 상태로 탐색 중에 있다. 이런 상황은 조직에 큰 유연성을 주지만 여정이 계속되면서 이런 유연함도 사라지고 사용되는 주요 언어도 질문에서 대답으로 바뀐다.

2. 지속적 혁신: 고객의 미충족 과제를 발견하고 이를 해결 가능한 제품 및 서비스를 개발할 만큼 충분한 행운과 능력을 가진 사업부는 비즈니스 모델 여정에서 지속적 혁신 단계에 들어간다. 이 단계가 되면 기업이 당면하는 최대 도전은 더 이상 그 제품이 고객의 해결 과제를 충족시키는지 아닌지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점점 더 증가하는 고객 요구에 부합하도록 사업 규모를 확장하는 일이 된다. 사업부는 창조 단계에서 고객을 창출했지만 지속적 혁신 단계에서는 이 고객들을 믿을 수 있는 충성 집단으로 만들어야 한다. 또 조직을 흠 없는 제품과 서비스를 계속해서 제공하는 숙련된 기계처럼 단련해야 한다. 비즈니스 모델 여정의 이 단계에서 이뤄지는 혁신의 특징들을 필자들은 지속적 혁신이라 부른다. 즉, 이 단계가 되면 사업부는 목표 시장에서 더 높은 가격으로 팔 수 있는 더 나은 제품들을 계속 개발하게 된다.

하지만 여정의 이 단계에는 특이한 변화도 나타나기 시작한다. 사업부의 매출이 계속 증가하고 고객들의 목소리가 점점 더 시끄럽게 울려 퍼지면서 근본적 해결 과제에 대한 목소리는 떠밀려 사라진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할까? 이는 관리자들이 더 이상 해당 과제에 관여하지 않아서가 아니다. 과제에 대한 고객의 목소리는 희미해서 깊이 있는 심문이 필요한데 정작 고객의 목소리가 ‘매출’의 형태로만 사업부에 전송되며 새로운 거래가 성사될 때마다 커지기 때문이다. 미충족 과제에 대한 목소리는 오직 고객의 삶 속에서의 과제의 맥락을 보여줄 수 있는 일대일 심층 대화를 통해서만 파익된다. 사업부는 이런 목소리에 귀를 기울임으로써 고객에 대한 이해의 폭을 한층 더 넓힐 수 있다. 고객들이 무엇을 선호하는지 파악하기 위해 설문조사나 투표를 실시할 수 있고 이렇게 파악된 고객 정보는 기존 제품을 개선하려는 노력으로 전환된다.

사업부는 이제 더 이상 새로운 미충족 니즈를 발굴하지 않고 기존 모델을 관리하는 프로세스를 구축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관리자들 주변에는 매출, 제품, 고객, 경쟁사 관련 정보들이 쌓여 나간다. 창조 단계에서 조직된 팀은 데이터를 발굴해야 했지만 이제 데이터는 새로운 거래가 생성될 때마다 추가돼 사무실에 차고 넘친다. 이 게임에서 승점을 내기 위해서는 데이터 분석이 필요하다. 유입 데이터를 분석함으로써 사업 성과를 측정하는 지표들을 활용할 수 있고 해당 지표들을 개선하는 향후 활동들도 결정할 수 있다. 이 단계에서 활용되는 평가지표들은 손익계산서에 중점을 두고 경영진으로 하여금 톱라인(top line·매출)을 증대하고 보텀라인(bottom line·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투자를 하도록 유도한다.



