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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lver but trendy… 확실한 특화전략이 먹힌다

김도웅 | 112호 (2012년 9월 Issue 1)

 

 

 

시니어사업에 대한 해외 사례를 벤치마킹하기에 앞서 먼저 해야 할 일은 비교 대상에 넣을 사업영역을 정의하는 일이다. 시니어 시장을 타깃 고객층과 제공하는 상품 또는 서비스의 특성을 기준으로 시장을 구분하면 다음과 같이 영역이 나눠진다. 여기에 국내외 시니어 관련 주요 업체들의 대표적인 사례를 매칭하면 <그림1>과 같은 Positioning Map을 얻을 수 있다.

 

먼저 와상(臥牀) 환자 등 거동이 불편한 Inactive Senior1 를 대상으로 배변 지원, 간병, 보행 보조 등 다양한 의료/복지 용구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A그룹 특성부터 살펴보자.

 

일본은 2000 4월부터 시작된 개호(介護) 보험2 과 더불어 복지용구와 서비스 시장이 본격적인 사업성을 확보하게 된다. 기업에는 개발 보조금이, 소비자에게는 구입 보조금이 정부로부터 지원되면서 가시적인 성장이 가능했다. 하지만 인구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노인복지 예산 지출이 2011년 말 기준 전체 재정적자의 36%에 달하면서 지속적으로 추진되기에는 근본적으로 한계가 있었다. 또한 정부 보조금을 지원받는 용품이나 서비스의 경우 정부가 제품의 상세 사양과 적정 마진까지 간섭하면서 인건비 등 간접비 구조에서 불리한 대기업의 참여가 저조했다. 특히 인건비 비중이 높은 개호 서비스는 대부분 지역의 영세 사업자가 주종을 이루면서 질과 양을 담보하기 어려웠다. 예컨대 개호 서비스 업계 1위인 니치이, 청소업계 1위에서 개호 서비스까지 사업영역을 확대한 Duskin, 인테리어 사업에서 노인 생활밀착형 생활 서비스로 발전시킨 세인트 케어의 지난 10년간 영업이익률은 5%대로 대동소이하다. 정부 보조금 의존율이 높고 사업 규모가 작아 지속성을 확신하기 어려운 상태다.

 

우리나라의 경우 프랜차이즈 모델을 기본으로 전동 침대 등 요양보험 적용 품목을 포함, 다양한 시니어 용품의 판매 및 대여 사업으로 확장하고 있는 ‘100세 동안이나 현대산업개발에서 요양시설 운영 노하우를 살려 방문 케어 및 용품 판매로 확장한아이케어 서비스등을 유사 사례로 볼 수 있다. 이들 기업의 성과를 논하기는 아직 이르다. 다만 당분간 일본과 같은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 지원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만큼 민간 주도의 다양한 사업 모델 혁신이 필수적인 과제라고 할 것이다.

 

일본으로 다시 돌아와 보자. 정부 보조금의 적용 요건이 강화되고 그 규모가 축소되면서 대형 유통 채널에서 단순 용품을 판매하는 일은 한계에 부딪치고 있다. 대형 쇼핑몰 체인인이토요카도 2008년에 개시한 실버용품 사업을 2010년 말 철수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실버용품을 판매하는 여러 아이템 가운데 하나 정도로 취급한 것을 주요 실패 요인으로 지적할 수 있다.

 

반면 일반 shopper traffic보다 senior traffic에 집중한 기업은 시장 주도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노인 전용 제품에 거부감이 적은 병원이나 약국, 지역 커뮤니티와 밀착한 social service로 발전한 형태를 키워가는 특징을 보인다.

 

Oasis MSC는 일본 전역의 35개 병원 내 대형 편의점 형태로 입점해 시니어 용품을 핵심 품목으로 취급하는 회사다. 개호 복지용구를 포함한 의류, 신발, 일상 생활용품 등 다양한 상품군을 보유하고 오프라인 매장 외에 카탈로그와 온라인 채널을 운영하는 한편 운영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특히 일반 판매직원이 아니라 전문 상담이 가능한 시니어 직원을 활용한 점이 매출 증대에 기여하는 핵심 요인이다.

 

또 다른 예로는 PALS를 들 수 있다. 이 회사는 2011년 말 기준 22개 약국을 운영 중이다. 개별 점포를 통한 단순 판매뿐 아니라 재택 요양과 관련된 전반적인 솔루션을 제공하는 점이 특징이다. 매장마다 영양사를 배치해 건강식품 관련 상담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용품을 판매할 때도 전문 상담사를 활용한다.

