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회원가입|고객센터
Top
검색버튼 메뉴버튼

DBR·연세-SERI EU Center 공동 기획: EU시장 공략 전략-2

강화되는 EU규제, 사전 대응 체제 구축하라

김득갑 | 87호 (2011년 8월 Issue 2)


 
편집자주 7월1일 발효된 한-EU FTA는 국내 기업에는 경쟁력을 강화하는 계기이자 성장과 발전을 위한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DBR은 한-EU FTA 발효를 맞이해 연세-SERI EU Center와 함께 한국 기업의 유럽시장 공략 전략을 시리즈로 게재합니다.
 
1. 유럽 재정위기와 M&A 전략
현재 EU는 유로화 출범 이래 최대 위기에 직면해 있다. 재정위기가 해소되기는커녕 갈수록 확산되는 양상이다. 유럽 재정위기는 구제금융 3국에 이어 스페인, 이탈리아로 확산되고 있다. 스페인과 이탈리아가 최악의 위기에 처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국채 금리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어 결코 안심할 수 없다. 만약 유로지역 3, 4위 경제대국인 이탈리아와 스페인마저 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구제금융을 신청한다면 유로화 체제 붕괴 우려 등으로 EU 경제에 미칠 파장은 엄청날 것으로 예상된다. EU로서는 시장 안정을 위한 획기적인 처방을 내놓고 서둘러 시행에 옮겨야 한다. 앞으로 EU는 경제성장을 위한 정책을 적극 모색하는 한편 재정긴축과 민영화를 통한 재정건전성 노력을 본격화할 것이다. 이러한 경제상황과 정책기조의 변화는 기업에 기회와 위기를 동시에 가져다줄 것이다.
 
첫째, EU 경제는 재정위기의 후유증으로 수년간 1%대 중반의 저성장이 예상된다. EU는 경제성장의 돌파구를 해외에서 찾고자 할 것이다.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물가 불안으로 단기적으로는 금리인상이 예상되지만 경기 둔화로 물가 상승세가 주춤해지면 긴축금융정책이 후퇴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경기위축 및 미국과의 금리차 축소 등으로 유로화 약세 가능성이 높다. 유럽 기업들은 위축된 내수시장 대신 해외시장에 눈을 돌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EU FTA 발효를 계기로 독일 등 전통 수출국은 물론 남유럽 국가들도 한국 수출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EU는 경기침체로 인해 수입수요가 위축되고 수입제품에 대한 견제심리가 강해져 수출국들의 어려움이 예상된다. 한국 수출에 있어 제2의 시장인 EU의 성장세 둔화는 우리 기업들에도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다.
 
둘째,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국가들에 대한 EU 차원의 경기활성화 대책으로 특수(特需) 효과가 예상된다. EU는 구조기금 등 동원 가능한 재원을 신속히 투입해 그리스 등 재정위기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가들을 집중 지원할 방침이다. ‘미니 마셜플랜’으로 불리는 이 정책은 이르면 2012년부터 그리스, 아일랜드, 포르투갈, 헝가리, 루마니아, 에스토니아 등 6개국에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도로, 공항, 기타 개발프로젝트가 본격 추진될 경우 한국 기업들도 참여 가능성을 타진해볼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재정 위기국들은 정부부채를 낮추기 위해 민영화 및 국유자산 매각 정책을 적극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자금력이 풍부한 투자자들에게 절호의 사업기회를 제공한다. 그리스의 예를 들면 공기업 민영화 및 국유자산 매각을 통해 2015년까지 500억 유로의 재정수입을 올릴 계획이다. 2011년에 약 50억 유로, 2012년까지 총 150억 유로, 2015년까지 총 500억 유로를 확보할 예정이다. 매각예정 자산으로는 전력 및 에너지 공기업과 은행, 항만, 공항, 고속도로 등의 독점 운영권, 카지노 및 복권사업, 리조트 등 매우 다양하다.
 
현재 민영화와 M&A 기회에 가장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는 나라가 중국이다. 중국은 그리스에 수십억 달러에 이르는 13건의 경제·투자 관련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중국 정부는 45억 달러 규모의 ‘그리스-중국 해운발전기금’을 신설해 그리스 선사들이 중국 조선소에 선박을 발주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앞으로 그리스선박 발주의 최대 수주국인 한국의 입지에 위협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중국은 발칸반도와 신흥 유럽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관문 역할을 하는 그리스의 전략적 중요성에 주목해 해상운송, 관광, 통신 등의 분야에 수십억 유로를 투자할 계획이다. 한편 중국 정부는 5000만 유로를 투자해 아일랜드에 전용공단을 건설 중이다. ‘베이징-온-샤논(Beijing-on-Shannon)’으로 명명된 프로젝트로 600에이커 부지에 수백 동의 공장건물과 학교, 철도역, 아파트 등이 건설될 예정이다. 공단이 조성되면 8000명의 고용효과가 기대된다. 중국은 최저 법인세율(12.5%)을 적용하는 아일랜드를 전략적 생산기지로 활용해 원가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중국은 스페인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스페인 국채의 약 10%를 보유하고 있는 중국은 스페인 국채를 계속 사들일 방침이다. 이 밖에도 은행, 통신, IT, 관광, 에너지 및 운송, 농업 등 총 16개 분야에서 57억 유로 규모의 협력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중국 기업들의 유럽 투자도 확대되고 있다. 중국의 해외투자에서 EU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9년 5.3%에 불과하지만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 5년간 중국의 EU 직접투자 규모는 15배 이상 증가했다. 선진기술과 함께 EU시장 진출에 필요한 브랜드와 노하우를 확보하기 위해 집중 투자하고 있다. 최근 중국의 선호 대상 기업은 기술경쟁력을 지닌 독일기업이다. 수년 전부터 지속돼온 중국 기업의 독일 하이테크기업 인수는 2011년 들어 자동차 부품기업을 중심으로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기업들은 지난 4월에 독일 자동차부품업체(Saargummi)를 인수한 데 이어 자동차 부품기업 프레(Preh)의 지분 74.9%를, 7월7일에는 독일 힐데스하임에 있는 경금속 자동차부품 전문업체인 KSM Castings그룹을 인수했다. 중국 기업의 독일 자동차기업 인수를 통한 진출이 확대됨에 따라 자동차 부품시장의 구조적 변화는 물론 한국 기업의 입지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유럽시장에서 가장 강력한 경쟁 상대다. 대규모 투자 확대로 중국의 유럽 내 경쟁력이 강화된다면 국내 기업의 입지는 약화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정부와 기업은 유럽의 재정위기를 유럽시장 진출 확대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인프라 분야 투자와 신성장 분야, 글로벌 브랜드 확보를 위한 기업 인수를 적극 고려할 필요가 있다. 최근 글로벌 M&A에 적극 나서고 있는 미래에셋그룹은 세계적 경쟁력을 지닌 유럽 명품 브랜드 기업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정위기 여파로 글로벌 유명 회사들을 헐값에 사들일 절호의 기회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입하면 무료

인기기사

질문, 답변, 연관 아티클 확인까지 한번에! 경제·경영 관련 질문은 AskBiz에게 물어보세요. 오늘은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Click!