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ategic Communication

협상 3.0 시대, 먼저 상대의 마음을 열어라

102호 (2012년 4월 Issue 1)









편집자주

 

개인과 기업, 국가를 막론하고 협상 능력에 따라 경쟁력이 달라지는 시대입니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글로벌 경쟁 사회에서 협상의 중요성은 더욱 커져가고 있습니다. 경쟁의 강도가 치열해 질수록 사회는불통(不通)’분열(分裂)’로 치달을 가능성이 커집니다. ‘소통(疏通)’에 대한 명확한 철학과 과학적 방법론이 절실한 때입니다. 기업 대상 맞춤형 전략 커뮤니케이션 전문 교육기관인 HGS 휴먼솔루션그룹이 협상 전략과 기술, 갈등관리 등 소통의 과학에 대해 소개합니다.

 

협상 3.0의 시대다. 정해진 크기의 파이 안에서 내 것을 최대한 많이 챙기는 협상 1.0을 지나 파이를 키워서서로많이 챙기는 협상 2.0이 이어졌다. 하지만 이제 파이만 키우는 것으론 부족하다. 진짜 협상 고수는 상대의감정인식’ ‘행동모두를 바꾼다. 그래서 나와 전혀 다른 생각을 갖고 있던 사람과 진짜 파트너가 된다. 이를 통해 두 사람 모두 자신의 가치(values)를 충족시키고 더 큰 가치(value)를 만든다. 이게협상 3.0’이다. 협상 3.0을 위한 첫 번째 단계인 상대의감정을 공략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감정인가?

 

협상을 잘하기 위해선 인간의 행동을 결정짓는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우리는 흔히 뇌를이성적 판단을 하는 곳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사실은 좀 다르다. 뇌는 이성적 판단을 내릴 뿐 아니라 감정도 결정한다. 뇌의 쾌락 중추에선 우리의 감정에 영향을 주는 호르몬인 도파민을 분비한다. 그런데 문제는 도파민이 우리가 이성적 판단을 내리기도 전에먼저분비된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성적 판단을 지향하지만 어쩔 수 없이 감정의 영향을 먼저 받는다.

 

대화에서도 마찬가지다. 상대가 하는 말이 어떤 메시지인가를이성과 합리로 판단하기 전에감정 운동이 먼저 일어난다. 결국 내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보다 상대에 대한 마음 관리가 먼저다. 상대에게 내 말이 먹히도록 하려면 먼저 마음의 벽을 허물고 관계를 쌓아야 한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경영대학원인 와튼스쿨 최고의 인기 교수이자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Getting more)>의 저자인 스튜어트 다이아몬드. 그는 국내 언론사와의 인터뷰1 에서북한과 협상을 잘하기 위한 방법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첫 단계는 양국 대표가 점심을 같이 먹는 겁니다. 정치 이슈는 피하고 월드컵 축구에 대한 이야기만 하세요. 이렇게 스무 번쯤 만나며 서로 알게 된 뒤 본격적인 대화를 시작해도 늦지 않습니다.”

 

협상 안건을 따지기 전에관계를 먼저 고민하고감정을 만족시키라는 뜻이다. 협상은사람과 사람이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그렇다면 협상 상대가 나에게 좋은 감정을 갖도록 하기 위한 협상법은 뭘까? 4가지 원칙이 있다.

 

 

 

감정협상 1원칙익숙함으로 다가가라

 

한 다큐멘터리에서 재미난 실험을 했다.2  대학생들에게 5장의 사진을 보여주고 자신의 이상형을 고르도록 했다. 선택이 끝난 후 사진을 뒤집어 보라고 말했다.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본인이 고른 사진 뒤에는 자신의 사진이 붙어 있었다.

 

마술을 부린 거냐고? 아니다. 실험에 참가한 학생들이 자신의 이상형이라고 고른 사진은 실제 존재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본인의 사진을이성으로 바꿔 낸, 가상의 인물이었다. ‘나와 닮은 이성을 나의 이상형으로 꼽은 것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생겼을까? 바로미러링(mirroring)’ 효과 때문이다. 미러링이란 상대가 나와 익숙한 모습을 하고 있을 때 상대에게동질감을 느끼고 호감을 갖게 된다는 심리학 용어다.자신과 닮은 사람을 이상형으로 고른 것도 다 이 때문이다.