3. 효율: 하지만 이윽고 제품 실적을 높이기 위한 투자에도 불구하고 적정 수준의 추가 수익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는 시점에 다다른다. 이 시점에 사업부는 효율 측면에서 혁신 활동들에 우선순위를 매기게 된다. 이렇게 하면 노동력을 축소하고 제품디자인을 변경해서 불필요한 부품은 빼거나 더 저렴한 대체제로 교체함으로써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하지만 사업이 진화해 나갈 때 어느 시점이든 늘 지속과 효율이라는 혁신의 두 가지 유형은 일정 부분 양립하기 마련이다.) 폭넓게 보면 효율성 혁신 활동에는 아웃소싱과 재무 레버리지, 프로세스 최적화, 규모의 경제를 위한 산업 통합 등이 포함된다. 비즈니스 진화 과정에서 조직은 다양한 이유로 효율성 혁신 단계로 넘어가게 되지만 가장 흔한 원인은 사업 실적의 ‘오버슛(overshoot)’ 현상 때문이다. 이 단계에 이르면 사업부는 시장이 가용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 가치의 제품을 제공하지만 고객은 이런 개선 가치나 제품, 혹은 업그레이드 모델을 위해 추가 비용을 지불할 생각이 없어진다. 하지만 이런 효율성 혁신 단계에 접어든다고 해서 비탄에 잠길 필요는 없다. 이 단계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사업부가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효율성을 높여야 하기 때문에 효율성 혁신을 혁신 활동의 지배적 형태로 삼는 것은 여정에 있어서 자연스런 현상이다.

관리자들 입장에서 효율성 혁신 단계는 주주의 목소리가 고객의 목소리를 밀어내는 지점이 된다. 근본적 해결과제에 대한 새로운 통찰력을 수집하는 일은 이제 지나간 시절의 열정이 돼 버리고 관리자들은 넘쳐나는 비용과 효율 관련 데이터로 익사할 지경에 이른다. 사업부는 일반적으로 비즈니스 모델의 구성요소들 사이에 존재하는 상호 의존도를 표준화해 제3자에게 아웃소싱하는 형태의 모듈형 구조로 변경함으로써 효율성을 확보한다. 이렇게 상호 의존도를 강화하는 과정에서 사업부는 모듈화라는 효율적 보상을 거두지만 비즈니스 모델 구조는 그대로 굳혀지므로 조직의 유연성이 희생된다. 하지만 기존 구조에서 벗어나면 구성요소의 모듈성도 약해지고 효율성도 저하된다. 따라서 사업부는 변화의 방향을 평가할 때 보통 더 높은 효율성을 위해 유연성을 포기하는 선택을 하게 된다.

효율성 혁신을 통해 잉여현금흐름의 양이 증가하면 이제 사업부는 사업 다각화나 기업 합병에 투자하기 위해 자본 출자를 제한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기업 간 인수합병(M&A) 활동을 이끄는 주요 동인이 된다. 지속적 혁신 단계는 관리자들과 고객, 주주 모두에게 흥분되는 시기이지만 관리측면에서의 자유도는 감소한다. 효율성 혁신 단계가 되면 관리자들은 리스크는 낮추고, 수익은 높이며, 비용 절감을 통해 투자회수 속도를 높이고자 하는 유혹을 받는다. 결국 주주에 대한 서비스는 향상되지만 고객 과제를 해결하려는 기업 활동은 위축되면서 수익 중심의 경쟁을 낳는다.

사업부의 자연적 진화는 우리 주위에서 흔히 일어난다. 보잉(Boeing) 사에 엄청난 성공을 가져다준 737 항공기 사업을 생각해보자. 737 사업은 1965년에 처음 발표된 후 1967년에 최초 모델인 737-100기종을 첫 번째 고객인 루프트한자(Lufthansa)와 함께 출시했다. 이후 다른 주요 항공사들의 연이은 주문이 이어지면서 보잉의 신규 사업부는 이 중거리용 비행기로 고객들이 가진 중요한 근본 과제를 해결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보잉은 심지어 첫 번째 모델인 100 기종을 출시하기도 전에 737 항공기에 대한 개선 작업을 시작했고 한 단계 더 진보된 버전인 200을 출시했다. 이 모델은 더 많은 좌석을 원하는 항공사들의 요청에 부응하기 위해 100 모델보다 동체 길이가 더 길었다. 보잉은 지속적 혁신 단계에 들어갔고 새로운 737 모델을 여러 기종 더 개발함으로써 꾸준히 제품을 개선해나갔다. 기종의 종류를 거의 2배로 확대하고 동체 길이는 마치 아코디언처럼 늘렸으며 좌석 마일(seat mile, 유료 승객 1명이 1마일 이동하는 것으로 항공기의 수송 단위-역주)당 매출도 2배 이상 뛰었다. 1990년대에도 737 사업부는 차세대 기종을 시리즈로 선보임으로써 고객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개선했고 이전보다 더 큰 항공기와 더 나은 항공전자 시스템을 개발했다.

