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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ory & Practice

양다리 전술로 성과 높이기, 잘 뭉치고 잘 흩어져야 산다

김태영 | 102호 (2012년 4월 Issue 1)



편집자주

성균관대 경영전문대학원 (SKK GSB) 김태영 교수의 ‘Theory and Practice’ 코너를 연재합니다. 김 교수는등 저명 학술지에 다수의 논문을 발표하는 등 탁월한 연구 성과를 내고 있는 학자입니다. 학술적인 연구 결과를 쉽게 풀어내 비즈니스와 실생활에 적용한 김 교수의 글은 많은 통찰력을 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김 교수가 학술지 이외의 매체에 글을 기고하는 것은 DBR이 처음입니다.

 

네트워크의 양면성

요즘 우리는 네트워크 시대에 살고 있다. 네트워크란 서로 연결되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어떤 사람들이 서로 연결될 확률이 높을까? 매니지먼트 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네트워크는 서로 비슷한 속성을 공유하는 사람 간에 발생할 확률이 높다. 같은 고향이라서, 같은 학교라서, 같은 직장이라서, 같은 부서에 근무해서, 같은 나라 사람이라서 등등 네트워크란 유사성을 바탕으로 자라난다. 이러한 동질화 경향을 가진 개인들이 모여 그룹을 이루고, 부서를 이루고, 회사를 이루고, 나라를 이루는 과정에서 동일한 문화가 발생하게 된다. 비슷한 사람들 간의 네트워크는 쉽게우리라는 강한 문화를 이루고 외부사람에게는 배타성을 보이며 담을 쌓게 된다. 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이렇게 형성된 강한 문화는 외부와의 소통을 방해해 아이디어가 흐르지 않아 혁신을 불러일으키지 못하고 문제해결책을 내부에서 찾으려는 경향을 보인다. 이런 배타성은 기업의 생산성에 장기적으로 좋은 영향을 주지 못한다. 특히 불확실성이 높고 경쟁이 심한 환경에서 부정적인 영향이 더욱 크게 나타난다. 변화무쌍한 환경에서 유연성을 담보한 지속적인 혁신은 기업에 생존을 건 핵심사항이기 때문에 한쪽 방향으로 모든 것을 거는 경직된 전략과 전술은 매우 위험할 수 있다. , ‘전략적 선택을 하더라도 다른 대안적인 전략에 항상 연결돼 있어야만 환경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 여기에서 전략적 환경 및 경쟁자로부터의 위협을 방어할 수 있는 양다리 전술인강건한 기회주의의 필요성이 대두된다. 이는 기업에 다양한, 특히 모순적인 아이디어들이 상충하는 플랫폼을 제공해 기업을 혁신의 장으로 인도한다. 장기적으로 성공한 기업은 하나의 전략적 선택을 잘한 기업이 아닌, 적응력이 높은카멜레온적성격을 지닌 기업이며 장기적으로 모든 기회를 열어두고 보다 큰 기회를 탐색하는 구조를 확보한 기업이다.

 

