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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컴퍼니 김준홍 대표·김준구 상무 인터뷰

‘사람 살리는 기계 만든다’ 강력한 의지, ‘제2다빈치’ 첨단 수술로봇에 도전

이방실 | 208호 (2016년 9월 lssue 1)

 

Article at a Glance

 

반도체·디스플레이 업체인 미래컴퍼니는 지난 2007년부터 복강경 수술 로봇이라는 도전적 연구 과제를 추진해오고 있다. “남들이 잘 하지 않는 어려운 분야에 집중해 1등이 돼야 한다는 창업자의 경영 철학과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기계를 만들고 싶다는 비전에 따라 의료장비 사업에 뛰어들었다. 특히 복강경 수술 로봇 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미국 퍼듀대와 손잡고 R&D에 매진, 독자적인 프로토타입 제작에 일찌감치 성공했다. 대기업도 하기 힘든 일을 10년 가까이 지속적으로 추진해올 수 있었던 데는 CEO의 확고한 의지에 더해 병원·연구소·대학·기업 등 부족한 역량을 보완해줄 수 있는 우수한 외부 파트너들과 긴밀히 협력하며 R&D를 추진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래컴퍼니는 2007년 이래 세 번 연속 복강경 수술 로봇과 관련된 정부 국책과제사업의 주관기업으로 선정돼 총 200억여 원의 정부출연금을 지원받아 여러 협력기관과 컨소시엄을 이뤄 R&D를 수행하고 있다. 자원과 역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중소기업이 획기적 R&D를 지속적으로 추구하기 위해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편집자주

이 기사의 제작에는 미래전략연구소 인턴연구원 노서영(칭화대 국제정치학 3학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다빈치(da Vinci). 일반인들에겐 르네상스 시대를 대표하는 천재 예술가이자 공학자였던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떠올리게 하는 단어지만 의사들에겐수술 로봇을 연상시키는 단어다. 첨단 의료 장비의 대명사인 다빈치는 복강경(腹腔鏡) 수술1 로봇이다. 일반 복강경 수술처럼 집도는 의사가 하지만 다빈치 수술의 경우 의사는 환자가 누워 있는 수술 침대가 아니라 커다란 콘솔 게임기 같은 장비에 앉아 원격으로 집도한다. , 의사용 콘솔(surgeon console)과 전선으로 연결돼 있는 환자용 카트(patient cart)에 달려 있는 4개의 로봇 팔을 원격 조종해 수술한다.

 

환자 몸 속으로 들어가는 로봇 팔 끝에는 카메라, 집게, 가위 등 수술하는 데 필요한 기구들이 달려 있어 의사의 눈과 손을 대신한다. 초소형 의료 기구가 달려 있는 로봇 팔 끝은 최대 560도까지 회전이 가능해 수술 각도·공간에 제한을 받는 일반 복강경으로 하기 힘든 수술도 가능하다. 수술 도구 끝을 자유자재로 조종할 수 있어 주변 인체 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수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인튜이티브서지컬(Intuitive Surgical) 1999년에 내놓은 의료장비인 다빈치는 2000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일반 복강경 수술 승인을 받으며 의학계에로봇 수술이라는 새 장()을 열었다. 한국에도 2005년 처음 도입된 이후 46개 병원에 59(2016 7월 기준)의 다빈치가 들어와 있다. 다빈치로 전 세계 복강경 수술용 로봇 시장을 거의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는 인튜이티브서지컬은 지난해 238440만 달러 매출액에 무려 74000만 달러의 영업이익(31%)을 올렸다. 대당 가격이 30∼40억 원 안팎인 고가의 의료 장비 다빈치는 공학은 물론 의학과 IT가 결합된 수술용 로봇의 부가가치가 얼마나 높은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의료장비 시장의 불모지나 다름없는 한국에서, ‘2의 다빈치를 만들겠다며 복강경 수술 로봇 개발에 뛰어든 업체가 있다. 바로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기업인 미래컴퍼니다. 2007년 자회사 래보2 를 설립하며 복강경 수술 로봇 사업에 뛰어든 이 회사는 자체 기술력으로 수술 로봇레보아이(Revo-i)’를 개발해 전임상 시험을 성공적으로 끝내고 지난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의료기기 임상시험 승인 허가를 받았다.

 

현재 미래컴퍼니는 레보아이의 안전성과 임상 유효성을 평가하기 위해 세브란스병원에서 임상실험을 진행 중이다. 대기업도 아닌 중소기업이, 그것도 헬스케어 업종과는 동떨어진 장비 산업에서 20여 년간 사업을 영위해 왔던 미래컴퍼니가, 어떤 계기로 수술용 로봇 사업에 뛰어들어 10년 가까이 연구개발(R&D)을 지속하고 있는지에 대해 이 회사 김준홍 대표와 김준구 상무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들은 미래컴퍼니의 창업자인 김종인 전 대표의 두 아들로, 2013년 김 전 대표가 작고한 후 회사 경영을 맡아오고 있다.

 

주력 사업이 디스플레이 장비 제조다. 어떻게 수술 로봇 사업에 진출하게 됐나.

 

원래 선친의 경영 철학이남들이 잘 하지 않는 어려운 분야에 집중해 1등이 돼야 한다였다. 살아 생전 늘다른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사업은 굳이 내가 할 필요가 없다고 입버릇처럼 말씀하셨다. 현재 미래컴퍼니의 주력 제품인 엣지그라인더(edge grinder, 디스플레이 가공·연마 장비)도 선친의 이런 경영 철학에 따라 개발을 시작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게 된 경우다.

 

1984년 회사 출범 초기에는 반도체 장비업체로 사업을 시작했다. LG반도체에서 일했던 선친이 독립해 회사를 창업했기 때문에 자연스런 결과였다. 본격적으로 회사가 성장하게 된 전환점은 2000년 엣지그라인더를 국산화하면서부터다. 엣지그라인더는 디스플레이 패널의 안전성을 보장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핵심 장비다. 커다란 디스플레이 패널을 TV PC, 노트북 등 일반 제품에 사용하는 데 적당한 사이즈로 자르면, 그 과정에서 모서리에 거친 절단면이 생기게 된다. 이 모서리 부분을 잘 연마해 줘야 외부 충격에 강한 패널을 만들 수 있다. 연마되지 않은 패널은 이동·적재 시, 혹은 스마트폰이나 TV, 모니터 등 제품을 생산하고 소비자가 이를 사용하는 과정에서 사소한 충격에도 균열이 발생해 파손되기 쉽기 때문이다. 디스플레이 생산을 위해 엣지그라인더가 필수 장비로 꼽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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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방실

    이방실smile@donga.com

    - (현)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기자 (MBA/공학박사)
    - 전 올리버와이만 컨설턴트 (어소시에이트)
    - 전 한국경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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