2000년대 초기에 경쟁이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재무 성과를 개선하라는 요구가 강해지면서 737 사업부는 효율성 혁신 쪽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보잉은 자원과 자본 확보를 위해 737기 생산을 아웃소싱하기로 결정했다. 가장 주목할 만한 사실은 캔자스주 위치타(Wichita)에서 737 기종의 기본 동체 플랫폼을 제조하던 공장을 2005년 토론토에 본사를 둔 투자 회사인 원엑스(Onex Corp.)에 매각한 것이었다. 보잉사는 서브시스템 생산을 아웃소싱함으로써 자본효율성과 자본수익률을 개선할 수 있었다.10

이러한 로드맵을 감안할 때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거나 새로운 사업을 창출하고자 하는 기업에는 어떤 희망이 있을까? 지금까지 이 기사를 통해 사업부가 시간이 흐르면서 거치는 여정에 대해 살펴봤다. 사업부가 이 경쟁에서 벗어날 수 있는지는 확실히 모르지만 사업부의 모기업은 새로운 사업을 전개함으로써 경쟁에서 벗어날 수 있다. 개별 사업부의 비즈니스 모델 프로세스는 이런 여정에 따라 가동되지만 기업 차원에서 사업 창출 프로세스를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도 존재한다. 그러나 새로운 사업을 성공적으로 개발하려면 비즈니스 모델 로드맵이 시사하는 내용에 신중히 귀를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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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위한 시사점

비즈니스 모델을 로드맵 측면에서 진화시키고 이를 조직 문화로 정착시키는 일은 가치가 있다. 기존 사업부의 운영 방식을 변경하려는 시도가 왜 대부분 실패하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사업부가 기존 여정을 추구하도록 유도하는 상호 의존도와 경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면 관리자들은 기존 사업부로 하여금 새로운 우선순위를 정하거나 기존 조직 안에 새로운 사업부를 꾸리도록 강요할 수 있다. 비즈니스 리더들은 로드맵을 가이드와 원칙으로 활용함으로써 새롭게 등장하는 혁신 기회들을 기존 비즈니스 모델의 우선순위와 적합성 측면에서 제대로 분류할 수 있다. 이런 통찰력을 통해 관리자들을 위한 여러 가지 권고사항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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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기회가 기존 비즈니스 모델의 우선순위와 얼마나 부합하는지 결정하라. 기존 비즈니스 모델 안에서 자연스럽게 이행될 수 있는 유일한 혁신 유형은 여정이 진행되면서 기존 모델을 기반으로 발전하거나 기존 모델을 개선하고 또 발달 속도를 가속화하는 것들이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기존 해결 과제를 이행하는 데 집중력을 높이고 재무 실적을 향상시킴으로 현재의 우선순위들과 일관성을 이루는 혁신들을 말한다. 따라서 혁신의 기회를 평가할 때 리더들은 다음의 중요한 질문을 던져야 한다. 이 기회는 기존 비즈니스 모델의 우선순위와 어느 정도 일치하는가?

많은 비즈니스 모델 혁신이 사업부의 기존 비즈니스 모델과 일치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기존 사업부나 고객들에게 거부될 가능성이 높은 기회들을 추구함으로써 실패한다. (표 1) 새로운 기회가 기존 비즈니스 모델의 우선순위와 얼마나 일치하는지를 판단하기 위해 리더들은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해야 한다. 고객을 위한 새로운 해결과제가 기존 해결과제와 유사한가? (유사성이 클수록 기존 비즈니스가 이 기회를 추구할 만한 적합성도 커진다.) 또 기회를 추구했을 때 기존 이익 공식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수익이 개선되는가? 거래량은 증가하는가? 목표 시장이 더 확대되는가? 만약 그렇다면 관리자들은 기존 사업부가 이 새로운 기회를 수용하도록 신중히 요청해야 한다. 또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전개하기 위해 기존 사업부 대신 신규 조직을 꾸릴 필요는 없는지도 따져봐야 한다.

