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검색버튼 메뉴버튼

Negotiation Letter

인간은 이기적이지만, 때론… 편가르기 vs. 뛰어넘기

최두리 | 179호 (2015년 6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 전략

미국의 한 시사 전문지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85%는 누군가에게 고소를 당했는데 이겼다면 소를 제기한 상대방이 나의 법적 비용을 배상해야 한다고 답했다. 반면 누군가에게 고소를 당했는데 졌을 때 내가 상대방의 법적 비용을 배상해야 한다고 답한 비율은 44%에 불과했다. 도덕성 또는 공평함에 대한 우리의 시각이 얼마나 편향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예다. 그린 조슈아 하버드대 교수는 인간의 이익과 행복을 늘리는 데 얼마나 기여하는가에 따라 어떤 행위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공리주의가 이 같은 편향성을 해결하는 데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한다.  

 

편집자주

이 글은 하버드대 로스쿨의 협상 프로그램 연구소가 발간하는 뉴스레터 <네고시에이션>에 소개된 ‘Getting Past ‘Us’ Versus ‘Them’’을 전문 번역한 것입니다. (NYT 신디케이션 제공)

 

(이 글은 하버드 로스쿨의 협상 프로그램에서 펴낸 ‘Negotiation newsletter’에 최초로 실렸다. www.pon.harvard.edu.)

 

 

오늘날 그룹과 그룹 사이에 벌어지는 대립은 불가피하다. 우리를 남과 다른 그룹으로 구분하려는 성향은 부족 생활을 하던 조상 시대부터 시작됐다. 그들은 자기 부족 사람들과 잘 어울려 지내야 하는 동시에 다른 부족인들의 위협을 물리치고 생존해야 했다.

 

미국 하버드대 조슈아 그린(Joshua Greene) 교수에 따르면 기술 발달과 인구 폭발로 사람들은 전에 없이 가까워졌지만 이웃과 회사, 국가 등 다양한 조직들은 공정함이나 가치, 도덕성에 대한 차이를 두고 협상할 때 쉽지 않은 도전에 부딪치곤 한다.

 

펭귄사, 2013>에서 그린 교수는 조직 사이에 벌어지는 도덕적 갈등이 왜 이렇게 해결하기 어려운가를 설명하고, 협상을 통해 이런 차이를 해결하는 방법의 하나로 오래된 철학 이론을 다시 조명한다.

 

그린 교수는 사람 사이의 갈등이 보통 두 가지 어려움 중 하나에서 비롯된다고 본다. 첫째, 우리는 협동의 어려움 또는 개인적으로 가장 좋은 것과 사회 전체에 이로운 것 사이에서의 갈등에 처할 수 있다.

 

협동의 문제는 종종 생태학자인 가렛 하딘(Garrett Hardin)의 잘 알려진 우화공유지의 비극(The Tragedy of the Commons)’에 비유된다. 이 우화에는 목초지를 공유하는 양치기들이 등장한다. 양치기 개개인은 양을 시장에 내다팔 때 되도록 비싼 값에 팔고 싶은 자기중심적 동기를 갖고 있다. 다행히 그들에게는 목초지가 지속적으로 관리되기를 원하는 더 큰 관심사도 존재한다. 만약 양이 지나치게 많아지면 목초지는 사라질 것이며 동물에게 먹일 풀이 조금도 남지 않을 것이다.

 

그린 교수는 이 우화를 예시로 들어 협동의 문제가 비록 어렵지만 해결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며 이것은 우리의 도덕심이 발달해온 방식 덕분이기도 하다고 말한다. 우리는 우리가 속한 그룹의 구성원들과 협동하는 데 열린 마음을 갖고 있다. 예를 들어 우리는 법을 지키고 다른 사람에게 친절하거나 재활용처럼 공동체에 이익이 되는 활동에 참여한다. 윤리적으로 행동하려는 본성은 종종 다른 사람의 비슷한 행동으로 보답을 받는다.

 

불행하게도 우리는 우리가 속하지 않은 그룹의 사람들과 협업할 때는 어려움을 더 크게 느낀다. 그린 교수는 이런 딜레마를 새로운 우화에 빗대어 설명하는데 그것은상식적 도덕성의 비극(The Tragedy of Commonsense Morality)’이다.

