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onomy of Pitfalls
편집자주
우리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런 일이 벌어집니다. 이를 함정(pitfall)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역설(paradox)이라 하기도 합니다. 소득과 행복이 비례하지 않고 소득과 환경수준이 비례하지 않는 것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우리 주변의 이러한 대표적인 함정들을 김민주 리드앤리더 컨설팅 대표가 소개합니다.
과연 어떤 사람이 전문가인가
국내의 어느 대형 광고기획사 임직원의 직함을 보면 직급에 관계없이 모두 ‘프로(pro)’다. 직원 개개인이 모두 프로가 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프로페셔널(professional)의 약자인 프로는 이른바 전문직업(profession)을 가진 사람인 ‘전문가’다. 일반직업을 말하는 ‘occupation’과는 다르다.
어떤 사람이 전문가일까? 전문가는 특정 분야의 일을 줄곧 해 와서 그에 관해 풍부하고 깊이 있는 지식과 수행 능력을 갖고 있는 사람을 말한다. 영어로는 프로페셔널 외에도 엑스퍼트(expert), 스페셜리스트(specialist) 등 여러 표현이 있다. 우리 주위만 보더라도 군사문제 전문가, 선거 전략 전문가, 주가예측 전문가, 유방암 전문 의사, 해상법 전문 변호사, 매장 디스플레이 전문가, 보석감정 전문가, 스피치 전문가, 매장 입지 선정 컨설턴트 등 전문가는 정말 다양하고 갈수록 그 종류는 늘어나고 있다.
전문가는 비전문가에 비해 어떤 특징을 지니고 있을까? 가장 중요한 차이는 세상을 보는 어떤 독특한 프레임(frame)의 여부에 있다. 세상을 보는 자신만의 프레임을 무기로 가지고 있는 전문가는 패턴 인식이 가능하기 때문에 어떤 현상을 보고 진단을 빨리 내릴 수 있다. 패턴 인식이란 개개의 사물을 하나씩 인식하기보다는 세세한 부분이 달라도 전체적인 틀을 보고 인식하는 것을 말한다. 자기공명영상을 이용해 전문가와 비전문가의 뇌를 촬영해보면 같은 양의 숙제에 대해 전문가의 뇌는 비전문가에 비해 뇌를 적게 사용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패턴 인식 덕분에 뇌의 처리 과정이 짧기 때문이다.
전문가는 자신의 지식과 스킬이 머리와 몸에 잘 체화돼 있다. 많은 경험을 통해 지식이 잘 조직화돼 있기 때문에 상황이 달라져도 문제를 재빨리 해결하는 비법을 가지고 있다. 이른바 휴리스틱(heuristics)을 터득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상황진단과 문제해결을 위해 전문가에게 고액을 지불하고 그들로부터 고견을 듣는다. 전문가에 대한 수요가 많기 때문에 사람들은 전문가가 되기 위해 많은 교육을 받고 관련 경험을 쌓으려고 치열하게 노력한다.
하지만 최근 들어 전문가에 대한 회의가 많이 일고 있다. 선거 전략 전문가가 투표자의 행태 분석을 제대로 하지 못해 선거에서 패배하고 경기 예측 전문가가 심각한 경제불황을 미리 잡아내지 못해 비난을 받는다. 높은 수익률을 올리는 펀드전문가에게 수수료를 많이 줬는데 최근 수익률은 두 자리 숫자는커녕 아예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거나, 기업이 신제품 출시 전에 마케팅 전문가에게 시장 진입전략 컨설팅을 받고 그대로 따라했는데 신제품 판매 실적이 좋지 않은 것도 그런 경우다. 믿을 만한 전문가에게 의지했는데 오히려 낭패를 보는 이런 현상을 우리는 전문가의 저주, 전문가의 함정이라 부른다. 진짜 전문가가 아니라 무늬만 전문가인 경우도 상당히 많은데 일단 이런 짝퉁 전문가는 제외하기로 하자. 우리가 전문가로 인정하는 사람들이 상식 있는 보통 사람도 할 수 있을 일을 왜 제대로 못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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