사업 주체에 대한 문제는 이 글 서두에 언급했던 두 가지 혁신 사례를 설명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구글은 구글플러스를 검색 사업의 연장선에서 생각했기 때문에 구글플러스를 기존 제품과 사업에 통합하기로 했다. 그래서 구글플러스 계정을 다른 구글 제품들 계정들과 합쳤다. 사용자들의 소셜 네트워크 정보를 결합하면 더 발전된 개인 맞춤형 정보를 생성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구글의 비즈니스 모델 관점에서 봤을 때 소셜 네트워크를 활용해서 광고를 더 효과적으로 타기팅하고 제품 플랫폼의 사용량을 늘려 광고를 더 많이 게재함으로써 매출과 수익성을 훨씬 더 높일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사용자들은 검색과 소셜 네트워킹을 결합했을 때 얻을 수 있는 가치를 제대로 보지 못했다. 소비자들은 전혀 다른 미해결 과제를 갖고 있었고 그들이 살아 가는 환경에 따라 매우 다르게 부각됐다. 따라서 구글은 자신들의 탁월한 검색 비즈니스는 계속해 나갈 수 있었지만 소셜 네트워크 사업은 성장 동력을 얻지 못했다.

구글의 사례를 다임러의 경험과 비교해보자. 다임러는 카투고가 매우 다른 사업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관련 조직을 기존 사업부 및 본사와 멀찌감치 떨어진 곳에 설립했다. 카투고는 다임러의 시험 사업으로서 독일 우름(Ulm)에 근무하는 직원들을 통해 테스트됐다. 회사는 이 사업을 기업 창업 육성 센터에 포함시킴으로써 기존의 소비자 자동차 사업부에 보고할 필요를 없앴다. 또 고객들에게 차량을 구입하라고 설득할 필요 없이 이동성을 제공하는 것을 ‘핵심과제’로 설정하고 카투고 사업을 기획했다. 분 단위로 자동차를 임대하는 사업의 우선순위가 럭셔리 자동차를 판매하는 사업의 우선순위와는 매우 다르다는 것을 인식한 다임러는 카투고를 기존 사업들과 별개로 운영했고 핵심과제를 수익성 있게 수행해 나갈 수 있는 카투고만의 독특한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본사 자원을 적절히 활용함으로써 다임러의 계열사라는 효과도 누릴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카투고에서는 다임러의 포트폴리오에 속한 차량, 그중에서도 주로 스마트 포투(Smart Fortwo, 다임러의 프리미엄 경차 브랜드-역주)만 대여할 수 있다.

비즈니스 모델을 성공적으로 혁신하려면 기존 모델을 바꾸는 대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데 집중하라. 비즈니스 모델에서 상호 의존도가 발생하면서 기존 사업부 안에서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드는 능력은 상실된다. 자원과 프로세스가 원래 비즈니스 모델 안에서 완벽히 활용될 수 있는 것은 그 모델의 우선순위에 따라 작동하도록 단련되고 최적화됐기 때문이다. 블록버스터(Blockbuster)는 이런 사실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다. 넷플릭스(Netflix)가 시장에서 부상하자 블록버스터는 이에 대응해 기존의 매장 네트워크와 함께 우편 배달형 DVD사업을 새롭게 시도하려 했었다. 당시 블록버스터 관리자들에게는 이 ‘벽돌과 클릭(bricks-and-click, 전통적 오프라인 사업과 새로운 온라인 사업을 결합한 형태-역주)’형 사업이 상당히 논리적으로 보였지만 이제 와서 생각하면 두 모델은 상충될 게 뻔했다. 매장 네트워크 사업의 수익성 유지를 위해 필요한 자산 회전속도는 우편 배달형 DVD사업이 제공하는 서비스 가치와 서로 양립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현재 비즈니스 모델에서 매우 가치 있는 역량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에는 적합하지 않거나 심지어는 역행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는 관리자들이 종종 겪는 역설이다.