 

이 우화에서는 네 종족의 양치기들이 거대한 숲의 네 귀퉁이에 살고 있다. 각 종족은 서로 다른 도덕성의 개념에 근거해 각자 규칙을 세운다. 예를 들어 한 종족은 모든 가족에게 양을 동일하게 나누고 공용 목초지에서 기를 수 있도록 한 반면, 다른 종족은 각 가족에게 각자의 땅을 주고 다른 가족과 사고팔 수 있도록 했다.

 

 

어느 해 여름, 네 종족을 가르던 숲이 화재와 홍수로 거대한 하나의 방목지로 변했다. 네 종족 모두 땅을 차지하기 위해 서둘렀는데 각자의 도덕률을 적용하려고 했다. 한 종족은 부족들이 목초지를 공동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또 다른 부족은 땅을 나눠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로 다른 관점은 격한 대립으로 이어졌고 결국 폭력을 불러왔다. 이 부족 사람들이 저 부족의 규칙이나 관심을 어길 때 분쟁은 더욱 격해졌다.

 

부족들은 갈등상태에 있다. 그린 교수에 의하면 이는그들이 근본적으로 이기적이기 때문이 아니라 도덕적인 사회란 어떤 것인가에 대해 양립할 수 없는 시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은 정부의 올바른 역할이나 동성 간 결혼, 환경 위기 등 다양한 이슈에 대해 개인과 조직, 정치 단체와 정부들이 충돌하는 이유를 설명한다.

 

특히 도덕적 분쟁에 공평한 해결책이 무엇인지에 대한 관점은 각자 입장이 어떤지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예를 들면 1995년 미 시사전문지 는 일부 독자들에게만약 누군가 당신을 고소했고 당신이 승소했다면 상대방은 당신이 법적 절차를 위해 지불한 비용을 배상해야 하는가라고 질문했는데 85%의 응답자가 그렇다고 답했다.

 

다른 이들은만약 누군가 당신을 고소했고 당신이 패소했다면 당신은 그의 비용을 배상해야 하는가라고 질문을 받았는데 이 질문에는 44%만이 그렇다고 대답했다.

 

이 결과는 공평함에 대한 우리의 생각이 자기중심성(egocentrism) 또는 다른 사람의 시각에서 문제를 바라보지 못하는 성향 때문에 왜곡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는 내가 바보 같은 소송을 제기할 리가 없으며 만약 패소한다고 해도 비용에 대한 책임을 질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이 조사는 자기중심성과 공평함을 바라보는 시각이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치중돼 있기 때문에 자기 자신이나 자기가 속한 그룹, 즉 가족이나 조직 등에 대한 판단을 내릴 때 합의에 도달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자신이 어디에 속해 있는지에 따라 공평하고 도덕적인 결과에 대한 판단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면 우리와 다른 견해를 가진 사람과 효과적으로 협상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도덕적인 부족들일화에서 그린 교수는 제레미 벤담(Jeremy Bentham)과 존 스튜어트 밀(John Stuart Mill) 1860년대에 만들어낸 철학공리주의(utilitarianism)’에서 답을 찾는다. 공리주의가 공평하고 이성적으로 불일치를 해결할 수 있도록 프레임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공리주의는 사회 전체적으로 최대한의 행복과 최소한의 고통을 가능하게 하는 해결책을 택하게끔 한다. 공리주의하에서 특정 행동의 도덕적 가치는 오직 그 결과에 의해서만 평가를 받는다.

 

감정과 편견은 일관적인 공리주의적 논리 적용을 어렵게 한다. 하지만 주의 깊게 생각해 본다면 최대한의 행복 창출이라는 공리주의적 목표는 도덕적으로 옳은 행동에 다가가도록 이끌어준다. 그린 교수가 그의 책에서 얘기한 것처럼 이는 결국 의료 문제나 탄소 배출 같은 우리 시대의 가장 큰 도덕적 충돌에 대한 해결책을 제공한다.

 

번역 |최두리 dearduri@gmail.com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