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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계 전략

과수원처럼 꿀벌과 꽃을 함께 품자 플랫폼 경영으로 ‘인간상실’에서 탈출하자

김기찬 | 148호 (2014년 3월 Issue 1)

 

 

생태계의 눈으로 기업을 보라

 

과거 경영대로 향하던 최고경영자(CEO)의 대형 승용차들이 인문대로 몰리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1  이런 현상은 경영학에 커다란 문제가 있다는 신호 중 하나다. 현재 경영학에서 발생하는 문제는 무엇일까? 간단하게 말하면 인간(people)에 대한 내용이 빠졌고 단기적인 경쟁에만 지나치게 매몰돼 있다는 점이다. 필립 코틀러(P Kotler) 켈로그경영대학원 석좌교수의 4P(Product, Price, Place, Promotion) 전략에도 사람(People)의 요소가 빠져 있다. 경영학은 경쟁전략을 잘 수행하도록 규칙과 인센티브로 구성된 시스템을 강조할 뿐이다. 인간을 기능적인 관점에서만 보고 사람보다 시스템의 성과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 그래서 기존 경영학의 해법으로는 사람이 행복해지기 어렵다는 약점마저 발견된다. 물론 시스템은 단기적으로 경영성과를 높여주고최악의 상황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과도한 규칙의 적용은 사람을 생각하지 않게 만들고 인센티브는 각종 부작용을 낳는다. 반면 인문학은 인간에 대한 풍부한 이해에 바탕으로 한 다양한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결국 사람이 건강한 주인의식을 갖게 만드는 경영학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둘째, 기존 경영전략은우리(we)’보다는(I)’에게 과도하게 초점이 맞춰져 있다. 대표적인 게 경쟁전략론으로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과 같은 기업 세계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는 물건을 만들고 판매하는(produce-sell) 일방적 시장(single-sided market, Hagiu, 2006)의 비즈니스모델을 전제로 한다. 기업들은 제품혁신을 추구하는데 이를 가리켜 디바이스전투(battle of device)2 라고 한다. 디바이스전투에서는를 제외한 나머지 모두는이 된다. 약한 사람을 죽여서라도 내가 살아야 하는나홀로(stand alone)’ 생존전략이다. 개별 개체는 자신을 방해하는 개체들과의 투쟁에 초점을 뒀다. 나를 제외한 나머지는 경쟁자이고 파괴의 대상이다. 결국 기업에는 적과의 경쟁과 전쟁만 있고 소수의 승리자와 다수의 패배자를 양산할 뿐이다.

 

셋째, 기존 경영학은 과도하게 기존 자원의 관리에 중점을 두고 이를 활용하는 단기적인 경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래서 미시적이고 근시안적 경영(myopia)과 특정 기능 분야만 몰입하는 종속성(dependency)을 보이고 있다. 단기적 경영에는 효과가 있지만 장수기업을 만드는 데는 한계가 있다. 기업은 홀로 생존하는 것이 아니라 생태계의 다른 조직과 관계를 맺으며 존재한다. 그래서 기존 경영학의 대안으로 거론되는 게 생태계적 접근 방법이다. 생태계적 접근 방법은 무엇보다도 상대방을으로 보는 게 아니라우리로 보는 것이다. 제임스 무어(1998)는 저서 <경쟁의 종말>에서 경쟁보다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생태계란 유기체 생물이 살아가는 세계로 유기체들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 경쟁 이상의 협력적 상호관계가 가능하다. 

 

 

 

플랫폼 경영의 등장과 기업생태계전략

 