비즈니스 창조 엔진 구축하기

한때 필자들은 기업들이 혁신적인 신규 비즈니스 모델을 꾸준히 만들어 낼 수 있도록 비즈니스 창조 엔진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아직까지 그런 식으로 지속적인 역량을 개발한 회사는 없다. 지속적인 성장을 이끄는 엔진이야말로 기업의 가장 소중한 자산으로서 사업 성장을 이루고 신규 시장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한다. 하지만 성장의 잠재력을 터트리기 위해서는 기존 시장을 성공적으로 공략했던 접근 방식과는 다른 활동들이 필요하다.

이 글에서 ‘여정’이라는 은유를 사용하기도 했지만 분명히 밝혀야 할 것은 신규 비즈니스와 신규 비즈니스 모델을 창조하는 활동을 기업 차원에서 반복 가능한 프로세스로 전환하는 일은 꽤 어렵다는 사실이다. 프로세스는 연속적이고 동적인 반면에 개별 활동들은 명확한 시작과 종료 시점을 갖고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전 활동에서 학습된 내용이 쉽고 자연스럽게 후속 활동으로 연결되지는 않으며 동일한 실수가 계속 반복된다. 반대로 프로세스는 본질적으로 이전 활동에서 반복적으로 발견된 사항들을 후속 활동에 통합시키는 ‘학습 기회’가 된다. 프로세스로 규정된 창조 행위들은 시간이 흐르면서 더 향상될 뿐만 아니라 고객의 미충족 과제를 발견하고 신규 시장을 창출하는 역량 또한 개선할 것이다. 즉, 프로세스를 밟아 나가면서 성공률이 높아져 성장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

아직 이 원칙과 완벽히 맞아 떨어지는 사례를 발견하지 못했지만 필자들은 이런 역량을 구축하고자 하는 일부 선도 기업들의 노력을 추적해 왔다. 그중 어떤 사례도 성공으로 못박기에는 너무 이르지만 필자들은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5가지 접근방식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접근법들을 하나씩 차례대로 살펴보자.



당신의 사업부가 현재 여정의 어디에 있는지 확인함으로써 미래와의 성장 격차를 파악하라. 하버드경영대학원 수업에서 필자들은 학생들에게 다양한 유형의 혁신에 투자 자금을 할당하는 종합 프로젝트 계획(aggregate project plan)이라 불리는 기법을 사용하도록 가르친다.11 종합 프로젝트 계획은 혁신을 기존 제품 및 시장과의 거리에 따라 분류한 후 그룹별로 할당할 자금을 정하게 된다. 이 기법이 응용된 사례를 살펴보자.

노스캐롤라이나 샬럿(Charlotte)에 본사를 둔 비영리 보건 기관인 케롤리나스 헬스케어 시스템(Carolinas HealthCare System)의 혁신팀은 종합 프로젝트 계획에 따라 분석을 수행했다. 그리고 분석 결과를 통해 미래의 헬스케어 시스템에서 병원의 중추적 역할이 줄어들 것이라는 조직의 믿음을 반영한 혁신 활동들을 시작해야 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런 관점에 따라 캐롤리나스 헬스케어 시스템은 비즈니스 모델 여정의 세 단계를 따라 적절한 투자 활동을 하면서 유형별 혁신 활동을 계획할 수 있었다. 캐롤리나스 헬스케어 시스템의 최고혁신관리자인 장 라이트(Jean Wright) 박사는 이렇게 말했다. “여정 이론의 장점은 새로운 사업 창출을 위한 투자가 기존 사업들에 대한 투자와 성격이 매우 다르다는 점을 우리에게 인식시켜줬다는 점입니다. 더 중요한 사실은 그 두 가지 사업이 모두 중요하다는 것도 알게 됐죠.”

