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로스쿨의 Negotiation Letter

외향성, 적극성, 낙관성…의외로 협상에 毒 될 수도 있다

170호 (2015년 2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 전략

 흔히 감정 변화가 심하면 협상에 부정적일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런 사람들은 협상에 집중도가 높다는 장점을 지닌다. 사회성이 뛰어난 사람들은 협상에 참여하는 양쪽 모두에 더 나은 성과가 돌아가도록 애쓰는 경향이 있지만 이는 그들이 목표를 높게 세웠을 때만 그렇다. 사회성이 높으면 다른 사람을 지나치게 배려하거나 다른 사람과의 관계가 망가지는 것을 두려워해서 많이 요구하는 것을 꺼리기 때문이다. 자존감이 높은 사람들은 스스로 얻은 성과에 스스로 만족하는 정도가 높기 때문에 협상을 성급하게 종결시킬 수 있다. 성공적인 협상을 위해서는 자신은 물론 상대방의 성향을 면밀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

 

 

편집자주

이 글은 하버드대 로스쿨의 협상 프로그램 연구소가 발간하는 뉴스레터 <네고시에이션>에 소개된 ‘In Negotiation, Are Your Differences Holding you Back?’을 전문 번역한 것입니다. (NYT 신디케이션 제공)

 

 

사람들 사이에 존재하는 성향의 차이는 협상의 결과나 만족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만약 차이를 줄이는 일이 가능하다면 우리는 어느 정도까지 타고난 성향을 고치도록 노력해야 하는 것일까?

 

세인트 루이스 워싱턴대(St. Louis Washington University)의 힐러리 앵거 엘펜베인(Hillary Anger Elfenbein) 교수가 에서 다룬 것을 비롯해 협상 연구가들이 이런 질문들에 대해 연구하기 시작했다.

 

‘과신(overconfidence)’처럼 널리 알려진 편향 때문에 사람들이 비슷한 실수를 저지르기는 하지만 모든 상황에 통하는 협상 노하우는 절대 없다. 일부 학자들은 개인의 성향 차이가 협상 결과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것은 의미 없는 일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사람에게는 문화적 성향이나 외향성의 정도와 같은 영속적 요소들을 변화시킬 만한 능력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협상을 연구한 논문들에 대한 과거의 일부 리뷰들은 개인차가 협상 결과나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고 결론을 내리기도 했지만 엘펜베인과 동료들은 그와 반대되는 증거를 발견했다.

 

그들은 사람들에게 개인적인 협상 스타일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실험을 진행했다. 다섯 명의 실험 참가자들이 나머지 네 명과 각각 차례로 돌아가면서 협상을 하는 방식(round-robin style)이었다. 그 결과, 성격을 포함한 개인차는 협상가들의 성과와 만족 면에서 49%에 달하는 놀라운 차이를 초래했다. 협상에서 우리를 방해하는 특성들 중 최소한 몇 가지는 보완해나갈 수 있다는 증거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엘펜베인은 개인적인 차이를 몇 가지 카테고리로 나누고 그런 요인들이 협상의 객관적인 조건과 협상 참여자들의 주관적인 만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밝혀낸다.

 

첫째, 성격 차이다. 연구에 따르면 유사한 상황에서 동일하게 행동하려는 경향, 즉 성격은 다양한 구성 요소들로 나뉘는데 그중 일부가 협상 결과와 만족도에 영향을 미친다.

 

엘펜베인은 가격 같은 이슈를 놓고 논쟁할 때 협상가의 외향성이나 사회성의 정도, 적극성이나 낙관성이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외향적인 성격의 협상가가 실수로 양보 가능한 최대 가격을 말해버린다든지 간단히 설명해야 할 제품에 대해 지나치게 열변을 토하는 등의 상황을 상상해보면 그 이유를 이해할 수 있다. 반대로 외향성은 통상 양쪽이 힘을 모아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야 하는 좀 더 복잡한 협상에서는 유용한 자산이 된다. 아마도 협상가의 사교적인 성격이 대화에서 상대방의 관심을 이끌어내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일 것이다.

 

신경질적인 성향이나 초조함의 정도, 우울함이나 걱정, 불안은 협상의 산술적 성과와 별로 연관이 없었다. 다만 신경질적 성향이 강한 이들은 협상에서 좀 더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와 관련해 기분이 좋은 상태에 있는 협상가들은 협조적인 전략을 사용하고, 목표를 더 높게 설정하며, 다른 사람보다 정보를 효과적으로 교환하려는 경향을 보이는 덕분에 특별히 더 우수한 성과를 낸다. 반대로 기분이 별로 좋지 않은 상태의 협상가들은 상대방을 잘 읽어내지 못하며 자신에게 이익이 될 수도 있는 제안을 거절하는 경향을 보인다. 흥미롭게도 감정 변화가 심한 사람들은 협상에 매우 집중하며 잠시도 방심하지 않고 굉장히 경계적인 자세를 보인다. 부정적인 성향의 긍정적인 부작용이라고 할 수 있다.