 

대구 지역 레크리에이션 강사로 이름을 날리다 유명 연예인이 된 김제동. 그가 말하는 행사 진행 성공 노하우도 미러링이다. 행사 참가자들에게 관심을 갖고 그들에게 익숙한 얘기로 풀어가야 한다는 것. 대학교 행사 진행을 예로 들면 의대 학생들을 상대로 한 진행에서는 간단한 의학 용어들을 사용하고, 법대 행사에선 몇 가지 법조 용어를 외워 진행을 한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행사 참석자들이저 사람이 우리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구나란 생각을 갖게 하는 게 중요하다.

 

미러링이 갖고 있는 힘은 비즈니스 현장 곳곳에서 발견된다. 그리고 어떨 땐 그것이 기업을 살리기도 한다. 대표적 사례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맥도날드다.3  2001년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을 공격한 후 무슬림 사이에서는 반미 감정이 극에 달했다. 중동국가에서는 KFC, 피자헛 등 미국 레스토랑이 습격 당하는 일이 끊이지 않았다. 무슬림이 60% 이상인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딱 한 군데, 자카르타의 맥도날드 매장만 피해가 없었다. 비밀은 미러링이었다. 이 매장 직원들은 다른 곳과 달리 이슬람 전통의상을 입고 일했다. 매장 입구엔거룩한 알라신에 맹세코, 인도네시아 맥도날드는 독실한 이슬람 신자가 운영하고 있습니다는 문구를 붙여놓았다. 미러링을 통해 그들과 한편임을 적극 어필한 것이다.

 

그럼 협상 상대와는 어떻게 미러링을 할 수 있을까? 미러링 효과를 톡톡히 본 협상이 있다. 독일의 투자은행 드레스너뱅크(Dresdner Bank)와 세계적인 가구 디자인 업체 이케아(IKEA) 간에 있었던 제휴 협상 사례다. 이 두 회사가 제휴를 맺는다고 발표했을 때 성공할 것이라고 본 전문가들은 거의 없었다. 조직의 분위기가 너무나 달랐기 때문이다. 드레스너뱅크는 권위적이고 보수적이기로 유명한 투자은행이었다. 반면 이케아는 아주 자유롭고 개방적인 문화를 갖고 있었다. 극과 극의 두 기업이 만난 것이다.

 

하지만 협상은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결과로 타결됐다. 비결은 간단했다. 보수적인 드레스너뱅크의 협상단은 어울리지도 않는 힙합 바지에 티셔츠를 입고서 협상장에 나타났다. 반면 이케아 협상단은 영화영웅본색을 연상시키는 까만 양복을 있고 협상장에 등장했다. 상대방의 기업문화에 맞추려는 서로의 모습에 양측은 박장대소했고 협상은 잘 마무리될 수밖에 없었다. 바로 이것이 미러링의 힘이다.

 

이렇게 말하면 어떤 사람들은 오해한다. 무조건 상대방을 따라 하기만 하면 되는 거냐고. 아니다. 따라 하기 전에 상대 협상가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먼저다. 내면을 이해하지 못하고껍데기만 따라 하다 보면 오히려 역효과를 입을 수도 있다.

 

감정협상 2원칙 작은 ‘Yes’부터 시작하라

 

문제 하나 풀어보자. 당신은 노사 협상을 담당하는 사측 대표다. 연봉 인상률, 정년 연장, 성과금 지급 기준, 직원 휴게실 리모델링 등 4개의 안건이 있다면 협상을 어떤 순서로 진행해야 할까? 어떤 협상가는 이렇게 말한다. “싸울 힘이 충분한 협상 초반에 연봉 인상률같이 중요한 걸 먼저 타결시키고 그 다음에 다른 안건들을 협상해야 한다.” 이들은 중요하고 까다로운 이슈가 풀리면 나머지는 일사천리로 진행된다고 믿는다. 어떤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협상 안건이 많을 때 하나하나 협상하려면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 한번에 여러 개를 동시에 토론하면서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

 

첫 번째 태도를 가지면 어떻게 될까?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슈에 상대가 별 가치를 두지 않는다면 좋다. 하지만 상대도 그 안건을 중요하게 생각할 땐 협상은 시작부터 삐걱거린다. 첫 단추부터 끼우기가 힘들어 진다는 뜻이다. 이렇게 되면 양측 모두이 협상이 제대로 진행될 수 있을까라는 부정적 생각을 갖기 쉽다. 그렇다면 여러 이슈를 한꺼번에 협상하는 두 번째 태도가 좋을까? 아니다. 이때는 협상의 진전 자체가 힘들어진다. 양측이 다양한 조합을 만들어 서로 요구만 하다 보면 핑퐁게임이 되기 십상이다. 양측 모두 만족할 만한 새로운 대안을 만들어 내기는커녕 정해진 파이를 어떻게 나눠먹을 것인가에만 매달리다 지치게 된다.