양다리 전술과 뭉치기 전술

네트워크 이론에서 중심개념으로 자리잡고 있는 구조적 공백(structural hole)을 바탕으로 한 양다리 전술은1 지리적 이유로, 선호도가 달라서, 혹은 이해관계가 달라서, 서로 연결되지 않는 사람, 혹은 대상을 연결하는 네트워크적 방법이다. , 연결하기 힘든 상대들을 연결하면 할수록 양다리 전술의 이익은 증폭된다. 쉽게 누구나 연결될 수 있는 대상들을 연결하면 양다리 전술의 이익은 장기적 관점에서 위협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양다리 전술자는 미지의 연결망을 찾아나서는 네트워크의 탐험자며 만들기 힘든 네트워크를 만드는 개척정신(Entrepreneuship)의 소유자라 할 수 있다. 양다리 전술과는 반대 개념으로 뭉치기 전술이 존재한다. 뭉치기 전술은 어디서나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사회적 현상이다. 연결되지 않는 사람들을 연결하는 양다리 전술과 달리 이해관계가 맞는 한쪽편의 사람들과 그룹을 이루는 방법이다. 뭉치기 전술을 선호하는 뭉치기 전술자들은 강한 연결망을 중심으로 똘똘 뭉친 공동체를 이룬다. 혈연과 학연 등으로 이뤄진 폐쇄적인 공동체가 대표적인 예다.이러한 공동체는 다음과 같은 특징을 지닌다. 첫째, 뭉치기 전술자 사이에는 만남의 시간과 빈도가 높고 정서적 친밀성과 강도가 세다. 연결망이론의 초석을 세운 스탠퍼드대 사회학과 마크 그라노베터교수가 언급한 강한 연결망의 특징을 그대로 보유하고 있다. 둘째, 뭉치기 전술자들은 인간관계의 중첩성(multiplexity)이 높다. 일을 같이하는 직장동료가 같은 등산동호회의 회원이기도 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중첩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강한 연결망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한 사람과 다중적인 인간관계를 맺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중첩성이 강한 연결망을 더욱 강하게 한다. 셋째, 뭉치기 전술자들은 강한 정서적 친밀성과 강도를 바탕으로 서로 간에 신뢰가 매우 높다. 이러한 신뢰는 뭉치기 전술자들의 매우 강력한 자산이 된다. 뭉치기 전술자 사이에서는 이러한 신뢰를 바탕으로 공식적인 문서보다는 비공식적인 악수 한번으로 큰 거래가 성사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뭉치기 전술자들은 동일한 목표가 설정된 경우에 이를 향한 실행력이 매우 높다. 서로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뭉쳤기 때문에 의견 차이가 별반 없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말은 이러한 뭉치기 전술이 가진 이점을 대변하고 있다. 일정한 목적을 효율적으로 이루기 위해 모든 구성원들이 한 방향으로 흐트러짐 없이 전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뭉치기 전술자들은 양다리 전술자에 비해 다음과 같은 약점을 안고 있다. 첫째, ‘우리라는 사고방식에 갇히기 쉬워 다른 사고 방식에 대한 유연성이 떨어진다. 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이면 더욱 이념적 극단성을 보이는 현상을 초래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현실과는 동떨어져도 이념적 순수성을 외치는 강경파가 득세하기 쉬운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둘째, 강한 문화에 바탕을 둔 사고의 경직성이 다양한 시각과 아이디어를 포용하기 힘들다. 다른 시각과 아이디어는 소수자의 의견으로 치부되며 소수자의 의견이 곧 다수자의 의견이 될 가까운 미래에는 무관심하게 된다. 셋째, 기업의 조직적 관성을 키우기 쉽다. 조직적 관성은 기업이 작업방식, 관례, 기업 문화 등을 한번 정착하면 바꾸기 싫어하는 조직적 특성을 나타낸다. 따라서 뭉치기 전술자들은 변화하는 환경에 유연하게 작동할 수 있는 조직적 구조를 준비하기 어렵다. 당장 기업의 성과에 필요한 실행조직만을 구축하게 되며 미래를 다양한 시각으로 조망해볼 수 있는 준비조직을 소홀히 할 수 있다. 넷째, 뭉치기 전술자들은 인간관계를 총체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을 지니는 경향이 있다. 여러가지 인간관계를 개별적으로 보는 분절적 사고를 하기 힘들다. 한 사람에 대해 열 가지가 좋아도, 한 가지가 싫으면 인간관계 자체가 파괴되는 경우가 그 예다. , 등산동호회에서 두 사람 사이에 문제가 생기면 두 사람이 함께하는 모든 활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마지막으로, 뭉치기 전술은 환경이 비교적 안정적이고 예측가능한 상황에서 효과적으로 발휘될 가능성이 높다. 불확실성이 내재된 전략적 판단이나 소비자 중심의 다양하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는 강한 문화보다는 이질성 연결망을 바탕으로 하는 약한 문화 즉, 양다리전술에서 꽃피울 가능성이 높다. 이런 경우에는뭉치면 죽고 흩어지면 산다는 말이 더 설득력을 얻는다.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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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태영

    김태영mnkim@skku.edu

    -(현) 성균관대 경영전문대학원(SKK GSB) 교수
    -(전) 홍콩과기대(HKUST) 경영학과 경영전략 담당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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