 

열린 마음과 상상력의 정도, 관대함과 지적 호기심은 여러 이슈가 얽힌 협상에서 양측 모두 더 좋은 성과를 얻도록 할 수 있다. 개방적인 태도를 가진 협상가일수록 자신과 상대방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해결책을 잘 찾아낸다.

 

하지만 높은 자존감에 수반되는 만족감은 협상가들이 지나치게 성급하게 대화를 마무리하도록 만들 수도 있다. (만족감은) 할 수 있는 한 최대한의 성과를 얻었다고 스스로 믿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높은 자존감을 가진 사람은 낮은 자존감을 가진 사람보다 스스로 얻은 성과에 더 크게 만족하는 경향을 보인다.

 

엘펜베인의 연구에서 밝혀진 개인차의 두 번째 카테고리는 지능과 기타 능력들이다.

 

개인차 및 협상과 관련된 가장 까다로운 질문은 아마도 지능을 측정하는 다양한 척도가 협상 결과와 만족감에 미치는 영향이 어느 정도인가에 대한 것일 것이다. 인지적 지능(cognitive intelligence)이나 일반적인 지적 능력이 협상가들의 가치 창출을 돕는다고 주장하는 일부 연구 결과가 있기는 하지만 여기에 대해 자세하게 조사한 연구는 의외로 매우 적다.

 

반면 다른 능력들은 깊게 연구돼 왔다. 인지 복잡성 또는 다양한 관점을 인식하고 통합하는 능력은 협상의 성공과 연관되는 지능을 측정하는 하나의 척도다. 인지 복잡성에서 높은 점수를 얻는 사람들은 넓은 범위에서 정보를 구하고, 다양한 대체안을 만들어 내며, 정확한 예측을 통해 협상에 정교하게 접근한다. 그래서 그들은 복잡한 협상에서도 양측 모두에 이익이 되는 협의안을 잘 이끌어낸다.

 

감정을 평가하고 표현하며 조절하고 이용하는 능력인 감성 지능(emotional intelligence)은 협상 연구 분야에서 많은 관심을 받지 않았던 주제다. 하지만 다른 영역에서의 연구들에 따르면 감성 지능이 높은 협상가들은 이 능력의 도움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엘펜베인이 소개한 예를 들자면 이런 사람들은 상대방의 감정을 읽고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며 긴장을 완화하는 데 능숙할 수 있다는 것이다.

 

흔한 개인차 중 하나인 창의성은 더 나은 산술적 성과와는 관련성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협상에서의 탁월한 문제 해결 능력 및 윈윈(win-win)하는 해결책을 잘 찾아내는 능력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마지막으로 문화 지능(cultural intelligence)이 높거나 문화적으로 다른 상황에 잘 적응하는 협상가들은 정보가 원활하게 공유되도록 하고, 그 결과 다른 이들보다 더 통합적인 합의점에 도달할 수 있다.

 

 

개인차의 세 번째 카테고리는 동기부여에 대한 차이다. 엘펜베인에 의하면 개개인마다 협상에 임하는 목표나 동기는 각자 다르지만 다양한 상황에서 모두의 행동을 비슷하게 유도하는 지배적인 욕구와 필요가 존재한다.

 

사람들 사이에 크게 나타나는 동기적 차이 중 하나는 자기 자신과 비교해 상대방을 염려하는 정도다. 이는 협상 방식에 큰 영향을 미친다. 구체적으로 구분하면 협상가는 세 가지 부류로 나뉜다. 첫째는 양측의 이익을 모두 고려하는 친사회적 성향, 두 번째는 상대방보다 더 나은 성과를 내는 데 집중하는 경쟁적 성향, 세 번째는 자기 중심적이며 상대방의 성과에 무관심한 개인주의적 성향이다.

 

친사회적 협상가들은 다른 두 그룹보다 협상에 참여하는 양쪽 모두 더 나은 성과를 창출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으나 이는 그들이 야심 찬 목표를 세웠을 때만 그렇다. 사회화의 스펙트럼에서 가장 극단적인 형태를 보이는완전한 공동체적인 성향이 강한 사람들은 다른 사람을 지나치게 배려한 나머지 목표를 낮게 설정하거나 관계가 망가지는 것을 두려워해서 많이 요구하지 않는다.

 

자신이 가진 다양한 특성과 특이한 면모가 남들과 같은 성과를 내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것은 아닌지, 그리고 어떻게 방해하는지 살펴보면 협상에 도움을 얻을 수 있다. 궁극적으로는 우리가 무엇을 진정으로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지 주의 깊게 살펴보고 그것을 진심을 다해 추구해야 한다. 그것이 다른 사람 눈에는 터무니없게 보일지라도 말이다.

 

번역최두리 dearduri@gmail.com

 

동아비즈니스리뷰 338호 The Rise of Flexitarians 2022년 02월 Issue 1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