 

요약하면 Oasis MSV PAL는 비록 후발주자였으나 단순용품 판매 방식에서 벗어나 관련 상품과 서비스에 전문지식을 가진 시니어 전문 상담요원을 활용해 전문성을 확보했다. 현장에 배치된 경험 많은 시니어 판매 직원은 연계 판매와 재방문율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다. 또 독립 매장이나 대형 유통점에 입점하지 않고 병원이나 약국 등에 점포를 열어 입지 환경이 제공하는 신뢰성을 십분 활용했다.

 

다음으로 B그룹의 사례들을 살펴보자. 이 영역에서는 외형 성장과 수익성 모두에서 지속적인 성과를 창출하고 있는 혁신 사례들을 다양하게 찾아볼 수 있다.

 

 

시니어 니즈에 대응한다는 점에서는 그룹 A와 차이가 별로 없어 보이지만 시니어 외에도 보편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니즈에 착안해 타깃 고객의 범위를 넓힌다는 점이 그룹 B의 특징이다. 이런 전략은 시장을 확장해 장기 성장성을 확보할 수 있고 inactive 시장 대비 정부 규제에서 비교적 자유롭게 규모의 경제 및 시장 선점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시니어에 타깃팅하면서도 마케팅 포지셔닝에서 시니어 이미지를 빼고 universal needs에 초점을 맞춰 성공한 대표적인 기업으로 OXO를 들 수 있다. OXO는 새로운 제품을 개발할 때는 시니어를 핵심 고객으로 해서 시력이 나빠지거나 손놀림이 둔해지는 사용자의 특징을 고려하지만 마케팅 면에서는 20∼30대도 거부감 없이 제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감각적인 색채를 사용한다. 단순히도움을 주는 도구로 포지셔닝하는 것은 시니어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연상시킬 수 있기 때문에 누구나 사용하기 편한 기능성과 혁신적이고 세련된 디자인을 앞세운다. 이 같은 전략은 큰 호응을 얻어 이 회사는 1991년 이래 매년 평균 27%에 이르는 고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이번에는 시니어에 특화된 사업 영역을 새로 개척하기보다 기존 사업 운영 방식을 발 빠르게 변화시켜 신성장의 돌파구를 찾은 사례들을 보자. 이는 인구 고령화에 따라 자연스럽게 주요 타깃 고객 자리를 시니어가 차지하게 된 최근 상황을 반영한 전략이다. 일본의 편의점 체인인 Family Mart도 유사한 사례다. 원래 편의점은 젊은 샐러리맨을 겨냥해 이들의 생활 필요를 신속하게 채워주기 위한 목적이 컸다. 하지만 이제는 촘촘한 지역 기반 네트워크를 활용해 해당 지역 시니어의 구매 편의성을 높여 경쟁력을 얻는 업태가 나타나고 있다. Family Mart는 도쿄의 대표적인 쇼핑 명소 다이칸야마(代官山) 2011년 말 50∼65세를 주 고객층으로 특화한 매장을 열었다. 이어 시니어가 밀집된 지역에 특화 매장 설치를 본격적으로 추진했다. 이들 편의점에서는 1인 가구를 위한 소포장 신선 식품 및 반찬류 공급을 늘리고 올 3월에는 Senior Life Creative라는 기업을 인수해 시니어 전용 도시락과 반찬을 편의점에서 판매 및 배달하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서비스가 큰 인기를 누리면서 로손이나 세븐일레븐 등 경쟁사 편의점 체인들이 앞 다퉈 도입하고 있다.

 

커뮤니티와 연계해 성공을 거둔 대표적인 사례로는 미국의 은퇴자협회(AARP)3 를 들 수 있다. 이 협회는 4000만 명의 기존 가입자와 매년 150만 명씩 늘어나는 신규 가입자를 상대로 건강, 여행, 할인, 금융 서비스 및 취업 기회 제공 등 Social Service를 온라인과 카탈로그, 콜센터를 통해 제공하고 있다. 특히 회원들을 대상으로 정기적인 Outbound Call Mailing을 실시해 회원 개개인과 인간적인 유대감을 형성하고 이를 통해 파악한 고객 니즈를 맞춤형 상품과 서비스 추천으로 성사율을 높이는 전략을 쓴다.