당신의 사업을 잠재적으로 파괴할 수 있는 주체와 협력하라. 또 다른 접근법으로 잠재 고객이든, 사업 생태계 파트너든 기업가들이 새롭고, 때로는 파괴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와 채널을 만드는 방법이다. 영국 캐임브리지(Cambridge)에 본사를 두고 시스템온칩(system-on-chip, 칩 하나로 모든 기능을 처리하는 반도체-역주) 반도체를 개발 및 제조하는 ARM홀딩스는 표준 제품을 독점적으로 개발하고 제조하는 전통적인 반도체 회사 대신 반도체 제조사 및 소비재 회사들로 구성된 공생 생태계의 중심에서 조정 노드 역할을 함으로써 성공을 거뒀다. 오늘날 거의 모든 스마트폰 및 모바일 기기에는 ARM이 설계한 칩이 적어도 하나는 포함돼 있다. 이 회사는 고객 및 소비자를 제품 개발 프로세스에 참여시킴으로써 현재의 ‘유비쿼티(ubiquity)’를 확보했고 ‘고객이 새로운 칩을 설계하는’ 회사라는 타이틀도 최초로 얻게 됐다. ARM은 두 가지 방식으로 이를 수행한다. 첫째, 전체 생태계에서 지식을 통합함으로써 고객을 위해 최적화된 종단간(end-to-end, 한쪽 단말 장치에서 다른 단말 장치로의 통신-역주) 솔루션을 개발한다. 둘째, ARM의 인센티브를 고객이 얻는 인센티브로 연결함으로써 고객 충성도 기반의 수익 모델을 채택한다.

근본적 해결과제를 탐색함으로써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라. 새로운 시장 기회를 파악할 때 회사의 역량보다 고객의 해결 과제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떤 분야에서 사업을 확장하든 회사의 역량을 기준으로 시작하기 쉽지만 능력이란 그 용도가 없는 한 쓸모가 없어지는 법이다. 현직 관리자라면 시장이나 회사의 역량보다 고객이 가진 과제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런 원칙을 증명하는 사례로 코닝(Corning Inc.)을 들 수 있다. 뉴욕주 코닝에 있는 이 회사는 특수 유리 및 세라믹 소재를 생산한다. 코닝은 자신들의 사업에서 더 이상 우월한 기술을 근거로 프리미엄 가격을 받기 어렵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됐다. 즉 필자들의 방법론으로 보면 효율성 혁신에 도달했던 것이다. 이에 따라 회사는 관련 비즈니스를 처분했고 그 수익으로 지속적 단계에서 사업을 확장하고 새로운 사업을 창출하는 데 활용했다. 이를테면 코닝은 당시 사업에 중대한 역할을 했던 CRT(Cathode Ray Tube, 일명 브라운관) 사업이 머지않아 LCD(Liquid Crystal Display) 기술로 대체되고 LCD가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자리잡을 것이란 사실을 깨달았다. 이에 따라 CRT 시장을 고수하는 대신에 근본 해결 과제인 디스플레이에 집중하는 쪽으로 사업을 선회했다. 코닝은 LCD 산업을 성장시킬 수 있는 제품 개발에 투자하기 시작했고 궁극적으로는 CRT 시장에서 빠져나왔다.12 코닝은 자신들의 사업이 시장이 아닌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켜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기술과 시장에 변화가 일어나자 필자들이 ‘과제’라 부르는 니즈에 계속 집중함으로써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나갈 수 있었다.

기존 사업부 안에 신규 사업의 터전을 잡으려는 시도에 저항하라. 경영진은 신규 사업을 시작할 때 종종 이런 의문을 갖게 된다. “이 사업을 우리 조직 어디에 맡겨야 할까?” 그들은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간접비를 가능한 분산시키기 위해 신규 비즈니스를 기존 조직에 통합하려는 압박을 느낀다. 하지만 새로운 사업이 기존 조직 안에 포함되면 자금 확보를 위해 기존 사업의 우선순위를 따를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대개 신규 사업의 이름은 남지만 효과는 사라진다.

