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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브로드밴드 프리미엄 셋톱박스 B box 출시 2년 후

“예쁘긴 한데 비싸고 복잡하대요” 스마트 홈을 향한 시행착오… 교훈은?

주재우,조진서 | 212호 (2016년 11월 lssue 1)
Article at a Glance

2014년 SK텔레콤이 기획/설계하고 SK브로드밴드가 판매한 셋톱박스 ‘비박스(B box)’는 여러 모로 혁신적인 제품이었다. 외형부터 고급스러운 조명등 이미지였고 리모콘에도 터치스크린과 충전식 배터리가 제공됐다. 홈 모니터링, 화상전화 등 ‘스마트 홈 허브’ 기능도 추가됐다. 하지만 출시 첫해부터 디자인은 전통적인 셋톱박스의 형태로 되돌려졌고 브랜드는 서서히 사장됐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파격적 디자인에 따른 단가 상승, 발열, 안전 우려 등 제조 측면에서의 어려움
2. 회사 내부의 다른 프리미엄 제품과의 경쟁
3. 고급 소비자 접점 확보의 어려움과 유통채널의 차별화 부재


지난 2014년 7월, DBR 157호는 그해 1월 SK텔레콤이 출시한 셋톱박스 B box(비박스)의 사례를 케이스 스터디로 게재했다. 상업적 성공을 판단하기 이른 초기 제품이었지만 그 자체로 혁신성이 높고 문제의식과 제품 개발 과정이 연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당시 DBR은 “1∼2년 후 상업적 성과를 판단할 수 있는 시점에서 성공 혹은 실패 요인을 분석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2년여가 지난 2016년 11월 DBR 212호에서 이 사례를 재조명한다.


DBR 157호에 실렸던 케이스스터디

기획


비박스는 케이블 TV 셋톱박스 기능에 홈 모니터링 기능, 인터넷 기능 등을 추가해 가정의 통신/엔터테인먼트 허브 역할을 하도록 기획된 상품이었다. 외관은 매끈한 백자 도자기 느낌으로 만들고 무드 조명 기능을 갖췄다. TV 장식장에 처박아두는 셋톱박스가 아니라 ‘밖으로 꺼내놓고 싶은 인테리어 소품’을 목표로 했다.


이 제품은 2012년 초부터 기획됐다. 당시 SK텔레콤은 거의 포화상태에 이른 휴대폰 시장과 유선 인터넷 시장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자 했다. 차세대 성장을 위한 상품 기획을 하다보니 다음 격전지는 홈(home)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을 내렸고, 이에 따라 회사가 가진 유무선 인프라를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보고자 했다. 프로젝트 이름은 판매와 운영을 맡게 되는 자회사 SK브로드밴드(broadband)의 브랜드 정책에 맞춰 ‘B box’가 됐다.

가정에 인터넷/통신 허브 역할을 할 수 있는 기기를 만들려는 시도는 예전부터 무수히 존재했다. 삼성전자 등 소비자 가전기기를 만드는 회사들은 인터넷 기능이 부착된 냉장고나 인터넷 기능을 갖춘 ‘스마트 TV’ 등을 출시하며 이 시장을 선점하려 노력해왔다. 반면 SK텔레콤은 자회사 SK브로드밴드를 통해 서비스하고 있던 인터넷 TV, 즉 셋톱박스를 홈 허브의 주인공으로 삼기로 했다. 셋톱박스를 홈 허브로 부각시킬 수 있다면 그 다음부터는 자사가 보유한 유무선 통신망과 무수한 서비스들을 이용해 다양한 신규 사업을 벌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단, 이때까지 물리적 실체가 있는 소비재 제품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시스템을 기획하고 제조해본 경험이 거의 없었다는 것이 걸림돌이었다.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는 광통신망 등 통신 인프라를 구축하고 휴대폰과 인터넷 서비스를 판매하는 일에서는 탁월했지만 자체적으로 휴대폰이나 셋톱박스 같은 소비자용 하드웨어 기기를 제작하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이 프로젝트를 기획부터 외주업체에 맡길 수는 없었다. 기존에 없는 새로운 개념의 제품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뿐 아니라 팬택, 삼성전자, 인터넷 포털 업체 등 내외부에서 다양한 인력을 데려와 정예 프로젝트 팀을 구성했다. 또 전문 UX(user experience) 디자인 업체인 플러스엑스와도 협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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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재우

    주재우designmarketinglab@gmail.com

    국민대 경영학과 교수

    필자는 공감에 기반한 디자인싱킹(Design Thinking)과 직관을 위배하는 행동경제학(Behavioral Economics)을 활용해 고객 경험(Customer eXperience)을 설계한다. 현재 국민대 경영대학과 테크노디자인대학원에서 교수로 재직하며 마케팅과 경험 디자인을 가르치고 있다. 서울대에서 인문학 학사와 경영학 석사를 받았고 토론토대에서 마케팅 박사학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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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진서

    조진서cjs@donga.com

    동아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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