 

그럼 협상 순서는 어떻게 정해야 할까? 사례를 통해 답을 찾아보자. 월드컵 4강 신화를 만들어 낸 2002 한일월드컵. 당시 유치전 상황으로 들어가 보자. 우리나라는 일본보다 한참 늦게 유치 경쟁에 뛰어들었다. 그리고 우여곡절 끝에 공동 유치로 가닥을 잡았다. 하지만 공동 유치를 위해선 양국이 합의해야 할 게 너무 많았다. 그중 가장 중요했던 건 결승전을 어디서 치를 것인가와 공식 명칭을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문제였다. 알다시피 결승은 일본에서, 공식 명칭은한일 월드컵(Korea-Japan World cup)’으로 정해졌다. 중요한 건 결과가 아니다. 이 안건들이 협상 테이블에 언제 올라왔는지, 그리고 정해진 시점이다. 초반엔 양국 모두 이 문제는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입장료, 광고 등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이슈들을 먼저 협상했다. 가장 중요했던 두 가지는 협상 중반이 지나서부터 협상 테이블에 올라왔다. 이유는? 처음부터세게부딪히면 공동 유치 자체가 깨질지 모른다는 생각을 양국 모두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쯤이면 협상의 순서를 정하는 방법에 대해 눈치챘는가? 협상 안건이 많을 때는 타결하기 쉬운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이를 통해 협상장에 있는 사람들이이 협상은 왠지 잘 풀릴 것 같다는 인식을 갖도록 하는 게 필요하다. 이를 ‘Yes-set’이라고 표현한다. 우리의 몸이 관성의 법칙에 영향을 받듯, 뇌과학자들은 뇌도항상성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큰 고민 없이예스(Yes)”라고 답할 수 있는 질문을 계속 받으면 우리 뇌는 ‘Yes’라는 단어와 친해진다. 그래서 “Yes”인지 “No”인지 고민되는 질문에서도 “Yes”라는 답을 할 확률이 높다는 것.

 

예를 들면 이렇다. 마음에 드는 이성과 교외로 드라이브를 하고 싶은 당신. 처음부터저랑 같이 드라이브하실래요?”라고 말하면 확률은 반반이다. 대신 이렇게 시작하면 확률은 훨씬 높아질 수 있다. 먼저날씨가 많이 풀렸죠?”처럼 상대가 별 거부감 없이 “Yes”를 말할 수 있는 질문을 하라. 그 다음이런 날씨엔 교외 나가서 바람 쐬면 참 좋겠죠?”, 그리고 마지막으로저랑 같이 가실래요?”라고 묻는 식이다.

 

이런 접근법은 국가 간의 FTA와 같이 큰 규모의 협상에서도 적용된다. , 자동차 등 우리나라 입장에서 중요한 문제들은 FTA 1, 2차 협상 땐 언급조차 하지 않는다. 이 내용들은 어느 정도 협상이 무르익었을 때 하나둘씩 협상 테이블로 올라온다.

 

다양한 협상 이슈가 있다면 서두르지 마라. 쉬운 것부터 하나씩 밟아나가라. 이를 통해 상대와 나의 생각을 ‘Yes’로 맞출 수 있다. 이렇게 두 번, 세 번 “Yes”가 이어지면 상대는 “No”라고 답하기 쉽지 않다. 부드러운 분위기 속에서 협상이 진행되는 건 보너스다.