 

일본의 Tokyu백화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 백화점은 시니어들의 3개 욕구 중 하나로 꼽히는 사회적 욕구(socialization needs)에 착안했다. 자사 매장의 등산 용품을 구입할 경우 등산모임에 무료 초대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해서 이 부문 매출이 백화점 전체 매출의 55%까지 올라가도록 하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역시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한 사업 모델의 잠재력을 시사한다고 볼 수 있다.

 

결론적으로 커뮤니티 연계 시니어 사업 모델은 기존 홍보 매체의 한계를 넘어 입소문 마케팅(viral marketing)의 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는 기회 영역이다. 또한 커뮤니티 활동이 제공하는 정서적인 충족감이야말로 단순 구매 행위에서는 맛볼 수 없는 차별적 가치로 지속적인 구매를 자극하는 동인이 된다.

 

마지막으로 Needs Hierarchy에서 가장 윗 단계를 차지하고 있는 C그룹을 보자. 우선 프랑스의 Hojo를 들 수 있다. Hojo의 모델은 기존 사업자 대비 다음과 같은 차별성을 지닌다. 첫째, Active senior를 대상으로 프리미엄 타깃팅을 추구해 매장 콘셉트나 상품 구색 및 가격 범위를 정했고 특급 호텔 컨시어지(concierge)를 연상하게 하는 전문적인 매장 직원을 배치했다. 둘째, 고령 친화 용품이나 서비스에 초점을 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정신적 유희를 주는 영역에 집중했다. 건강하고 여유로운 노후를 정체성으로 삼아 건강, 일상, 레저, 통신 등의 상품을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판매하는 형태를 취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프리미엄 타깃팅을 통한 빠른 시장 진입에는 성공했으나 하이엔드 고객층의 까다로운 취향과 선호를 충족시킬 수 있는 지속적인 상품성 제고에 실패했다. 비용 대비 효율성이 작았을 뿐더러 유럽의 장기 불황과 맞물려 고객층을 넓히지 못했다. 결국 규모의 경제를 이루지 못하고 사업 확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와 대비되는 사례로 북미의 Orchard Brand를 살펴보면 다음의 세 가지 측면에서 차이가 있다. 첫째, 프리미엄이 아닌 중고가 정책으로 시장의 파이를 키웠다. 이를 토대로 생활용품에서 의류 잡화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 둘째, 디자인 차별화를 통해 ‘Silver but trendy and fashionable’이라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셋째, 공격적인 M&A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해 지속적으로 사업성을 높였다.4 또한 온라인과 카탈로그 중심의 저비용/고효율 채널 전략을 집중 전개하고 있다.결론적으로 Orchard Brands Hojo와 같은 개별 시니어 사업의 한계성을 M&A를 통해 범위의 경제(Economies of Scope)를 실현해서 전체 사업의 비용 효율성을 높였다고 볼 수 있다.

 

지금까지 살펴본 A, B, C 세 그룹의 대표적인 사례들은 수익성 확보와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사업성 제고가 시니어 사업 성공 여부를 가르는 핵심 요인임을 알게 한다. Inactive Senior를 타깃으로 하는 의료/복지 용품 사업에서는 정부의 정책 방향과 보조금 지원이 핵심 드라이브였다. Universal Design을 표방해서 고객 기반을 넓게 가져갈 수 있는 전략(: OXO)을 쓰거나 시니어를 분명하게 표방하는 경우 개별 브랜드를 묶어 범위의 경제를 실현, 비용 효율성을 높이는 접근(: Orchard Brands)이 주효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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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사례에서 배우는 시사점

 

다양한 해외 사례 가운데 많은 측면에서 한국과 비교 대상이 되는 일본을 관심 있게 볼 필요가 있다. 한국의 고령화 속도는 세계 최고 속도라고 할 수 있으나 속도계만 보면 자칫 시니어 사업에 대한 장밋빛 환상에 빠질 수 있다. 시니어 사업이 성장할 수 있는 시장 환경을 다음의 세 가지 측면에서 평가한다면 한국은 아직 일본의 90년대 초 수준이라고 봐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첫째, 인구 구조학적 측면이다. 주요 국가 간 비교의 편의성을 위해 UN이 기준으로 하는 정의를 사용해 시니어를 65세 이상 인구로 전제해보자. 이때 전체 인구에서 65세 이상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 증가 속도는 한국이 단연 최고다. 그런데 막상 일본처럼 초고령 사회라고 부를 만한 수준인 20%대에 도달하려면 2026년이 돼야 한다. 이래야 비로소 일본의 2006년 수준과 비슷해진다.