전통적인 제품생산형 비즈니스모델은생산-판매(produce-sell)’의 단방향 가치흐름인 단면형 시장(one-sided market) 관리에 초점을 둔다. 단면형 시장관리에서는 최고의 제품생산과 판매를 지향하며 다른 업체들과는 경쟁하는 관계다. 하지만 사회가 전문화될수록 신용카드, 복덕방 등 대리인(agent)의 역할과 플랫폼 비즈니스가 중요해진다. 페이스북을 만든 마크 저커버그는 미국 하버드대에서 공부할 때플랫폼 비즈니스에 기반을 둔 페이스북을 만들어 엄청난 규모의 시장가치를 가진 기업으로 키워냈다.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만들기 위해서는 특허 6만여 개가 필요하다. 골프공 하나에도 특허 50여 개가 사용된다. 기존 소비자 패러다임에서는 좋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면 시장논리에 따라 기업의 경쟁우위가 결정되지만 제품이 복잡해질수록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융합되고 있다. 복잡한 시스템(complex system)의 제품에서는 개별 기업의 능력만으로는 경쟁력을 갖춘 제품을 만들기 어렵다. 협력이 필요하다. 제품이 복잡해질수록 기획, 개발, 생산, 판매에 참여하는 이해관계자가 많아진다. 소비자 또한 구매로 끝나는 게 아니라 콘텐츠 제공, AS, 업그레이드 등 기업생태계 구성원들과 지속적으로 관계를 맺는다. 플랫폼 전략으로 생태계와 고객을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시대가 오고 있는 것이다.이제 기업들은 디바이스전투(battle of device)를 끝내고 생태계 전쟁(war of ecosystem, Elop, 2011)을 시작해야 한다. 생태계에 대한 이해 없이 생태계 전쟁을 시작하기 어렵다. 기업은 생태계 구성원의 상호작용 공간인 플랫폼의 설계와 진화를 통해 성과를 추구하는 거시적 경영전략이 필요하다.

  

 

 

 

 

생태계 전쟁은 다면적인 네트워크(multi-sided network /market)의 장을 플랫폼으로 제공하는 방식으로 시작된다. 플랫폼을 통해 핵심 콘텐츠의 공급과 수요를 연계하고 생태계 구성원들은 플랫폼을 통해서 개별 수익의 총합보다 더 많은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 플랫폼에서 보완재와 촉매제들이 등장하고 경쟁과 협력을 중심으로 생태계가 활성화된다. 플랫폼과 생태계의 구조를 살펴보자.

 

판매자-구매자의 단방향시장(one sided market)에서는 구매자만 고객이 되고 고객생태계만 관리하게 된다. 고객만족이 최고의 비즈니스모델이 된다. 하지만판매자-카드회사-구매자에서는 신용카드 회사가 플랫폼을 제공한다. 신용카드 회사는 판매자와 구매자를 플랫폼으로 부르고 판매자에게는 수수료, 구매자에게는 카드 연회비를 받아 양면시장(Two-sided market)을 형성한다. 양면시장의 플랫폼에서는 판매자와 구매자 모두 고객이 된다. (히라노 아쓰시 칼, 안드레이 하지우, 2011). 양면시장은 플랫폼이 판매자와 구매자를 연결하고 양측에 적절하게 비용을 분담시켜 거래에 참여할 유인책을 제공한다. 플랫폼의 개발자인 카드회사는 판매자 생태계와 구매자 생태계를 동시에 관리해야 한다. 플랫폼 한쪽 참여자가 늘어날수록 다른 쪽 참여자의 사업기회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 선순환 효과가 발생한다. 이를 네트워크 외부성 효과(positive externalities)라고 한다. 꿀벌-과수원-꽃의 관계에서 플랫폼 역할을 하는 과수원은 좋은 꽃이 많은 곳에 벌통을 설치하고 양봉수익 등을 얻을 수 있다. 플랫폼은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서 고객의 재방문 유도를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미국 하버드대 경영대학원(HBS)은 교수-학생-기업을 아우르는 다면시장(Multi-sided market)형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하버드대는 훌륭한 교수를 유치하고 교수들은 외부에서 연구비를 수주해와 학교에 간접비 수입을 얻도록 한다. 대학은 유명 교수들의 강의를 들으려는 학생들을 유치한다. 학생들에게 등록금을 받으며 하버드대의 교수와 학생에게 협력을 얻으려는 기업에는 발전기금을 얻는다. 하버드비즈니스스쿨은 교수, 학생, 후원자에게 학교가 매력적인 플랫폼으로 보이게 하는 전략으로 교수생태계(연구비), 학생생태계(등록금), 후원자생태계(후원금) 3대 생태계를 활성화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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