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동의 모바일 시대에 생존하려면

207호 (2016년 8월 lssue 2)

 

2016년 기준, 매달 한 번 이상 페이스북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수가 국내에서만 1700만 명을 넘어섰다. 전 세계적으로는 171000만 명에 달한다. 세상에 나온 지 10년이 넘어서도 성장할 수 있는 비결 중 하나는 PC 중심 시대에서 모바일 시대로 넘어오는 흐름에 맞춰 제품과 서비스를 발 빠르게 변화시켰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배경에는 유연한 조직문화가 있다.

 

모바일 시대의 문법은 전통적인 비즈니스 방식과 상반된다. 표준화, 대량 생산, 가격경쟁력 대신 개인화, 다양화, 부가가치로 승부해야 한다. 한마디로기업하기 참 쉽지 않은시대다. 그러나 모바일 시대가 가져오는 뚜렷한 기회들이 있다. 예컨대 소비자의 행태를 정확히 수치화할 수 있어 비즈니스 환경에 대한 예측 가능성이 높아졌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 1위 스마트폰 보급률과 함께 뛰어난 정보통신(IT) 인프라를 자랑한다. 한국을 찾은 페이스북 임직원들이미래에 사는 나라라고 부르며 각종 사업 계획에 우리나라를 우선순위로 두는 이유다.

 

우리는 이렇게 미래를 살고 있지만 아직도 모바일 환경에서 두드러진 활약을 보여주는 기업은 많지 않은 것 같다. 어떻게 하면 전 세계가미래라고까지 칭송하는 우리나라의 풍요로운 IT 인프라를 발판삼아 글로벌로 뻗어 나갈 수 있을까? 모바일 시대의 변화를 앞서가기 위해 애썼던 페이스북의 조직문화 몇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페이스북 기업문화의 핵심에는 ‘Move Fast’라는 표어로 대표되는 빠른 조직 문화가 있다. 우리의빨리빨리문화와 많이 닮았다. 그런데 매우 큰 차이가 한 가지 있다. 페이스북의 Move Fast 뒤에는 ‘Break Things’라는 문구가 따라붙는다(Move Fast, Break Things!). ‘사물을 망가뜨려라는 이 표현을 문맥에 맞춰 의역하면, ‘빨리 움직이다 혹시 무언가가 망가지더라도 괜찮으니 겁내지 말고 과감히 결정하고 움직이라는 뜻이다.

 

실패에 대한 책망이 크면 조직은 과감하게 움직일 수 없다. 모바일 시대의 변화 속도는 빠르다. 지나치게 안정 지향적이고 신중한 결정 과정은 이미 실행에 옮겨지기도 전에 기업을 글로벌 경쟁에서 도태시킨다. 페이스북이 실패를 장려하는 것은 어떤 상황에서도 과감하게 선택하고 빠르게 실행하기 위함이다.

 

두 번째는, 직원들에게 중요한 사업적 판단을 과감하게 위탁하는 문화다. 페이스북에서는 프로그래머나 디자이너 같은 개발자들을 채용하면 첫 3개월 동안 해당 직원을 교육하며 여러 부서에 순환 배치하는부트캠프기간을 갖는다. 다양한 부서를 이동하며 자신이 하고 싶은 업무를 찾아 실무를 경험해보고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부서를 찾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경영자 혹은 관리직들이 아무리 업무를 잘 안다고 해도 실무의 의사결정은 담당 직원이 더 빠르게 제대로 판단할 확률이 높다. 그래서 일선에서 일을 담당하는 직원들의 직관을 믿고 활용한다. 빠르게 변화하는 모바일 환경에서 조직 단위로 트렌드를 파악하고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마지막은 의사결정권자들의 적극적인 모바일 환경 및 제품 체험이다. 페이스북의 신기능을 가장 먼저 세상에 소개하고 알리는 일은 CEO인 마크 저커버그가 직접 담당한다. 저커버그는 제품 설계 단계에서부터 적극적으로 관여해 제품을 이용자 관점에서 이용해 본 뒤 페이스북을 통해 이를 공유한다. 왜 사람들이 포켓몬고(Pokemon GO)를 하기 위해 속초에 가는지, 국내 스타트업들이 개발한 모바일 앱 중에는 어떤 것들이 인기가 있는지 등은 직접 체험하지 않고는 감을 잡기가 어렵다. 의사결정권자가 노력과 시간을 들여 이용자 관점에서 제품과 서비스를 이해한다면 조직 차원에서 제대로 된 결정이 이뤄질 확률이 현격히 높아진다.

 

모바일 시대가 가져온 비즈니스 환경의 변화는 단순한 사업 영역의 확장을 넘어 모든 경제주체를 둘러싼 소비 환경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있다. 이제 과감한 투자와 체질 개선을 통해 적극적으로 문제를 타개해 나아가는 것만이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격변하는 모바일 시대를 당당히 타고 넘어 세계로 뻗어가는 국내 기업들이 더 많아지기를 기대해본다.

 

 

조용범 페이스북코리아 대표

 

필자는 성균관대 영문학 및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MBA) 학위를 취득했다. 한국IBM 영업 및 신규 사업 업무 담당, 미국 맥킨지앤컴퍼니 실리콘밸리오피스 소속 경영 컨설턴트 등을 역임하고 페이스북 본사로 입사해 글로벌마케팅 전략 팀장으로 근무했다. 페이스북코리아에서 영업 및 마케팅 총괄 부사장을 지냈으며 2013 12, 페이스북코리아 대표로 승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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