 

 

 

 

 

감정협상 3원칙 공짜 양보를 하지 마라

 

어떤 협상가들은 협상 이슈를양보하다 보면 우호적인 분위기가 만들어 진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들은 초반에 크게 중요하지 않은 것들을 양보하며 협상을 진행시킨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협상 전문가인 영국 에든버러대 게빈 케네디 교수는툰드라의 늑대얘기로 협상에서의 양보가 오히려 역효과를 낸다고 말한다.4  새로운 시장 개척을 위해 툰드라 지역 원주민 마을로 들어간 유럽의 세일즈맨들. 그들은 원주민들을 따라 사냥에도 나서는 등 그들의 삶을 함께하며 가까워졌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한 세일즈맨이 사슴을 사냥해 마을로 돌아오던 중 늑대 한 마리가 쫓아오는 걸 느꼈다. 위험을 직감하고 미친 듯이 도망을 치다가 더 이상 안 되겠다 싶어 사냥한 사슴 고기를 조금 떼어 던져줬다. 다행히 그 뒤로 그 늑대는 쫓아오지 않았다. 자신의 기지에 감탄하며 한숨 돌리려는 찰나, 이젠 서너 마리의 늑대가 쫓아오는 게 보였다. 생각할 겨를도 없이 또 고기를 던져 준 그. 그때부터 악순환이 시작됐다. 어느덧 수십 마리의 늑대가 그를 뒤쫓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더 이상 그 세일즈맨에게 남아 있는 고기는 없었다. 다행히도 그 순간 마을에 도착해 목숨은 건질 수 있었다. 이 사건 후 세일즈맨들은 그 지역을 돌아다닐 때 항상 어느 정도의 고기를 가지고 다녔다. 그리고 늑대의 위협을 느낄 때마다 고기를 던져줬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어느 날 원주민들이 그들을 내쫓기 시작했다.

 

“배고픈 늑대에게 사람들을 따라가라고 가르친 멍청한 놈들! 당장 꺼져!”

 

이들이 쫓겨나게 된 건 늑대에게 베푼양보때문이었다. 양보가 결코 미덕이 아니란 뜻이다. 이렇게 말하면 어떤 사람들은 반문한다.

 

“나의 협상 파트너는 늑대가 아닌데요?”

 

과연 그럴까? 아직도 양보를 통해 좋은 감정이 생긴다고 믿는가? 그럼 이렇게 물어보자. 만약 누군가 당신에게대가 없는양보를 해준다면 당신은 그에게 고마움을 느껴 그만큼의 양보를 해 줄 것인가? 협상가들은 조건 없이마구양보하는 사람을 고마워하지 않는다. 미안한 얘기지만 그들을 더이용하려 할 뿐이다. 그래서 양보를 할 땐가치있게 해야 한다. 내가 지금 양보하는 이 주제가 나에게 어떤 가치가 있는 것인지, 그리고 이를 통해 상대는 어떤 이득을 얻는지 논리와 근거를 갖고 설명해야 한다.이렇게 양보할 때에만 상대가 그 양보에 대해 고마움을 느낀다.

 

협상 상대가 나에게 좋은 감정을 갖도록 하기 위한 방법은 무조건적인 양보가 아니다. 상대가 느끼기에가치 있는양보가 필요하다.

 

감정협상 4원칙 원칙을 지켜라

 

만약 당신의 상사가 똑같은 실수에 대해 하루는괜찮아, 그럴 수도 있지라고 격려를 하고 다른 하루는불벼락을 내린다면 어떤 기분일 것 같은가? 본인이 기분 좋을 땐 천사였다가 화가 나면 악마로 돌변하는 상사처럼 함께 일하기 힘든 스타일도 없을 것이다. 협상 얘길하다가 갑자기 상사와의 관계 얘기를 하는 이유는 협상가 중에도 그런 사람이 의외로 많기 때문이다.

 

미국 하버드대 협상 교수인 로저 피셔와 윌리엄 유리는 협상가의 유형을 세 가지로 구분한다.5  ( 1)하나는연성협상가다. 이들에게 협상에서의 유일한 목적은타결이다. 그리고 양보를 통해 관계를 돈독히 할 수 있다고 믿는다. 이 때문에 협상 상대를 전적으로 신뢰한다. 결국 협상 타결을 위해 상대가 어떤 반응을 보이느냐에 따라 협상장에서의 입장을 자주 바꾼다. 다음으로 연성 협상가와 정반대인강성협상가다. 이들은 협상에서이기는 것이 목적이다. 그리고 협상에서 주도권을 갖기 위해 관계를 담보로 양보를 요구하기도 한다. 협상 상대를 믿지 않고 적대적인 태도를 갖는다. 강성 협상으로 유명한 협상가는 GE의 노사협상 담당 부사장이었던 불웨어(Lemuel Boulware). 그는 노조와 협상을 할 때 맨 처음 제안한 협상 내용을 절대 양보하지 않았다. 한마디로하든지 말든지(Take it or leave it)”의 배짱을 부린 것이다. 이러한 그의 협상 태도는 ‘Boulwarism’이라는 단어로 보통 명사화돼 사전에도 올라 있다. 이처럼 강성 협상은 주로의 위치에 있는 협상가들이 주로 취하는 협상 태도다.