일단 신규 사업이 시작되면 전체 여정 내내 독립성이 확보돼야 한다. 이런 자치권을 유지하려면 리더들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조직 안에서 효율성이란 힘은 1년 365일, 24시간 내내 쉼 없이 작동하므로 불필요한 비용을 발생시킬 수 있다. 이런 강력한 힘에 대응하려면 회사의 최고 리더들만이 행사할 수 있는 반격이 꾸준히 필요하다. 하지만 여러 가지 이익 공식을 창출하고 비즈니스 모델 포트폴리오 안에 다양한 사업들을 수용함으로써 조직의 혁신을 촉진하는 리더의 중대한 역할이 효율성 추구라는 명목하에 잊혀지고 있다.

내부 비즈니스 모델의 파괴와 갱신을 위해 M&A를 활용하라. 마지막으로, 필자들은 지금까지 대부분 기업의 유기적 활동들에 집중했지만 M&A 또한 기업의 성장 엔진으로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13 이런 접근법은 극단적인 경우에는 효율이 떨어진다고 증명된 재벌과 유사한 구조를 낳을 수도 있지만 예외는 있다. 매사추세츠주 홉킨튼(Hopkinton)에 본사를 둔 EMC 사는 3년 전에 인수했던 브이엠웨어(VMware Inc.)를 2007년에 상장할 때 연합 구조를 창안함으로써 M&A의 효과를 제대로 냈다. 기존 비즈니스 모델을 바꾸기 위한 M&A 활동은 잘못된 이유로 단행된 후 잘못된 방식으로 관리됨으로써 대부분 실패한다. 그리고 보통은 독립적으로 남아야 할 사업부들을 통합하는 결과를 낳는다. 반대로 EMC의 연합 구조는 각 사업부가 기업 활동을 전체적으로 조율하면서 개별적인 목표를 추구하게끔 만들었다. 새로운 시장을 확인하고 투자하면서 기존 시장을 활용할 수 있는 이런 내장형 역량 덕분에 EMC는 기존에 주력했던 메모리 비즈니스에서 기계 가상화와 애자일(agile) 개발, 그리고 정보 보안 분야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었다.


혁신의 최대 리스크

때때로 경영진은 기존 사업에 투자하는 것을 선호한다. 완전히 새로운 사업을 구축하는 것보다 리스크가 적기 때문이다. 그러나 비즈니스 모델 여정을 생각해보면 기업이 혁신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장기적으로 직면하는 가장 큰 리스크는 신규 사업을 발굴하지 않기로 결정하는 일이다. 신규 사업이 없으면 현재 사업부의 미래가 회사 전체의 미래를 좌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들은 이 기사를 통해 살펴본 비즈니스 모델 혁신과 기업 재편에 대한 통찰력에 큰 희망을 갖는다. 사업부가 지금까지 설명한 여정 자체를 피하거나 빠져나올 수 있어서가 아니라 이런 사업부를 가진 기업들은 비즈니스 모델을 제대로 혁신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기업 재편과 비즈니스 모델 여정에 대해서는 배울 게 여전히 많이 남아 있다. 하지만 비즈니스 모델 로드맵에서 얻은 통찰력만으로도 기업 차원에서 사업을 재편하고 조직의 힘을 성장시킬 수 있는 탄탄한 사업 창출 엔진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된다. 험난한 도전이 되겠지만 잠재적 보상도 그만큼 클 것이다.


번역 |김성아 dazzlingkim@gmail.com


클레이튼 M. 크리스텐슨(Clayton M. Christensen) · 토머스 바트만(Thomas Bartman) · 데릭 반 베버(Derek van Bever)

클레이튼 M. 크리스텐슨(Clayton M. Christensen)은 메사추세츠주 보스턴에 있는 하버드경영대학원의 킴 B. 클라크(Kim B. Clark) 교수다. 토머스 바트만(Thomas Bartman)은 하버드경영대학원 성장과 혁신 포럼(Forum for Growth and Innovation)의 전 수석연구원이다. 데렉 반 베버(Derek van Bever)는 하버드경영대학원 경영학 분야의 조교수다. 이 기사에 의견이 있는 분은 http://sloanreview.mit.edu/x/58 123에 접속해 남겨주시기 바란다. 저자와의 연락을 원하시는 분은 smrfeedback@mit.edu로 e메일을 보내주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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