 

둘째, 국민의 기본적인 소득 수준을 비교하면 일본이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를 돌파한 시점이 1990년인 데 반해 한국은 2012년이다. 인구 구조학적뿐만 아니라 소득 규모로도 대략 20년 정도의 시차가 있는 셈이다.

 

셋째, 소비 주체로서 시니어가 얼마나 지갑을 열 수 있느냐는 가장 핵심적인 부분에서 차이가 크다. 먼저 일본을 포함한 주요 경제국 대비 한국 가계의 경제 상황을 들여다보자. 2011년 말 기준, GDP 대비 부채 비율의 관점에서 일본은 세계 최대의 채무국이다. 그런데 대부분은 정부 부채로 사실상 채권자는 주로 일본 국민이므로 단기간 내 재정이 위기에 빠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 그러나 소비 주체가 되는 가계의 부채 측면에서 한국은 GDP 대비 81% 수준으로 67%인 일본이나 45%인 이탈리아보다 높고 경제 위기를 겪고 있는 스페인(82%)과 비슷한 정도를 보인다. 더불어 가계가 앞으로 부채를 얼마나 잘 갚을 수 있을 것인가라는 측면에서 가계의 가처분 소득 대비 부채 비율을 살펴보면 한국 가계의 재무 건전성에 대한 우려는 더욱 분명해진다. 한국의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비율은 2011 3분기 기준 154.9%로 미국발 금융위기 이전인 2007 145.8%보다도 높아졌다.

 

특히 문제되는 것은 자산의 구성이다. 한국 가계 자산의 77% 정도가 부동산 등 실물 자산에 묶여 있고 금융 자산의 비중은 23%에 불과하다. 이는 소득 수준이나 연령에 따라 차이가 별로 없다. 이상과 같은 사실들을 종합해서 한국 가계의 평균적인 재무제표를 만들어 보면 자산의 80%는 부동산에 묶여 있고 가처분 소득 대비 가계 부채가 1.5배나 된다고 볼 수 있다.

 

이제 시니어가 평균적인 일반 가계 대비 얼마나 소비 여력이 있는지를 살펴보면 시니어를 대상으로 하는 사업의 장래성을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가구주 연령을 기준으로 한일 간 연령대별 가계의 평균 자산 규모는 <1>과 같다.

 

2011년 기준, 한국의 1인당 GDP 21529달러로 일본의 44682달러 대비 48% 수준이다. 한국과 일본의 연령대별 자산 규모를 비교해보면 30세 미만은 양국의 인당 GDP 비율에 해당하는 49% 수준으로 평균 수치를 보인다. 경제 활동이 가장 왕성한 30대에는 오히려 일본보다 상대적으로 나은 수준을 보이다가 40대부터 꺾이기 시작해 은퇴가 시작되는 50대부터 급격히 떨어져 70대 이상은 일본 대비 19% 수준으로 대폭 낮아진다. 이런 현상은 30세 미만 세대에 비해 노령층의 취약성이 더욱 현저해짐을 알 수 있다.

 

일본은 50대 이상이 30대 미만 세대에 비해 가계 자산 규모가 5∼7배 큰 수준이다. 이러한 차이는 50대 이상 가계의 금융 자산이 한국보다 10∼20배 크다는 사실에서 결정적으로 만들어진다.

 

한국은 일본과 마찬가지로 젊은 세대에 비해 시니어층의 자산 비율이 비슷한 양상을 보이는데 특이한 점은 일본과 달리 70세 이상부터 자산이 급격히 감소한다는 점과 시니어층의 금융 자산이 오히려 30대 미만 세대보다 낮고 50대 이후부터 대부분 자산이 부동산에 묶여 실제 소비로 이어질 수 있는 자산 규모가 매우 열악하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한일 간 경제 여건과 제반 환경에 대한 비교를 통해 한국의 시니어 사업 여건이 그다지 긍정적이지만은 않다는 점을 살펴봤다. 그러면 유독 일본에서만 시니어 사업이 일찍부터 꽃피울 수 있었던 요인은 무엇일까? 이는 우리 기업들에 좋은 시사점을 제공한다.

