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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hael Porter Keynote Speech

“기업에 좋은게 사회에도 좋다” 이 신념이 계속 숨쉬게 해야한다

이방실 | 96호 (2012년 1월 Issue 1)






편집자주

이 기사의 제작에는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인턴연구원 이주현(서강대 중문과 4학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동아일보와 종합편성TV 채널A가 공동 주최하고 DBR이 주관한동아비즈니스포럼 2011’ 2011 126일 서울 광장동 쉐라톤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개최됐다. 국내외 비즈니스 리더 600여 명이 참석한 이날 포럼의 주제는공유가치 창출(CSV·Creating Shared Value)’. CSV 개념의 창안자이자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경영 석학으로 불리는 마이클 포터 미국 하버드대 교수가 기조연설자로 나섰다. 사회적 문제 해결과 기업의 이익 창출을 동시에 추구함으로써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CSV에 대한 포터 교수의 키노트 스피치 내용을 정리했다.


위기에 처한 자본주의에 대한 새로운 해법

우리는 지금 번영하는 사회를 어떻게 만들어갈지에 대한 새로운 도전들에 직면해 있다. 과거에는 부유한 사회를 만들어가는 데 있어서 경제적 측면만을 편협하게 고려했다. 환경, 가난, 건강 등 우리가 직면한 여러 사회적 문제들에 대한 인식이 우리 모두에게, 특히 젊은 세대들에게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이를 도외시해 왔고, 특히 기업의 역할을 논할 때 매우 편협한 시각을 갖고 접근했다. 따라서 이번 포럼에서는 기업의 목적은 무엇인지, 자본주의는 무엇인지, 자본주의가 어떻게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지, 사회적 문제에 대처하는 데 있어 기업의 역할은 무엇인지, 사회적 문제들을 그저 정부나 NGO가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치부할지, 혹은 기업의 문제로 인정할지, 만약 기업의 문제라고 한다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떻게 대처해 나가야 할지 등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최근 월스트리트 점령 시위(Occupy Wall Street)는 큰 충격이었다. 기업에 좋으면 사회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던 미국 국민들이 월스트리트 옆 공원에서기업에 좋은 게 우리에겐 나쁘다고 비난했다. “기업에 좋은 게 사회에도 좋다는 신념이 더 이상 받아들여지지 않게 된다면 우리는 정말로 근본적인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나는 기업이야말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원동력이라고 믿는다. 문제는그 원동력을 어떻게 활용하는가이다

 



부를 창출할 수 있는 주체는 오직 기업뿐이다. 정부도 NGO도 할 수 없다. 기업은 이윤을 만들어냄으로써 부를 창출한다. 기업이 창출할 수 있는 부의 크기는 무한대다.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니즈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기업이 건강하게 활동하려면 정당하게 일할 수 있는 인프라가 갖춰져 있고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제공하는 건강한 사회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건강한 사회가 없다면 단기간은 이익을 낼 수 있을지 모르지만 오래가지 못한다. 따라서 기업의 부의 창출과 사회적 발전은 기본적으로 협력 관계에 있다.

그러나 미국에선 현재 많은 사람들이 기업이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게 아니라 되레 악화시킨다고 보고 있다. 한국도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는 것 같다. 이 같은 인식이 가져오는 또 다른 문제는 정부나 NGO가 기업들에 더 많은 것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한국에선 대기업이 그들의 돈의 일부를 중소기업에 줘야 한다는 논의가 제기되고 있는 것 같다. 이건 부의 재분배다. 하지만 한쪽에서 돈을 빼내 다른 쪽에 주는 재분배는 궁극적으로 해답이 될 수 없다. 이 방법은 단지 파이를 나누는 방식을 바꿀 뿐이다. 문제를 궁극적으로 해결하려면 근본적으로 파이의 크기를 키우는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기업들은 점점 선한 시민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더 많은 선행을 베풀기 위해 노력하고, 더 많이 기부하며, 더 많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기업이 CSR 활동을 많이 하면 할수록 더 많은 요구에 직면하게 된다. 아이러니한 점은 기업이 이런 활동들을 많이 하면 할수록 기업의 평판과 명성은 더 나빠진다는 사실이다. 기부를 하고 CSR 활동을 한다고 현재 기업이 직면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접근 방법을 완전히 달리 해야 한다. 그 답이 바로 CSV


CSV는 자본주의의 대안이 아니다. CSV는 그 자체로 자본주의적 해법이며 좀 더 광범위하게 이윤을 창출하는 방법이다. 지금까지 기업들은 이윤을 창출하는 데 있어서, 즉 사람들의 니즈를 찾아내고 충족시키는 방법에 있어서 너무 협소한 시각에 갇혀 있었다. 우리가 이 시야를 넓힌다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해법을 얻을 수 있다. 빈곤, 건강, 환경 등 우리가 당면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업의 능력이야말로 혁신과 경제 성장을 거머쥘 수 있는 열쇠다. 단언컨대 혁신을 이룰 수 있는 가장 큰 기회는 우리가 지금까지 들어본 적 없는 엄청난 신기술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기업의 역량을 결집해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데서 나올 것이다.