 

, 당신이라면 연성 협상가와 강성 협상가 중 누구와 협상하고 싶은가? 아마도 연성 협상가와의 협상을 기대할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생각해보자. 연성 협상가가 그런 태도를 갖는 이유가 뭘까? 그 사람은 선천적으로 남에게 베푸는 게 습관화돼 있기 때문일까? 글쎄, 비즈니스 상황에서 그러긴 쉽지 않다. 연성 협상가들은 자신이 가진 경제적 힘이 부족하기 때문에어쩔 수 없이그런 태도를 갖는 경우가 많다.

 

만약 연성 협상가가의 위치에서의 위치로 올라가면 어떻게 될까? 갑이 돼서도 여전히 양보해주길 바란다면 큰 착각이다. 협상 워크숍을 진행하다 보면 재미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워크숍 중에 의도적으로갑을 관계를 설정해 협상 실습을 진행하곤 한다. 그때 가장 무섭게을 몰아세우는교육생들이 있다. 바로 평소에 납품이나 영업을 하며의 위치에 있던 사람들이다. 협상 실습이 끝나면 그들은 이렇게 말한다. “속이 다 후련하네요!” 무슨 뜻일까? 사람은 당하고는 못산다. 언젠가 그들이 비즈니스에서을 갖게 되면 당한 만큼 받아내려 할 확률이 높다. 연성 협상가들일수록 더 강한 강성 협상가가 될 가능성이 크다.

 

연성 협상이든 강성 협상이든 사람의 성격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건 아니다. 그들이 처한 위치, 상황에 따라 두 가지의 협상 태도는 왔다 갔다 한다. 기분이 좋으냐 나쁘냐에 따라 똑같은 실수에 전혀 다른 반응을 보이는 상사처럼.

 

그래서 연성도 강성도 아닌 원칙 협상이 필요하다. 원칙 협상가들은 상대를 친구로 믿어 전적으로 신뢰하지도 않고 적대자로 생각해 불신하지도 않는다. 대신 함께 문제를 풀어가야 하는해결 파트너로 생각한다. 협상을 할 때 상대에 대한 감정적 판단을 개입시키지 않는다. 그리고 양보를 통해 관계가 좋아질 것이란 기대도 하지 않는다. 단지 서로가 좀 더 큰 이익을 갖는 해결책을 찾는 데 힘쓴다. 그리고 객관적 기준을 중시한다. 내가 가진 힘에 상관없이 정확한 사실에 따라 협상하고 공정한 태도를 갖는다.

 

어떤가? 상대로부터상황이 좋을 땐 한없이 좋고 사정이 나쁠 땐 피해야만 하는 협상가라는 평을 듣고 싶은가? 그게 싫다면원칙을 지켜라. 그게 상대가 나에 대해 좋은 감정을 갖도록 하는 방법이다.

 

협상은사람이 한다

 

누가 봐도 매력적인 제안인데 ‘NO’만 외치는 상대 때문에 답답한 적이 있었는가? 초반부터 삐걱거려 협상 진행이 너무 힘들었던 적이 있는가? 이유는감정때문이다. 당신은 협상을 다양한 조건과 숫자들이 오가는 거래로만 생각했지 협상은사람과 사람이 하는 것이란 평범한 진리를 놓치고 있었기 때문이다. 협상을 잘하고 싶은가? 그럼 먼저 상대 마음의 문을 열어라. 결국 모든 협상의 시작은 감정이다.

 

최철규 HSG 휴먼솔루션그룹 대표 ckchoi@hsg.or.kr

 

김한솔 HSG 휴먼솔루션그룹 수석연구원 hskim@hsg.or.kr

 

 

동아비즈니스리뷰 298호 Future Mobility 2020년 6월 Issue 1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