 

첫째, 일본은 정부의 막대한 재정 지원이 거동이 불편한 Inactive Senior층을 대상으로 집중됐다. 시니어 복지 관련 서비스 업체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바우처(voucher)가 지원됐고 해당 산업에서 정부 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20∼25%에 달할 정도였다. 정부 주도의 성장 모델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12년 노인 관련 예산 및 세부 내역을 살펴보면 일본과 비슷한 정책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여건이다. 한국 정부 예산 가운데 시니어 케어 산업에 배당된 금액은 8% 내외에 불과하며 노인 복지 예산의 대부분은 개인당 월 9만 원씩 지급되는 노인 연금이 차지한다.

 

둘째, 시니어층이 Critical Mass를 형성하는 단계까지 시니어 대상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가질 수 있는 오명(stigma)을 회피, 상쇄할 수 있는 마케팅 기법이 활용됐다. 이는 이미 고령 인구 비율이 높고 일부 지역은 사실상 실버타운화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우리나라는 아직 그런 단계가 아니기 때문에 대놓고 시니어를 직접 표방하는 전략은 시장 확대 측면에서 신중히 접근해야 할 것이다.

 

일본에서도 Useshima 커피숍처럼 시니어를 타깃으로 하고 있지만 결코 전면에 내세우지 않고 소화하기 쉬운 부드러운 음식만 판매하거나 메뉴판을 알아보기 쉽게 큼직큼직하게 표현하는 등 시니어 친화적 환경을 제공해 자연스럽게 시니어 고객을 유인한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이러한 스텔스 마케팅(stealth marketing) 기법은 시니어 사업을 본격적으로 전개하기에 앞서 한국 기업들이 좀 더 고민해 봐야 할 방법이라고 생각된다.

 

셋째, 시니어층을 타깃으로 공략하더라도 보다 폭넓은 고객층에 소구할 수 있는 마케팅 포지셔닝도 중요하다. 대표적인 사례가 화장품 업계다. Anti-wrinkle, Anti-aging 등 시니어로만 타깃팅한 업체들은 대부분 틈새 업체로 수익성이나 성장성에서 금세 한계에 부딪혔다. 반면 훨씬 넓은 고객 기반을 가진 업체들은 다양한 연령대의 구매로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갈 수 있었다.

 

넷째, 시니어를 대상으로 하는 유통 모델이 오프라인에서 본격 활성화될 때까지 다양한 대면, 비대면 판매 채널의 실험과 검증이 이어졌다. 일본의 많은 업체들은 독립적인 오프라인 유통 매장보다는 숍인숍(Shop-inshop) 모델을 기반으로 해서 초기에는 쇼핑몰이나 백화점 내 입점에서 시작해 점차 병원, 약국, 지역 커뮤니티 연계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끝으로 커뮤니티와 연계한 차별화된 비즈니스 모델이 발굴됐다. 이는 이제 개화 단계인 한국 시니어 사업의 성패를 결정하는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 및 다양한 민간 부문에서 시니어의 욕구를 조사한 자료들을 살펴보면 예외 없이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단어가건강의 증진 및 관리’ ‘경제적 어려움’, 그리고소외. 앞서 살펴본 것처럼 한국의 시니어 세대가 경제적으로 결코 더 여유로운 여건이 아니라는 점을 고려할 때 제품과 서비스를 판매할 때 시니어가 신뢰하며 쉽고 편하게 접촉할 수 있는 커뮤니티 밀착형 모델이 성공 가능성이 높다. 이를 활용해 일회성 판매가 아닌 관계 지향적 모델로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일본 기업 중에는 부모 부양 관련 정보를 온라인으로 제공하는 오야케어닷컴(www.oyacare.com)을 참고할 만하다.

 

김도웅 네모파트너스 마케팅 부문 대표 dowungkim@gmail.com

필자는 고려대 경영대학을 졸업하고 하버드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P&G마케팅과 Monitor Company에서 마케팅 전략 컨설팅을 담당했으며 이후 HP Asia Pacific Strategy Director, 삼성전자 Global Content Service 기획그룹장, 유한킴벌리 전략기획본부장을 역임했다. DBR 5기 객원 편집위원을 지냈다.

 

 

 

  • 김도웅 | - 네모파트너스 마케팅 부문 대표
    - (전) P&G마케팅/ Monitor Company 마케팅전략 컨설팅 담당
    - (전) HP Asia Pacific Stratey Director, 삼성전자 Global Content Service 기획그룹장, 유한킴벌리 전략기획본부장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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