자선 사업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공유가치 창출(CSV)로의 진화

기업들은 선한 기업 시민으로서 사회에 기여해야겠다는 부담감을 상당 기간 가져왔다. 많은 기업들이 사회적 문제에 관심을 갖고 선을 베풀고 싶어했다. 어떤 방법이 좋을지에 대해 고민하면서 다양한 과정을 거쳐 왔다. (그림 1) 맨 처음은 자선 사업(Philanthropy) 단계다. 기업이 사업하면서 번 돈의 일부를 대의 명분을 위해 기부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빈곤층에 도움을 주기 위해, 집 없는 사람에게 집을 지어주기 위해, 굶주린 사람에게 식량을 지원해 주기 위해 돈을 기부하는 게 첫 단계다. 한국을 포함한 많은 나라의 기업들이 이를 위해 재단도 만들었다. 자선사업은 물론 좋은 일이고 훌륭한 출발점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궁극적 해결책은 될 수 없다. 한마디로 돈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신경 써야 할 대의명분은 너무나 많고 도움을 필요로 하는 단체도 부지기수지만 자선사업에 쓸 수 있는 돈은 한정돼 있다.

 

그래서 두 번째 단계로 CSR이 등장했다. CSR은 자선사업보다 훨씬 더 광범위한 개념이다. 기업들은 선한 기업시민으로서 지역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고민했고 지역 사회가 요구하는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해, 또 기업 투명성 등 각종 CSR 가이드라인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 왔다. 실제 한국에서도 많은 기업들이 책임 있는 기업 시민이 되기 위해 기업에 요구되는 기준을 어떻게 충족시키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CSR 리포트를 발표하고 있다. 아마도 지난 5년간 한국 기업들의 초점은 바로 이런 CSR 활동에 맞춰져 있는 것 같다. 그렇다면 과연 CSR이 궁극적인 해결책인가? CSR이 좋은 것이며 아마도 기업들이 반드시 거쳐가야 하는 단계라는 점은 분명하다. 많은 CSR 활동은 앞으로도 계속돼야 한다. 기업이 투명하고 윤리적인 지역사회의 구성원이 되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CSR은 사회에 끼칠 수 있는 영향력 측면에서 근본적으로 한계가 있다.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기보다는 피해를 줄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CSR이 직면한 문제는 자선사업이 봉착해 있는 문제와 같다. 세상에 문제는 너무나 많고 CSR만으로는 그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 없다. 많은 기업들이 한꺼번에 너무 많은 CSR 활동을 하려고 하기 때문에 사회에 끼치는 영향력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세 번째 단계인 CSV는 자본주의 그 자체다. 훨씬 광범위하면서 고차원적으로 수익을 창출해내는 방법이다. CSV는 기업이 지금과 다른 방법으로 어떻게 돈을 벌 수 있을지, 즉 빈곤, 기아, 환경, , 에너지 같은 사회적 문제들을 해결함으로써 어떻게 돈을 벌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한다. CSV는 경쟁력을 제고하고 이익을 창출하면서 동시에 사회·경제적인 문제를 개선시킨다. 한쪽의 부를 다른 편에 건네주는 재분배가 아니다. CSV는 자선사업의 주체로서도, 기업의 책임 있는 시민으로서도 아닌 기업 그 자체로서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사회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다. , 자본주의 그 자체를 활용해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CSV의 궁극적 목표는 단순히 이윤을 창출하는 게 아니다. 이익을 창출하면서 어떻게 사회적 문제를 해결할지가 CSV의 핵심이다. CSV에서 이윤은 모두 같은 게 아니다. 공유가치가 수반되는 이윤이 한층 높은 수준의 이윤이다. CSV는 혁신의 파도다. 공급망, 제품, 고객 세분화 등 모든 측면에서의 전면적 변화를 의미한다. 이 파도를 타는 기업은 성장의 기회를 잡겠지만 지난 20년 전과 같은 방식으로 이윤을 창출하려는 기업들은 새로운 기회를 잡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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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방실

    이방실smile@donga.com

    - (현)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기자 (MBA/공학박사)
    - 전 올리버와이만 컨설턴트 (어소시에이트)
    - 전 한국경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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