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O와 물류 혁신
Article at a Glance
O2O 커머스의 핵심은 결국 ‘물류’다. ‘물류’가 O2O 다음 단계인 ‘온디맨드’ 서비스의 성패를 가를 핵심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아마존이 다양한 배송 실험을 하는 이유도 결국 온디맨드 서비스를 선점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배송·물류 전쟁은 결국 투자로 연결되고 과감한 투자는 유통기업들의 수익에 악영향을 미친다. 배송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경영자들은 다음 네 가지를 고민해야 한다. 1) 핵심 고객의 디지털상의 행태와 니즈는 무엇인가? 2)고객의 경험을 개선시킬 방안은 무엇인가? 3)모든 것을 유통업체 스스로 해야 하는가? 4)매장의 미래는 무엇인가? |
O2O 유통의 등장
2014년 아마존은 시애틀에 오프라인 서점을 열기로 결정했다. 전자상거래의 대표 기업 중 하나인 아마존이 디지털상에서 자신들이 수집한 데이터에 기반해 서적을 선정하고 진열하고 설명하는 오프라인 점포를 연 것. 또한 소비자들이 집이나 직장에서 책을 배송 받는 시스템이 도난이나 분실의 위험이 있고 비가 오는 등 날씨가 좋지 않을 경우 불편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을 착안해 미국 내 대학 캠퍼스들을 거점으로 아마존 직원이 상주하는 수령 거점을 개설했다. 이는 도서나 상품을 실제로 접하는 체험을 늘리기 위한 전략과 함께 온라인 상품을 수령하는 거점으로도 활용하기 위한 방안이다. 아마존이 옴니채널의 사업모델에서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마케팅의 영역에 머물던 O2O를 판매와 배송의 영역으로 확장시키고 있는 사례다.
e-커머스의 성장은 이미 무시할 수 없는 대세가 됐다. 디지털에 기반한 유통업체의 등장에 대응하는 기존 유통업체의 화두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계하는 옴니채널(omni-channel)이다. 국내 유통의 25% 이상이 디지털 기술로 유통되는 시대가 예상되는 가운데 오프라인 유통으로 성장한 기업들은 물리적 공간과 디지털 공간을 빈틈없이 메워 이전에 없던 탁월한 고객 경험을 제공해 수익을 창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모바일 기술의 발전으로 상거래의 주도권이 스마트폰으로 넘어가고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유기적 관계가 중요해지는 이른바 ‘O2O 커머스 시대’에도 여전히 오프라인 점포 공간은 소비자에게 유의미하고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먼저, 미래에도 80%가량의 매출은 여전히 오프라인에서 창출될 수 있다. 둘째, 오프라인 점포에 온 고객은 방문 시점에 실제 구매를 하게 될 가능성이 온라인 트래픽 고객에 비해 10배가량 높다. 셋째, 베스트바이와 같은 오프라인 유통업체가 오프라인에서 물건을 보고 온라인으로 사는 쇼루밍에 시달린다면 오프라인을 구매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온라인으로 물건을 비교 검토하고 오프라인에서 구매하는 웹루밍(webrooming) 현상을 보인다. 넷째로는 후광효과다. 오프라인 점포가 개설된 경우, 온라인 매출이 함께 증가한다거나 초도 구매를 더 쉽게 하도록 하는 효과는 곳곳에서 발견된다. 바로 이러한 점으로 인해 오프라인 공간은 디지털 시대에도 여전히 고객에게 의미를 갖게 되고 오프라인 유통업체는 디지털로, 디지털은 오프라인으로 확장해가며 미래 유통의 승기를 잡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따라서 옴니채널, 그리고 O2O를 마케팅 영역으로부터 유통 사업모델의 영역으로 확대시킬 때 가장 중요한 영역이 바로 ‘배송’과 ‘머천다이징’의 문제일 것이다. 고객의 온라인 쇼핑 경험을 보완하기 위해 빠른 배송을 통해 물건을 받을 수 있게 해주는 것과 오프라인이나 온라인 어느 한쪽만으로는 판매하기 어려운 제품을 유기적으로 보여주고 판매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배송전쟁의 전개
국내외를 불문하고 최근 e-커머스 업계 최대 화두는 배송이다. 소셜커머스 업체인 쿠팡이 불러온 물류 혁신이 소셜커머스뿐 아니라 O2O(Online to Offline) 산업으로 옮겨 붙고 있다. ‘물류’가 O2O 다음 단계인 ‘온디맨드’ 서비스의 성패를 가를 핵심 경쟁력으로 주목받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온디맨드’란 이용자가 어떤 것을 원할 때 언제든지 실행하고 경험할 수 있게끔 도와주는 서비스로, 사람이든 물건이든 이용자가 원하는 순간, 원하는 장소로 전달하는 게 핵심이다. 다수의 O2O 기업들이 D2D(Door to Door) 물류 강화에 나서고 있는 이유다.
국내에서는 O2O 전문기업인 우아한형제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우아한형제들은 ‘배민프레시’와 ‘배민라이더스’ 등 신규 사업을 시작하면서 새로운 물류 시스템을 구축했다. ‘배민프레시’는 신선한 반찬과 반조리 식품을 배달하는 서비스다. 이를 위해 밤 10시부터 오전 7시 사이에 배송을 끝내는 ‘새벽배송’ 시스템을 도입했다. 회사가 자체 운영하는 40대의 냉장차가 직접 배송한다. 배민라이더스는 기존 배달 체계가 없는 음식점과 이용자를 연결해주는 음식배달 서비스다. 이용자가 주문을 하면 오토바이 배달팀이 주변 맛집에서 직접 음식을 배달해준다. 이를 위해 우아한형제들은 강남, 송파를 중심으로 직접 오토바이 배달팀을 꾸렸다. 현재 2곳의 센터를 운영 중이며 70대의 오토바이를 60명의 배달원이 몰고 있다.
음식배달 서비스 ‘푸드플라이’도 작년 6월 ‘요기요’에서 44억 원을 투자받으며 배민라이더스와 경쟁하고 있다. 총 직원이 130여 명이며 7개 권역으로 나눠 현재 12개 구에 서비스하고 있다. 푸드플라이와 배민라이더스 모두 서울 전역으로 서비스 확장을 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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